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어느 개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15.00
Description
『너는 활짝 피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마리카 마이얄라의 새 그림책
긴 외로움 끝에 찾아온 다정한 만남과 누군가를 진짜로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
조용한 온기를 담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사랑받는 마리카 마이얄라의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 마리카 마이얄라는 어린 시절의 쓸쓸함과 고립의 경험을 떠올리며 관계와 만남에 대한 이야기로 길어올렸다. 전작 『너는 활짝 피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에서는 이름 모를 작은 싹을 정성껏 돌보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기다려주는 일의 소중함을 전했다. 이번 그림책 『어느 개의 초상화를 그리려면』에서는 서툴고 혼자였던 늑대와 상냥한 정원사 개의 만남을 통해 삶을 혹독하게 만드는 고독의 시간과, 그 끝에 찾아온 나를 알아주는 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레용으로 사각사각 문지른 듯한 보송하고도 거친 질감의 그림이 인물들의 마음의 결을 고스란히 전한다.
때로 나조차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곁에 있어주는 누군가를 만나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갈피갈피에서 깊은 감동을 느낄 것이다. 살면서 한 번쯤 느껴보았을 막막한 외로움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이야기다.
저자

마리카마이얄라

MarikaMaijala
1974년핀란드에서태어났다.페카할로넨아카데미에서그래픽디자인을,투르쿠대학교에서영화학을공부했다.핀란드의뛰어난아동청소년책일러스트레이터에게수여하는루돌프코이부상과핀란드북아트위원회의‘올해의가장아름다운책’상을수상했다.2020년핀란드예술진흥센터로부터국가일러스트예술상을받았고,2024년에는핀란드일러스트레이터협회가선정한‘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로뽑혔다.그림책『로지가달리고싶을때』로2019년볼로냐아동도서전‘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에선정되었고,2020년에는뮌헨국제어린이도서관에서수여하는화이트레이븐상을받았다.그림책『너는활짝피어나려고기다리고있어』를출간했고,『백만억만산타클로스』,『내일은크리에이터』등에그림을그렸다.

출판사 서평

소설가임선우추천
“혹독한겨울을지나온정원만이
훌륭한정원사를만날수있다는아이러니에대해,
진짜같은두방울의눈물이일으킬수있는
기적같은만남에대해”


●“늑대에겐좀특이한면이있었는데,바로슬프면화가난다는거였어요.”
:외로움이비처럼엷게깔린늑대의성
불쑥찾아와봄을일궈낸작은정원사개

“참이상하지,슬픔이라는것은?나는책속의늑대에게전화를걸어묻습니다.나를화나게하고,이리저리거닐게하고,조용한성에고립시키는슬픔이때로는의미있는만남을선사해준다는점이말이야….”-소설가임선우



봄비가쓸쓸히내리는회색빛성,검은우산을쓴늑대가홀로서있다.늑대는며칠째누구와도대화를나누지않았다.마음을나눈것은그보다훨씬더오래되었을것이다.우산아래늑대는으슬으슬떨고있다.늑대는슬프고,슬픈마음을어쩔줄몰라화를낸다.성안에는늑대의유일한취미인그림도구가가득하지만,더이상그리고싶은대상이없다.마음을먹고미술관으로향한늑대는어느초상화속인물의눈에“진짜같은눈물두방울”이반짝이는것을본다.그순간마음속에서무언가움직인다.‘나도초상화를그리고싶어.’하지만늑대의곁에는아무도없는데,누굴그릴수있을까?


●“그런기분알아?가장소중한보물을잃어버리고선
그걸찾아어두운정원을헤매는것같은기분말이야.”
:누구에게도터놓을수없었던마음이
서툰듯다정한선사이로조금씩형태를드러내는순간

혹독한겨울을지나는사이늑대의정원은온통시들어버렸다.그런정원에어느날키작은정원사개‘코이라넨’이불쑥등장한다.낡은코트를입은개는몸집만큼큰가위를들고늘콧노래를흥얼거리며일한다.쾌활한기운을정원에뚝뚝떨어트린것인지개의발길이닿는곳마다잎이돋고꽃이핀다.늑대가여전히성안에서그림에골몰한사이,바깥은온통봄이되었다.
마리카마이얄라는이번책에서크레용특유의보송하고거친입자감을그대로살린그림과명확히끝을맺지않는선을통해인물의감정을그려낸다.색색의크레용을부드럽게문지른듯한질감이인물들의생생한표정과겹쳐지며장면을쌓아올린다.아이의손을빌린듯한삐뚤면서도정감있는그림을보고있자면,아직그자신도또렷하게설명할수없는서툰늑대의마음이고스란히드러나는듯하다.
늑대는개와가까워지는와중에도여전히다정하지못하고,그런스스로가머쓱해혼자주둥이를긁고,마음과는다르게미안한일이생겨부끄러워진다.하지만개는그런마음을아는지모르는지,그저늑대가좋아하는아몬드번을건넬생각에신이났다.늑대는그런개의얼굴을바라보며첫초상화를그리기시작한다.


●“나는너의낡은옷이좋아.”
:해진옷과두눈을오래바라본끝에
비로소그려낼수있었던어느개의얼굴

책의제목‘어느개의초상화를그리려면’은프랑스시인자크프레베르(JacquesPrévert)의시에서따왔다.‘새의초상화를그리기위해(PourFairelePortraitd’unOiseau)’라는제목의이시에서화자는말한다.새를그리려면먼저새장을그리고,그그림을나무위에걸어두고,오래도록기다려야한다고.며칠,혹은몇년을기다린끝에마침내새가찾아오면,그옆에잎사귀와바람과햇빛을조심히그려넣으라고.그리고새가용기를내어노래할때까지조용히곁에머물러야한다고.
삶은매섭고우리는늘어딘가서툴러서,때로까칠하거나무심해질수있고의도치않은서운함을안길수도있다.그럼에도진정소중한관계는쉽게떠나지않고곁을지킨다.사나운바람이다지나가고마지막낙엽이내려앉을때까지묵묵히지켜봐준다.그런사이는애써사과와용서를꺼내보이지않고도,그저애쓴시간을알아주는마음으로함께고랑을가볍게건널수있다.바람에낡아버린옷을함께여미면서.
누군가를완전히이해하는일은불가능할지모른다.그럼에도서로를놓지않으려는작은시도들이소중한관계를만든다.늑대의가시돋친마음을따뜻하게감싼코이라넨의아몬드번과커피처럼,제때마음을건네지못해놓칠뻔했던관계를용기내어다시붙잡은늑대의전화한통처럼.그렇게우리는다정함과기다림이만들어낸,서로를조금씩닮은얼굴을그려나간다.

“인생에서이토록아름다운그림책을만나면,책을덮은뒤에도내안에서오래도록긴긴이야기가이어집니다.당신도이책속의늑대를만나보았으면좋겠습니다.그와친구가되고,대화하고,함께아몬드번을나누어먹으면좋겠습니다.”-소설가임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