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

$18.80
Description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전문 문윤수 의사의 삶과 생각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권역외상센터. 그곳의 외상외과 의사인 저자는 마라톤을 한다. 달리면서 생각하며 머리로 글을 쓴다. 펜을 잡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며 글을 직접 쓰지는 못하지만, 달리면서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계속 생각한다. 전날 맛집에서 과식한 것을 반성하거나, 오늘 운동화 끈을 다시 매고 집을 나선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한다. 물론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이다.
억울하게 교통사고를 당해 여러 차례 수술하고 중환자실에서 힘들게 있는 한 환자. 자신이 어제오늘 환자들에게 한 처치, 수술, 어떤 말 한마디가 자신이 고민하는 기준에 맞게 잘했는지도 돌아본다. 가끔은 자신이 환자라면 의사에게 어떤 말을 듣고 어떻게 치료받고 싶은지도 역지사지를 해본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숨도 가빠지고 갈증이 나면서 힘들어서 더는 뛸 수 없겠다 싶어진다. 하지만 그 짧은 고비를 넘기면 어느 순간 다리가 전혀 아프지도 무겁지도 않은 일명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경험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여러 가지 감사한 순간들이 떠오르며, 그 감사함을 더해 앞으로 더 잘해야 하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씩 스쳐 지나간다.
이 책은 바로 외상외사 의사인 저자가 마라톤을 뛰면서 들었던 단상을 하나씩 모아 쓴 것이다. 달리기 중 너무 힘들면 그 자리에서 멈추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 숨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권역외상센터에서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환자는 자신의 마음대로 그 길을 멈추게 할 수 없다. 대신 조금이라도 그 시기를 늦추고 죽음이 아닌 살아나는 길로 방향을 틀게 도와줘야 한다. 그러한 과정은 늘 어렵고, 두렵고도 험난하다. 평범한 이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과의 사투 그 자체다. 게다가 치료의 책임의 무게는 어마어마한 탓에 저자는 자신이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현실에서 산다.’고 자조한다. 그러면서도 지금 자신 앞에 심장이 뛰고 있는 환자는 단지 의료진들의 힘만으로 살아난 게 아니라 환자, 환자 가족과 함께 모두가 간절한 하루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치료하여 살아난 것이 분명하다고 전한다.
이 책에는 그의 환자에 대한 사랑과 따뜻함, 생명 앞에서 느끼는 삶의 고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맞이하는 보

람과 희열, 더불어 죽음을 막을 수 없었던 상황에서의 암담함과 슬픔까지 이 모두가 담겨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자주 느끼지 못하는 수많은 감정을, 저자는 그곳 권역외상센터에서 일상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저자는 ‘환자가 이겨낼 힘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외상외과 의사가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 생사의 갈림길에서 때로는 기적같이, 멋지게 살아나는 환자들에게 그는 매일매일 배우고 감동한다. 그리고 달리면서도, 때로는 병원에서, 새벽 2시에 환자를 보면서 고민하고 느꼈던 단상을 이렇게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로 엮었다. 저자는 뛰면서 힘들게 한 환자들보다는 자신에게 용기와 희망이라는 자체를 알려준 환자들이 훨씬 더 많이 떠올랐다고 한다. 이 책의 페이지마다 치열한 사투를 벌인 환자분들, 그리고 그분들의 가족과의 여러 에피소드가 마치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급박하게 펼쳐진다.
자정에 실려 온 응급환자의 수술, 거즈 9장을 배 안에 넣고 전원한 한 환자의 기적 같은 회복 이야기, 2톤 철근에 깔려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한 환자의 치열한 회복의 과정,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뇌사 판명을 받았지만,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새 생명을 살리고 떠난 청년 환자, 이국 땅에서 홀로 사투를 벌이며 죽음을 이겨낸 안타까운 외국인 노동자 환자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긴박감과 기적 같은 이야기 그리고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눈물이 고이게 되는 에피소드들은, 404페이지라는 가볍지 않은 책의 분량을 잊게 할 만큼 우리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겨 줄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외상외과 의사가 드라마에 나오는 백강혁, 김사부 같은 이들만 있는 줄로만 착각한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면서 환자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 하는 외상외과 의사들의 존재를 알면서도 제대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마치 연예인 같은 의사들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처럼 자기 손을 거쳐 간 중증 외상 환자 한 명 한 명을 가슴에 간직하고 소소한 에세이를 쓰는 외상외과 의사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희망한다.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는 숫자만으로 보이는 환자가 아니라 환자의 마음과 눈물이 저자의 가슴과 머리를 한번 거친 결과물이다. 어느 중중외상 환자 인생의 마침표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외상외과 의사의 간절한 소망이 담담하게 담긴 삶의 여정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생명과 삶의 무게와 경건함에 관해 알고 싶은 이들, 그리고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전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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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문윤수

