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면 길이 된다(큰글자도서)

같이 가면 길이 된다(큰글자도서)

$32.00
Description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이상헌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으로 부친 두 번째 편지
- 김훈(소설가), 송경동(시인) 추천

여기, 일과 일터와 일하는 삶을 끈덕지게 보듬는 책이 출간되었다. 여럿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꿋꿋한 믿음 아래, 함께 모색하고 타개하여 연대와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데 값진 화두가 될 문장들을 엮은 『같이 가면 길이 된다』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고용정책국장으로 일하는 이상헌이 치열한 숙고와 엄격한 응시를 대동한 채 이런저런 지면에 꾸준하고도 찬찬하게 써온 글을 한데 모았다. 총 6부로 구성된 책은 ‘이 나라’의 일하는 삶을 구석구석 돌아본다. 저자는 여전히 원형 경기장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에게 다시 한번 얼얼하게 아프면서도 살뜰한 통찰을 건넨다. ‘일하는 삶’과 ‘회복하는 사회’에 관한 섬세히 떨리는 희망의 문장이 우리를 찾는다.
저자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고용정책국장.지은책으로『우리는조금불편해져야한다』가있다.

출판사 서평

거친발톱끼리손잡는기적을기다리며적어내린
‘일’과‘일터’와‘일하는삶’을향한문장들

국제노동기구(ILO)에서고용정책국장으로일하는이상헌이사람,노동,경제학의풍경을전한《우리는조금불편해져야한다》에이어두번째편지를부쳐왔다.수신인은한국사회에서‘일하는삶’을살아가는모든이다.조지버나드쇼는말했다.“인간이사자를죽이면그걸스포츠라고부른다.하지만사자가인간을죽이면그걸포악함이라한다.범죄와정의의차이라는것도이와별반다르지않다.”이상헌은말한다.“가끔,나는‘노동자’는‘인간’이아니라‘사자’라는생각을한다.”

“원형경기장에서가망없는싸움을벌이면서도삶의희망을결코포기하지않는사자,생산이라는거대한경기에서피흘리며죽어나가는슬픈운명에처한사자,살인같은죽음에‘범죄’를따질수없는사자,죽음판을벌인인간에대항하여온몸으로맞서싸우면포악하다고불리는사자,인간이싸우라고만든경기장에서그에따라치열하게싸우면형벌을받는사자.죽음,박봉,과로,해고는경제성장이라는거대한게임에필연적으로따르는법칙이고,거친바닥에무뎌진발톱을내보이면당장포악함의죄를물어갇히거나칼을받게된다.더러있지않았나.기업이노동을죽이는것은불가피함이고,노동이기업에죽을듯달려드는것은곧범죄다.”(14쪽)

여기,일과일터와일하는삶을끈덕지게보듬는책이출간되었다.여럿이같이가면길이된다는꿋꿋한믿음아래,함께모색하고타개하여연대와회복의길로나아가는데값진화두가될문장들을엮은《같이가면길이된다》다.이상헌은여전히원형경기장을벗어나지못한우리에게다시한번얼얼하게아프면서도살뜰한통찰을건넨다.그는‘사자’가무리를지어경기장을무너뜨리고나오길꿈꾼다.거친발톱끼리손잡는기적을기다린다.공감과연대의힘도믿는다.‘인간’과의연대도기대한다.이모든꿈을머리맞대고꾸길소망한다.

속도는더디고방향은제각각인세상에서
“우리정말이대로살순없지않나”

이상헌이25년째몸담고있는ILO는유엔산하전문기구로서노동문제를전담한다.그는고용정책국장으로일하며세계곳곳을대상으로영어와불어로일하지만,떠나온‘내나라’에관한관심은줄어들기는커녕나날이더커지고있다고고백한다.타국생활에따르는일반적‘갈증’이라고할수도있겠지만,이상헌에게는조금다른연유가있다.내나라의일터현실이너무나더디게변하는것에대한조급함이큰탓이다.특히그는우리사회가일터의죽음을막지못하는현실에분노와책임을느끼고,그이면에는불평등그리고나아가‘나쁜경제학’이있다고말한다.이상헌에게는수많은제약이있다.‘외교적중립성’이라는단어는감시카메라처럼그의눈과손을내려다본다.따지거나비판해야할대상에선뜻칼날을세울수없는경우도부지기수다.그렇기에그는치열한숙고와엄격한응시를대동한채이런저런지면에꾸준하고도찬찬하게글을써왔다.부끄러운우리가따지고물어야한다고목소리높였다.“우리정말이대로살순없지않나.”

