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소포스의 책 읽기 (철학의 숲에서 만난 사유들 | 반양장)

필로소포스의 책 읽기 (철학의 숲에서 만난 사유들 | 반양장)

$22.41
Description
아리스토텔레스, 플로티노스, 마르크스, 베유, 랑시에르까지
철학의 숲에서 만나는 사유의 모험가들
필로소피아(philosophia)가 지혜에 대한 사랑을 뜻하듯, 필로소포스(philosophos)는 지혜에 끌려 지혜를 찾는 자를 뜻한다. 지혜를 찾아가는 길은 많지만, 철학의 숲으로 난 길이야말로 지혜를 찾는 자에게 가장 친숙한 길이다. 《필로소포스의 책 읽기》는 동서양 철학의 기둥이 된 고전부터 21세기 사유의 최전선에 선 사상가들의 저서까지 76권을 통해 철학의 숲을 답사한다. 그 숲길에서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홉스, 마르크스, 베버, 아렌트, 푸코, 베유, 에스포지토, 그리고 붓다와 수운과 만해 같은 정신의 모험가들과 조우한다.
“철학의 숲에서 만나는 이들은 다 사유의 친구다. 친구들이 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궁금해 못 견딜 것 같으면 조심스레 물어본다. 거기서 들은 이야기를 서둘러 기록한 것들의 모음, 이것도 작은 사유의 숲일지 모른다. 숲은 숲을 키운다. 숲은 잠들지 않는다.”
저자

고명섭

저자:고명섭
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한겨레신문기자로일했다.하이데거의깊고어두운사유세계를탐사한《하이데거극장:존재의비밀과진리의심연》(전2권)으로2023년제38회‘만해문학상’특별상을받았다.이밖에니체라는희귀한철학자의정신을답사한《니체극장:영원회귀와권력의지의드라마》,《광기와천재:루소에서히틀러까지문제적열정의내면풍경》,《생각의요새:사유의미로를통과하는읽기의모험》,《만남의철학:김상봉과고명섭의철학대담》(공저),《즐거운지식:책의바다를항해하는187편의지식오디세이》,《담론의발견:상상력과마주보는150편의책읽기》,《지식의발견:한국지식인들의문제적담론읽기》를썼으며,시집《숲의상형문자》,《황혼녘햇살에빛나는구렁이알을삼키다》를냈다.

목차

머리말-니체의영원회귀와오디세우스의침대

1장동일성에도차이에도머무르지마라
취향을익히지않으면가짜예술에속는다―《예술의이유》,미셸옹프레
“사랑의명령에복종할때인간은자유다”―《쿠튀리에신부에게보내는편지》,시몬베유
나르시시즘사회는개인을고독으로몰아넣는다―《나르시시즘의고통》,이졸데카림
‘단독성들의사회’가만드는우울증―《단독성들의사회》,안드레아스레크비츠
보들레르-랭보‘견자의시학’이연프랑스현대시―《프랑스현대시155편깊이읽기1·2》,오생근
동일성에도차이에도머무르지마라―《지식의기초》,데이비드니런버그·리카도니런버그
데리다의‘해체’는더나은세상향한‘정치적실천’―《자크데리다》,제임스K.A.스미스
은유학창시자가말하는‘은유의풍요’―《벌거벗은진리》,한스블루멘베르크
‘전체성의존재론’넘어‘타자의무한성’으로―《레비나스,타자를말하다》,우치다다쓰루
반성적대화가‘아이히만의무사유’를깨뜨린다―《칸트의정치철학》,한나아렌트
미궁의어둠헤쳐나간아렌트‘사유모험’―《난간없이사유하기》,한나아렌트
예술의민주주의가정치적민주주의를키운다―《아이스테시스》,자크랑시에르
‘궁핍한시대’에시인은무엇을찾는가?―《생의절반》,프리드리히횔덜린
헤겔의‘역사’는정의실현의무한한발걸음―《역사는의미가있는가》,테리핀카드
개인구원에서사회구원으로나아가는‘영성’의모든것―《영성이란무엇인가》,필립셸드레이크
‘신의초월성’은‘주체의탈중심화’와어떻게만나는가―《초월과자기-초월》,메롤드웨스트폴
브뤼노라투르유물론에서끌어낸낯선신학―《사변적은혜》,애덤S.밀러
망상적신앙넘어참된종교로―《이성의오롯한한계안의종교》,이마누엘칸트
독일고전철학발흥밑불된야코비신앙철학―《야코비와독일고전철학》,남기호
‘유일자’슈티르너“국가는나의적이다”―《유일자와그의소유》,막스슈티르너

