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사랑! - 고래뱃속 창작동화 14

안녕, 내 사랑! - 고래뱃속 창작동화 14

$9.80
저자

윤성은

저자:윤성은

사회복지학과심리학을공부했습니다.

2021년「내이름은콩떡이었지」로불교신문신춘문예동화부문에당선되었고『금순이가기다립니다』로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우수출판콘텐츠로선정되었습니다.

같은해,「플라스틱거인」으로국립생태원생태문학상공모전에당선되었고2020년「안녕,내사랑!」으로김장생신인문학상을수상했습니다.



그림:김근아

때로는깃털을모두잃고외톨이가되었다느끼는시간도있을겁니다.하지만누군가에게사랑을받고,사랑을주는시간들을소중히쌓다보면어느새이이야기속구름이처럼새깃털을가지고더높게날수있을거라생각합니다.

쓰고그린책으로『아들의여름』이있습니다.

출판사 서평

사랑과돌봄이이루는몸

그런나는동물병원에버려졌습니다.버려진나에게‘할미’가천사처럼날아들때까지는요.‘할미’는아끼던강아지치치를떠나보내고텅빈가슴에,꽉찬온기를두손에쥐고서나에게찾아왔습니다.그리곤두손을활짝펼쳐잊혀졌던내이름을부르며환하게웃어줬지요.
“구름아.”
한동안불리지않았던이름이었습니다.할미는벌거벗은나에게옷을지어만들어입혀주고,나와함께노래를부르고,나와함께산책을했습니다.‘함께’같은것,‘돌봄’같은것,‘사랑’같은것···그와같은단어가어떻게생겼는지는몰라도나는할미와함께하는시간속에서그와같은단어에선어떤냄새가나는지,어떤모양인지,어떤온기를지녔는지피부로느낄수있었습니다.그리고그냄새와모양과온기를피부로느끼는몸은더이상,벌거벗은몸이아니었습니다.나의몸은천천히,나의이름답게다시구름처럼풍성해지기시작했습니다.
할미는나에게늘말하곤했습니다.
“안녕,내사랑.아름다운나의천사.”

할머니는곧장내게로다가왔고,내이름을부르며환히웃었어._본문24쪽

나는당신을거울처럼비춥니다

앵무새구름이는사람들의말을그림자처럼따라말합니다.나쁜말,좋은말할것없이사람들의모든말을여과없이그대로받아들이지요.하지만비단앵무새만이그럴까요?사람은,결코혼자서는살아갈수없는사람이란존재는서로가서로를거울처럼반영하는존재입니다.그중에서도유독여과없이투명한존재가있다면,바로아이들과동물들이겠지요.투명한호수같은존재인아이들은말과단어들을,그표면의생김과너머의함의를그대로학습해냅니다.‘말’이담겨이루는세상,‘말’이담아이루는세상이가질수있는영향력이어떤것인지,우리는구름이가주변으로부터거울처럼반영하고제몸처럼여기는말의조각들을통해여실히느끼게됩니다.그안에는무시무시한파괴력도,또그를넘어설만큼강력한생명력도있다는것을요.한번뱉어내기엔너무도쉬운것이‘말’이지만,뱉어낸말이상대에게끼친영향력은결코다시돌이킬수없습니다.당신은오늘,당신앞에마주선이에게어떤말을전했나요?당신의입술로부터,상대방의가슴에가닿은그말은그이의하루에어떤모양의지문을남겼을까요?

