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경제사 :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

20세기 경제사 :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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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세기는 다른 무엇보다도 경제 발전이 압도적으로 주도한 최초의 세기였다. 북대서양의 일부 지역에서는 1인당 소득이 1870년에 비해 20배 이상 증가했다. (하루 2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최극빈층은 1870년에는 무려 70%였으나 이제는 9%가 채 되지 않는다. 이 최극빈층마저도 대다수가 공공 의료 그리고 막대한 가치를 지닌 이동통신 기술의 혜택을 누린다. 인류는 1870년을 기점으로 마침내 지긋지긋한 빈곤의 덫 혹은 맬서스의 저주에서 처음으로 벗어났고, 선조들이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정도의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경이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유토피아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 길 위에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물질적 번영을 이루었으되 그 과실이 매우 불균등하게 분배되었으며,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오늘날 가장 부유한 사람조차도 특출나게 운이 좋고 행복한,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 게다가 20세기에는 가장 잔혹했던 독재 정권이 출현했고, 각각 수천만 명의 사상자를 낳은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대공황을 경험했으며, 2008년에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경험했다. 21세기의 우리는 기후 위기, 불평등, 포퓰리즘, 미중 패권 경쟁의 이슈로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로 들어섰다.
《20세기 경제사: 우리는 유토피아로 가고 있는가》는 20세기의 성공과 실패를 경제적 맥락에서 살펴본다. 특히 세계가 어떻게 부유해졌는지를 설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유례없는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도했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지난 세기와 같은 재앙을 피하고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

브래드퍼드들롱

저자:브래드퍼드들롱
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의경제학교수.1960년보스턴에서태어나현재버클리에거주한다.하버드대학교에서경제학박사학위를받은후동대학교에서강의했으며,클린턴행정부에서재무부차관보로일했다.경제의거시적측면그리고자본시장및화폐금융영역에초점을맞추어20세기역사를연구한다.전간기와대공황시기에관한많은논문을썼고,같은학과의배리아이켄그린및크리스티나로머와함께버클리경제학과를대공황연구의메카로만드는데크게기여했다.최근에는현실문제에대한기고,대중강연,블로그활동을활발하게하고있다.

역자: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소장.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외교학과석사과정을마쳤으며캐나다요크대학대학원에서정치학박사과정을수료했다.금융경제연구소연구위원,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소장을역임했다.저서로《어나더경제사》,《비그포르스,잠정적유토피아와복지국가》,《위기이후의경제철학》등이있고,역서로《거대한전환》,《카를마르크스》(제59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상),《광장과타워》,《둠:재앙의정치학》,《워크는좌파가아니다》등이있다.유튜브채널‘홍기빈클럽’을운영하고있다.

감수:김두얼
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UCLA에서경제학박사학위를받았다.공군사관학교,UCDavis,한국개발연구원을거쳐현재는명지대학교경제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아울러워릭대학교,히토츠바시대학교,홍콩대학교에서방문학자로,사법정책연구원에서초빙연구원으로연구활동을했다.아시아역사경제학회회장,한국법경제학회회장,『경제사학』편집장,『아시아-태평양경제사리뷰』특집호편집위원장등을역임했고,『아시아법경제학저널』부편집장,『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경제사와법경제학관련논문을학술지에다수게재했으며,지은책으로는『사라지는것은아쉬움을남긴다』『한국경제사의재해석』『경제성장과사법정책』이있고,옮긴책으로는『보이는손』이있다.

목차

추천의글(김두얼명지대학교교수,서울리뷰오브북스편집장)

서론.20세기의거대내러티브
1장.세상을세계화하기
2장.기술주도성장엔진의시동을걸다
3장.북방세계의민주화
4장.글로벌제국들
5장.제1차세계대전
6장.포효하는20년대
7장.대공황
8장.현실사회주의
9장.파시즘과나치즘
10장.제2차세계대전
11장.냉전,두적대체제의공존
12장.남방세계의경제발전
13장.포용
14장.사회민주주의와영광의30년
15장.신자유주의로의전환
16장.재세계화,정보기술,초세계화
17장.대침체와빈약한회복
결론.우리는여전히유토피아를향해웅크린채나아가고있는가?

