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바람에 흔들려도 꽃을 피웠던 시인
‘죽은 사람이 생전에 써서 남긴 시들을 모아 엮은 책’이 유고시집의 사전적 의미이다. 이미 윤동주, 이육사, 박경리, 이오덕 시인들의 유고시집이 사후에 널리 읽히고 있으며, 무엇보다 요절한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 맨 마지막 페이지에 배치한 ‘엄마 걱정’을 읽노라면 생전 임 시인의 시풍을 만나 보는 듯하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 하략 -
한때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던 자신을 스스로 찬밥 신세라 하던 천상시인 임연규! 임 시인의 마지막 다섯 번째 시집 제목이 ‘아니오신듯다녀가소서’이다. 어느 사찰 느티나무 앞 담장에 흘림체로 서각한 유려한 경구를 바라보며 자신의 미래 생을 예견이라도 하듯 제목을 그리 정한 것은 아닐는지 마음이 아리다.
지금쯤 평소 그가 소원하던 나무보살 되어 하늘을 바라보며 절창 장사익의 찔레꽃을 부르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 한 권의 책이 바람에 흔들려도 꽃을 피웠던 곤고한 삶 속의 임 시인 시 세계를 재조명해 보는 추억 속 흑백사진이자 명함이 되길 기원해 본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 하략 -
한때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던 자신을 스스로 찬밥 신세라 하던 천상시인 임연규! 임 시인의 마지막 다섯 번째 시집 제목이 ‘아니오신듯다녀가소서’이다. 어느 사찰 느티나무 앞 담장에 흘림체로 서각한 유려한 경구를 바라보며 자신의 미래 생을 예견이라도 하듯 제목을 그리 정한 것은 아닐는지 마음이 아리다.
지금쯤 평소 그가 소원하던 나무보살 되어 하늘을 바라보며 절창 장사익의 찔레꽃을 부르고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 한 권의 책이 바람에 흔들려도 꽃을 피웠던 곤고한 삶 속의 임 시인 시 세계를 재조명해 보는 추억 속 흑백사진이자 명함이 되길 기원해 본다.

풍경을 든 손 (임연규 유고시집)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