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옆에 서기 (평범한 단어로 우아한 문장의 경로를 개척하는 글쓰기)

단어 옆에 서기 (평범한 단어로 우아한 문장의 경로를 개척하는 글쓰기)

$20.00
Description
시시할지도 모르겠지만
문장이 목표하는 아름다움은 다 똑같다
모든 사람의 모든 단어를,
더불어 환히 빛나는 작고 단단한 보석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조 모란은 산문을 시화(詩化)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피터 헤네시, 사학자
“풍부하고 활기 넘치는 글쓰기에 대한 실용적인 제언.”-브라이언 딜런, 『에세이즘』 저자
“늘 우리 앞에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데서 모란의 기지가 시작된다.”-비 윌슨, 저술가

대체 불가능한 문장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단어 옆에 서기』는 텍스트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에서 출발하여 문장을 지나 문단까지 이르는 여정을 통해 단 하나의 유일무이한 글을 쓰는 법을 안내하는 작법서다. 학술 용어와 사변을 최대한으로 덜어낸 이 책은 과학, 역사, 철학, 문학을 참조한 스토리텔링으로 평범한 단어들이 어떻게 우아한 문장의 행렬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나아가 문장을 쓰는 자세와 생을 대하는 태도를 절묘히 교차시키는 이 책은 “이 종잡을 수 없이 아름답고 혼란스러운 난장을-그러니까 삶을-문장으로 잠시 이해할” 단초를 건넨다.

이 책의 저자 조 모란(Joe Moran)은 영국의 사회문화사학자로, 독일의 비평가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크라카우어가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지치게 하는 삶”이라고 부르는, 생의 평범하면서 불가해한 것에 주목하는 모란은 일상의 역사와 시론, 시와 논픽션 분야의 글쓰기 교육에 힘쓰며 『만약 실패한다면(If You Should Fail)』, 『초보자를 위한 줄 서기(Queuing for Beginners)』, 『길에 관하여(On Roads)』 등 인간 존재에 대한 치밀한 통찰에 더불어 일상의 역사를 기민하게 탐구하는 책을 썼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것들이 그렇듯, 문장은 누구나 사용하는 글쓰기 도구지만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모란은 전형적인 작법서의 문법에서 탈피하여 “직감과 우연의 힘을 믿고 내 문장을 헤치며” 이 책을 완성했다. 역사, 철학, 문학에서 확장한 은유와 은근한 농담, 가벼운 유머가 곳곳에 자리한 『단어 옆에 서기』는 글을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독서의 순전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책으로도 손색없다.
저자

조모란

저자:조모란(JoeMoran)
사회문화사학자.존무어스대학교영어및문화사교수.리즈대학교에서국제정치사및정치학을,서섹스대학교에서영문학을공부했다.『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뉴스테이츠먼』,『타임스하이어에듀케이션』,『BBC히스토리매거진』,『더타임스리터러리서플먼트』등의신문과잡지에글을기고한다.전후및현대영국문화사,일상의역사와이론,시와논픽션분야의글쓰기교육에힘쓰고있다.지은책으로는『만약실패한다면(IfYouShouldFail)』,『안락의자국가(ArmchairNation)』,『초보자를위한줄서기(QueuingforBeginners)』,『길에관하여(OnRoads)』,『매일을읽다(ReadingtheEveryday)』등이있다.독일의비평가지그프리트크라카우어가“아무에게도속하지않고모든사람을지치게하는삶”이라고부르는일상의진부하고시시한세부에집중한다.

역자:성원
책을통해사람을만나고세상을배우는게좋아서시작한일이어느덧업이되었다.옮긴책으로『미국공산주의라는로맨스』,『온전한불안』,『빈일기』,『디어마이네임』,『우리에게보통의용기가있다면』,『쫓겨난사람들』,『이것은어느늑대이야기다』등이있다.

