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고

대여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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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전 세계의 그렉 이건 팬처럼, 우리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내가행복한이유』,『쿼런틴』 그렉 이건의 신작 소설집 출간
“「대여금고」는 내 영감의 원천이었다. (…) 전 세계 수많은 그렉 이건의 팬처럼, 나 또한 그의 작품으로 크게 변화했다.”
- 신카이 마코토(영화감독)

“그가 ‘작가들의 작가’라는 찬사를 듣는 이유는 데뷔 이후 첨단 과학 연구의 성과를 때로는 통절하고, 때로는 냉혹하기까지 한 서사의 형태로 독자에게 전달하는 ‘전도자’로서의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 김상훈(SF 평론가, 번역가)


영어권을 제외하고, 총 15개국 그리고 75종. 이 숫자는 그렉 이건의 작품이 번역 출간된 국가 수와 단행본 종수를 의미한다. 한 작가가 15개국에 번역되는 것도 무척 드문 일인데, 하물며 국가마다 다수의 단행본을 출간할 만큼 견고한 팬층을 확보했다는 것은 더더욱 드문 일. 그렉 이건은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팬덤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가장 쉽게는 “그가 일인자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렉 이건은 자신이 추구하는 SF의 영역을 확정한 후, 그 안에서 일인자다운 상상력과 서사를 펼쳐나간다. 이러한 상상력과 서사는 영역 밖에서마저 “인류 최전선에 서 있다”라고 인정받지만, 그는 뚝심 있게 자신의 영역 내부의 SF에만 집중한다. 집중하고 싶은 것은 모조리 취하고 집중하고 싶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린다. 그렉 이건은 그런 식으로 전진하는 작가다.
그렉 이건이 추구하는 SF는 인간을 향한다. 무자비하다고 여겨질 만큼 극한의 사고실험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해 파고드는 것이다. 운명의 갈림길 앞에서 돌아갈 다리를 불태운 후 독자와 함께 전진하는 그렉 이건. 그가 이 영역에서 압도적인 일인자라는 것을 『내가행복한이유』와 『쿼런틴』을 경험한 독자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다만, “그가 일인자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으로는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이 하나 남는다. 어째서 첫 번째 책 『쿼런틴』이 출간하고 20년이 지나서야 두 번째 책 『내가 행복한 이유』가 출간했을까? 그 20년의 세월은 SF라는 장르 전체가 주목받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렇기에 위 질문을 이렇게 바꿔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째서 그렉 이건만큼은 지금에 이르러서 이토록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일까?
최첨단의 상상으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촉발하는 작가의 정교한 사고실험이 현시점의 독자들에게 가장 큰 흔들림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렉 이건은 자신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그 기발하다 못해 기괴한 상상력을 인간 변화의 촉발제로 사용한다. 그렇기에 그가 펼쳐내는 상상은 ‘남 일처럼 낯선 것’이 아닌 ‘내 일이 될 수도 있을 만큼 어느 정도 친숙한 것’일 때 조금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예를 들어 ‘어릴 적부터 뇌 속에 의식 저장용 컴퓨터를 장착했다가 성년이 되었을 때 뇌를 태워버리고 컴퓨터 의식으로 대신 살아가는 것이 보편화된 세계관’에 대해 휴대전화 대리점이 막 생겨난 2003년의 독자는 큰 충격을 느끼겠지만, 챗GPT가 출시된 2022년의 독자은 충격뿐만 아니라 ‘나도 조만간 비슷한 상황을 겪지 않을까’하는 섬뜩함마저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렉 이건을 읽기에 최고의 조건을 갖춘 2022년의 독자에게 “경탄스럽고”(소설가 테드 창) “경외감이 드는”(물리학자 김상욱) 독자적 유니버스를 선보였던 그렉 이건. 그가 다시 한번 2024년의 독자를 크게 변화시킬 한국어판 두 번째 소설집이자 세 번째 단행본 『대여금고』를 출간했다.
저자

그렉이건

저자:그렉이건(GregEgan)

1961년오스트레일리아퍼스에서태어나,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에서수학학위를취득한후대학병원부속의학연구소에서컴퓨터프로그래머로일하며SF작품을쓰기시작했다.1990년대초부터잡지에중·단편을발표하면서,SF계에돌풍을일으킨‘하드SF르네상스’의대표주자로각광을받았다.

