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함께마음을어루만지는치유의에세이
『시가내마음에들어오면』은정신과전문의이영문이직접가려뽑은나태주시인의시와,그로인해자신이직접마음치유를한경험그리고정신과전문의로서인간의감정과관계된다양한위로의이야기를담고있다.
나태주시인은‘추천의글’을통해국립공주병원으로부임해온이영문원장을만나면서타인의아픔에대해더많은관심을갖게되었다고말한다.그후로개인적인내면의고백에치중해있던시적관심이타인의감수성에초점에맞춘열린주제로변화하게되었다고고백한다.유명한시인보다는유용한시인이되겠다고다짐하며‘사람을살리는시’를써야겠다고결심한나태주시인은,그간자신이써온시를정신과의사의눈으로재해석한이책이부디힘들고지친삶을살아가는우리이웃들에게위로와축복이되길바란다고전한다.
이책에는한국인이가장사랑하는풀꽃시인나태주의주옥같은대표명시와경험이풍부한전문의가소개하는정신건강의정보가가득하다.또한정신병리를단순히병의증상으로보지않는저자의따뜻한시선과철학이고스란히담겨있다.더불어난해한정신분석학의이론을일상의언어로쉽게풀어들려주고있다.독자들에게건강하고지혜롭게사는길을안내하는인생의선물같은책이될것이다.
시인과정신과의사가10년동안주고받은인생의대화
시인은시어를통해,정신과의사는대화를통해인간의마음을탐구하고치유한다.둘다언어의힘을통해인간을이해하고그내면세계를통찰하는사람들이다.내담자가길고지루하게자신의삶을이야기할때치료자인의사는그의말을정성껏듣고간결하게핵심감정을짚어주며필요한답을해주기때문이다.약을처방하는내과의사처럼정신과의사는언어로마음치유를돕는역할을한다.반복적으로되풀이되는이러한대화의치료과정을저자는참된말이길러지는시간이라고표현한다.
시인이시를짓는것도참된말을하는시간이다.나태주시인의시는세월이갈수록더간결해지고있다.저자이영문과나태주시인은오랫동안교류하며인생과인간에관한대화를나누었다.이책은천일야화같은두사람의이야기들을모아정리한것이다.
시는어떻게인간의마음을위로하는가
저자는‘정신분석’이기억속에존재하는자신의이야기에관한공부라고말한다.우리가누군가를사랑했던기억이아프게남아있는이유는사랑의기억에관여하는감정과장소와이야기가아직살아있기때문이다.그것은과거나의존재에대한증명이기도하다.이책에서는나태주시인이쓴35편의명시를소개하며시의주제와연계된여러가지감정들,사람들의마음풍경에관한이야기를들려준다.
나태주시인에게살아있는모든것은고마움의대상이다.외로움과그리움도고맙고구름과바람까지도고맙다.무엇보다살아있는자신을용서하고고마워할때타인을사랑할수있다.저자는자기심리학(selfpsychology)은자신을스스로위로하는것이그출발이라고말한다.이것은자신을먼저용서하라는말이다.완벽할수없는자신을,실수를반복하는자신을용서하라는것이다.자기용서가진정한자존감의시작이기때문이다.
시인의상상력이아픈마음을치료한다
모든사람의삶에는각자의슬픔이있다.그래서우리는살아가면서수시로마음에고통을느낀다.시인의상상력은이러한고통을없애준다.한편의아름다운시는의학적치료를넘어서는카타르시스를우리에게선사한다.그래서시는'쓰는것'이아니라'짓는것'이라고말한다.옷을짓고,밥을짓고,집을짓는다.의식주,즉인간을살리는기본요소들만'짓는다'라는표현을쓸수있다.여러번의수고가들어가야'짓는다'라는표현을쓸수있다.그래서시를짓는것은곧사람을살리는것이다.이것은나태주시인의철학이기도하다.정신분석의본질도마찬가지다.얼어붙은땅에꽃이피기를기다리는심정처럼,고통을함께해주는누군가가필요할때자비가생긴다.공감의싹이트는것이다.시인의마음과정신치료자의마음은본질적으로같다.치료라는의학적장르와치유라는시의영토는공감을바탕으로한다.그러므로사람은시를짓고,시는사람을살린다.
‘어떻게살것인가’인생의질문에답하다
우리가어떤대상을사랑한다는것은자신에게서빠져나간결핍을보는것이다.잃어버린어떤것을찾기위한무의식의흐름이바로사랑이기때문이다.그러므로우리가온전해지기위해서는끊임없이타인을사랑해야한다.저자는나태주시인의시‘멀리서빈다’를접하고순간마음이먹먹해졌다고말한다.40년전,서울로유학을떠나던날기차역에서울먹이던친구의모습이떠올라서였다.친구는그를대신해상처입은어머니를위로해주었다고회상한다.일찌감치부모와동생을잃었던친구는여러면에서성숙했고남을배려할줄아는사람이었다.이책에수록된글에는저자의이런진심과곡진한마음이가득하다.청년들에게분리불안을헤쳐나갈첫단추로내가하고싶은것이무엇인지고민하라고조언하고있으며,사랑의대상을선택할때나를좋아하는사람보다반드시내가좋아하는사람을만나라고충고한다.자존감이무너진세상에서도반드시나를존중하고사랑해야하며타인의평가에지나치게신경쓰지말고자신의욕망에충실하라고말한다.‘너무잘하려고애쓰지마라’는시와함께강박을줄이고마음한구석에여백을남겨놓으라고말한다.우울하다는것은내가살아있다는증거이다.스스로에대해부끄러워할줄알고겸손하므로생기는감정이다.이것은더나은삶을위해거쳐야하는통과의례와같은과정이기도하다.그러니슬퍼할일에충분히우울해지는자신을사랑하라고다독인다.저자는‘네인생을살아라(Vistavie)’라는말처럼우리는모두자기앞의생을살아야한다고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