목차


한문장에서시작한다9

노련한작가는문장으로글을쓴다
―문장은살아있는단어들의선이다27

생기있는명사와엄밀한동사
―문장에생기를불어넣는법73

일상을경이롭게,경이를심상하게
―간결한단어로경이를말하는법119

세상을노래하는문장들
―숨이차지않는긴문장을쓰는법171

하강하는마침표와도약하는문단
―보이지않는실로문장을엮는법205

별것아닌것같지만,도움이되는
―문장은세상에건네는선물이다261

참고문헌279
찾아보기286

출판사 서평

우리는명쾌하면서도지나치게명백하지않고,
이상하지만거부하고싶지않은,
우리가살아있다는걸예기치못하게되새겨주는문장을원한다

모란이은유를설명하는문장은글쓰기에대한정의에도꽤어울린다.우리는글을쓰며"현실이라는난해한대상을벽에박아고정시킨다”.모란에게있어잘쓰인문장은은유처럼움직인다.추상과구체,특수성과보편성의사다리를오르내리며,감정,생각,공상같이형언할수없는것들을삶의적나라한사실과연결시킨다.대개탁월함은재능으로주어진다고생각하지만모란은글쓰기만은꼭그런게아니라고말한다.뭘이렇게까지하느냐고핀잔을들을만큼사소한것에매달리면서통사,단어선택,구두점,조판의미세한부분을조율하는이책은작가가글의완성도를견실히높여가는과정을보여준다.무작위로나열된상념들을필연적인이유로깎아내고,불완전하고일관성없는단어들을제자리에놓는다.간결하지만납작하지않고,명백한가치를말하되공허하지않다.좋은산문은시처럼울려퍼진다는그의말처럼리듬과운율,박자를얻은문장은어느새세상을노래하기시작한다.

“우리삶은클리셰로뒤범벅되었다.모든게다른사람에게이미일어난일이다.최소한사람들이모든것을기록한한은.[…]사랑에빠지고벗어나는불균형한감각,유독한우정과원한,좌절당하거나뒤틀린야망,노화와죽음을향한느린돌진,그리고막간에찾아오는웃음과깨달음,기쁨의찬란한순간들.모든게흔하디흔하고예측가능하다.하지만우리는클리셰를여전히살아내야하고,문장으로그순간이얼마나남다른기분을안기는지를보여줘야한다.체호프의희곡『세자매』에서마샤가말하듯“우리각자는자신의삶을해결해야한다”.그리고여기에,우리각자는자신의문장을써야한다고첨언할수도있다.”(271-272면)

그렇게우리는홀로글을쓴다
멀리떨어진장소에있는생면부지의사람들에게
말을건네는언어의힘을믿으면서

모란이소개하는명사의문장들도물론아름답고유용하지만,그가긴지면을할애해이야기하는또다른대상은비웃음을사는나사빠진존재,어딘지미련해보이는이름없는이들이다.“이논문은남녀의사랑이스테이크와상추의사랑이아님을증명할것이다”같은말도안되는문장을뱉는산문생성프로그램,세계무역센터의쌍둥이타워사이를안전장치하나없이오가며새를향해손흔들던외줄타기곡예사,스몰렌스크전투에서맞은탄환으로대뇌피질이손상되어더는말할수도쓸수도없었던무명의작가.모란은어설픈교훈을설파하는용도로이들의이야기를사용하지않는다.미친사람같은선문답에서,다리가후들거리는위험천만한장난에서,어린이용독서교재수준의웅얼거림에서아름다운문장을만들어낼가능성을길어올린다.그래서이책의마지막장을덮을때쯤우리는시시한일상과그속에뒤엉킨불가해를해석할방편을글쓰기에서찾을지도모르겠다.그렇게빈지면을앞에두고우리는홀로쓴다.빛과공기처럼우릴살아있게할단어를,“멀리떨어진장소에있는생면부지의사람들에게말을건네는”문장을,우릴구해줄단하나의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