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정리하는 날

서랍 정리하는 날

$20.00
Description
서랍 속에 켜켜이 포개진 가족의 시간
느리게 아끼고 오래 기억하는 마음
《서랍 정리하는 날》은 이사를 앞두고 엄마와 아이가 서랍을 정리하는 하루를 담은 그림책이다. 네 살 때 울면서 사달라고 졸랐던 원피스, 꽃무늬가 가득한 봄옷들과 여름 휴가에서 입었던 가족 티셔츠, 쌀쌀한 가을에 입은 구름 잠옷과, 할머니가 떠 준 털 스웨터. 서랍 속 옷들에는 계절의 흔적이 있고, 가족의 시간이 깃들어 있다. 가족의 시간은 할머니가 만들어 주고 고쳐 준 배냇저고리와 코트, 세대를 거쳐 쓰여질 재봉틀과 반짇고리를 통해 한 가족의 시간과 연대기를 자연스럽게 거슬러 올라간다.

특별한 사건 대신 생활의 리듬을 따라가며, 작가는 '정리'라는 일상의 행위를 기억을 만나는 의식으로 바꾸어 놓는다. 책을 읽고 나면 서랍은 더 이상 수납 공간이 아니라 켜켜이 쌓인 마음의 방이자 세대를 잇는 작은 보물 상자가 된다. 어린이 독자에게는 따뜻한 일상을, 어른 독자에게는 잊고 지낸 유년의 결을 건넨다.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 중소출판사 도약부문 제작지원 사업 지원 선정작

초등 교과 연계
2022 개정 교육과정 기준
1학년 1학기 통합교과(사람들) "함께 골라요(주제)" 1. 그림책으로 만나는 사람들
1학년 1학기 통합교과(사람들) "함께 골라요(주제)" 7. 우리 가족
1학년 2학기 국어 4. 감동을 나누어요
2학년 1학기 국어 3. 겪은 일을 나타내요
2학년 1학기 국어 5. 마음을 짐작해요
2학년 2학기 통합교과(계절) "함께 골라요(주제)" 17. 새로운 계절을 준비해요
3학년 1학기 국어 5. 인물에게 마음을 전해요
3학년 도덕 3.함께하는 우리 가족
저자

서선정

일상과주변의소소한것들에애정을느끼며그림책을만듭니다.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2022년TheBrawAmazingBookshelf부문과'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로선정되었고,2024년과2025년,2026년'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최종후보에올랐습니다.2023년에는천보추이국제아동문학상최우수그림책상을수상했습니다.
그림책《다정하게촉촉하게》,《차곡차곡》,《한마리는어디갔을까》,《어느날》,《이야기는계속될거야》등을지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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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장면의서정에서서사의흐름으로
이탈리아볼로냐국제도서전에서여러차례'올해의일러스트레이터'리스트에이름을올린서선정작가의작품은늘우리일상의가까운자리에서시작된다.계절에따라변하는일상의작은변화,눈에띄지않는물건,반복되는하루같은것들이그의그림책에서는천천히빛을얻는다.화려한상상보다생활의결을믿는작가는,익숙한풍경속에서마음이움직이는순간을조심스럽게건져올려어린이와어른이함께걸을수있는감정의자리를마련해왔다.

《서랍정리하는날》또한그연장선에놓인작품이다.다만이번책에서는그동안장면중심의서정적흐름을보여왔던작가의작업에서한걸음더나아가옷정리라는일상의사건을중심으로비교적뚜렷한서사를형성한다.이는독자가이야기의흐름을따라가며감정과의미를자연스럽게이해하도록돕고,장면마다의여운을하나의이야기로단단히묶어준다.

담백하고분명한서사
《서랍정리하는날》은어린이화자의1인칭시점으로,지금눈앞에서벌어지는하루의풍경을차분히따라간다.짧고단순한문장과대화를중심으로구성된글은감정을설명하기보다상황과장면을제시하며이야기를전개한다.옷하나를꺼내고,기억하나를덧붙이는방식으로이어지는장면들은에피소드의나열에머무르지않고,이사전옷정리라는하루의흐름속에서자연스럽게연결된다.특히아이와엄마의대화는관계를설명하지않고보여주며,독자가인물의감정과시간을스스로읽어내도록돕는다.이러한서술은어린독자가이야기를따라가기쉽도록하면서도,기억과관계가쌓여가는과정을차분하게전달한다.

겹겹이쌓아올린색,촘촘한이야기의밀도
색과패턴을통해일상의감각을풍부하게펼쳐보이는작가특유의스타일은이번책에서도분명하게드러난다.책장을열면선명한색감과화려한패턴의향연이펼쳐지고,털스웨터부터극세사잠옷,꽃무늬원피스,데님멜빵바지,줄무늬티셔츠까지옷감의질감이섬세하게드러난다.작가는가는선하나,작은면하나도컴퓨터의도움을빌리지않고손수색연필로작업했다.여러색을덧칠해밀도를쌓아야하는색연필작업의느린과정은,기억과시간이켜켜이쌓여만들어지는이책의느리고조용한서사와맞닿아있다.
화면역시인물이나사물의줌인-아웃이나극적인구도변화없이펼침면의정면구도를반복적으로사용해,독자가자신의속도로이야기에머물도록이끈다.

세대를건너이어지는돌봄과기억의서사
이책의중심에는전승과연대라는'이어짐'의정서가흐른다.옷을고쳐입고물려주는행위는단순한절약이아니라,세대를거쳐이어지는돌봄의시간을다음세대에게전하는생활의방식이다.할머니와엄마,아이로이어지는관계를따라가며,세대를건너이어지는여성의기억과시간이한가족의서사로축적되는모습을보여준다.할머니의부재마저도슬픔에머무르지않고생활속온기로받아들이는태도는,상실이후의삶을다정하게바라보는새로운감각을제시한다.
빠르게버리고새것을찾는시대에,《서랍정리하는날》은느리게아끼고오래기억하는마음이야말로가장따뜻한유산임을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