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 SF 시집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 SF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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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허블에서 펴내는 첫 SF 시집

“우주는 강아지가 산책하는 넓은 운동장
무서운 마음이 들 때마다 나는 그렇게 상상해요”
허블에서 『뭐 사랑도 있겠고, 인간 고유의 특성: SF 시집』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SF 소설을 주로 출간해 온 허블에서 드디어 펴낸 첫 시집이며, 무엇보다 ‘SF 시집’이라는 이름이 직접 붙은 국내 첫 시집이기도 하다. 김혜순, 신해욱, 이제니, 김승일, 김현, 서윤후, 조시현, 최재원, 임유영, 고선경, 유선혜, 한영원. 별다른 수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저마다 고유한 영토를 구축해 온 시인들이 시적인 것의 특장과 SF성의 접점을 모색한 결과물이 이 한 권에 모였다.
특히 이 시집은 시인들 ‘개별 단행본 시집에는 수록되지 않은’ 신작(혹은 문예지 기발표작)으로 구성되어 더욱 특별한데, 이를테면 김혜순 시인이 최근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작 3편을 이 책에서 처음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이 SF 시집은 시인들이 저마다 거느리고 있는 시적 언어의 독창성과 SF적인 것이 포개질 때 드러나는 낯섦과 경이의 세계로 빛을 발한다.
그러면서도 입각점은 SF 시‘집’이라는 하나의 집 혹은 흐름에 머문다. 일반적인 앤솔러지의 경우, 여러 작가들의 작품 모음이므로 작가별로 구획하여 순서를 나열하듯 편성하지만, 이 시집에서는 12명 시인의 시편들이 제각기 흩어져, 읽는 독자로 하여금 어떤 시가 누구의 시인지 알 수 없게끔, 그러나 알맞게 조율된 흐름 속에서 SF 시를 감각하게끔 자리를 점한다. 왜냐하면 시집 속에서 개별 시들은 그 앞과 뒤의 시들로, 그 시들의 묘한 연결들로 맥락화되어 별자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종과 개체, 퀴어, 생물성, 변신, 자연, 우주, 무한, 외계, 시간, 타자, 사랑을 아우르는 시편들이 총망라된 이 SF 시집은 흡사 별빛처럼 흩뿌려지면서 한 권의 책으로 깃들어 진동한다.
저자

김혜순

시집『또다른별에서』『아버지가세운허수아비』『어느별의지옥』『우리들의음화』『나의우파니샤드,서울』『불쌍한사랑기계』『달력공장공장장님보세요』『한잔의붉은거울』『당신의첫』『슬픔치약거울크림』『피어라돼지』『죽음의자서전』『날개환상통』『지구가죽으면달은누굴돌지?』『싱크로나이즈드바다아네모네』등을냈다.

목차

1부
SF|그이야기|육식행성보고|사랑과자유와평화|드론과결혼하기|크런치|(구)지평선에|아포칼립스|자기소개서|콘솔|되기-거울을바라보는거울|누군가는무한호텔이무한하다는사실에호텔을찾겠지만

2부
모스맨관찰기|결정적인감염|너의레트로|세기말적의문|MonsterChamber|로봇심장|퓨처로그|매일은조금일요일같다|세상은이렇게끝나는구나.쿵소리가아닌훌쩍임으로.|해변에서|에밀리의방|되기-잿빛위의작은파랑|검은개에대한잡문|하얀사슴

3부
괄호안에은총을하나의은총을|걔와개|얼굴|작은보호탑해파리|미래에는누구도이런식으로죄인이되지못할것이다|죄인되기|트윈|되기-물방울속의물방울|솥|작은것에대한광활한점|넛셸Nutshell|영원만이빛나고있었음을

해설
사랑하지않을수있겠어?·인아영

출판사 서평

허블에서펴내는국내최초SF시집
”직관만이열어내는세계가있으므로,
시인들은SF없이도시를쓰겠지만,
SF에는시인들이필요하다.“

“직관만이열어내는세계가있으므로,
시인들은SF없이도시를쓰겠지만,
SF에는시인들이필요하다.”

SF시집이보여줄수있는가능태

SF와시라니,이둘이어떻게맞물릴수있을까.『뭐사랑도있겠고,인간고유의특성:SF시집』은물론SF적인요소혹은소재들인로봇,인공지능,외계행성,미래/괴물,아포칼립스,기이한것-돌연변이,재앙/생물성,인간적인것,비인간,기후,생태,자연등에대해형상화하지만,강조점은아무래도‘시’에있다.인아영평론가가시집해설에서견실히짚어나가고있듯,SF(sciencefiction)가과학과허구의만남이라는개념적모순속에있으면서도보편법칙에대한‘추론(speculation)’으로세계를쌓는다면,SF시는‘직관(intuition)’의힘을보여준다.소설이논리를바탕으로세계를구축해나간다면,시는세계를즉각적으로변화시키는직관의언어로돌연창발한다.돌출,번뜩임,솟구침,도약,모호함속에서꿰뚫는듯한언어.우리삶이어쩌면대단한논리나특별한인과가없을지도모른다는점을불현듯깨닫게되는순간을마주한다면,시적언어가더진리에가깝게느껴지지않을까.이때문에돌연비치는섬광처럼“직관만이열어내는세계가있으므로”“SF에는시인들이필요”한것이다.
SF적인것과시적인것이잘조응하는지점은아마시간과존재의형식일것이다.소설은플롯으로시간을설계한다면,“시에서는언어자체가시간의매개이기때문”이다.시는한문장만으로도시간을지시하고여러시간대를열수있다.시는과거와현재와미래,영원한가능태로서의존재를다룬다.(관측되기전까진여러상태가동시에존재한다는양자역학적사고를떠올려보라.)우주의양상이비선형적이라는걸시는잘알고있고,그렇기에우주에대한가장적실한표현은어쩌면‘은유적’일수밖에없는건아닌가.그때무수한시공간에서SF시는타자와만난다.그러니까이역시가장시적인방식으로.주체성을허물어뜨리면서,한데얽혀서,사랑의여러가지모양과역량까지도보여주면서.“사랑에는우주적인,그러니까인간의범위를넘어서는무언가가있는것이틀림없”기때문에.그리고사랑을호소하고표현하는방식은“의미를압도하는소리와통제되지않는리듬”으로음악이되고물결이된다.SF적이면서도시적인것사이쏟아지는무수한경이를경험하고싶다면,이책을꼭펼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