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세계교양전집 11 (초판 완역본)

이방인 - 세계교양전집 11 (초판 완역본)

$7.70
Description
실존주의 문학의 거성, 알베르 카뮈의 걸작
부조리한 생,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다!

세상의 불합리성과 부조리를 똑바로 바라보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 근조.’
양로원에서 보낸 전보를 받은 주인공 뫼르소는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상식적인 인간상에서 벗어난 인물, 즉 자기 본능에 충실할 뿐 냉담한 태도로 생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그는 엄마의 장례를 치르면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지 않는다. 엄마를 물론 사랑하지만, 그것과 죽음은 별개의 문제다. 엄마의 장례식 다음 날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해수욕을 즐기고, 바다에서 우연히 만난 전 직장 동료 여성과 그냥 코미디 영화를 보고, 그녀와 그냥 사랑을 나눈다. 또한 불량한 이웃과 그냥 친구가 되고, 그 이웃의 여자 문제에 그냥 관여하고, 아랍인들과의 시비에 그냥 휘말린다. 급기야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다섯 발의 총알로 그냥 살인하고 이방인의 족쇄를 찬다. 그렇게 인간 사회의 억압적 관습 잣대에 조리돌림을 당하면서 끝내 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죽음을 처절히 마주한 가운데 진정한 삶에 눈을 뜬다.
이방인 뫼르소는 명백한 이성을 유지한 채 세상과 대치할 때 나타나는 불합리성을 부각하며 그 부조리를 똑바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한다. 부조리한 생 속에서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라고, 그 운명의 부조리를 직시해야 그럼에도 살아갈 수 있다고.

저자

알베르카뮈

(AlbertCamus)

1913년,알제의몽도비에서프랑스계알제이민자집안의아들로태어났다.포도농장노동자였던아버지가제1차세계대전중에사망한뒤,청각장애가있던어머니와할머니아래에서가난하게자랐다.이후고학으로다니던알제대학에서평생의스승인장그르니에를만나큰영향을받았다.1942년에소설《이방인》을발표하면서프랑스문단의총아로떠올랐고,같은해철학에세이《시지프신화》를발표하면서철학적작가로도인정받았다.1944년에발표한희곡〈오해〉,〈칼리굴라〉를통해극작가로도자리매김했다.1947년에발표한소설《페스트》는그에게상업적인성공과더불어‘비평가상’을가져다주었다.1951년,공산주의에반대하는철학적문제작《반항하는인간》을발표하면서큰반향을불러일으켰다.소설《전락》을발표하고,그이듬해인1957년에마침내44세나이로노벨문학상을받았다.실존주의문학의대표작가로서신화가된그는하지만3년뒤인1960년1월4일,몽트로근교빌블르뱅에서교통사고로갑작스럽게생을마감했다.

목차

제1부
제2부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미국대학위원회선정SAT추천도서
1957년노벨문학상수상작가,알베르카뮈의대표작

운명의부조리,죽음을향해생을잇다!

《이방인》은1942년에발표한카뮈의대표작중하나로,그는이작품을통해우리생에얽힌부조리를집요하게파고들었다.주인공뫼르소는역설적인인물로,부조리한이세상과부조리한우리인생을여지없이보여준다.살인한그는그범죄자체보다엄마의장례식에서울지않았다는이유,인간들이규정해놓은사회적틀에순응하지않는다는이유가크게부각되면서사형선고를받고철저히격리된다.본능에무척충실한그는그런자기모습을숨기지도,포장하지도않는다.그래서매사거짓말을하지않는다.그어떤상황에서든자기생각과감정을있는그대로냉담할만큼직설적으로드러내는그는그래서사람들에게상식적이지않은,매우이상한이방인이다.

