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

$27.00
Description
“내면에 소용돌이치는 폭력성, 정신을 갉아먹는 니힐리즘을
미시마 유키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라는 시대의 병이자
인간 존재의 어둠 그 자체로 집요하게 물어 들어가는 작품”

악명에 가려진 문제적 작가의 내면 세계를 탐사하는
미시마 유키오 사후 50년의 기념비적 저작!
미시마 유키오는 문학의 총아였고 대중의 우상이었다. 몰락한 귀족 가문의 병약한 아이로 자라 열여섯 살에 혜성처럼 문단에 등장한 뒤 《가면의 고백》 《금각사》를 비롯한 수많은 작품으로 대중의 격찬을 받은 전후 일본 문학의 대표 작가였다. 영화배우와 사진 모델로 활약하고, 가부키와 현대극의 극본을 쓰고 극단을 만들어 연극을 연출하며 문화 전반에서 전천후로 활약한 대중 스타였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더불어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작가로서 정점을 달리던 미시마는 45세 되던 1970년 마지막 작품이자 필생의 대작인 《풍요의 바다》 원고를 완성한 직후 일본 자위대 총감부를 점거하고 할복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삶을 마감함으로써 문학계를 넘어 일본 사회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왜 미시마는 삶의 절정을 해체하듯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


죽음의 자기 연출을 이끈 폭력적 니힐리즘의 해부

미시마 유키오 연구의 제1인자로 꼽히는 문학평론가 이노우에 다카시가 모든 것을 던져 집필한 이 평전은 미시마 문학의 천재성과 작품의 바탕을 이루는 사상 전반을 탐사하며, 자기 파괴적 종말로 끝을 맺은 미시마의 삶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편지, 인터뷰, 메모, 미발표 습작 등 방대한 1차 자료와 최신 자료를 철저히 고증하고 미시마 작품 전반을 섬세하게 독해해 미시마의 생애와 정신을 재구성한다. 특히 이 평전은 ‘왜 미시마 유키오는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풍요의 바다》 내용 전체를 집요하게 살핌과 동시에 집필 시기를 전후한 미시마의 행적을 하나하나 추적한다. 사실과 분석을 치밀하게 교직한 저자의 작업은 한 독특한 예술가의 자기 연출적 삶을 해부하고 조명하는 평전의 진수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의 유폐 경험에서 형성된 미시마 유키오의 내면 세계가 얼마나 집요하게 자기 탐닉적 에로티시즘과 자기 파괴적 폭력성을 키워 왔는지, 또 그런 폭력의 에로티시즘이 어떤 경로로 니힐리즘적인 사상과 섞여 미학적으로 발효되고 실존적으로 증폭됨으로써 자살을 통한 미적 완성이라는 관념으로 나아갔는지를 생동감 있게 그려낸다. 날카로운 심리 분석이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이 평전을 통해 독자는 미시마 유키오라는 문학적 난문을 선명하게 파악하는 시야를 얻게 된다.


우리는 니힐리즘을 넘어설 수 있는가
“미시마라는 문제는 우리 시대의 문제다”

“《가면의 고백》과 《금각사》를 읽으면 알 수 있듯이, 미시마의 내면에는 제어하기 어려운 폭력성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또 《풍요의 바다》의 결말이 보여주듯이 모든 것은 헛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차가운 니힐리즘이 미시마의 정신을 잠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시마는 이것을 단지 개인의 문제로 여긴 것이 아니라 근대라는 시대의 병, 인간 존재의 어둠으로 간주하고서 질문을 던졌다는 점이다. 사실 사후 반세기가 지난 시점에서 그 질문은 우리 모두가 직면한 문제가 되었다. 미시마는 말하자면 현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 ‘시작하며’에서
선정 및 수상내역
2021년 제72회 요미우리 문학상
저자

이노우에다카시

목차

한국어판출간에부쳐
시작하며

제1부-비상1925~1949
제1장유폐된어린시절
제2장시를쓰는소년
제3장불안의문학적모험
제4장열여섯살천재소설가
제5장불타는도쿄
제6장폐허속의문학
제7장가면의고백

제2부-절정1950~1962
제8장무대위의욕망
제9장태양과신화
제10장파괴의아름다움
제11장미시마문학의‘정오’
제12장허무의숲속에서
제13장어긋남과전락
제14장육체라는오브제

