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왜 왔어? (정해연 소설집)

우리 집에 왜 왔어? (정해연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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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 집에 아픈 사람 있죠?”

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나요?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동경으로 만들어지는 불행한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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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아픈 사람 있죠?”

이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할 수 있나요?
이상적인 가족에 대한 동경으로 만들어지는 불행한 개인

도발적인 반전과 흡입력 있는 문장으로 추리ㆍ미스터리ㆍ스릴러 붐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작가 정해연의 소설집 『우리 집에 왜 왔어?』가 허블에서 출간됐다.
『우리 집에 왜 왔어?』에는 독자의 몰입감을 위해 읽는 쾌감을 극대화한 소설 세 편이 수록돼 있다. 이 세 이야기는 언제나 정해연의 작품 세계에 있어왔던 ‘가족’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연결된다. 정해연은 극단적인 상황을 제시하며 가족에 대한 욕망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장된 서사 속에서 등장하는 가족의 면면들은 지극히도 현실적이다. 『우리 집에 왜 왔어?』는 너무 친숙하기에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던 ‘가족’이라는 주제를 정해연만의 장르 문법으로 소화한 파격적인 소설집이다.
정해연은 작가의 말에서 ‘모성애’나 ‘부성애’는 순수하고도 일그러진 감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애정이 잘못된 선택의 개연성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관점에 따라 순수하게도, 공포스럽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장 ‘우리 집에 왜 왔어?’는 이런 애정의 이중성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이 소설집의 제목이 되었다.

운명의 짝을 찾고 싶어 노력하지만 상황이 잘 풀리지 않는 청년(「반려, 너」), 딸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희생하는 1980년대 가장(「준구」), 사랑하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엄마(「살」). 얼핏 평범해 보이는 주인공들은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상성’에 너무나도 집착하는 그들은 어떻게 보면 상식적이지 않은 선택을 하며 독자마저도 예측하지 못했던 전개 속으로 들어간다. 상황은 급변한다. 거침없이 나아가는 작가 정해연의 문장은 결말과 함께 ‘문제의 실체’를 독자의 눈앞에 들이민다.

가족, 죽을 때까지 행복하고 싶은
우리가 꿈꿨던 환상

“당신 딸한테 살을 날렸다고. 당신 가족 중의 한 사람이.”
「살煞」, ‘완벽한 가족’이라는 환상을 지키고자 한 사랑에 대해

‘엄마 친구’가 붙은 건 언제나 멋지다. 공부도 잘하고 참하다는 ‘엄마 친구 딸’, 좋은 회사에 들어가 성공했다는 ‘엄마 친구 아들’. 저들은 언제나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살煞」은 ’완벽한 가족’의 균열을 엿보며, 그것을 직면한 개인의 혼란을 훌륭히 묘사한다.
선경의 가족은 완벽하다. 대기업에 다니면서 가정적인 남편과 성격도 좋고 예쁜 스튜어디스 큰딸과 모범적이고 성실한 작은딸을 훌륭하게 내조하는 선경. 선경은 자신이 만든 가족이 자랑스럽다. 큰딸 수영이 원인 없이 앓기 시작한 것을 빼면 말이다. 이웃에게 수영의 상태를 들킬까 전전긍긍하던 선경은 우연히 만난 무속인에게 ‘가족 중 누군가가 수영에게 살을 날렸다’는 걸 듣는다. 그 순간, 완벽한 가족의 모습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믿고 있던 완벽한 세계가 일그러져 있었다는 것을 알아챈 선경은 공포에 휩싸인다. 더는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되었음에도 선경은 완벽한 가족을 계속 추구할 거라고 결심한다. ‘우리 집’이 ‘우리 집’이 아니게 되었어도 ‘우리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선경의 마지막은 압권이다. 결국은 가족. 결국은 우리 집. 이 또한 사랑의 한 형태일지도 모른다.

“날 비난하지 마. (…) 다른 사람이 그러하듯 나는 반려할 누군가가 필요했어.”
「반려, 너」, 혼자 살 수 없는 우리 모두가 착각하고 있던 한 가지

삶은 만남과 헤어짐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 동전의 양면 같은 이 둘을 반복하며 우리는 서로를 책임질 반려를 찾는다. 우연과 운명이 얽혀 이어진 관계는 영원한 시간 속에서 같은 시간에 만나 서로의 마음이 닿았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은 가끔 신성시되며, 외부자가 끼어들면 안 되는 관계처럼 취급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착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여러 가치관이 혼재된 이 사회 속에서 이어진 두 사람은 과연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이정인과 한치훈은 공원에서 우연히 만났다. 한치훈의 반려견 호두가 이정인의 발목을 문 것이 계기였다. 정인은 온몸으로 미안해하는 치훈의 자상함에, 치훈은 다쳤음에도 호두를 걱정하는 정인의 사려 깊음에 끌린다. 자연스럽게 다음 만남을 기약한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의 속도가 달랐다는 걸 뒤늦게 알아챈다. 정인은 치훈을 거절하고, 치훈은 혼란스러워한다. 그렇게 어긋나려는 둘의 관계는, 치훈의 끈질긴 구애로 질질 이어진다. 예상하지 못한 서프라이즈 선물과 달갑지 않은 연락 등, 치훈이 하는 로맨스는 정인의 공포가 된다. 더는 참을 수 없어진 정인은 주변에 도움을 청하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건 무례한 시선들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정인은 묻는다. 이 모든 게 내 잘못이냐고.

