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연작소설)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백사혜 연작소설)

$17.00
Description
한국SF어워드 단편 대상작 수록
“인사. 나는 너를 인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소멸을 향해 피어나는 아름다운 우주, 백사혜 SF동화판타지

지구를 떠난 탐사대가 지구를 거부하며 시작된 전쟁
비대해진 권력이 신의 자리를 넘보는 사이,
그들이 보지 못한 우주 속에서 서로를 발견한 꽃잎들이 있다.
아득할 정도로 먼 미래, 인간은 우주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해를 초월할 정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처럼 보이기도 하며, 인간은 동물, 무생물, 전자 인격, 심지어 다른 인간과도 결합·분리되며 인위적으로 진화의 길을 걸었다. 이 모든 과학기술의 기틀이 되는 자본은 곧 권력이 되었고, 지구의 초재벌은 곧 ‘영주’라는 계급으로 칭해지며 전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영주의 자본 투자로 의해 선발된 테라포밍 개척단. 이들은 테라포밍에 성공하지만, ‘영주’의 지배에서 독립하기를 선언하며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다.
분노한 ‘영주’들은 우주의 행성들을 마치 주식처럼 매수·매도하며 식민과 침탈을 반복했고, 개척단을 향한 복수심으로 전쟁을 선포한다. 이 전쟁은 지구 내에서 마치 올림픽처럼 중계되며 도박 게임의 형태로 신민들의 돈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인다.
이 소설집은 영주들이 지배하는 우주 속, 모래알보다도 하찮아진 작은 꽃잎 같은 개개인에게 주목한다. 이 세계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고자 하는 주인공들 앞에서 ‘인간의 감정’으로 인해 발생한 나비의 날갯짓 같은 흔들림이 진실을 들추기 시작한다.
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아니, 어떻게 죽어갈까?
희망찬 죽음과 밋밋한 삶이 교차하는 순간, 독자는 새로운 젊은 작가 백사혜의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저자

백사혜

BaekSa-hye

언젠가잊더라도상기하고싶은여유를사랑하는사람.
1997년2월출생.정치외교학과를졸업했다.
「궤적잇기」로제2회문윤성SF문학상단편우수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조밀하게직조된세계관이훌륭하다는평을받은「그들이보지못할밤은아름다워」는한국SF어워드단편대상을수상했으며,작품의세계관을확장시킨동명의연작소설이2025년서울국제도서전〈여름,첫책〉에선정되며허블에서출간됐다.
지은책으로『이방인의심장이묻힐곳은』이있다.

목차

추천의말|김초엽(소설가),하지은(소설가)

우리는마른꽃잎과도같다11p
황금천국의증언85p
그들이보지못할밤은아름다워159p
왕관을불태우는자209p
쥬벵씨의완벽하지못한하루283p
피가시가되지않도록335p

해설|전청림(문학평론가)408p
작가의말430p

출판사 서평

[해설]

이야기의힘을믿는작가의글은단순하다.화려한사변없이단어를쏟고,길지않은지점에서마침표를찍는다.그러고는많은사람을홀린다.직관을찌를줄안다는소리다.곧장본론에진입해핵심을들추는명석함.곧은호흡으로전진해저릿하게마음을만지는언어.백사혜의소설에서당신이기대할수있는것은바로이토록눈부신선명함이다.
숙적과맞서고애인에게깊이반하는영웅.깡통을두른채성벽에돌진하는바보.삶의모양은다르지만이들은각자의나름으로긴서사시의주인공이될수있다.그뿐인가.우리는때로부랑자,악인,약골의사연까지시간을들여열심히읽곤한다.그것이바로이야기의‘너그러움’이라는본질을보여준다.각자의삶의빛줄기를따르는인물들에게비교우위를부여하는것이불가능하다는것을역력히드러내고,운명에적응하는한인물의긴역사가두루마리처럼펼쳐질때삶의우위와경중을따지는게무의미하다는사실을보여주는것.이야기앞에서,인물들은각자자기의필연을짊어지고수수께끼앞에서무릎을꿇으며세월에스러지는삶의연약함에헌신하고있다는걸우리는본능적으로안다.이책에실린여섯편의소설은금세말라버리는잎처럼짤막한순간을살아갈뿐인운명의무자비한폭력성에주목한다.단하나의삶,한번뿐인숨.모두에게다르게주어진운명,불가피한불평등을짊고살아갈뿐인생명의자연스러움에대해말이다.
그러므로,이렇게말할수있다면,이소설집은너그러움의신화를새로쓴다.그것도필승이예감되는전략적인방식으로말이다.혼자하는카드놀이인솔리테어(Solitaire)가킹과퀸과잭을순서대로반듯하게나열하듯,이소설집은적재적소에연작의이야기를정밀하게배치하며눈을뗄수없는강렬함으로독자를사로잡는다.가르강튀아를닮은그로테스크함과그림형제의동화를닮은잔인한창조성으로.거대한사회실험을보는것같은정밀함과지치지않는꿋꿋함으로.그리고자신의신념을밀고나갈줄아는용맹함으로말이다.누구도넘볼수없는창조적전략으로무장한이소설집이마침내고취하는신화가무엇인지,궁금하지않은가.

그러고보면,어떤순간에도이야기의절대성을잃지않는백사혜의소설은누구보다‘쓰다’의실천에기민하게반응하는것처럼보인다.“난‘진짜’의이야기를가져갈거예요”(62쪽)라는문장이나,“남은건이야기밖에없잖아요”(181쪽)라는표현이소설속에서불쑥솟아오를때멈칫할수밖에없었던이유는,이문장에맥락을초과하는의미가덧보였기때문이다.띄어쓰기와붙여쓰기의패턴,의미와소용의놀이속에서작가는무엇보다쓰고읽히는감각을의식하며보편성이라는이야기의혁혁한힘을거머쥐려던게아니었을까.만일그렇다면,이소설집은그헌신을자랑해도될만큼장인적이다.
그리고나는시간을들여이소설집을읽는당신이클라우드에떠다니는가상의데이터조각이아니라쓰이는글의아름다움을아는독자일것이라(거의)확신한다.당신이책을펼쳐“많이,많이,많이읽”고,“읽고,읽고,또읽기”(295쪽)를멈추지않기를,그리고그글자가두드려진압력이나낭창한타건소리가아니라‘쓰다’의진실된의미를찾아내기를기대한다.읽은이야기,관찰된이야기,그리고다시쓰는이야기.그래서결국엔이야기,이야기,이야기.종이에새겨진글자의힘을감각할때우리는비로소이야기를다시쓰는굶주린지배자가된다.당신이진정의미있는삶을경험하는것은바로이책장을덮은뒤부터일지도모른다._전청림(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