장편데뷔작이자〈주관적우주론〉3부작의첫작품『쿼런틴(Quarantine)』(1992)으로디트머상을,그후속작인『순열도시(PermutationCity)』(1994)로존W.캠밸기념상·디트머상을,『비탄(Distress)』(1995)으로쿠르트라스비츠상·오릴리어스상·세이운상을수상했다.이후장편SF인『디아스포라(Diaspora)』(1997),『테라네시아(Teranesia)』(1999),『실트의사다리(Shild’sLadder)』(2001)를잇달아발표하며명실공히21세기최고의하드SF작가로서의명성을확립했다.

중·단편집으로는『행동공리(Axiomatic)』(1995),『루미너스(Luminous)』(1998),『오셔닉(Oceanic)』(2009)등이있으며,「오셔닉」,「플랑크다이브(ThePlanckDive)」,「보더가드(BorderGuards)」로휴고상·로커스상·아시모프상을위시한여러SF상을수상했다.(홈페이지:gregegan.net)



역자:김상훈

SF및환상문학평론가이자번역가.필명은강수백이다.‘그리폰북스’‘경계소설’‘SF총서’‘필립K.딕걸작선’‘미래의문학’『조지R.R.마틴걸작선』을기획하고번역했다.주요번역작품으로는그렉이건의『쿼런틴』『내가행복한이유』,테드창의『당신인생의이야기』『숨』,로저젤라즈니의『신들의사회』『전도서에바치는장미』,로버트A.하인라인의『스타십트루퍼스』,조홀드먼의『영원한전쟁』,로버트홀드스톡의『미사고의숲』,크리스토퍼프리스트의『매혹』,이언뱅크스의『말벌공장』,새뮤얼딜레이니의『바벨-17』,카를로스카스타네다의『돈후앙의가르침』3부작,존그리빈의『시간의물리학:SF가상상하고과학이증명한9단계사고실험』등이있다.



목차


1유괴007
2유진043
3대여금고075
4큐티113
5어둠속으로139
6피를나눈자매179
7이행몽217
8산책249
9우리사이의간극275
10플랑크다이브307
11고치375
12시각439
13결정하는자473
14스티브피버509

옮긴이의말542

출판사 서평

〈천여명의육체에기생하는의식〉,〈고문받는아내의복제데이터〉
거장들의‘영감의원천’,하드SF만이구현가능한미래서정

“주인공이매일아침다른사람몸에서깨어난다는이특이한설정에대해,그는독자가만족할만큼수수께끼를해명하면서도결정적인부분에서과학적설명을제공하지않는다.과학적이해로채워질자리에대신숭고의감각을채우는것이다.이러한숭고함은그의거의모든작품저류에흐르고있는하드함과상치되지않으며,그뿐만아니라오히려작품의미학적완성도를높인다.그리하여「대여금고」는하드SF그너머의서정으로나아간다.”
―테드창(소설가)

전작『내가행복한이유』의키워드가‘경이감’과‘작가들의작가’였다면,이번『대여금고』는‘(하드SF만의)서정성’과‘거장들의영감의원천’일것이다.언뜻서로어울리지않은두단어인‘하드SF’와‘서정성’의조합이란굉장히인상적으로보인다.다만,그만큼이나서로의장점을깎아먹지는않을까우려가들기도하는데,이러한문제는서정소설의서정성과『대여금고』의서정성을구분해서볼때해결된다.서정성을획득하는방식에서,서정소설은이미지가주는여운에집중한다면,『대여금고』는과학적상상력이주는여운에집중한다.이러한특징은표제작「대여금고」에서가장뚜렷하게드러나는데,바로이여운을확보하기위해의도적으로과학적설명을포기한다.앞서‘인간내면에대한섬세한탐색’을포기한것과마찬가지로.