“내 딸의 안전 확인이 먼저야.”
「준구」, ‘우리 가족’ 말고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오해

‘가장’이라는 단어는 무겁다. 나 하나 책임지기도 힘든데 사랑의 탈을 쓴 의무가 어깨를 마구 짓누른다. 그래서 가장은 힘을 낸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 여겨지는 기준에 맞춰 강하고 듬직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려 한다. 역할에 집착할수록 사람의 시야는 좁아지고, 선택은 무모해진다. ‘우리 가족은 내가 책임진다’는 사랑의 말은 가끔 무책임할지도 모른다.
1980년 여름,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준구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부양하는 선량한 시민이다. 1호선 막차를 타며 퇴근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 피곤하지 않다. 하지만 어느 날 딸이 납치되며 준구의 가족은 혼란에 휩싸인다. ‘딸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마약 운반책이 되어라’라는 유괴범의 협박 전화를 받은 준구는 딸을 구하기 위해 1호선 막차에 오른다. 누가 사복 경찰인지, 누가 유괴범인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준구는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다. 딸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준구는 지하철이라는 밀실 속에서 돌발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우리는 태어난 순간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가족이 된다.”

축복의 탈을 쓴 족쇄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정해연이 건네는 작은 ‘경고’

정해연은 『우리 집에 왜 왔어?』를 통해 가족에 대한 여러 담론을 던진다.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완벽한 가족에 집착하느라 스스로의 눈을 멀게 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나를 비난하지 마”라는 말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엄마라는 존재는 절대 누굴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할 수 없는 존재야.”(「살」)라는 명제는 진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니 입 밖에 낸다. 부성애나 모성애로 포장된 여러 선택들은 어쩌면 이기심에서 비롯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교묘하게 이를 숨기고, 모른 척한다. 어쩔 수 없이 같이 살게 된 사람들이 모인 가족 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어쩌면 이를 멋대로 재단하려는 시선들이 잘못된 걸지도 모른다.
“가족이라서 더 깊은 상처를 내기도 하고, 가족이라서 더 원망하게 되기도 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정해연은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야말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경고한다. ‘가족이기 때문에’ ‘그래서는’ 안 된다고.
저자

정해연

저자:정해연
소심한O형.덩치큰겁쟁이.호기심은많지만호기심이식는것도빠르다.사람의저열한속내나,진심을가장한말뒤에도사리고있는악의에대해상상하는것을좋아한다.
인간의비극을다루는스릴러를통해현실에‘경고’의메시지를전하고싶다.
2012년『더블』을출간하며데뷔했다.
2012년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우수상수상,2016년YES24e-연재공모전대상수상,2018년추미스공모전금상수상.2024년제18회한국추리문학상황금펜상우수작에선정되는등꾸준히주목받고있다.
『더블』,『유괴의날』,『홍학의자리』등이세계각국에번역되어출간됐다.2023년『유괴의날』은드라마로제작되어ENA에서방영되었으며현재웹툰으로제작되고있다.『봉명아파트꽃미남수사일지』,『선택의날』,『홍학의자리』는드라마로,『구원의날』은영화로제작될예정이다.
장편소설시리즈「날」(『유괴의날』,『구원의날』,『선택의날』)3부작과소설집『말은안되지만』을비롯해장편소설『내가죽였다』,『두번째거짓말』,『홍학의자리』,『못먹는남자』,『누굴죽였을까』,『용의자들』,『2인조』등이있다.

목차

반려,너7p
준구71p
살煞125p

작가의말199p

출판사 서평

가족,죽을때까지행복하고싶은
우리가꿈꿨던환상

“당신딸한테살을날렸다고.당신가족중의한사람이.”
「살煞」,‘완벽한가족’이라는환상을지키고자한사랑에대해

‘엄마친구’가붙은건언제나멋지다.공부도잘하고참하다는‘엄마친구딸’,좋은회사에들어가성공했다는‘엄마친구아들’.저들은언제나행복해보인다.하지만정말로그럴까?「살煞」은’완벽한가족’의균열을엿보며,그것을직면한개인의혼란을훌륭히묘사한다.
선경의가족은완벽하다.대기업에다니면서가정적인남편과성격도좋고예쁜스튜어디스큰딸과모범적이고성실한작은딸을훌륭하게내조하는선경.선경은자신이만든가족이자랑스럽다.큰딸수영이원인없이앓기시작한것을빼면말이다.이웃에게수영의상태를들킬까전전긍긍하던선경은우연히만난무속인에게‘가족중누군가가수영에게살을날렸다’는걸듣는다.그순간,완벽한가족의모습이일그러지기시작한다.믿고있던완벽한세계가일그러져있었다는것을알아챈선경은공포에휩싸인다.더는서로를믿을수없게되었음에도선경은완벽한가족을계속추구할거라고결심한다.‘우리집’이‘우리집’이아니게되었어도‘우리집’으로돌아가고자하는선경의마지막은압권이다.결국은가족.결국은우리집.이또한사랑의한형태일지도모른다.