“안녕,내사랑.아름다운나의천사.”
이말을들을때면마음속깊은곳이따뜻해져.꼬맹이들한테배운말을다까먹을정도로말이야._본문32쪽

사랑,자유를향한날갯짓의다른이름

또하나이이야기에서우리가눈여겨보아야할것은바로사랑을향하여스스로를해방시킨구름이의날갯짓입니다.처음에는자신에게닥친일련의사건들을제대로이해하지못해날개를펼치긴커녕그날갯죽지를이루는깃털하나하나까지모두뽑아버릴만큼커다란고통과외로움을감내해야했던구름이가,사랑으로자신을돌봐주었던할미를향해날개를펼칠때우리는자유에그뿌리를둔사랑만이진정한사랑임을기억하게됩니다.구름이를마치소유물처럼마음대로휘두르고내팽개쳤던가족과는달리,할미는구름이의주체성을이해하고그를있는그대로보아주는사람,벌거벗은속을애틋한시선으로보아주고보듬어주는사람이었습니다.사랑없는자유는자유일수없고,자유없는사랑은사랑일수없습니다.사랑과자유가한몸으로결합된인연을만났을때,우리는그를향하여힘껏날개를펼쳐야합니다.설사그날개가깃털한오라기남아있지않은벌거벗은날개라하여도말이지요.그토록사랑스러운자유를만나기위해서라면,깃털하나남아있지않은날개라하여도그런우리의등을밀어줄축복같은바람이불어올것입니다.

할미는나를반가워할까?나를다시받아줄까?많은생각이떠오르고두렵기도했지만난할미를찾아가야했어._본문44쪽

마주한눈동자안에피어나는햇살

『안녕,내사랑!』은학대받고버려진앵무새‘구름이’가‘할미’의사랑으로자유로워지는이야기를통해누군가를사랑으로호명하는일,사랑으로호명되는일이이룰수있는기적에대한뭉클한서사를그려내고있습니다.우리가이이야기를통해가슴에품게되는가장커다란선물은,바로내앞의당신을,내앞의세상을바라보는사랑스러운시선입니다.세상의모든좋은것은,어쩌면바로그와같은눈길로부터시작되는것이아닐까요.나를사랑스럽게바라봐주는누군가의눈동자안에서우리는환한햇살처럼거듭태어납니다.그리고반대로도역시마찬가지입니다.내가누군가를먼저사랑스럽게보아줄수있다면,그역시도내눈에비친그자신의모습을전에없던새로운감각으로보고느끼게될것입니다.우리는그렇게사랑을통하여,서로를통하여언제고거듭태어날수있습니다.사랑의눈길은,그눈길닿는자리마다새로운이름의꽃을피워낼만큼커다란힘을가지고있습니다.그힘은상실의아픔까지다받아낼만큼품이큰것이어서,살아가다몇번쯤얼마나깊고어둔동굴에내팽개쳐지더라도우리는언제고다시저빛을향해나아갈수있게됩니다.사랑의눈길,그바다보다깊고너른품안에서라면말이지요.

“구름이.참예쁜이름이네.”
할머니가환히웃었어.순간내마음이몽글해졌지._본문21쪽

안녕!오늘도,내일도안녕!

“안녕”이라는말에는중의적인함의가담겨있습니다.첫째는‘아무탈없이편안함’,둘째는‘서로만나거나헤어질때나누는인사말’입니다.우리는서로의안녕을바라며안녕을이야기합니다.나를상처입히고무너뜨렸던관계에는작별의‘안녕’을,나로하여금언제고새로운숨이깃드는자리로이끌었던인연에는만남의‘안녕’을이야기할수있는용기가우리에겐필요합니다.이두번의안녕모두에필요한커다란용기와사랑에대하여,윤성은작가는깃털만치나풀거리는부드러운속삭임으로우리에게이야기합니다.그리고이속삭임은전작『아들의여름』을통해색채의마술을보여준김근아작가의그림을만나,쉬이가시지않는짙은농도로우리의마음안에지문을남깁니다.사랑으로부르고불리우는목소리가이만큼이나선연하다는것을,우리는책을덮고난뒤에도오래잊지못할것입니다.내일,모레,그리고기약할수없는언젠가,우리가살아가는동안새로또다시만나게될숱한얼굴들···그얼굴이거울처럼반영하게될‘사랑스러운’눈길속에서,우리는언제고다시사랑이라는호명이어떤색과온기를지녔었는지를기억하게될것이기때문입니다.그러면우리는내앞의당신에게,몇번이고다시,만남의인사를전할수있겠지요.
“안녕,내사랑!”

나는할미에게그렇게하고싶었던말을했어.
“안녕,내사랑!아름다운나의천사!”_본문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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