제3부-소멸1963~1970
제15장전체소설의꿈
제16장일본근대의얼굴
제17장죽음의미학
제18장폭류의언어
제19장종말전야
제20장허무의바다

후기
주석
옮긴이후기
연보

출판사 서평

죽음의자기연출을이끈폭력적니힐리즘의해부

미시마유키오연구의제1인자로꼽히는문학평론가이노우에다카시가모든것을던져집필한이평전은미시마문학의천재성과작품의바탕을이루는사상전반을탐사하며,자기파괴적종말로끝을맺은미시마의삶을입체적으로분석한다.저자는편지,인터뷰,메모,미발표습작등방대한1차자료와최신자료를철저히고증하고미시마작품전반을섬세하게독해해미시마의생애와정신을재구성한다.특히이평전은‘왜미시마유키오는스스로목숨을끊을수밖에없었는가’라는수수께끼같은문제를풀기위해《풍요의바다》내용전체를집요하게살핌과동시에집필시기를전후한미시마의행적을하나하나추적한다.사실과분석을치밀하게교직한저자의작업은한독특한예술가의자기연출적삶을해부하고조명하는평전의진수를보여준다.어린시절의유폐경험에서형성된미시마유키오의내면세계가얼마나집요하게자기탐닉적에로티시즘과자기파괴적폭력성을키워왔는지,또그런폭력의에로티시즘이어떤경로로니힐리즘적인사상과섞여미학적으로발효되고실존적으로증폭됨으로써자살을통한미적완성이라는관념으로나아갔는지를생동감있게그려낸다.날카로운심리분석이시작과끝을관통하는이평전을통해독자는미시마유키오라는문학적난문을선명하게파악하는시야를얻게된다.


우리는니힐리즘을넘어설수있는가
“미시마라는문제는우리시대의문제다”

“《가면의고백》과《금각사》를읽으면알수있듯이,미시마의내면에는제어하기어려운폭력성이소용돌이치고있었다.또《풍요의바다》의결말이보여주듯이모든것은헛것에지나지않는다는차가운니힐리즘이미시마의정신을잠식하고있었다.하지만중요한것은미시마는이것을단지개인의문제로여긴것이아니라근대라는시대의병,인간존재의어둠으로간주하고서질문을던졌다는점이다.사실사후반세기가지난시점에서그질문은우리모두가직면한문제가되었다.미시마는말하자면현대를살고있는셈이다.”-‘시작하며’에서


일본이라는문제를풀어갈때가장어려운문제,미시마유키오
내가생각하기에일본이라는문제를풀어갈때부딪힐수밖에없는가장어려운문제중하나가미시마유키오이다.그는탐미적이고외설적인작가수준을뛰어넘는사상가다.그의죽음을“조선놈아주까리미친듯이퍼먹고미쳐버린”자의한바탕활극으로소비해서는아무것도배울수가없다.복잡한다면체의모습을유감없이보여주는그의삶과문학과사상을입체적으로파악하고나아가일본의패전을전후한일본현대사를깊이이해하는데이평전이많은도움이되기를바란다.-‘옮긴이후기’에서

‘문제적인간시리즈’,제16권
2005년8월《로베스피에르,혁명의탄생》을제1권으로출간한‘문제적인간시리즈’제16권으로《미시마유키오,죽음의충동과허무의미학》을내놓는다.

“죄르지루카치는《소설의이론》에서근대소설의주인공을‘문제적개인’이라고이름붙였다.이변화무쌍한세계속에내던져져자신의운명을알지못한채신념의푯대에의지해좌충우돌하며자기길을찾아떠나는파우스트적존재를지칭하는말이었다.그존재의행보야말로근대적주체의전형적모습이다.
‘문제적인간’시리즈는이근대적주체성을삶의형식안에서극대치로전개한이념형적인물을재발견하는작업이다.이시리즈는근대적주체의모순을극한까지밀어붙였던인물들을추려내그들의삶과의식의단면을절개해보여주는것을목표로한다.”-발간사에서

