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위에서 울고 웃기 (한 번은 꺼내고 싶은 내 안의 이야기)

종이 위에서 울고 웃기 (한 번은 꺼내고 싶은 내 안의 이야기)

$19.31
Description
“세상의 소음이 당신의 마음을 뒤흔들 때,
잠시 멈추어 종이 앞에 앉아보세요.
그리고 오직 당신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하세요.”
을지로 인쇄소 골목 한 편에 자리한 ‘라이팅룸’. 디지털이 장악해버린 세상 속에서 ‘쓰는 풍경’, ‘느린 기록의 낭만’을 다시 데려올 수 있다고 믿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어두고 오직 종이와 펜만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사람들은 어색하게 떨어져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내 펜을 든다. 그러고는 한참 동안 무언가를 써 내려간다. 차마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했던 사연들을 종이 위에 툭 털어놓는다. 아무도 모르게 고요히 울고 웃다 조금 괜찮아진 마음으로,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 이어지는 오늘을 살아간다.

이 책에는 라이팅룸을 오간 수많은 이들의 기록물이 실려 있다.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외로운 사람, 사랑에 빠진 사람, 이별에 아픈 사람, 꿈을 포기한 사람, 삶을 버티는 사람들이 품은 제각각의 속마음을 볼 수 있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의 흔적을 마주하고 나면, 내 안에 간직해온 이야기 한 조각도 내어놓고 싶단 용기가 생긴다.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로 빈 종이를 채워보자.
저자

송예원

저자:송예원
삶이미우나고우나미련스러울정도로
종이를붙잡고사는사람.

쓰는사람들을위한문구브랜드‘라잇요라이프’와
그들을위한공간‘라이팅룸’을운영하고있다.

스마트폰보다펜을잡은손이더많은세상을꿈꾼다.

@writeyolife
@the__writingroom

목차

Prologue1.오래도록혼자쓰던사람은
Prologue2.당신이내어준이야기로덥석책을쓰고있습니다.
라이팅룸기획노트.왜오직쓰기만을위한공간은없을까?

1장.종이에비친내모습
└예원의이야기.창피해도솔직하게

2장.우리가함께나눈이야기
└예원의이야기.내안의좋은것들은모두남을통해나온다.

3장.각자의도시생활
└예원의이야기.빠름끝에뭐가있길래

4장.편지는종이위에마음을그리는일
└예원의이야기.살아있다고느껴지는날에는꼭편지를쓰자.

5장.사랑이라는계절
└예원의이야기.사랑이란마침표를찍기전까지답을내릴수없는것

6장.써야만흘러가는것들
└예원의이야기.어깨를툭떨구고말한다.‘뭐어쩌겠어.’

7장.저마다의속도로살아가기를
└예원의이야기.자주멈춰서는사람

8장.시간에기대어기록하기
└예원의이야기.마음을리셋하는날

Epilogue.세상의소음이당신의마음을뒤흔들때

출판사 서평

종이위에서만해소되는감정들

우리모두말못할사연을품고산다.말은때때로의도와다르게흘러나가오해를남긴다.그런과정이거듭되면결국말대신침묵을택하고그마음은고스란히안으로쌓인다.종이위에글을쓸때는조금더자유로워져도괜찮다.아무도방해하지않는공간에서,나만의속도로,나만의언어로편안히속마음을꺼내도된다.내뱉으면흩어지는말과달리,글은내눈에가장먼저들어오기에안전하다.어느때보다솔직할수있다.타이핑처럼빠르게입력하고쉽게수정할수없기에한자한자천천히진심을담아내기에적절하다.그렇게쓰여진글을읽노라면나를더잘이해하게된다.애써눌러왔던감정을종이위에꺼내놓는순간,가슴답답했던어떤슬픔은단숨에옅어지고,흐려질까두려웠던어떤기쁨은오래도록선명해진다.

익명의타인이건네는묵묵한위로

이책에는얼굴도이름도알수없는여럿의마음들이겹겹이담겨있다.모르는타인일수도,가까운지인일수도,어쩌면나일수도있는익명의마음들.누군가는꾹참아온사랑을고백하고,누군가는이별의아픔을털어놓고,누군가는차가운도시생활의애환을풀어놓는다.어느장면에는간절히잊고싶은사람에게원망을쏟아내는사람이있고,또다른장면에는부치지못할편지에예쁜말만골라담는사람이있다.종이에적힌손글씨를차분히읽어가다보면수많은사람들과대화를나누는기분이든다.‘당신을이해한다고,나도그런적있다고.’‘괜찮아질거라고.어쩌면안괜찮아질수도있는데,그래도우리힘내보자고.’서로를위로해본다.누군가의진심이당신을조용히안아주는시간을오롯이느껴보자.

메모,시,편지,일기,낙서
어떤형태로든나만의기록을남기자.

오랫동안품어온이야기를꺼낼용기가생겼다면,일단부담을내려놓자.생각이정리되지않아도,앞뒤가조금엉켜도,서투른문장을이어붙여도괜찮다.문득느낀감정을단어몇개로나열해도,떠오르는대로서투른편지를써도,속상했던하루를낙서처럼흘려보내도된다.솔직하게진심을꺼내겠다는용기하나면충분하다.마음이움직였을때어떻게든쓰고나면,쓰기전에는느끼지못한후련한쾌감이찾아올것이다.그렇게하나둘쌓인글은어느순간내게큰힘이되어줄테고,언젠가이름모를이에게닿아또다른위로를건넬지도모른다.

