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

그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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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른이 되어 주지 못한 아버지의 그림자 아래
아이일 수도, 어른일 수도 없었던 ‘그 형’

아이의 두 눈에 비치는
폭력의 흔들리는 잔영
‘그 형’을 만났다

집과 학교,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낯선 동네로 이사를 온 내겐 아직 친구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텅 빈 운동장에서 혼자 철봉에 매달려 있는데 한 무리가 나에게 다가왔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에 내 말을 비꼬아 놀리는 말투와 킥킥대는 비웃음까지. 어딘지 불량해 보이는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눈 깜짝할 사이에 괴롭히기 쉬운 표적이 되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바보처럼 돈을 빼앗기려는 순간, 그 형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형의 큰 소리 한 번에 나를 괴롭히던 아이들이 잔뜩 겁먹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형과 또 한 번 마주치길 기대하고 있었다. 형에게 줄 감자칩도 매일 가방에 가지고 다니면서···.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문구점에서 형을 다시 만났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위기에 처해 있던 외로운 나를 구해 준, 멋진 어른 같았던 형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형은 문구점에서 샤프를 훔치고 있었다. 내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대체, ‘그 형’은 어떤 사람인 걸까?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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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영아

산책을하고,글을쓰고,가끔씩빵을구우며살고있습니다.글쓰는일은새로운빵을구울때보다더가슴이뛰는일입니다.어릴때부터바라던꿈이이루어졌기때문입니다.재미있는것들이넘쳐나는세상에서생명력있게살아남는동화를쓰고자애쓰고있습니다.2010년광주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었고,대학원에서동화를공부했습니다.지은책으로『편의점』이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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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형의그림자

그런데다음날,형을우리집건물계단에서딱마주치고말았다.알고보니그형은바로위층에사는주인집아들이었다.갑자기형이나에게운동장에서만나자고한다.날괴롭히던아이들을움츠러들게했던형의말투가이제는나를위협하는것만같다.거절했다간가만두지않을것같아피아노학원이끝나자마자형을만나러갔다.그런데,운동장에서모종삽으로땅을파며개미를잡고있던형이갑자기그개미들을죽이기시작했다.나는너무놀라서형에게소리를쳤다.그래도형이멈추지않아나는형을세게붙잡고흔들었다.그제야형이마치꿈에서깨어난듯하던걸멈췄다.
나는형이학교에서교내방송에나올정도로똑똑한모범생이라는걸알게됐다.게다가형은일진무리에게놀림당하던나를구해준사람이다.그런형이라면분명멋있는사람이어야하는데,형은나의영웅이었는데,보이지않는곳에선샤프를훔치고개미를잔인하게죽인다.
“왜그래요?형!”

만들어진세상에갇힌
형의진실

우리의집주인아저씨는점잖고교양넘쳐보이는데다학교운영위원장도맡고있다.그리고그아들,형은6학년반장을맡고있는데다학교에서받은트로피와상장이방안에가득할만큼똑똑하고완벽해보인다.동네의모든사람이좋아하는,또부러워할듯한아버지와아들사이다.그런데그형이,아무에게도보여주지않았던자신의비밀스러운모습을나에게하나둘씩꺼내놓는다.그렇게보게된모습들은하나같이겉으로보이는모습과는너무나도다르다.
이곳에는집주인아저씨가견고히쌓아온또하나의세상이있다.그리고그세상속엔차마바라보기힘든진실이있다.바로완벽해보이는아버지가완벽해보이는아들에게남몰래저지르고있는폭력이다.완벽하게번쩍이는진열장바깥에서만바라봐온이들에겐쉬이닿을수없는진실이다.그래서형은그진실을그저홀로삭여가며,아버지가지어놓은견고한미로밖으로벗어나기어려웠을것이다.그런데어느날,그세상바깥에속해있던내가나타난것이다.어쩌면형은기대했을지도모른다.진열장에비친겉모습에익숙했던사람들과는달리,저아이는나의탈출구가되어줄수있을지도모른다고.아무것도몰랐기에오히려진실을제대로보아줄수있을지도모른다고.그렇게형은희미하지만선명하게번쩍이는신호를나에게드러냈던것이다.마지막조난신호같은자신의상처를.
“진실을보아줘,나를지켜줘.”

아이의시선에서바라보는폭력의모습

전작『편의점』에이어가정폭력이라는무거운주제를담아낸이영아작가의이번이야기는,남들이보지못하는그형의모습을좇아가는‘나’의시선을통해독자들이‘그형’의세계안에서일어나는일련의사건과감정들을체험하도록이끕니다.『그형』의서사구조에서가장중점이되는것은,바로우리가폭력의직접대상자인‘그형’이아니라그형을지켜보는‘나’의몸을통해형의공포와불안함을간접적으로전달받게된다는것입니다.의지가되어야하는사람,믿을수있는어른이어야할아버지가폭력을행사함으로써느껴야만했을한아이의당혹스러움과초조함,그리고걷잡을수없는혼란은바로그아이를의지할수있고믿을수있는어른으로여겼던또다른아이,‘나’에게로오롯이전달됩니다.나를지켜줄수있는‘어른’이라고생각했던이에게서잠재된불안함과이해할수없는모습들을발견하게되면서주인공인‘나’가느끼게되는두려움과공포는,곧‘그형’이아버지의폭력앞에서느꼈을헤아릴수없는무력감과연결되어있겠지요.그러므로‘나’에게‘그형’이어떤존재인가,하는질문은곧‘그형’에게‘아버지’가어떤존재인가,하는질문으로연결되고,이주제는다시‘아이에게어른이어떤존재인가’라는질문으로연결됩니다.

불편하지만,
반드시해야하는이야기

이영아작가는격정적이거나감정적인표현없이,일상에쌓인먼지를털어내듯담담하고간결한글투만으로도이상하리만치독자들의마음에균열을일으킵니다.별일없을것같은,매일반복되는일상에그무수히많은불편한일들이있음을전하며지금이순간에도우리의곁에서소리없이저물어가는그수많은조난신호의불씨가‘불편함’을외면하려는사람들에게닿을수있도록힘을싣고있습니다.
그림은『토라지는가족』을그린이현민작가가맡았습니다.진실을볼수있기위해서는겉으로드러난모습,그너머감추어진빛과그림자의속살까지도진득하게꿰뚫어볼수있어야한다는것을보여주듯,작가는거친붓자국으로시선과감정에따라달라지는세상의모습을마치일렁이는렌즈에비친듯한독특한색채와인상으로풀어냈습니다.
책장을덮는순간시작되는책,『그형』.이이야기는우리의가슴에선득하게비치는불편한진실을이야기하는이영아작가의목소리가,단하나의장면도한사람이가진프리즘을통해수천수만가지의빛을낼수있음을암시하는듯한이현민작가의그림을만나현실을마주한우리의‘시선’과‘태도’에따라아이들의내일은달라질수있다는강력한메시지를전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