감사의말
주석에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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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NewYorkTimes,WallStreetJournal베스트셀러
FT,TheEconomist올해의책

폴크루그먼,로렌스서머스,토마피케티,마틴울프추천
김두얼교수감수/추천

최초의경제의세기
에릭홉스봄은1914년의1차대전부터1991년소련의몰락까지를현실사회주의와파시즘이세계를뒤흔든‘단기20세기’로규정한다.이와달리들롱은1870년부터2010년까지,즉인류를극심한빈곤에가두었던문을여는데성공한이후부터이성공이가져온부의급격한상승궤적의속도를유지하는데실패하기까지의시기를‘장기20세기’로규정한다.
1870년이전에는기술이인구증가와의속도경쟁에서번번이패배하며대부분의시대에대부분의사람들이자신과가족들이입에풀칠은할수있을지,지붕도없는곳에서벌벌떨어야하지않을지를걱정해야했다.즉맬서스함정이작동했고,맬서스가옳았다.실제로1870년대초반존스튜어트밀은“지금까지만들어진모든기계적발명으로과연고된하루가조금이라도가벼워진이가있는지의심스럽다”고말했다.
상황은1870년무렵부터변하기시작했다.인류는조직과제도와기술(기업연구소,근대적대기업,세계화등)을갖추며그전까지인류를지독한가난에가두었던문을열어젖혔다.인류경제성장의핵심인(자연을조작하고인간을조직하는것에관한)유용한아이디어의축적물(총요소생산성)의세계평균성장률은1870년이전에는연0.45%였는데,1870년이후에는연2.1%로높아졌다.그결과1870년대비140년동안21.5배증가하였고,인구증가에따른효과등을감안하면인류는8.8배더잘살게되었다.


하이에크와폴라니의결투,
케인스의축복을받은이들의강제결혼과‘영광의30년’
타임머신을타고1870년으로돌아가서당시사람들에게2010년의세상을알려주면어떤반응을보일까?분명유토피아라고생각할것이확실하다.8.8배더잘살게되었다면,자연을조작하고인간을조직하는충분한능력을갖추게되었음을의미하는것이아닌가.
하지만물질적풍요속에서조화로운사회를건설하는것은엄청나게어려운과제였다.인류는유토피아에도달하기는커녕이제그길위에있는지조차도확실하지않다.무엇이잘못된것일까?
경제성장은무엇보다시장경제에의해매개되었다.하이에크는시장만이성장의과업을이룰수있으며,인간은절대이해할수없는자체논리를가진시장시스템의작동에믿음을가지라고인류에게명령했다.즉‘주신분도시장이시오,가져가신분도시장이시니.시장의이름을찬양하라’고말한셈이다.
인류는이를거부했다.시장경제는1차대전직전까지북방세계를중심으로급속한성장을가져왔지만,극심한불평등과혼란도함께나타났다.장기20세기는이러한문제를해결하겠다는다양한아이디어가나타나고격돌했던시기라고할수있다.특히20세기전반기에는무솔리니의파시즘과레닌의현실사회주의가등장했고,이들의실험은우리모두가알고있는최악의재앙으로끝났다.
폴라니는사회정의는잊어버려야한다던하이에크와달리사람들은스스로재산권이외의다른권리들을가지고있다고생각한다며,다른해결책을제시했다.사람들은가치있는재산을소유하지못한이들도경청받을수있는사회적권력을가져야하며,사회는마땅히그들의필요와욕구를고려해야한다고생각한다.그래서장기20세기내내사람들은시장경제가가져온것을보며다른무언가를요구했다.
시장의능력에대한하이에크의비전이현실화되기위해서는세가지전제조건이있었다.먼저시장이기능하기위해서는경쟁이필요했다.둘째로케인스의아이디어가중요했는데,시장경제는기업이이윤을창출할수있는(사람들의)지출이있을경우에만적절하게작동할수있었다.사회전체의지출이부족한데정부가개입해서는안된다는자유방임의사상이가져온결과가바로대공황이었다.
대공황은자유방임시스템에서왼쪽의좀더관리되는‘혼합’경제로이동하는데에주요한동인이되었다.혼합경제혹은사회민주주의의목표는고상한사회주의의목표와확연히달랐다.대신보다평등한방향으로소득을재분배하기위해소득부조와누진세를제공하는데에초점을맞췄다.필수품을모두공공이제공하는고도의사회주의체제는비효율적일수있었지만,소득을단지좀더평등한방식으로분배하는사민주의시스템은이를궁핍한이들에게만제공하고시장의마법과도같은힘을사회적목표에활용함으로써낭비를피해갔다.이렇게케인스의축복아래강제로폴라니와결혼함으로써(세번째조건을충족하며)하이에크의비전은현실화될수있었다.그결과는급속한성장과상대적으로평등한분배를달성한전후‘영광의30년’이었다.