미시마유키오,그는누구인가?
1925년도쿄요쓰야에서태어난미시마유키오(본명히라오카기미타케)는할머니의방에서병약한아이로성장했다.외부세계와차단된유년시절은미시마특유의몽상과상상력의토대가되었다.12세무렵부터시창작에몰두했고,문예동인지에작품을발표하면서문학적재능을뚜렷이드러냈다.1941년16세에필명‘미시마유키오’로단편소설〈꽃이한창인숲〉을발표하며문단에데뷔했다.이시기그의성장과정은국가적격변(전쟁과패전)과겹쳐있었고,작품에는죽음,몰락,허무같은주제가뚜렷해졌다.
24세때인1949년발표한《가면의고백》은자전적고백과내면의정체성갈등을정면으로다뤄큰반향을일으키며미시마유키오를문단의중심에서게했다.1956년에발표한《금각사》는그의문학의정점으로평가된다.교토금각사방화사건을소재로삼아아름다움과파괴,허무와미의결합을형상화한이작품은‘전후일본’이라는시대전체에대한도전이었다.
1950~60년대는예술전반에서활발하게활동해,소설·희곡·비평을발표했을뿐아니라영화와연극,사진작업에도직접참여하며대중스타로자리잡았다.동시에육체단련에몰두하여보디빌딩과검도에깊이빠졌는데,이는정신과육체를동시에수련하려는일종의‘자기연출’이기도했다.
1960년대후반부터미시마는정치적발언과행동에적극나섰다.자위대체험입대를하며민간방위조직을구상했고,‘방패회’를결성해헌법개정과천황제수호를주장했다.생애마지막에몰두한작품은네권으로이루어진대작《풍요의바다》였다.윤회전생을축으로삼아시대의허무를그려낸이작품은그가오랫동안사유해온세계관을집약한결실이었다.1970년11월,미시마는원고를출판사에넘기고방패회회원들과함께자위대총감부를점거하고헌법개정을촉구하며연설한뒤할복으로생을마감했다.그의나이45세였다.그의죽음은일본사회에깊은충격과긴논쟁을남겼다.죽음이후반세기가지난지금도미시마는탁월한문학적성취와예민한시대인식,극단적죽음으로인해가장논쟁적이며매혹적인작가로남아있다.

미시마유키오,탄생100주년에한국어로처음소개되는결정판평전
2025년은미시마유키오(1925~1970)의탄생100주년이되는해이다.미시마의충격적인죽음으로인해국내에서는오랫동안금기시되어온작가이다.그의마지막작품인대작《풍요의바다》한국어판이올해에야완간될정도로미시마유키오는극단적우익작가혹은엽기적인인물로인식되어있다.하지만미시마유키오는전후일본문단의대표적작가였으며,그의작품의주요주제인극한의탐미주의와폭력성,죽음충동과니힐리즘같은문제는여전히독자의상상력을자극하고문학적탐구를요청하는강렬한주제이다.
미시마유키오연구1인자인저자이노우에다카시는방대한1차자료를샅샅이검토하고새롭게발굴한자료까지철저히고증해미시마의생애를객관적사실과예리한심리분석위에재구성했다.복잡하고다면적인내면세계와시대적맥락을동시에조망함으로써한예술가의자기연출된삶을해부하는평전의진수를보여준다.이책은2021년제72회요미우리문학상(평론·전기상)을받은결정판전기이다.

전후일본이만들어낸가장복잡한얼굴,미시마유키오
미시마유키오는전후일본이라는거대한실험실에서탄생한모순적인존재였다.전후재건과민주주의,산업화의황금기속에서일본은번영했지만그이면에는방향을잃은정체성의위기가있었다.미시마는이혼란의중심에서문학이라는도구를사용하여자신만의해답을찾으려한인물이다.그는근대와전통,민주주의와천황제,규율과쾌락,허무와아름다움사이에서끊임없이표류하고분열했다.그의일생은이상반된힘들이충돌하는격전장이었고,이런모순적갈등은작품에서도,그의삶속에서도,마지막죽음에서도똑같이드러났다.그는이모순을드러내고끝까지밀어붙여‘파국’을통해결론에도달하려했다.

미시마란수수께끼에다가서는가장치밀한안내서
이노우에다카시는기존연구의두경향,곧미시마를광인·극우로몰아가는단순화와천재적예술가로미화하는낭만화를모두거부한다.그는미시마의문학·사상·행위가서로연결된거대한체계를이루고있었음을정밀하게보여줌으로써미시마의자결이정치적인우발적행위가아니라,문학적·심리적·미학적기획의결말이었음을입증해보여준다.
미시마유키오는문학속에서‘죽음’을관념적으로그려낸것이아니라,삶의마지막순간에그것을현실로구현했다.이책은미시마의죽음을비극적일탈이아니라,그의문학적세계관의실천으로이해하도록돕는다.그가남긴말처럼“죽음은마지막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