책속에서

타인과비교하며끝없이부족한기분을느끼게하는사회입니다.
내가가진것들을보잘것없다여기게만들죠.
이러한세상의소음이커질수록
내안으로들어가나만의이야기를사랑해줄시간이
우리모두에게필요하다고믿습니다.
___「오래도록혼자쓰던사람은」중에서

좋아하는물건은두개씩사고야마는,
콩을먼저먹어치우고맛있는반찬은마지막까지남겨두는,
이순간을포착해두려고같은장면을30장씩이나찍는,
분명30장중3장만남기려고했는데3장을겨우지우는,
책모서리가상하는게싫어커버를씌우고도
그커버를집어넣는가방이필요한나는,
이별을어려워하는사람인가보다.
그럼에도불구하고붙잡아둘수없는것들이있다.
어떤이별은반드시찾아오고야만다.
세상에단하나뿐인,두개는사둘수없는것들과의이별앞에서
단단해질수있는사람이되고싶다.
___「종이에비친내모습」중에서

남들에겐없고나에게만있는것.
눈물흘릴줄아는것.슬퍼하는삶과함께울어줄줄아는것.
나는다른사람보다조금더‘우는마음’이있다.
___「종이에비친내모습」중에서

[사랑은뭘까요?]
외할머니의새벽기도,아빠의서툰김치찌개,엄마가소풍날싸주시던햄이두줄들어간김밥,뭐그런게아닐까요?내가아는사랑은적어도그런것같습니다.한박자쉬고걸음을맞추거나,괜히세상에소란스럽게알리지않아도도망가버릴까걱정하지않아도되는느낌,그런것이라믿어요.늘상사랑은혼자서깨우치고배운다생각했었는데난이미너무많은사랑을받아버렸습니다.
___「우리가함께나눈이야기」중에서

번번한직장을갖추지못했을때,
특히우주속의작은먼지가된기분이라고,
망망대해를떠다니는작은돛단배같다고생각했다.
___「각자의도시생활」중에서

내마음을꺼내서보여주고싶을때편지를쓴다.
기분을조용히가다듬고
상대를향한내마음의생김새를가만히그려본다.
마음의색깔과어울리는단어를찾아서
성질이급해놓치는말이있을까봐
평소보다느리게글씨를쓴다.
편지는누군가에게나의가장투명한마음을보여주는일.
부끄러운기분을모른척하고
종이위에마음을그리는당신을보고싶다.
___「편지는종이위에마음을그리는일」중에서

[사랑없는연애]
나의세상을궁금해하지않는사람에게
너의세계는무엇이냐며궁금해하고,궁금해하고,궁금해하고.
갑옷처럼단단한네마음의장벽앞에서
나는점점무색해져만가고,
너를좋아하는마음은또렷해져가.
감정의농도를맞출수있다면
사랑이라는색깔의물감을전부풀어버리고싶어.
너의세계에.
나좀봐줘.나외로워.나좀사랑해줘.
난너가항상궁금해.
뭐먹었는지,아프진않은지,무슨생각하는지,어떤미래를꿈꾸고있는지.
_2024.04.20토요일15:59오지않는답장을기다리며.
___「사랑이라는계절」중에서

불안이나를잡아먹으려고할때,
아무리생각해도나아질수없을것같을때면
나는종이위에머리를파묻는다.
그리고형체없는불안의모양을내손으로그려낸다.
지금에서도망치고싶을때,
스스로가한없이싫어질때,
종이위에서견디는사람들이있다.

괴로움이끝나가기만을기다리고있다면
그저조용히빈종이를꺼내자.
아무도읽지않을거라안심하며
종이위에살며시풀어놓자.
흐르는잉크에나의어려움을
한글자한글자흘려보내자.
___「써야만흘러가는것들」중에서

[내가좋아하는하루]
침대에가만히누워보고싶은영화를보는것.사색에잠기는것.
아무것도하지않아도걱정없는것.좋아하는음악을듣고영화를보는것,
샤워를하고강아지와함께침대에서잠드는것.
나의단점과하찮고쓸모없다고여겨지는것까지포용하고사랑할수있는것.
적당히안주하고과한피해를타인에게주지않는것.
+시원한물한잔.
이모든것들이담긴하루를좋아합니다.
___「저마다의속도로살아가기를」중에서

1.집중을잘못합니다.나에게집중하는시간이되었으면합니다.
2.NO라고말을못합니다.나에게좀더솔직해지기로합니다.
3.슬퍼져서방문한라이팅룸.슬픔도잘간직해보겠습니다.
4.27살에입학한전문대.불안합니다.
5.관계를맺기힘듭니다.내속도로다른사람을이해해보고자합니다.
6.말을잘못합니다.글로내생각을정리해봅니다.
___「저마다의속도로살아가기를」중에서

[마음을리셋하는날]
뭐라도쓰고싶어지는날이있다.
특히매월의1일과마지막날.
영원히흐르는시간을열두달365일이라는숫자로잘라놓고,
다음달은다를거라소망하는내가가끔우습기도하지만
사는게지겨워질때쯤돌아오는1이라는숫자를
리셋버튼삼아마음을새로먹는다.
1년에열두번정도마음을바꿔도된다는허락을받았다고생각하면
스스로에게살짝은너그러워진다.
며칠있으면또1이라는숫자가나타나
낙서로가득한30일을빈페이지로만들어주겠지.
허술하게라도,짧게라도,시간에기대어
즐겁게기록할수있다면좋겠다.
___「시간에기대어기록하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