2장우주는생각하는거대한뇌일까
블랙홀의끝에서화이트홀이탄생한다―《화이트홀》,카를로로벨리
양자이론은대승불교‘공’사상으로통한다―《나없이는존재하지않는세상》,카를로로벨리
“우리우주는거대한다중우주의극히작은일부분”―《무한한가능성들의우주》,로라머시니-호턴
우주는생각하는거대한뇌일까―《물리학은어디까지설명할수있는가》,자비네호센펠더
우주가수학으로이루어졌다는착각―《세계그자체》,울프다니엘손
“생명의탄생과인간의출현은우주의명령”―《기계속의악마》,폴데이비스
‘라마르크’되살린후성유전학―《경험은어떻게유전자에새겨지는가》,데이비드무어
모든생명체는자기생성하는닫힌체계―《자기생성과인지》,움베르토마투라나·프란시스코바렐라
과학은인간-자연의공창조적활동―《객체란무엇인가》,토머스네일
‘사이버세계’를지상에불러낸마법같은고전―《사이버네틱스》,노버트위너
사이버네틱스창시자의‘인공지능’경고―《신&골렘주식회사》,노버트위너
아리스토텔레스우주론붕괴시킨16세기세계관혁명―《과학혁명과세계관의전환1·2·3》,야마모토요시타카
지구품은더넓은페미니즘―《포스트휴먼페미니즘》,로지브라이도티
‘어머니지구’가아니라‘연인지구’를상상하자―《비판적에코페미니즘》,그레타가드
“나는여신보다는사이보그가되겠다”―《영장류,사이보그그리고여자》,도나해러웨이
바리데기신화는‘대극의합일’이루는자아의드라마―《신화와정신분석》,이창재
“우주는영원회귀의생명”―《철학자가본우주의역사》,윤구병

3장영혼이묻고철학이답하다
미셸푸코의‘진실말하기’―《자기자신에대한진실말하기》,미셸푸코
지혜로운시민이‘좋은정치’만든다―《영원한현재의철학》,조대호
‘죽음을기억하라’아우렐리우스명상록―《자기자신에게이르는것들》,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정의없는나라는거대한강도떼와다를바없다”―《신앞에선인간》,박승찬
말의힘으로공화국을구할연설가는어디에―《위대한수사학고전들》,한국수사학회
스토아철학자의내면에들끓는반스토아주의열정―《세네카비극전집1·2·3》,루키우스안나이우스세네카
인간의자유의지를가로막는운명의필연성은없다―《운명론》,마르쿠스툴리우스키케로
‘영혼’이‘신’에이르는여정그리는플로티노스신비철학―《아름다움에관하여》,플로티노스
아리스토텔레스의광활한세계로가는문―《아리스토텔레스선집》,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시학》은논리학저술―《시학》,아리스토텔레스
신은우주를움직이고영혼은몸을움직인다―《아리스토텔레스의심리철학》,유원기
아리스토텔레스논리학의정점―《아리스토텔레스의분석론전서》,아리스토텔레스
경제학뿌리는고대그리스‘오이코노미아’에있다―《아리스토텔레스가정경제학》
아리스토텔레스‘불온사상’이키운토마스신학―《토마스아퀴나스》,박승찬
초인을창조하고자한중세연금술의야망―《프로메테우스의야망》,윌리엄뉴먼
르네상스문연페트라르카‘창작의비밀’―《나의비밀》,프란체스코페트라르카
‘탈무드의뿌리’유대인의법전을읽는다―《미쉬나》(전6권),권성달외번역·주해
4천년전‘1인칭사실주의’소설―《최초의소설시누헤이야기》

