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키우고 싶은 개가 있을 겁니다 (김륭 시집)

새를 키우고 싶은 개가 있을 겁니다 (김륭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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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은 “마음”을 “흙으로 빚어”진 것으로 본다. 이것은 시인에게 새로운 발견이다. 이 발견은 시인으로 하여금 “뭐든 말할 수 있고” 또 뭐든 “쓸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마음이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말과 글의 가능성은 그것이 “흙으로 빚어졌다는” 데서 기인한다. “흙”이란 자연스럽게 그 속으로 무엇이든지 스며들기도 하고 또 나가기도 하는 그런 존재이다. 이것은 “흙”이 막혀 있거나 닫힌 존재가 아니라 열려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인은 ‘외로움’을 “마음이 식물처럼 걷는다는 말”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초점은 “식물처럼”에 있다. 시인이 강조하려 한 것은 ‘외로움’이 은폐하고 있는 식물성이다. 식물성의 강조는 ‘외로움’이라는 현상에 대한 자연스러운 들추어냄을 의미한다. 꾸밈이나 거짓이 없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드러나는 ‘외로움’은 마음의 한 진수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음이 “식물처럼” 되지 못하면 어떤 일도 온전히 이루어질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내가 했던 대부분의 연애가 실패로 돌아간 건 태어날 때부터 식물적인 감각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고백은 의미심장한 데가 있다. 마음이 갖추어야 할 “식물적인 감각”의 부재는 단순히 어느 한 부분의 결핍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를 온전히 이루게 하는 토대 혹은 바탕에 대한 결핍을 말하는 것이다. 마음이 갖추어야 할 “식물적인 감각”에 대한 시인의 자의식은 시편 곳곳에 드러나 있다.
시인이 찾고자 하는 그 ‘마음의 하얀 뼈’는 마치 ‘흰그늘’을 연상시킨다. 소리꾼이 한을 삭이고 삭여 그늘이 만들어지고, 다시 그 그늘에서 흰빛이 솟구쳐 올라 흰그늘이 만들어지는 경지가 바로 그것이다. 시인이 발견하려는 마음의 하얀 뼈 역시 뼈 때리는 아픔 속에서 만들어진 삶의 윤리성과 미학성이 어우러진 그런 산물로 볼 수 있다. 시가 단순한 미의 산물이 아니라 이러한 삶의 윤리성과의 관계 속에서 탄생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망각할 때가 있다. _해설(이재복 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중에서
저자

김륭

2007년문화일보신춘문예시,
2007년강원일보신춘문예동시당선.
시집「새를키우고싶은개가있을겁니다」등.

목차

1부잊음

탕평19
잊음20
장마22
속옷만한고양이가없다24
백지26
도자기에게축하받을일27
닭타기28
눈사람의목소리라고생각할게요30
키위32
로켓어항34
라디오존데radiosonde36
리스크39
오프너40

2부식물복지

병어45
스위치46
식물복지48
탕기영감과나50
새의시간53
토끼설명회56
행여잊으신마음은없습니까?58
곧갯벌60
크리소카디움62
종이도자기64
고마리66
지하수68
몽두70

3부돼지와비

신작75
서퍼76
돼지와비78
모탕80
반창고82
바람에게빌려준옷이있을것같아서84
당근마켓86
집을보러다닌경험88
오래된고요90
차경91
웃비94
놀이공원95

4부서로등돌리고앉아서누군가는빵을굽고
누군가는빵을먹고

다이어트101
서로등돌리고앉아서누군가는빵을굽고누군가는빵을먹고102
흰잠103
기침소리106
궁합108
나물비110
다른이름으로저장하기112
릉영원117
여치118
투명120
인공호수122
홍학124


해설_마음의현상학127
이재복(문학평론가,한양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