지금눈앞에있는세계에만관심을쏟고과거에집착하지않는그에게는,부러워하거나원망하거나비관하는것과무관한삶을사는그에게는생을살아내려는의지도딱히없어보인다.무한한바다와이글거리는태양에그저원초적으로반응하면서살아온그는인간사회의규칙에반하는위험한인물로낙인찍히고죽음을앞두고서야역설적으로새롭게다시살의지를불태운다.처음으로세상의온화한무관심에마음을열고새삼행복감을느낀다.그리고간절히바란다.‘모든것이마무리되고덜외롭기위해서,내게남은일은처형당하는날많은관중이모여증오의함성을지르며나를환영해주길’말이다.이질적인‘이방인’을배격하는인간사회의일면을날카롭게파헤친《이방인》은그부조리에대치하면서도부조리한생을살아가는우리모습또한적나라하게까발리는자화상같은작품이라하겠다.

책속에서

해가벌써중천에솟아있었다.뙤약볕이땅을짓눌렀고온도는빠르게높아졌다.행렬을시작하기전에왜그리오래기다린것인지알수없었다.검은색옷을입고있어더웠다.페레씨는쓰고있던모자를벗었다.페레씨쪽을보고있을때원장이페레씨에관한이야기를들려줬다.그가말하길,엄마와페레씨는저녁에간호사를동반하고종종마을까지산책하러갔다고한다.주변의풍경을살폈다.하늘에닿을듯한언덕까지늘어선삼나무가로수사이로적갈색과초록색의땅,띄엄띄엄한그림같은집들을보니엄마가그럴만했다고생각했다.이고장에서저녁은우수어린휴식과도같았을것이다.하지만오늘은이글거리는태양이그풍경을비틀어버려서비인간적이고의기소침하게만들었다.
---「제1부」중에서

그날은몇가지장면으로만기억에남아있다.가령마을어귀에서마지막으로우리와합류했을때페레씨의얼굴같은것이다.흥분과슬픔이뒤섞인눈물이그렁그렁하다가뺨을타고흘렀다.하지만주름때문에곧장흐르지는않았고갈라졌다가다시합쳐져엉망이된얼굴위로반질반질한눈물자국이남았다.교회와인도에있던마을사람들,묘지에있는무덤들에붉게핀제라늄,실신한페레씨(마치팔다리가빠진꼭두각시같았다),엄마의관위로떨어지던핏빛흙,거기에섞여있던뿌리들의하얀속살,또다시사람들,목소리들,마을,카페앞에서의기다림,모터에서끊임없이들려오는부르릉소리,버스가빛의둥지알제에도착하고이제누워서열두시간은잘수있다고생각하면서느낀기쁨.
---「제1부」중에서

그날저녁마리가날찾아와서자기와결혼하고싶은지물었다.결혼하든안하든,매한가지라고말했다.마리가원하면결혼할수있다고.그러자마리는내가자기를사랑하는지물었다.나는이미말했듯이결혼에큰의미를두지않지만마리를사랑하는것같지는않다고대답했다.“그럼왜나랑결혼하는데?”마리가물었다.그건조금도중요하지않고그녀가결혼을원한다면우리가결혼할수도있다는이야기라고설명했다.더구나결혼을원하는건그녀였고나로서는그저그러자고대답한것이다.마리는결혼을신중을기해야하는일이라고했다.나는“아니”라고대답했다.
---「제1부」중에서

붉은빛이여전히작렬하고있었다.바다는모래위에서잔잔한파도들로가쁜숨을쉬며헐떡이고있었다.나는바위를향해천천히걸었고태양아래서이마가부푼것같은느낌을받았다.이모든열기가나를짓눌러서앞으로나아가기어려웠다.얼굴에서뜨거운태양의숨결이느껴질때마다나는이를악물고바지주머니에넣은주먹을불끈쥐었다.태양과태양이내게쏟아내는모호한취기를이겨내려고온몸에힘이들어갔다.모래와하얀조개그리고유리조각이뱉어내는날카로운빛을받을때마다턱에경련이났다.나는오랫동안걸었다.
---「제1부」중에서

