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닿는 미래

파도가 닿는 미래

$14.60
저자

서윤빈

고려대학교에서전기전자공학을전공했다.전깃줄이하늘을일곱조각으로잘라놓은걸보다가문득소설을쓰게되었다.완전힙합같은글을쓰고자하며,유머를잃지않기위해늘수련하고있다.2022년「루나」로제5회한국과학문학상중·단편부문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페가수스의차례-007-

루나-041-

유전자가위시대의부모되기-087-

마음에날개따윈없어서-117-

인플레이션우주론-161-

알파카월드-201-

그낮은별과유물들-231-

NELL의갑작스러운발매중단을둘러싼전말-259-

작가의말-293-

해설-299-

출판사 서평

“서윤빈의소설은다방면으로미래를거꾸러뜨린다.”
-심완선(SF문학평론가)

“한국에서밖에나올수없는”젊은작가,서윤빈의“우주동화”
젊은작가가바라보는청년의현실과미래,낙관의힘이돋보이는힐링SF

낯선세계안에서친숙한무언가를마주칠때,우리는반가움을느낀다.미래세계에도여전히존재하는미약한개인들.그개인의서사를포착하고자하는서윤빈의소설은어김없이소설속타인들에게손을내밀어준다는점에서서정적이다.소설에는다양한인물들이나온다.해물대신광물을채취하는우주해녀,멸종위기직전의페가수스를관리하는노인,AI로인해일자리를잃은미술가,돈을벌기위해우주로향하는젊은파이어족…이들이독자에게더없이반갑게느껴지는이유는,“독자의현재”를이야기하기때문이다.

심완선평론가는서윤빈의소설이“다방면으로미래를거꾸러뜨린다”고말하며“작중의‘미래없음’미래에서두드러지는요소는‘일자리없음’”이라고말한다.미래세계에서방황하는존재들은현실의우리와닮아있다.현재취업을포기한청년들은50만명에이른다.이들에게있어미래는전혀희망적이지않다.『파도가닿는미래』의인물들은미래와현실이뒤섞인혼란스러운자리에위치하고있다는점에서현실의청년들과닮아있다.

「페가수스의차례」에서주인공은멸종위기직전의페가수스를돌보는일을하게된다.원래는미술학원에서아이들을가르쳤지만,AI가디자인에필요한대부분의업무를대체한시점에서해고된다.그곳에서만난공포영화에나올법한노인은한쪽날개가없는페가수스를돌본다.그들은서로에게낯선타인에불과하다.하지만한쪽날개가없는페가수스를통해그들의인연은미약하게나마이어진다.그들은날개없는페가수스를통해서로의삶을들여다본다.그리고노인은말한다.“모든페가수스는날고싶어합니다.”

서윤빈의신비한이야기는흡사‘우주동화’를연상시킨다.적당히재기발랄하고어떨땐잔잔하며들여다보면먹먹하다.소설은전부한국을배경으로하며인물들이모두한국적이라는점에있어서친숙하지만,그소재는조금낯설다.바로그소재에서윤빈의재기발랄한상상력이녹아있다.그리고이야기를무심코읽어보면어쩐지치유받는기분이드는것이다.이는우리와닮은인물들이새로운시공간에서적당한사건을겪으며안착하게되는이야기들을지금우리가원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

이소설을새로운힐링SF라고일컫는이유는미래를도모하며동시에불안해하는이들에게기꺼이“알맞은자리를찾도록지지해”주기때문이다.자기삶의어두운부분을조금씩꺼내어보여주는인물들은어쩐지우리에게미래가다가오더라도,우리는어떤방식으로든삶을찾을거라고말해주는듯하다.그리고타인과함께현재를살아내는이야말로미래를움켜쥘수있다고선언한다.그런점에서심완선평론가의해설은날카롭고적절하다.서윤빈의“인물들은불안정과불합리가넘실거리는세상에서,새로운일자리에맞춰자신을변모시켜야한다는어려움을겪는다.적자생존각자도생이라고하지만타인과의연결은인물이자신의자리를긍정하도록돕는다.”

“선인장의따가움보다,그연약함에주목하는소설”
-전청림(문학평론가),「실격당한자들을위한동화」,『림-쿠쉬룩』중에서

흥미로운과학적세계관속에서포착되는정동
경계에선존재들의연약한마음에대하여

문학평론가전청림은서윤빈의소설「마음에날개따윈없어서」의인격AI가“시스템과자아,인공지능과인격,최적과최선,규칙과사명,비인간과인간사이에서움직이는”존재라고설명한다.이소설의배경은자율주행자동차가상용화된미래이다.주인공‘한소임’은보험회사에서일하며자율주행자동차의사고를파헤친다.이소설은과학의가치중립성에대한의문과동시에도덕적딜레마에대한문제를제시하기도한다.하지만이소설에있어가장중요한것은인격AI인연화의‘마음’이다.전청림평론가는서윤빈이연화의마음을선인장을메타포로하여설명하고있다고서술한다.“선인장이가진식물성과종(種)적특성은기계같은인간인‘나’와인간같은기계인연화의사이를횡단하며인간이가진‘마음’의특성을돌아보게한다.”

가만보면서윤빈의작품들은모두‘마음’에대한이야기를하고있다.따가운가시를품고있지만속은무르디무른선인장처럼,모두연약한마음을가진존재들이다.「유전자가위시대의부모되기」에서는유전자조작으로아이들의능력치가상향평준화된시대이다.주인공의딸‘라일라’는필수적인유전자조작선택지외아무것도선택하지않고낳은아이이다.사춘기를겪는라일라는유난히도월등한아이들무리에서“섞이기어려운재료들을그라인더에넣고갈듯이마음이곤죽이”된다.

「루나」에서‘나’는피요르트와함께지구로갈것인지,우주에남을것인지갈등하며“사랑이뭐냐”고묻는다.그리고그들은함께“원앤드투앤드스리앤드”박자를타며춤을춘다.마치그것이사랑이라도되는것처럼.그것은선택의문제가아니다.“우주에홀로버려진외로운생명을구하기위해서”뛰어드는그마음과같은것이다.

그렇게연약한마음들이모여이룬파도는놀랍게도생명력이넘치는푸른파도이다.그들은파도에몸을맡기고「페가수스의차례」에나오는한쪽날개가없는‘호리’의날갯짓처럼각자의자리에서힘찬도약을시도한다.심완선평론가는그들의도약을서핑에비유한다.“『파도가닿는미래』에는뛰어내린사람을받아주는사람이나온다.명줄을잡아주듯,악수를권하듯,요리를준비하듯,조금씩내어주는사람들이다.손을뻗을줄아는사람들이겹치고더해지면크라우드서핑이일어난다.뛰어내린사람이알맞은자리를찾도록지지해줄,안전한파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