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하치.
“우리,뭐든될수있는거아니야?”
『Q』는『폭탄』으로일본미스터리계와독자들에게강렬한충격을안긴오승호(고가쓰히로)의엔터테인먼트미스터리다.분량만으로압도하는『Q』는단순한미스터리나스릴러를넘어가족,사랑,헌신,욕망,그리고현대사회의집단적열광을정면으로응시하는작품이다.
먼저간략히줄거리를살펴보자면다음과같다.이야기의중심에는혈연으로이어지지않은세남매가있다.과거의사건으로인해세상과거리를둔채살아가는하치,누구보다강한의지로동생을지켜온로쿠,그리고압도적인재능과카리스마를지닌천재소년큐.세사람은서로를향한애정과집착,보호와희생이뒤엉킨관계속에서각자의삶을이어간다.그러던어느날,세계를뒤흔들존재로성장한큐를둘러싸고예기치못한사건들이벌어지면서이야기는거대한소용돌이속으로급격히빨려들어간다.
『Q』가특별한이유는독보적인캐릭터와압도적인서사에있다.천재적인춤실력을지닌큐는단순한스타가아니다.그는사람들의욕망과결핍,동경과희망을비추는거울같은존재다.큐를만난사람들은그의빛에매혹되고,때로는자신의삶마저뒤흔들만큼강렬한열정을품게된다.작품은이러한과정을통해우리가누군가를사랑하고동경하는이유,그리고한존재에게자신을내맡기고싶어지는마음의정체를집요하게파고든다.각자의‘최애’에대해곱씹어보게하는것이다.
특히코로나19팬데믹시기를배경으로한점은이작품을더욱특별하게만든다.불안과고립,사회적단절이일상이된시대속에서사람들은무엇을믿고,누구를바라보며살아가는가.『Q』는독자들에게바로그질문을던진다.작가는현실의사회문제와인간의욕망을날카롭게포착하면서도,압도적인속도감과몰입감을갖춘엔터테인먼트서사를전개한다.
출간직후일본서점가에서는“한번손에잡으면멈출수없는소설”,“이시대를상징하는엔터테인먼트”,“읽는독자마저큐의포로로만든다”등등의찬사가이어졌다.『Q』는단순히한천재의이야기가아니다.누군가를믿고사랑하며,자신보다더큰무언가에열광하고싶어하는우리모두의이야기다.과연우리는무엇에사로잡혀살아가고있는지생각해보며이엄청난서사를쫓아와주시기를바란다.
“넌빛나야해.태양이질투할정도로.”
오승호(고가쓰히로)는2015년『도덕의시간』으로제61회에도가와란포상을수상하며화려하게데뷔했다.그는현재일본에존재하는장르문학관련상에전부한번씩은수상하거나후보에이름을올렸을만큼실력있는젊은작가다.특히일본최고권위를자랑하며작가평생후보명단에단한번이름올리기도힘든것으로알려진‘나오키상’후보에2020년『스완』,2021년『우리들의노래를불러라』,2022년『폭탄』으로총세번올랐고,세번다아쉽게수상을놓쳤다.그외에2018년에는연쇄살인범의출소후복귀로혼란에빠진도시의모습을그리며‘인간은어디까지타인을받아들일수있을것인가’,‘살인자와공생할수있을것인가’등의묵직한주제를다룬사회파미스터리『하얀충동』으로제20회오야부하루히코상을수상했다.또한사상최대의유괴사건을그리며오야부하루히코상최종후보에오른장편『로스트』,요시카와에이지신인상후보에오른본격미스터리『마트료시카블러드』,데뷔5년만에일본추리작가협회상장편부문후보에올라화제를모은『히나구치요리코의최악의낙하와자포자기캐논볼』등이있다.에도가와란포상을수상하며데뷔한이래,출간한저서대부분이문학상후보가된오승호(고가쓰히로).그는지금전세계가주목하는명실상부한미스터리천재작가다.
한인터뷰에따르면그는졸업전에취업준비를일절하지않았는데,그이유로‘어떤사람이든될수있겠지’라는근거없는자신감이있었기때문이었다.하지만현실은아르바이트를전전하는것이었다.한달동안아르바이트자리가없어생활이어려웠던시기도있었는데,이대로아무것도못한채죽을지도모른다는생각도들었다고한다.그러다취미로소설을쓰기시작했다.많은사람의공동작업으로이루어지는영상제작에서는실패한경험이있었으므로혼자할수있는일,즉이야기를만드는것으로방향을바꾼것이다.기어코그는아르바이트에서해고당한그실패를성공으로역전시킨다.오승호작가의작품속에늘등장하는,무언가와고군분투하는등장인물은현실속오승호작가의모습이아닐까싶다.