「대여금고」는잠에서깨어날때마다다른사람몸에빙의되는한남자의이야기다.이남자에겐자신만의육체는커녕삶도,이름도없다.39년을살아오면서줄곧그랬다.그저빌려쓸수있는특정지역과특정연령대남성들의소유물이전부다.그리고기생존재로서의삶을기록해둔대여금고까지.이러한기생존재의삶에어엿하게적응한주인공.그러던어느날,낯선숙주의몸속에빙의한다.그숙주는우연히도정신의학연구소의간호사였고,그를통해숙주가담당한식물인간환자의사정에대해알게된다.그환자가식물인간이된건사이코패스아버지에게정교한뇌실험이자학대를당해뇌의90퍼센트가파괴된탓이라는것을.이에기묘한감각을느끼게된주인공은대여금고속기록을쭉살펴보게되고,자신의숙주가해당정신연구소를중심으로여러동심원을그리며퍼져있다는걸알게된다.이지점에서「대여금고」는어떤방법으로천여명의아이들이자신들의육체를주인공에게빌려줄수있었는지과학적으로설명하지않는다.대신비로소자신의정체성을갖게된주인공이변화하는모습을그려냄으로써과학의빈자리를숭고의감각으로채워넣는다.

첫번째수록작「유괴」또한그렉이건의다른작품에서보기힘든‘서정’,‘로맨티시즘’을갖춘이야기다.뇌를스캔하고죽으면슈퍼컴퓨터안에서부활할수있는세계에서,주인공은자신의뇌스캔데이터를통해만들어낸‘모조아내’를가진낯선이에게협박을받는다.정기적으로거액을송금하지않으면모조아내를평생고문하겠다고말이다.이모조아내는아내의뇌를직접스캔해만든것이아니기에진짜‘자의식’을가지고있는지알수없다.사실자의식을가지고있을가능성이더적다.그러나만에하나라도자의식을가지고있다면?슈퍼컴퓨터안에서부활했을때,무한히고통받는걸알게된다면?주인공은기괴하지만분명로맨티시즘에맞아떨어지는선택을하고새로운삶을맞이한다.

〈태아의성적지향을조작하는힘〉,〈블랙홀로직접들어가탐험하는힘〉
총176개의세계적SF상으로부터인정받은하드SF의정수

“유전공학,나노과학,위상수학,고전물리학,양자역학등다양한분야에걸친대표작을편찬한『대여금고』는이런경향을가장뚜렷하게보여주는쇼케이스다.”
―김상훈(SF평론가,번역가)

지난30년간,총176개.이또한그렉이건에대한기록으로,1992년데뷔장편『쿼런틴』을출간한이후그렉이건을수상후보에올린세계적SF문학상의수다.여기에38개의수상이력까지합한다면,평균매년5개이상의문학상이그의작품에대해극찬했으며1개이상의문학상이그해최고의작품이라고인정했음알수있다.SF문학상은소설적재미만큼이나,SF의필수요소인참신한상상력과이를뒷받침하는탄탄한정합성에주목한다.끝으로,이러한부분에서문학상의극찬을받았던두작품을소개한다.

아시모프상,디트머상,SF크로니클상을수상한「고치」는임신중인여성의태반장벽을조작해온갖물질,심지어유전자및호르몬까지필터처럼선택적으로거를수있는유전공학기술을중심소재로삼는다.그덕분에온갖모체를통해태아에게전달되는바이러스,약물,오염물질을막을수있지만,그태반은심지어성적지향을가누는성호르몬까지막을수있다.즉,부모가태아의성적지향을선택할수있게된상황.동성애에대한차별및폭력이줄어들었다고하나여전히어느정도의차별이존재하기에,이기술의보급화를두고서여러세력이테러와언론전으로충돌하는냉정하게모습을보여준다.