저자:문윤수
글쓰고마라톤하는외상외과의사

을지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대전을지대학교병원에서외과전문의를취득했다.현재대전을지대학교병원권역외상센터외상외과임상조교수로중증외상환자를치료하고있다.의사가된지20여년이지났지만그중대부분을외상외과의사로살아가는중이다.외상외과에발을들여놓은지15년이지났으며,권역외상센터에서밤낮으로환자들과보낸시간도어림잡아5만시간이되어간다.매일사투를벌이는환자들의생명을살려죽음의끝에서삶을되찾아주는하루하루를계속이어나가고있다.이러한기적을생존과삶이라는행복으로바꿔주는것이바로권역외상센터와본인의일이라말한다.특히환자가가지고있는마지막내력을함께버텨주고자늘온힘을다한다.

어린시절,시골에서손에낫을들고풀을베러다녔다.부모님의헌신과사랑덕분에점점낫보다펜을쥔시간이많아지게되었고,결국버스를세번갈아타야하는곳으로유학을떠났다.아픔으로힘들어하는누군가에게도움이되는직업이라고믿었기에지금이길을선택하였다.그순박했던시골아이는시간이흘러강산이두어번지나낫이아닌메스를쥔외과의사가되었다.날카로운메스가누군가의아픔을덜어주고하나밖에없는목숨을살려줄수있다는것을사명으로여긴다.

권역외상센터에서수많은중증외상환자를치료하며때로는환자들로부터더많은것을배우는중이다.우연한기회에자신안에있는‘글쓰는재능’을발견하고환자들에게배운용기와희망을쓰기시작하였다.일기처럼쓴글이모여언제부터인가,환자들을대하는과정에서올바른길로가게해주는나침반이되어주었다.집에서는가족의사랑을,권역외상센터출근하면환자와그가족간의사랑을한번더배운다.환자들을보면언제나새롭고어렵게느껴지지만,이를통해배운다는자세로임하며,오늘도진심으로환자들을대한다.〈한미수필문학상장려상〉,〈보령의사수필문학상동상〉등을수상하였다.

목차

프롤로그“남만살리지말고선생님꼭건강하세요.”라고전한그아이를추억하며

Ⅰ대한민국에서외상외과의사로살아가다

01내가외상외과의사로살아가는것의의미
02“지금껏너무바이탈뽕에취해살고있는것아닐까?”
03내력과외력의싸움터,권역외상센터
04나는발암물질과온몸으로싸운다
05내가〈중증외상센터〉드라마를볼수없는이유
06‘합리적인개인주의자’의사의소소한행복
07‘어쩌다25년의인연’병원밖환자들

Ⅱ나를성장하게한것은오로지사람이었다

01고추심던아들,고춧가루같은사람이되다
02환자가이겼다!위닝의또다른의미
03수학문제풀듯다양한접근법,환자문제풀이
04다른곳말고바보의사병원으로가주세요
05안도감과함께들린한마디,“큰어머니배잘닫아드려라.”
06오래전선배의사의단호한조언,‘환자는기다려주지않는다’
07포기하면그순간이바로시합종료에요

Ⅲ우리는조금더위로받아도된다

01나는외상센터개똥벌레다
02내가족이라면바로수술하겠습니다
03요리하는정성,환자를치료하는진심
04내인생의첫팬사인회
05손톱은반드시다시자란다
06내가정신건강의학과를싫어하는이유
07일하다죽지않는사회를꿈꾸다

Ⅳ일상은나에게삶과죽음을넘나드는기적의하루다

01사망진단서속그녀가살아나다
02아버지께서는선생님의따뜻한손을무척좋아하셨습니다
03배안에거즈아홉장넣었습니다
04여섯명을살리고떠난감사한청년이야기
05인생에서여러의미로다가오는시각,자정
06환자가족의애틋한마지막인사
07나란히붙어있는그것,삶의시작과끝

Ⅴ그런데도인생은살만하다

01치료의반은보호자몫이다
02명품보다값진11년산참기름선물
03새벽2시,동기가건넨커피믹스한잔
04외상외과의사는오케스트라지휘자와닮아있다
05우리인생은완벽이아니라완벽함을찾아가는과정이다
06포기하지않았기에느끼는희열
07우울의반대말은바로‘살아있다는것’