바다는무겁고뜨거운숨결을옮겨왔다.하늘이활짝열려뜨거운비가쏟아지는것같았다.내존재는온통긴장했고나는권총을움켜잡았다.방아쇠를당겼고손잡이의배가매끈했다.그때귀가찢어질것같은날카로운소음속에서모든것이시작됐다.나는땀과햇볕을떨쳐버렸다.내가하루의평온을,행복했던해변에서의특별한침묵을깨뜨렸다는걸알았다.그때나는움직이지않는몸에네발을더쐈고총알은몸에박혀보이지않았다.네발의총성은마치불행의문에네번짧게노크하는것같았다.
---「제1부」중에서

마송은내가솔직한사람이고“게다가착한사람”이라고말했지만귀를기울이는이는없었다.다음은살라마노영감이었다.그는내가자기의개를살갑게대했고나의어머니와나에대한질문에는,내가엄마와더이상나눌이야기가없다고했고그래서엄마를양로원에맡긴것이라고대답했지만이또한다들듣는둥마는둥했다.그는“이해할수밖에없지요,이해해야해요”라고말했다.하지만누구도이해하지못했다.
---「제2부」중에서

그는인간의정의가가차없이처벌하길감히바란다고했다.하지만그는그범죄에대한공포보다내냉담함에서느낀공포가더크다고기탄없이말할수있다고했다.그에따르면어머니를정신적으로살해한사람은자신의아버지에게흉기를휘두른사람과마찬가지로사회를스스로등졌다는것이다.어찌됐든전자는후자의행위를예고하는것이고어떤면에서는이를공고하며정당화하는것이었다.“여러분,저는확신합니다.저자리에앉아있는저사람이내일저자리에앉을살인자와마찬가지로유죄라고주장하더라도여러분은제생각이지나치다고여기지않으실겁니다.피고인은범죄행위에걸맞은처벌을받아야합니다”라고목소리를높여덧붙였다.
---「제2부」중에서

다른사람들보다일찍죽는다는것은분명했다.그러나삶이꼭살만한가치가있는것이아님은모두가알고있다.사실서른에죽든예순에죽든죽는나이는그리중요하다고생각하지않는다.그도그럴게자연히두경우모두다른남자들과여자들은살아나갈것이고이는수천년동안그러했다.요컨대이보다분명한것은없다.지금이든20년후든죽는것은어찌됐든나였다.다만이순간이런추론에서조금괴로웠던것은다가올20년의삶을생각할때느꼈던끔찍한약동이었다.그래서나는20년후죽음을맞이할순간에내가어떤생각을할지상상하면서이감정을억누를뿐이었다.
---「제2부」중에서

당신은확신에차있어,안그래?하지만당신의어떤확신도여자의머리카락한올만큼의가치가없어.당신은죽은사람처럼살고있으니살아있는것인지조차확신할수없어.나로말하자면빈손인것같겠지만나는나자신에게확신이있고모든것에확신이있기때문에내삶과다가올내죽음에대해당신보다더확신이있어.그래,내가가진건이것뿐이야.하지만적어도나는이진실이나를붙들고있는만큼나역시이진실을붙잡고있어.나는예전에도옳았고여전히옳으며항상옳아.나는그런식으로살았지만다른방식으로살수도있었어.나는이런일은했지만저런일은하지않았어.이런일을하면서다른일은하지않았지.이후에는어떻게됐느냐고?나는언제나나를증명하게될이순간과이새벽을기다렸던것같아.어떤것도,어느것도중요하지않아.
---「제2부」중에서

누구도,어떤사람도엄마를위해울자격이없다.나역시도새롭게다시살준비가됐다.전조와별이가득한이밤을뒤로하고좀전의분노가악을정화하고희망을비우게만든것처럼나는처음으로세상의온화한무관심에마음이열렸다.세상이나와다르지않았고결국형제애를느꼈다는점에서나는지금까지행복했고지금도행복하다는것을깨달았다.모든것이마무리되고덜외롭기위해서,내게남은일은처형당하는날많은관중이모여증오의함성을지르며나를환영해주길바라는것뿐이었다.
---「제2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