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멸망 중입니다

최선을 다해 멸망 중입니다

$17.52
Description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24 다양성만화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뭐 어때? 세상이 멸망한다는데.”

우연한 실수와 유쾌한 진실 속에서 우리는 지금 춤을 춘다
친구의 손을 잡고 걷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멸종의 길
영원과 찰나를 동시에 살아가는 우리의 곁에서 사랑을 말하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멸종 이야기 『최선을 다해 멸망 중입니다』가 허블 첫 만화로서 출간됐다.
두 발을 땅에 착 딛고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를 최대한 사실적이고 잔잔하게 만화와 영화로 보여주는 작가 이동은·정이용이 “이번에는 지구를 구해내기 위해 인류종말을 감수할 준비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로 돌아왔다.”(이다혜) 지역 설화를 기반으로 상상력을 펼친 두 작가의 SF휴먼드라마는 ‘모든 게 단숨에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언젠가의 우리를 가만히 위로한다.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바라보며 오늘을 산 “덕분에 내일도 제대로 태양이 뜨고 지구는 굴러갈”(이유리) 거라고.
저자

이동은

저자:이동은
대한민국의영화감독이자각본가,그래픽노블작가.
차분하고조용하게원하는것들을자박자박만들어가는사람.
작가정이용과함께『환절기』,『하나의경우』,『진,진』,『yoyo요요』,『니나내나』,『당신의부탁』등의글을썼으며,영화〈환절기〉,〈당신의부탁〉,〈니나내나〉를찍었다.

그림:정이용
우리와닮아있는그림을그리는사람.
2013년『환절기』를시작으로작가이동은과함께만화를그리고있다.
출간작으로『환절기』,『하나의경우』,『진,진』,『yoyo요요』,『니나내나』,『당신의부탁』등이있다.

목차


추천의말2p
최선을다해멸망중입니다5p
작가의말302p

출판사 서평

“지구가당장멸망했으면좋겠다고생각한적이있는가?
나는아주많다.”_이유리(소설가)

인간이싫다못해자기자신도싫은연습생출신서진과
아무문제없지만아무튼모든걸끝내고싶은아영이
지구를구하기위해손을잡다

『최선을다해멸망중입니다』의배경이되는대한민국충북증평에는‘우물물이세번넘치면세상의끝이온다’는전설이깃든‘말세우물’이있다.1592년임진왜란과1910년한일합병조약때넘친우물은말세까지남은한번의범람을앞두고있다.
“인류종말이가능하대!진짜초대박이지?…우리초등학교때꿈이었잖아!”(18쪽)고등학교입학을앞두고소속사에서쫓겨난아이돌연습생연서진은고향충북증평으로내려간다.서진을맞이한소꿉친구이아영은둘의어릴적꿈을말한다.‘세계정복’이라는아영의꿈과‘인간삭제’라는서진의꿈을동시에이룰수있는‘인류멸망’.서울대출신과외선생장윤상이발견한프로젝트P-17의조건을충족시키면지구의OS를해킹해서인류를멸종시킬수있다는것이다.
얼토당토않은이야기에서진은코웃음친다.하지만꿈을잃은소중한친구의‘지금’을지켜주기위해끈질기게제안하는아영의기세에얼렁뚱땅동의하면서둘의‘인류멸종프로젝트’는시작된다.나이와성별이다른여섯명의팀원을모아진심이담긴사랑노래를지어부르며춤을춰야한다는P-17.정말로인류를멸종시킬수있을까?반신반의하며제일어려운조건이었던‘잘생긴사람’을모집하는것까지성공한두사람은어느날‘집으로여행간다’라는이상한말을남기고사라진장윤상의실종신고가접수되었다는소식을듣는다.
실종된장윤상을진심으로걱정하는아영이지만,멸종시킬인간을아끼는아영의언동이서진은이해되지않는다.싸우고토라지며삐걱삐걱나아가던P-17은시행의날을맞이하고,아영과서진은‘지금’이세계의비밀을마주한다.

“우주가아무리넓어도,내앞에있는사람은한사람이니까.”

가장농담같은일을받아들이는‘지금’의특별함
“SF만이할수있는유머와위안.”_이다혜(작가,《씨네21》작가)

종말,멸망,멸종…이단어들에는왠지모를우울감이나슬픔이깃들어있다.죽음과맞닿은단어이기때문일것이다.하지만과학적인시점에서바라본우주는죽음이가득하다.대부분이무생물,즉죽은것이며,생은희박한확률로발생하는현상이다.그리고생은필연적으로죽음을향해달려간다.그러니슬퍼하지않아도괜찮을지모른다.모든것은우연히일어났고,우주의실수였으니까.우리의존재는그런것이니지금을살아도괜찮은것이다.『최선을다해멸망중입니다』에서글을쓴이동은은‘어차피우리는멸종중이니먼저사라지지말자’는메시지를작가의말에서전했다.
인류멸종계획‘P-17’실행을향한두청소년의한걸음한걸음은무모해보일지라도말리고싶지는않다.아무리우스꽝스럽게보일지라도그들의최선에서우리는위로를받는다.개인이정말로작게느껴지는인생,소용없는일을되풀이한것만같은하루,스스로가쓸모없게느껴지는지금이‘당연하다’는SF만이줄수있는위로.인류애없이도오늘을살아낸당신덕에지구는사라지지않고있다는기묘한연대가『최선을다해멸망중입니다』에는있다.
“이미우리다멸종중인데뭘또해요.”(291p)이동은작가는‘먼저사라지지말기’를건의하며도서의마지막글을마쳤다.‘그냥’살다보면,넓은것같은세상속에서예기치못한존재들을만난다.‘친구들’에게‘지금’을받은서진처럼,『최선을다해멸망중입니다』와함께‘지금’을손에쥐어보자.

저자의말

삶은오로지지금으로만채워진시간같다.그게전부인것같아서때론숨이막힌다.지금이라는이찰나가영원한환영처럼느껴지는순간도있다.도저히붙잡을수도없고,언제나도망가버리는지금은환상인지현실인지조차모호하다.그좁은‘지금’안에과거와미래,비관과낙관,그리고허무와의미를구겨넣으며우리는살아간다.
기후위기의시대,‘82억명의조별과제’를수행하고있는우리.인류에게희망은희미하다.그래도이건확실히건의하고싶다.먼저사라지지말기.그래,당신에게!어차피우리는멸종중이다.인류세,여섯번째대멸종의시곗바늘을조금이라도오래함께붙잡고가보자.기대도절망도없이말이다.지구를구한‘죽은영웅’보다는언제실수를저지를지모르지만살아숨쉬는나와당신이나는더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