로커스상을수상한「플랑크다이브」의이야기는인류대부분이마인드업로딩을통해자의식을가진소프트웨어인‘카피’가되어불사의삶을살아가는먼미래에서시작한다.일방통행인블랙홀속으로직접들어가우주의비밀을알아내려는과학자들.그실험명‘플랑크다이브’를하려는와중에,그들이들어가려는블랙홀로부터멀리떨어져있는지구에서한모녀가관람목적으로방문한다.그리하여두낯선관람자와함께블랙홀로진입하는과학자들.「플랑크다이브」는아인슈타인의상대성이론을기반으로블랙홀속상황에대한상상력을극한까지파고들어간다.

나머지작품소개

유진#유전공학,#트랜스휴머니즘,#사회비판
:로또복권으로억만장자가된부부는유전자조작을통해최고의유전자조작아기‘유진’을낳으려고하는데…『에스에프널SFnal2021Vol.1』에수록된테드창의「2059년에도부유한자녀들이여전히유리한이유」모티프가유전공학SF.

큐티#유전공학,#젠더,#사회과학
:여자친구와아기를가지고싶었지만거부당한끝에애완용모조인간‘큐티’를구매해직접잉태하고기른한남자의이야기.『내가행복한이유』에수록된「적절한사랑」과쌍벽을이루는젠더SF.

어둠속으로#시간여행,#상대성이론,#액션
:무작위로지구표면에출현했다가사라지는시간여행웜홀탓에쑥대밭이된근미래.웜홀에갇혀위험에빠진시민들을구출하고자,몸소웜홀속으로뛰어드는‘러너’들의모험.

피를나눈자매#팬데믹,#윤리,#의학,#해킹
:팬데믹이맹위를떨치는근미래.의사들과대기업들이장악한의료계카르텔에단신으로저항하는일란성쌍둥이여성해커의처절한복수극.

이행몽#마인드업로딩,#정체성
:뇌를스캔해완전한기계인간이된다면,그변화전후로의존재는완전히동일할까?그렉이건유니버스의기반을이루는궁극의마인드업로딩기술‘카피’의이면을다룬충격작.

산책#뇌과학,#세뇌,#정체성
:보스의돈을슬쩍했다는사실이들통나조직의킬러에게잡힌해커는뇌신경을새로배선하는‘모드’를설치하라는뜻밖의제안을받는데…『쿼런틴』과세계관을공유하는미래에서벌어지는악몽.

우리사이의간극#유아론,#정체성,#젠더
:인간의뇌를컴퓨터로완전히교체하는‘보석’기술의확립에의해성전환과신체교환이자유로워진미래.다른사람의마음을완전히이해하고싶다는강박관념에사로잡힌남자는사랑하는여자친구에게완전한신체교환을제안하는데...테드창이「0으로나누면」을통해던진질문에대한그렉이건의대답.디트머상최우수단편상수상작.

시각#뇌과학,#인지과학,#하드보일드
:괴한의총격으로뇌손상을입고회복중인거대엔터테인먼트기업의총수인주인공은마치유체이탈을한듯한특이한후유증에시달리는데…뇌과학의최신성과를바탕으로한하드보일드SF.

결정하는자#인지과학,#인공지능,#정체성
:강도질로먹고사는주인공은어떤사내에게서외눈안대처럼눈에붙이는방식의기묘한AI패치를강탈해착용하는데...인공지능의아버지로칭송받는MIT교수마빈민스키의이론을바탕으로한최첨단뇌과학SF.하야카와상최우수해외SF단편상수상작.

스티브피버#나노머신,#팬데믹,#종교
:불치병에걸린과학자스티브가스스로를치료하기위해만들어낸나노머신의폭주로팬데믹에시달리는근미래.미국남부의한가족농장에서일하는평범한소년이갑자기대도시인애틀랜타로가야한다는강렬한탈출욕구를느끼는데…2010년대‘뉴그렉이건’의효시가된작품이자,테드창의「상인과연금술사의문」과더불어2008년을대표하는SF로선정된종교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