4장영성과개벽의정치를찾아서
“공동체살리는‘면역’은약이자독”―《사회면역:팬데믹시대의생명정치》,로베르토에스포지토
잃어버린자유주의역사되찾기―《자유주의의잃어버린역사》,헬레나로젠블랫
반마키아벨리적마키아벨리즘―《국가이성론》,조반니보테로
인민의안전못지키는통치자는버림받는다―《법의기초》,토머스홉스
선출된공직자의권력남용막으려면―《페더럴리스트페이퍼스》,알렉산더해밀턴·제임스매디슨·존제이
“혁명은역사의기관차다”―《카를마르크스와프리드리히엥겔스의저작·기고문·초안》,카를마르크스·프리드리히엥겔스
가치다신주의시대의정치―《직업으로서의과학/직업으로서의정치》,막스베버
“진정한정치는자유주의너머에있다”―《로마가톨릭교와정치적형식》,카를슈미트
샤머니즘이중국고대사상을낳았다―《중국사상의기원》,리쩌허우
“주체없는과정이중국사유의특징”―《고요한변화》,프랑수아줄리앙
“현대전쟁은모방적인간의극단적경쟁행위”―《클라우제비츠전쟁론완성하기》,르네지라르·브누아샹트르
시간의안개를뚫고붓다의첫가르침으로가다―《인생의괴로움과깨달음》,강성용
계사전,장엄하고심오한동북아우주론―《도올주역계사전》,김용옥
동서의만남이빚어낸다산의독창적논어읽기―《다산논어1·2》,김홍경
한반도개벽사상의세계화를향한치열한탐색―《개벽사상과종교공부》,백낙청·김용옥·정지창·이은선외
민족과역사에자신을묶는것이참된해탈―《만해한용운,도올이부른다1·2》,김용옥
반시대적교리에갇힌‘철학자예수’구출하기―《철학자예수》,강남순
“영성없는진보정치가민주주의위기불렀다”―《영성없는진보》,김상봉
미국이떠받든지정학바이블―《강대국지정학》,니컬러스존스파이크먼
“한반도를분단시킨건내조국미국이었다”―《한국전쟁의기원1·2》,브루스커밍스
민주주의를키운‘피’와‘혼’―《전환시대의논리》,리영희

도서목록

출판사 서평

《하이데거극장》《니체극장》의저자고명섭
영원회귀의날들속에서차이의희망을발견하는책읽기

《필로소포스의책읽기》는하이데거의깊고어두운사유세계를탐사한《하이데거극장》으로제38회만해문학상특별상을수상한고명섭의신작이다.새책에서저자는역사와철학을아우르는폭넓은지식과인문학적통찰력으로우리를철학의숲으로안내한다.놀라운것은저자가76권을다루면서각책을제대로이해하기위해필요한모든것,즉철학자와사상가들의사상과주요개념,역사적?학문적배경,영향과의의까지세심하게짚어줌으로써독자에게맥락의독서를가능하게해준다는것이다.
저자에게책읽기는“모르는곳을돌아다니는오디세우스의모험,끝없이되풀이되는니체의영원회귀”를닮았다.그리하여이책은철학의숲을찾는필로소포스들을위한지도이자,정확하고확실한앎을향해끝없이계속되는모험을담은정신의오디세이아라할수있다.

“니체는알프스고산마을실스마리아의실바플라나호숫가를산책하던중영원회귀계시를받았다.우주적시간속에서모든것이아무런차이도없이똑같이되풀이되리라는영감이뇌를뚫고들어왔다.‘오,사람아!너의삶전체는마치모래시계처럼되풀이하여다시거꾸로세워지고몇번이고되풀이하여끝날것이다.’니체는커다란바위옆에서난데없는영감을받고폭포수같은격정의눈물을흘렸다.니체의영원회귀사상을해석하는방법은사람마다제각각이다.똑같은것이한치도다르지않게그대로반복되는것이아니라,반복하되조금씩달라지는반복이들뢰즈가말하는‘차이의반복’이다.책읽기는‘동일한것의영원회귀’를떠올리게한다.책이라는동일한것을끝없이읽고또읽는다.그반복의바퀴는굴러서어디에이를까?”_‘머리말’에서