신자유주의로의전환
빠른성장과균등한분배를달성한사회민주주의는강력했지만,문제가하나있었다.사회민주주의는스스로의몰락과신자유주의의발호를가져오게될것이라는점이었다.사회민주주의는기본적으로시민들이동등한존재라는전제에서출발하는데,일부시민은자기들은출생,교육,피부색,종교,그밖의특징들로인해자신들이다른이들보다더욱평등하다고생각할수있다.고용수준이높고성장이강력한동안에는이딜레마가덮어질수있지만,성장이둔화되고고용이줄면갈등이증폭된다.이것이사민주의의몰락과신자유주의로의전환을가져온기본적인배경이었다.
여기에더해1970년대의인플레이션위기가결정적인역할을했다.린든존슨정부후반부터슬금슬금올라가던물가는닉슨이취임하던1969년5%에이른다.이어1973년욤-키푸르전쟁(4차중동전쟁)이터지면서오일쇼크가찾아왔다.그결과1970년대말에이르면인플레이션은통제를벗어난것으로받아들여진다.이러한인플레이션을초래하는정부는당연히무능한정부이다.1970년대후반에사민주의를비판하는이들은인플레이션을가리키면서이렇게묻기만하면됐다.‘제대로기능하는시스템이라면이런일을초래했을까?’답은당연히‘노’였다.
이렇게사회민주주의로부터신자유주의로의급격한전환이이루어졌고,레이건과대처는이러한상황에서집권했다.흥미롭게도레이건과대처모두실업과빈곤이라는막대한대가를치르고얻은인플레이션종식을제외하면,그들의국내정책은실패했고사민주의보다더성공적이지못했다.그들은규제를철폐하여고용과임금수준을올리려고했고,부자들의세금을낮춰투자,기업활동,성장을촉진하려고했으며,감세를통해정부지출과정부규모를줄이려고했다.하지만임금은다시빠르게상승하지않았고,투자와성장모두가속도가붙지않았으며,정부는축소가아니라(대대적인군비증강으로)확대되었다.미국에서는그때까지있다해도한두해정도에그쳤던큰폭의재정적자가일상화되었다.1980년대말이되자신자유주의프로젝트또한영광의30년동안높아진기대수준을충족시키지못했음이분명해졌다.
특히미국의제조업이무너지고러스트벨트가나타나게된계기에대한분석이흥미롭다.레이건정부의재정적자로1980년대의절반이상동안미국달러가고평가되었는데,이로인해미국에서의생산비용이외국기업의가격보다높으니투자를줄이고축소하라는신호가1980년대에미국제조업에전달되었다고한다,그런데이경우에는잘못된신호였다.즉시장이비교우위의논리로보낸신호가아니라재정적자로인해미국정부가차입하려는단기현금수요가급등하면서전달된신호였다.결국레이건정부의감세정책은미국의제조업에치명적인타격을입혔고,오늘날러스트벨트로알려진지역을만들어냈다.
이렇게성과가뛰어나지못했음에도신자유주의는대중의저항을부르기보다는통념으로받아들여졌다.저자는그이유의일부를이데올로기승리(사회주의의몰락)의공을신자유주의의기수레이건이가져갔다는데서찾는다.대처의경우에는포클랜드전쟁승리로한껏고양된영국인들의심리가영향을끼쳤다.물론1990년대이후에는3차산업혁명으로도불리는정보통신기술의발전과이로인한일시적인생산성상승이신자유주의국면을지속하는데영향을끼쳤다.

