Description
“타인의 시선과 감상이 따르지 않고,
저자와 독자가 대개 일치하며,
쓰는 동안 생기 있는 고독을 선사하는 일기는
일종의 종이 묵주, 종이로 만든 묵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와 독자가 대개 일치하며,
쓰는 동안 생기 있는 고독을 선사하는 일기는
일종의 종이 묵주, 종이로 만든 묵주일 수도 있지 않을까.”
소란스러운 마음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날이 있다. 세상은 언제나 태연하게 내 하루를 박살낼 돌을 던지고, 어찌해볼 새 없이 돌에 맞은 날에는 무얼 읽고, 무얼 들어도 눈과 귀 언저리만 맴돈다. 그럴 때 일기를 써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맺힌 말을 술술 풀어내고 일기장을 덮으면, 마음속에 불시착한 돌이 어느새 일기장으로 옮겨가 있는 기분을.
SF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박문영은 그렇게 수천 번의 일기를 썼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기분이 들 때마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필요 없는, 보여져선 안 될 그만의 빈 지면을 급히 찾아갔다. “산만해서, 관심사가 수시로 변해서, 한 우물을 진득하게 파지 못해서, 겁이 많아서, 말을 매끄럽게 할 수 없어서” 택한 것이 일기다. 네모난 일기장은 그에게 언제든 펼칠 수 있는 휴대용 돗자리, 안전한 직사각형의 방이 되어주었다.
‘그러므로 나는 일기를, 일기는 나를 지킬 수 있다’는 부제가 가리키듯 『종이 묵주』는 일기라는 매일의 글쓰기로 자기 자신을 단련해온 과정을 담았다. 과거의 일기 몇 편을 선별해 모은 책이 아니라 일기를 소재로 쓴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일기를 쓰는 것은 혼란한 세상 한가운데 고요히 앉아 묵주를 한 알 한 알 매만지는 것과 같다. 스물여덟 개의 묵주알이 모여 한 달을 표현한 이 책의 표지처럼, 모두에게 일기를 쓸 수 있는 나날이 더 주어지기를, 그렇게 ‘일기인’이 되어 일기를 쓰며 더 안전하고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펴낸 책이다.
SF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박문영은 그렇게 수천 번의 일기를 썼다. 세상에 홀로 떨어진 기분이 들 때마다 누구에게도 보여줄 필요 없는, 보여져선 안 될 그만의 빈 지면을 급히 찾아갔다. “산만해서, 관심사가 수시로 변해서, 한 우물을 진득하게 파지 못해서, 겁이 많아서, 말을 매끄럽게 할 수 없어서” 택한 것이 일기다. 네모난 일기장은 그에게 언제든 펼칠 수 있는 휴대용 돗자리, 안전한 직사각형의 방이 되어주었다.
‘그러므로 나는 일기를, 일기는 나를 지킬 수 있다’는 부제가 가리키듯 『종이 묵주』는 일기라는 매일의 글쓰기로 자기 자신을 단련해온 과정을 담았다. 과거의 일기 몇 편을 선별해 모은 책이 아니라 일기를 소재로 쓴 에세이들을 엮은 책이다. 일기를 쓰는 것은 혼란한 세상 한가운데 고요히 앉아 묵주를 한 알 한 알 매만지는 것과 같다. 스물여덟 개의 묵주알이 모여 한 달을 표현한 이 책의 표지처럼, 모두에게 일기를 쓸 수 있는 나날이 더 주어지기를, 그렇게 ‘일기인’이 되어 일기를 쓰며 더 안전하고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펴낸 책이다.

종이 묵주 (그러므로 나는 일기를, 일기는 나를 지킬 수 있다)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