이런그가자신의기존작품과는다른,실험적관점에서『Q』를집필했다.그가말하는『Q』는정답을제시하는소설이아니라,한번뿐인현실속에서인간이어떤선택을하며살아가는가를묻는이야기다.작품은인간의삶이질문과정답이아니라질문과선택의연속임을끊임없이상기시킨다.끝으로작품의제목에관해서살펴보자면오승호는원래다른제목을구상했지만,편집부의제안으로단한글자인『Q』를선택했다.그는처음에는검색조차쉽지않다며반대했지만,주인공큐의존재와작품이확장해나가는세계관을가장상징적으로담아내는제목이라는확신을갖게되었고,결국『Q』를작품의제목으로결정했다고한다.이러한오승호작품세계의새로운도달점인『Q』를직접읽을때펼쳐지는새로운세계를만끽해보시기를바란다.
책속으로
밤과새벽사이,현도로는푸르스름하다기보다탁한먹빛이다.
---본문중에서
다쓰오카는알고있다.체포혐의는상해.결국과잉방위로결론났다.징역2년에집행유예3년.회사가나에게운전을허락하지않는이유는위반딱지가곧감옥행티켓이나다름없기때문이고,나는늘버리기아까운순종적인노동력이되는것을목표로한다.지금까지는무사히그렇게간주되고있다.
---p.17
푸른빛에잠긴수조,춤추는수중화의남자.이구치의번쩍이는금시계,곱슬머리여자의허벅지,마오의곁눈질,모모세의향기,녹아내리는미소…….
자아실현.나의,자아실현…….
---p.79
저기,하치.우리말이야,뭐든지될수있지않을까?
큐가얼굴을바짝들이민다.미소짓는눈동자가깜짝놀랄만큼맑아서의식을송두리째움켜잡힌듯했다.
---p.103
음악의끝.높이치켜든오른팔,하늘을가리키는손가락하나.흠뻑젖은소년을빛이찬양한다.비는그쳐가고있다.이제는웃음밖에나오지않는다.너무도완벽한연출에,운명의배려에.
---p.155
-너도그애무대를봤잖아?천재라고했지?그래.그게맞아.걔는진짜야.그애의재능은하늘에서내려준빛이고,운명이부여한거야.빼앗을수없고빼앗아서도안돼.
빼앗기게두지않을거야.누구든,무엇이든.설령상대가그걸부여한신이라고할지라도.
“로쿠…….”
-그애가발산하는광채가있기에우리도살아갈수있어.그광채가없으면사는것조차불가능해.안그래?
나는입을다물었다.
-우리는그애의광채덕분에살아갈수있는거야.전파의물결이뜨거운숨결이되어피부를그을려왔다.
-그애는반드시빛나야만해.
---p.215
가만히있어서는손에들어오지않는다.원한다면내놓아야한다.고통,혹은각오를.
그것을하나내놓았다.
죽인다.
---p.267
우리,뭐든될수있는거아니야?
그말이나온순간거무죽죽한감정이넘쳐흘렀다.무의식의가장밑바닥에처박아둔감정이다.7년,아니어쩌면그보다훨씬전부터천천히썩고,탁해지고,변색된감정.애써못본척해온감정.
나는될수없다.로쿠처럼은될수없다.로쿠는모든것을바친다.파멸조차두려워하지않고헌신한다.
---p.421
“수중화이야기와도연결되지.아름다움을구현하는존재가꽃이라면,감상자는바깥에있는인간.하지만질식하는쪽은바로그바깥에있는인간이지.안과밖이뒤집혀서바깥에있다고생각한자가어느새물속에있게되고,쾌락에빠져사고가녹아내리는거다.그럼그걸바라보는넌어떨까?수조에비친너자신은어떻게돼있을까?아마깜짝놀랄정도로달라져있을걸.”
“역시당신,4차원이야.”
“당연하지않나?세상을비틀려는사람이니.”
---p.548
외쳐라!말로다할수없는말을외쳐라!네가그목소리를
전하고싶은사람이설령이세상에존재하지않더라도.
---p.604
우리는같은꿈을꾸고있다.Q라는꿈으로이어져저마다인생을걸고있다.바치고있다.그렇기에평소의자기자신이상으로존재할수있다.
투자는자기희생이라고시게카즈는말했다.자본을내놓는쪽과받는쪽,서로가무언가를희생해서같은꿈을꾼다.
그리고돈의대가에걸맞은희생이란바로인생이라고했다.
지금이라면어느정도이해할수있을것같다.하지만아닌것도있다.돈때문이아니다.인생을지불할가치가있는것은,오직꿈의대가로서뿐이다.
---p.666
예전에자문한적이있다.우리는왜폭동을일으키지않는걸까.답은나왔다.그럴가치가이사회에없었기때문이다.지킬가치도,바꿀가치도없었다.하지만Q는다르다.곁에머물며더깊이깨달았다.Q는가치를주장하지않는다.강요하지도,베풀지도않는다.그저우리가스스로발견할계기를마련해줄뿐이다.나는찾았다.Q라는이름의나의가치를.
나는지금이순간에도나를넘어선존재다.
---p.803~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