“우리는무엇을알수있는가?무엇을바랄수있는가?”
‘앎에대한사랑’이우리에게주는것

철학의쓸모,철학이주는위안을이야기하는책이베스트셀러가되기도하지만,여전히철학은현실과동떨어진추상적이고공허한학문으로여겨지기일쑤다.“존재란무엇인가?”“세계의제1원인은무엇인가?”같은물음이도대체우리의삶과무슨상관이있단말인가?《필로소포스의책읽기》는신과인간,존재와세계에대한본질적사유를통해우리가사는이세상을비판적으로성찰할수있고도덕적이고정의로운사회로가는길을열수있음을보여준다.
예를들어기원전4세기고대그리스의철학자아리스토텔레스는‘인간은이성적동물이다’라는명제에서출발해인간삶의목표인‘행복’을실현하는데필요한‘좋은정체’에대한생각으로나아갔다.아리스토텔레스의정치적통찰을요약하면다음과같다.“좋은민주정은시민의역량없이는세울수없다.그러나시민의역량은경제적평등없이는키울수없다.”(본문219~223쪽)
“선한신이창조한세계에왜악이존재하는가?”를물으며평생고뇌한교부철학자아우구스티누스는인간이신이준자유의지를따라선을행할의무가있다고생각했다.아우구스티누스에게“정의가없는왕국이란거대한강도떼와다를바없”었다.(228~232쪽)
20세기프랑스철학자시몬베유의사상은종교적신비주의와정치적행동주의의결합속에서영글었다.베유는철학교사,사회주의자,노동운동가였으며에스파냐내전에아나키스트부대로참전하고제2차세계대전동안에는나치독일에맞서레지스탕스로활동하기도했다.신의선함과신의사랑을믿으면서도교회바깥에머물렀던베유는권력과국가를숭배하는기독교신앙을비판하고신비주의영성에주목했다.베유의영성적사유는당대유럽정치에대한비판으로나아가고,새로운세계를향한열망으로이어졌다.(28~33쪽)
이렇게이책에서독자들은철학적사유가바탕이되어분출한정치적?사회적?종교적통찰의순간들을목도하며철학과현실이맞닿는지점을확인할수있다.“옛신들이떠나고새로운신들은오지않은”궁핍한시대에새길을찾으려했던지적거인들의이야기에서시간과공간을넘어조금씩다른모습으로끝없이반복되는인류공통의문제를발견하고지금우리의현실을더깊이들여다보게된다.

동일성에도차이에도머무르지마라
《필로소포스의책읽기》는먼저지금우리시대의현실을분석하고새로운길을모색하는사상가들의책을중점적으로다룬다.1장에서나란히소개되는오스트리아철학자이졸데카림의《나르시시즘의고통》과독일사회학자안드레아스레크비츠의《단독성들의사회》는신자유주의적자본주의,문화적자본주의가낳은후기근대의고립되고우울한개인과사회상을분석하고해법을제시한다.1장에서는또한“21세기철학계의새로운흐름으로꼽을수있는유물론의귀환과신학의귀환”을보여주는저서들을통해오늘날인류가맞은문명사적위기와변화의방향에대해생각하게해준다.

우주는생각하는거대한뇌일까
“철학의숲에서만난사유들”이라는부제를생각하면2장에서다소의아함을느낄지모른다.이탈리아출신이론물리학자카를로로벨리의《화이트홀》이나‘양자경관다중우주이론’의창시자인로라머시니-호턴의《무한한가능성들의우주》같은과학책들을만나게되기때문이다.하지만여기서우리는우주의탄생과양자세계에대한연구가종교적세계관과만나고,생물학연구가사회이론으로확장되는놀라운광경을보게된다.

영혼이묻고철학이답하다
3장에이르면앞서본철학자들의논의가하나로모이는듯한느낌을받게된다.서양철학의뿌리이자기둥인아리스토텔레스를만나게되기때문이다.3장에서는《시학》《분석론》같은아리스토텔레스의저서를중심으로해서로마시대스토아철학자세네카,신플라톤주의철학을정립한플로티노스,중세신학의완성자토마스아퀴나스를비롯해서양고대철학과중세철학을대표하는철학자들의사상이펼쳐진다.

영성과개벽의정치를찾아서
국내외의혼란한정치상황과관련해자유주의,민주주의,진보,보수,파시즘같은용어가정확히무엇을의미하는지알고싶은사람이라면특히4장이반가울것이다.공동체의평화와번영을위한정치란무엇인가?선출된공직자의권력남용을막으려면어떻게해야하는가?이러한의문을품고있다면,이탈리아정치철학자로베르토에스포지토의《사회면역》이나공화정과삼권분립을비롯한미국헌법의근본사상을설명한《페더럴리스트페이퍼스》를다룬글에서생각의실마리를얻을수있을것이다.4장에서더욱눈길을끄는것은,19세기후반부터20세기초반사이에등장한한반도개벽사상을다룬책부터박정희유신정권에대한항거의의지를일깨운리영희의《전환시대의논리》까지한반도의역사와정치에대한깊은통찰이담긴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