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기분으로사람과세상을대하고있나요?
결국좋은기분은나를갈고닦는일입니다
이책《좋은기분》은태생부터흥미롭다.마포구염리동에자리한작은아이스크림가게<녹기전에>가바로그시작이다.간판대신시간을알리는큼지막한시계를달아둔매장입구에서부터남다른분위기가감지되는이가게에서는매일다른종류의아이스크림이판매되는데,지금껏만들어진메뉴만350가지가넘는다고.인생이라는‘시간’을즐겁게보낼수있는매개로아이스크림을선택해팔기시작했다는주인장의포부답게,‘녹기전에’에서는재미난일들이끝도없이일어난다.공식SNS계정에서는손님들이남기고간사연이나방명록을라이브방송으로소개하고,나무위키에단골손님들이끊임없이가게의정보를업데이트하며,카카오톡오픈채팅방에서는아이스크림을좋아하는사람들로구성된‘녹기전에주주총회’가열린다.아이스크림과무관한이벤트도적지않다.악필대회,사생대회를열기도하고티셔츠를만들어팔거나,숲을만들겠다는목표로한달에한번씩손님들과나무를심으러가기도한다.때로는손님들이보내온재료로아이스크림을만들기도한다니,이쯤되면아이스크림을파는것이아니라아이스크림을매개,아니핑계삼아즐거운일을도모하는가게가아닐까.
그러던어느날함께일할동료를찾는다며접객가이드라는이름으로올라온이가게의‘채용공고’가사람들에게반향을일으키며이책《좋은기분》의시작이되었다.무려100쪽이넘는문서를쓴것만으로도화제가되었지만,‘좋은기분:보다나은삶을위한접객가이드’라는이름으로일과삶을대하는태도를전하는묵직한내용이많은이들의마음에가닿은것.이책에서말하는‘접객’은손님응대매뉴얼이나체크리스트가아니라,사람과세상을대하는관점이자자신의일에임하는태도라하겠다.
저자는왜좋은기분으로손님을맞이해야하는지,어떠한태도로일을대해야하는지,나아가어떻게이사회와세상에어떻게기여할수있는지를매장에서겪은경험을토대로차분하게풀어나간다.아울러질문을던진다.다른사람에게좋은기분을전하기위해노력하고있는가?자기만의관점을일에녹이고있는가?지금내자리에서즐길수있는행복을최대한누리고있는가?일을통해건강한자극을모색하고있는가?좋아하는일을좋은일로만들어가고있는가?
저자가던지는질문을따라가다보면,다른사람에게좋은기분을전하고스스로좋은기분을만들고느끼는것이야말로‘자기만의일과삶’을단단하게빚어나가는방법임을실감하게될것이다.
성장보다생장,
영감대신통찰,
좋아하는일을좋은일로,
이모든것은좋은기분에서시작됩니다
지금껏좋은기분을갖고살아가자는메시지를전하는책들이없었던것은아니다.굳이책이아니어도좋은기분의중요성은익히알고있다.그럼에도이책을읽어야하는이유는무엇일까?저자가책에서말하는좋은기분은단순히쾌락이나기쁨의차원이아닌‘어제보다더나은’기분에가깝다.단순히긍정적인에너지로즐거움을추구하며살아가자는것이아니라,‘나의일과삶을돌보는태도’로좋은기분을바라보자는제안이다.스로기분좋을수있는메커니즘을찾지못한다면일은고작해야귀찮고성가신노동처럼느껴질것이고,나의삶또한다르지않을것이다.
결국좋은기분은나를정비하는힘이다.내가먼저좋은기분을느껴야상대방을기분좋게해줄수있기에,누군가를좋은기분으로대하는것은곧나를갈고닦는일이된다.저자는접객일에서깨친태도와생각을‘좋은기분’이라는이름으로기꺼이나누어준다.반복되는업무에서도작은새로움을찾아가는마음가짐부터다른사람을배려하며마음의주파수를맞춰가는습관,꾸준히일상에윤기를더하는아이디어내는법,적절히쉬어가며자신의쓸모를찾고재정비하는일까지,하나같이더나은성과를내는방법이라기보다자신에게맞는속도와방향을찾도록돕는응원같은조언들이다.
“일상에매몰된사람들은그하루가얼마나소중한지잊고살기십상입니다.이는매일다양한연령층과마주하면서제가느낀세대공통의특징입니다.우리는사람들의평범한일상을특별하게만들어야합니다.의미가퇴색된날들을윤이나게닦아다시금빛나게해야합니다.매장을총체적인경험이라고본다면,우리가해야할일은최고의아이스크림을포함해서최고의경험을만드는것입니다.그런경험을겪은하루는여느날들과는아주다르게기억될겁니다.
-‘아이디어,퇴색된일상에윤기를내는일’중에서.”
‘좋은기분’을씨앗으로지속가능한관계를만들어가자는저자의제안은개인의일뿐아니라세상을대하는태도로확장되어간다.그는좋은일과좋아하는일은언젠가반드시만나게되어있고,좋은기분으로가득차있는사람은언젠가는좋은일을좋아하게된다고말한다.실제가게를찾아주는손님들과유대감을쌓고끊임없이좋은일을도모하는것도그때문이다.
“이러한변화는우리일에접근하는방식에도영향을미쳤습니다.이전에는‘진지함과유머’를중심으로‘좋아하는일’을추구하며가게를운영했습니다.하지만이후로는‘태도와공동체’에초점을맞추며‘좋은일’로진화했습니다.좋은일을통해가게가잘유지될수있음을증명한다면더많은가게가손님들과공동체의식을형성하리라생각했습니다.단순히최근의마케팅이나브랜딩동향을따라가는게아니라,자력으로공동체의의지를키우는가게가눈덩이처럼불어난다면그야말로좋은세상이되리라믿습니다.”-‘좋아하는일이좋은일이될때’중에서.
이처럼좋은기분의힘은아무리중요해도지나치지않다.하지만이때기억해야할것이하나있다.좋은기분은자신을맞바꾸거나갉아먹으면서건네는것이아니라는점이다.스스로를소모하지않으면서좋은기분을느끼고나눌때,진정한좋은기분의선순환이이루어진다.결국이책은계속일하며살아가야하는우리에게반드시필요한‘좋은기분’을만들어가자는,더나은삶의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