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로 은유하는 밤 - 상상인 시인선 52

낙타로 은유하는 밤 - 상상인 시인선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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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가 땅 위에 그렸던 제 그림자를 지우고 날아오르듯 시인도 시의 발화점을 찾고 언어라는 질료에 묘사와 상상력을 더하여 저마다의 색채와 생명력 있는 문장으로 시 세계를 펼쳐나간다.

이규자 시인의 시가 그렇다. 일상 속에서 발아한 시의 씨앗은 갖가지 상상력으로 싹 틔우고 가지 뻗어 나무로 자라서 시의 꽃을 피운다. 그가 가꾼 시의 나무에서 날려 보낸 새들은 상상력의 하늘을 날아다니다 폐곡선을 그리며 돌아와 시의 구조를 완성시킨다. 그래서 그녀의 시는 허무하거나 맹랑하지 않고 안정감이 있으며 구조 또한 단단하다.

시인이 정성으로 묶은 시집 『낙타로 은유하는 밤』은 그 춥고 긴 겨울을 뚫고 온 매화처럼 독자의 기다림을 시적 감동으로 이끌어 주며 그의 시에서 풍겨 나오는 아우라는 따뜻함이다.
- 이영식(시인)의 해설 중에서
저자

이규자

저자:이규자
2003년『문예사조』수필부문,『한국예총』시부문등단
시집『꽃길,저끝에』『낙타로은유하는밤』
에세이집『네이버엄마』
『국보문학』이규자의세상사는이야기필진(전)
제1회한국문학신문수필대상,제15회복숭아문학상수상
독서모임운영지도사,예술시대작가회회장역임.
한국문인협회,예술시대작가회,김포문인협회회원
토닥토닥시발전소,달시동인

목차


1부나뭇잎사이로열린하늘
십자
진분홍봄을매달고
망초의이주
동화역
파치
숲속엔또한사람의내가
세대교체론
말의유목
비내섬의물거울
빈집
스피카계절

어느날의이름으로
다시

2부기웃거리는계절을당겨
모천으로회귀
베레모의남자
흐르는본능
불완전한암호
이따금
봄은sale중
나름
서성이며솔밭을받아적네
어느선택
밑줄의덫
소통
제5의계절
한잔의태풍

3부하나와하나사이
엿보는봄
동백꽃이피어서
서툰사랑법
가장따듯한위로
행복바이러스
나란히걷는11월
엔틱의자와놀다
고흐의저녁
개미박멸기
휴화산생각없는폭우
line위에서
목련유감
단단한사이

4부그림한점빗물에번진다
브레이크타임
질문의순간
전봇대에게전해듣는말
낙타로은유하는밤
개량수세미
양귀비치맛자락에앉아
숲한권에는나무한행과새한행과
기다림으로일렁이는바다
빗줄기는되감기고
송년연가
사랑차
물의입

해설_폐곡선위에날개펴는시
이영식(시인)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詩가
내삶의경유지가아니라
목적이되어가는중이다

지식보다
지혜가더소중함을
너무늦게안것은아닌지

2024년봄
이규자

책속에서

<십자>

서랍장문이덜렁거려
드라이버로조여주니단단하다

살다보면
나도흔들릴때가있지
주저앉기일보전
보이지않는누군가의손이
바로잡아주고는했어
나를다루는솜씨그만이야

심신이노곤하고삐거덕거릴때
고정해주는그무엇,
十字는마음넉넉히쓰라
一字는내려놓으라는처방이다

사람과사람사이
갈등의고리가생기려할때
슬며시조이고뚝딱풀어주기도하는
신의한수

<진분홍봄을매달고>

봄빛에무르익은산비탈은도원이다
늙은복숭아나무들
진분홍봄을매달고다시싱싱하게살아난다

노구의몸으로
당당히서있는저모습
세파에도꿋꿋하신내아버지닮았다
밭둑사이로다가온얼룩진일기장
갈피마다피어난다
겨울이면밤새복숭아봉지만들고
산기슭오르내리며광주리에담았던시간들
그땀의열매로키운칠남매
잘익어이제는단맛이흐른다

아흔다섯
고목이되신아버지
묵정밭이된고향밭뙈기생각에머릿속이복잡하다
저곳은누가지킬것이며
세월은,또나를어디로데려갈것인가

노구에매달린연분홍꽃구릉이아름다운봄날
애꿎은복숭아밭을서성이며
늙은아버지는꿈을꾼다
무릉에서도원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