일하다가죽지않기를,
어떻게든같이온몸으로저어가기를

총6부로구성된책은‘이나라’의일하는삶을구석구석돌아본다.1부‘우리시대식인의풍습:일터의죽음’에서는풍족한살림,부유한경제,만개하는민주주의를구가하는가운데서도좀체지워지지않는이시대의붉은그림자를말한다.이상헌은일터의죽음을두고,사회의집단적‘음모’이자집단적‘테러’라고힘주어정의한다.짧게는지금이순간,길게는수십년거슬러올라가일터에서죽고다치는이들과그들을둘러싼때로는묵인과때로는소란과때로는변화의움직임을추적한다.2부‘100년의거친꿈:당당한노동’에서는살아남은노동이끊임없이고개숙이는현장을끄집어낸다.100년전8시간노동,최저임금,차별없는노동을내세우면서ILO가만들어졌다.‘당당한노동’은누군가에게는현실로,그러나수많은사람에게는여전히꿈으로남아있다.정부가아예장시간노동을장려하는법까지만들겠다고나선상황에서,여기적힌오랜역사의문장들은한결서글프면서도절박하게다가온다.3부‘울타리치기와불평등:사람,경제그리고권력’은온천지가‘울타리’인오늘날을돌아보며,바야흐로불평등은확대되고일자리는불안정한시대에서‘성공’과‘능력’과‘효율성’으로세상을분절화하고계층화하는장면을포착한다.4부‘불평등의상처:코비드시대의풍경’에서는바이러스가한층가혹하게경제와삶을지배한곳곳으로우리를안내한다.코로나이전의세상에서도위험과차별을짊어졌던사람들은바이러스가덮치자더욱극심한역할을떠안아야했다.요몇년사이더욱살벌해진‘어떤하루’를좇는다.5부‘사방의이웃을두려워할때:경제학의그늘’은경제학자로서느끼는책임과비애그리고‘뱃고동’에비유한희망을담담히적어내렸다.2007년말세계금융위기를회상하며지금의위기에서헤어나올길을찾는다.마지막6부‘이제너에게묻는다’에서는이모든고찰과비판에서자유로울수없는스스로에게로물음표를건넨다.앞선장들보다자비없는,그러나섬세하게떨리는물음들이끝내는책장을넘기는독자에게로향할때제목여덟글자가다시금선명해지는순간을맞는다.

다시,우리의‘일하는삶’과
‘회복하는사회’에관해말하다

책은‘회복의희망’을말하며끝맺는다.얼마전타계한일본소설가오에겐자부로의“인간은회복하는존재”에서뻗어나온이야기다.

“물건만들다죽고,만든물건배달하다가죽고,심지어자다가추워서얼어죽기도합니다.그뜻마저모호해진‘진보’를바라지는않습니다.어려움과고통을잔디자르듯싹둑잘라낸세상은당분간화려한꿈으로남겨둡니다.상처하나넘으면다음상처가오겠지요.하지만한상처가오면세상이기민하게회복의힘을모아주길바랄뿐입니다.”(303쪽)

소설가김훈은“이상헌은학문과현실사이의간극에찡겨있다.이부자유한자리에서그가인간의현실쪽으로시야를열어갈때그의글은가장좋은페이지를이룬다”고했다.경제학자이지만이론과숫자로무장한학문으로인간의현실을끌고들어가지도않고,힘세고가지런한논리를들이대며설명할수없는세계를설명하지도않는다는것이다.이는“인간의얼굴을한경제학자”라는시인송경동의표현으로이어진다.《같이가면길이된다》는“뻔한처지에있는사람들끼리온기모아서회복”하며,“어떻게든살아내는”여정을정겨이반기고뜨겁게북돋는다.희망,같이가면길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