“날비난하지마.(…)다른사람이그러하듯나는반려할누군가가필요했어.”
「반려,너」,혼자살수없는우리모두가착각하고있던한가지

삶은만남과헤어짐의연속이라는말이있다.동전의양면같은이둘을반복하며우리는서로를책임질반려를찾는다.우연과운명이얽혀이어진관계는영원한시간속에서같은시간에만나서로의마음이닿았다는것만으로도아름답다.이아름다움은가끔신성시되며,외부자가끼어들면안되는관계처럼취급된다.하지만우리모두착각하고있는게하나있다.여러가치관이혼재된이사회속에서이어진두사람은과연‘아름다운사랑’을할수있을까?
이정인과한치훈은공원에서우연히만났다.한치훈의반려견호두가이정인의발목을문것이계기였다.정인은온몸으로미안해하는치훈의자상함에,치훈은다쳤음에도호두를걱정하는정인의사려깊음에끌린다.자연스럽게다음만남을기약한두사람은서로의감정의속도가달랐다는걸뒤늦게알아챈다.정인은치훈을거절하고,치훈은혼란스러워한다.그렇게어긋나려는둘의관계는,치훈의끈질긴구애로질질이어진다.예상하지못한서프라이즈선물과달갑지않은연락등,치훈이하는로맨스는정인의공포가된다.더는참을수없어진정인은주변에도움을청하려하지만,그녀에게돌아온건무례한시선들이었다.마지막장면에서,정인은묻는다.이모든게내잘못이냐고.

“내딸의안전확인이먼저야.”
「준구」,‘우리가족’말고는아무도믿을수없다는오해

‘가장’이라는단어는무겁다.나하나책임지기도힘든데사랑의탈을쓴의무가어깨를마구짓누른다.그래서가장은힘을낸다.사회적으로바람직하다여겨지는기준에맞춰강하고듬직하고책임감있는모습을보이려한다.역할에집착할수록사람의시야는좁아지고,선택은무모해진다.‘우리가족은내가책임진다’는사랑의말은가끔무책임할지도모른다.
1980년여름,학원강사로일하고있는준구는사랑하는아내와딸을부양하는선량한시민이다.1호선막차를타며퇴근하는일상을보내고있지만가족을생각하면피곤하지않다.하지만어느날딸이납치되며준구의가족은혼란에휩싸인다.‘딸을돌려받기위해서는마약운반책이되어라’라는유괴범의협박전화를받은준구는딸을구하기위해1호선막차에오른다.누가사복경찰인지,누가유괴범인지모르는상황속에서준구는누구도믿을수없게된다.딸이안전하다는것을확인하기위해준구는지하철이라는밀실속에서돌발행동을하기시작하는데….

“우리는태어난순간어쩔수없이누군가의가족이된다.”

축복의탈을쓴족쇄를우리는어떻게바라봐야할까
정해연이건네는작은‘경고’

정해연은『우리집에왜왔어?』를통해가족에대한여러담론을던진다.마치정답이있는것처럼보이는완벽한가족에집착하느라스스로의눈을멀게한다양한인물들을통해“나를비난하지마”라는말로책임을전가하는것은위험하다고경고한다.“엄마라는존재는절대누굴더사랑하고덜사랑할수없는존재야.”(「살」)라는명제는진실이아니었다.하지만그럼에도나쁜사람이되고싶지않으니입밖에낸다.부성애나모성애로포장된여러선택들은어쩌면이기심에서비롯된걸수도있다.하지만가족이기때문에교묘하게이를숨기고,모른척한다.어쩔수없이같이살게된사람들이모인가족속에서복잡한감정이드는것은자연스러운일이며,어쩌면이를멋대로재단하려는시선들이잘못된걸지도모른다.
“가족이라서더깊은상처를내기도하고,가족이라서더원망하게되기도하는”이야기들을통해정해연은이런부정적인감정이야말로잘못된것이아니라는위로를전한다.그리고경고한다.‘가족이기때문에’‘그래서는’안된다고.

저자의말

나는그동안가족의여러모습을참많이도다뤄왔다.나만이아니라다른작가들도마찬가지겠지만가족은정말여러가지감정을갖게해주는존재다.‘애증’이라는단어로도부족한복잡한존재.(…)
앞으로도많은가족의이야기를담을것이다.우리는태어난순간어쩔수없이누군가의가족이된다.가족이라서더깊은상처를내기도하고,가족이라서더원망하게되기도한다.가족때문에비뚤어지고,가족때문에범죄자가될수도있다.그많은가족의이야기로나는작은경고를담고싶다.가족이라도,혹은가족이라서‘그래서는’안된다는경고.(…)
이후기를적는동안해가기울었다.집으로가야할시간이라는알림이다.나는당신과마찬가지로집으로돌아간다.따뜻하고순수하게잔인한내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