에필로그한명이라도더살리고싶은
외상외과의사의간절한소망을담아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한단어,한문장으로설명하기는힘들지만죽어가는사람,심장이멎었던사람이며칠뒤언제그런일이있었는
지모르게멀쩡하게살아서말하는상황을보고느끼는감정을말한다.이러한바이탈뽕을나에게한가득안겨준환자가회복한뒤슬쩍환자에게말을건넨다.“환자분!저승사자잘만나고오셨죠?아직순서가안되어인생을더재미있고멋지게사시려고다시오셨죠?”이렇게말하는나와환자모두흐뭇한미소로서로에대한감사를전한다.이런것이있기에외상외과의사는하루하루를살아간다.p.32~33

환자가가지고있는마지막내력을같이버텨주는것이야말로외상외과의사의역할이다.이환자가그수많은외
력으로부터힘이빠지지않게도와주고함께버텨주는존재!어떻게보면결국환자가살아나는과정도외력을이겨내는싸움이라고할수있다.한번무너져버린내력도다시일어날수있게,더불어버텨주고도와주는누군가가있으면내력은다시살아나는것이다.p.43

외과의사20년,외상외과의사로15년을살아가고있다.내안에서솟아나는마음으로지금이것을업으로살고있고,앞으로천재지변이없는한다음강산이변하는시점까지하지않을까조심스럽게예측해본다.우리나라에서‘권역외상센터’라는개념이처음도입된시점부터자의반타의반으로이일을시작하였다.어느길이든지남들이가지않은길을선택한것은많은고난이있을수있다.로버트프로스트의시〈더로드낫테이큰TheRoadNotTaken,가지않은길)〉에서는두갈래길중하나를선택하는부분이나온다.두갈래의길중하나를선택하는것으로내모든것이바뀌었다는것을말한다.나또한나의선택으로외상외과의사의길을걷는중이며,이선택이올바르다는것을믿는다.p.78~79

오늘도누군가의가족을수술한다.내가수술하는환자는곧결혼을앞둔어여쁜딸을가진아빠일수도있고,아
내가뱃속에아이를가진30대남편일수도있다.꼭수술이아니더라도중환자실에서두달넘게몇번의죽을고비를넘긴환자또한어느아내의사랑스러운남편이다.지금내앞에있는한명의환자를치료하는것이아니라언제나그환자와가족을함께치료한다고여긴다.그날나는큰어머니배,뱃속간자체에만집중하면서수술실에들어갔다.하지만그결과는수십년간괴롭힌큰어머니건강을회복하게해드린것과동시에사촌형님,사촌누님들과우리가족모두를치료해드린셈이었다.이는가족모두가당시초보의사였던나를믿어준결과라는것을잘안다.그래서언제나나는누군가의소중한가족을치료하는마음으로따뜻한손을환자에게한번더내밀고자한다.p,139~140

정신이혼미하다.순간눈앞이어질어질하다.이러다가내가쓰러질지도모른다는생각이스쳐지나간다.이런순
간이가장서글프고서럽다.정말로.이미고갈된내몸속포도당을보충하기위해얼른커피믹스하나를타서벌컥마신다.카페인덕분인지커피믹스에섞인설탕이내뇌를자극한것인지조금정신을차리고다시환자의치료방향고민을시작한다.그순간그오래전선배의사가말씀해주신것이떠올랐다.‘환자는기다려주지않는다’p.148

하루가모여한달이되고,그한달이열두개모이면한해가된다.내가살아온몇십년도이런하루하루들이모여만들어졌다.지금내앞에심장이뛰고있는이환자가이곳의료진들의힘만으로살아난게아니다.환자,환자가족과함께모두가간절한하루를바라는마음으로함께치료하여살아난것이분명하다.만화〈슬램덩크〉에서안감독님이말씀하신명언을조용히혼자서소리내어말해본다.“포기하면그순간이바로시합종료예요.”p.160

나와같은외상외과의사는병원에서개똥벌레같은존재다.그렇지만정말필요한순간,누군가의가족을살려주
는빛나는반딧불이라는것은분명하다.어둠에서,때로는죽음문턱에서어느가족,환자에게살아나는길과생존에가깝게다가가기위한길을안내해주는반딧불말이다.p.174

‘내몸에묻은피는닦아내면되지.핏자국이야얼마든지닦을수있지.환자가살수있다면….’
하이리스크,하이리턴.어느영화주인공이카지노에서과감하게베팅하며일확천금을노리는모습을상상한다.
누구든한번쯤상상만하는그것이다.과감하고용감한베팅은아주적은확률로일확천금을주지만,반대로쪽박이될확률이더큰것이사실이다.냉정하게말하면나는언제나하이리스크,로우리턴의현실에서산다.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