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과 번복

농담과 번복

$17.00
Description
“훌륭한 인간은 반복한다. 못 미덥고 못마땅한 인간은 번복한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약간의 농담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시한폭탄처럼 껴안고 화려하게 자멸하기를 시도하는
치열하고 지적인 글쓰기
『엄살원』, 『소녀는 따로 자란다』, 『친구의 표정』의 작가 안담의 『농담과 번복』이 출간되었다. 『농담과 번복』은 일상에 자리한 슬픔의 순간들과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를 통로로 삼아, 인간이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어긋나고, 다시 시도하는 순간들을 사유하는 산문집이다. 농담은 단순히 웃음의 기술이 아니라 관계와 거리, 욕망과 수치심, 사랑과 실패가 동시에 드러나는 말의 형식이다. 이 책은 그 위태로운 말하기의 장면들을 따라가며, 우리가 왜 끝내 농담하고 번복하기를 멈추지 않는지를 보여준다. 조용하고 정교한 문장으로 웃음 이후에 남는 감각을 오래 붙들고 놓지 않는 이 책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틀리고, 얼마나 자주 돌아오며, 그럼에도 다시 말하고 다시 살아가려 하는 존재인지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저자

안담

1992년서울서대문에서태어나강원도평창에서자랐다.쓰고읽고말하는모임‘무늬글방’을운영한다.공연을그만둘수없는자들에게애정이있고가끔은무대에선다.울어야할때웃음을터뜨리고웃어야할때울어버리는사람들에게윙크하는편.존재보다는존재아닌것들의,주체보다는비체의,말보다는소리를내는것들의연대를독학하는데시간을쓴다.지은책으로『친구의표정』,『소녀는따로자란다』,『엄살원』(공저)이있다.

목차

1부어디서레몬이또났대
어디서레몬이또났대010
루이C.K.에관한소고053

2부웃음은결코깨끗할수없다
그리고자꾸웃음이나왔다064
인간미만의무엇또는인간바깥의무엇082
강간농담성공하기092
조커만드는레시피106

3부농담과번복
글방오리엔테이션140
영혼이빠개지는소리150
이불,이태원155
모래처럼파도처럼눈송이처럼168
어느노잼인간의한방181
농담과번복190

출판사 서평

“농담을한다는건이런뜻이다.
슬픈일이있었고,그럼에도살아있다는것.”

바깥은살을베는듯한겨울바람이매섭게지나가는데,온식구가추위를이기기위해거실에이불을깔고누웠다.누구도쉬이잠들지못하는밤,어린안담은학교에서배워온농담을던진다.
“개미네집주소가뭐게?정답은허리도가늘군만지면부러지리.”
피식웃는식구들에게안담이다시던진다.
“모기는?소리도무섭군물리면가려우리.네배는?네배도빵빵하군만지면터지리.”피시식웃던식구들이마침내쓰러진볼링핀처럼데굴데굴구르며배를잡을때까지자꾸만시도한다.저자는어린시절그겨울밤을선명하게떠올리며“그것이나의첫공연이었다”고말한다.그러곤이내번복한다.실은아니라고,그렇게단박에성공했을리가없다고.농담하기를좋아하는사람에게첫번째농담의기억이선명할가능성은거의없다고.그들은평생너무많이시도했으니까.
저자는농담이무엇인지를엄마에게서배웠다.살아있나보지?농담을하는걸보니까?슬픈일이있었어?농담을하는걸보니까?저자는깨우친다.살아있으면슬픈일은생기게마련이고,우리는슬픈이야기를굳이웃기게할수도있다는것을.



나는계향에게배운코미디의원리를담은문장을,내안에서새순서와새의미로배치해본다.우리는대개우습고,그것은슬픈일이다.그러고도죽지는않고,죽지는않는한우리는그에관해농담할수있다.또는이렇게도바꾸어본다.우리는대개슬프고,그것은우스운일이다.그에관해농담하는동안은우리는죽지않는다._본문에서(51면)

“나에게는나의자조가소중하다.”
연약하고때로수치스러운기억조차
가장막강한농담의연료로태워버리는텍스트퍼포먼스

내가던진농담에시원한웃음을터뜨리는사람들을바라볼때의쾌감을우리는좀체잊지못한다.농담을하는건그런기분을다시얻고싶어서아니면그저잠깐의어색함을넘기기위해서일지모른다.하지만농담이란실은얼마나위태로운말하기인가.농담은단순한웃음의기술이아니라힘과욕망,사랑과실패가동시에드러나는말의형식이며때로는스스로를통째로판돈삼는도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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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담은쓴다.가장위험감수가높은방식으로가장화려하게자멸하길선택하는어리석은사람들에대해서.
자기삶을농담이란이름의시한폭탄으로만들어야만겨우견딜수가있게되는사람들의나쁜습성에대해서.
실로안담에게농담이란삶이주는‘레몬’에대한과잉대응이자초과달성이다.
삶은바로그런방식으로삶을능가하고,삶에개겨대는‘기세’를통해서만계속된다.
_이연숙(리타)추천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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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담은“가장위험감수가높은방식으로가장화려하게자멸하길선택하는사람들”에게서눈을떼지못한다.티그노타로,해나개즈비,루이C.K.와같은스탠드업코미디언들의무대와그들이스스로를던지면서일으킨웃음,일으키지않기로한웃음의의미를집요하게추적한다.그런그의마음을가만히들여다보면,거기에는애잔함과사랑스러움과경외가있다.안담작가는스스로도스탠드업코미디무대에오르기도하는퍼포머로서자신의가장연약한부분,때로는수치일수도있는기억을대담하게무대로가져간다.그것들이야말로가장막강한농담의연료임을알기에.

“모든문장은번복될수있다.”
내오류를껴안고다시던지는,서늘하고불온한농담들

『농담과번복』은무결함의강박을깨부순다.무결해야한다는압박속에서사람들은자신의세계를확신에차반복하려하지만,안담에게자신의오류를껴안고기꺼이말을바꾸는‘번복’은얼마든지반복되어도좋은것,“오히려간지”인삶의태도이다.그는자신이운영하는글방에서“한번쓴후에다시쓰세요.반복할뿐만아니라번복해도됩니다”라고조언하기를주저하지않는다.오늘쓴삶의문장을내일고쳐말할수있는유연함.모든문장은번복될수있다는무한한가능성.내오류를껴안고다시금던지는불온한농담들.이것들이야말로살아있는모든자들의숨통을틔운다.말하고,후회하고,고쳐말하고,또다시어긋나는그반복속에서야말로삶은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