2008년경제위기와장기20세기의종언
1990년대초반시작된정보기술의발전(혹자는3차산업혁명으로도부른다)과함께25년가까이심각한경기침체나인플레이션은자취를감추었다.2007년이전10년간만보면생산성상승률은2차대전이후의황금시대에근접한수준으로높았다.대안정기였던셈이다.
하지만첨단기술의발전이북방세계의생산성을현저히높이던시대는2007년에끝났다.무어의법칙은기술적한계에부딪혔고,정보제공(최소한효용은높여주었다)에서주목경제(attentioneconomy)로(인간의심리적약점과편향을이용하여주목을끄는방식으로)초점이이동했다.그사이일련의금융위기가있었고파생상품시장이커지고복잡해지고있었음에도규제는완화되었다.대공황의기억은잊혔고,중앙은행과금융가들은자신감과오만에가득차있었다.그리고그오만이복수를불렀다.
들롱은2007~2008년경제위기가불가피했거나심지어필요했다는주장(대표적으로시카고의코크레인은“우리는경기침체를겪어야한다.네바다의건설현장에서평생못질하며살았던사람은이제다른일을찾아야한다”고말했다.대공황때에도경기침체는필요한일이며아무것도하지않고가만히있어야한다는동일한주장이있었다)을건설업에서의조정은위기이전에이미이루어졌다며반박한다.또한정부가적극적으로지출을확대해야할시점에“허리띠를졸라매야합니다”라고한오바마대통령을비판한다.그리고이제는‘유령도시’가된건설프로젝트를일으켰던중국정부가경제위기가가장잘대처한국가라고평가한다.
2007~2008년경제위기에북방세계의정부들이제대로대처하지못하면서장기20세기는2010년에끝났다.이를되돌릴수없다는사실은2016년도널드트럼프가당선되면서확인되었다.성장은느려졌고,세계화는역전되었으며,미국은더이상리더로여겨지지않는다.이제우리는새로운거대내러티브가필요한새로운시대로접어들었다.

※미국의1인당실질GDP증가율
1946~1976년3.4%
1976~1996년2%
1996~2006년2.6%
2006~2016년0.6%

방대하면서도세밀한,신랄하면서도위트있는20세기세계경제사
스스로를신자유주의주변의경제학자라고이야기하는저자는실제클린턴행정부의재무부차관보로신자유주의정책을앞장서시행했던당사자이다.그런면에서이책은스스로의입장에대한평가와반성이라고할수도있겠다.
수많은쟁점과깨알같은디테일을담고있는것도이책의장점중하나다.저자는역사의필연적,구조적흐름을설명하면서도여러곳에서‘개인’의역할과우연적요인을상기시킨다.파시즘과현실사회주의가좌우의정치적스펙트럼의문제라기보다말굽의편자와같은형상일수도있다든지,극단적인시장지상주의자가파시즘을지지하던사례(하이에크는대처에게편지를보내피노체트를지원하라고요청하지만,대처는단호하게거절한다)도등장하며.최근제기되는탈성장에대한입장도짐작할수있다(노아스미스와의인터뷰에서아직빈곤선아래의사람들이수억명이있다고에둘러입장을밝힘).이외에도중국근대화프로젝트중하나로리훙장이신경쓰던카이핑탄광을홀라당벗겨먹은허버트후버,괴팍한성격의니콜라테슬라,철도망과전신망의건설에불만을토로하던중산층백인남성헨리소로,가족과함께방문한뉴욕을‘미래가만들어지고있는용광로’라고칭한볼셰비키혁명의주역트로츠키,사회주의자에서파시스트로전향한무솔리니,뉴욕에금융가인외할아버지를둔윈스턴스펜서처칠등흥미진진한이야기들이등장한다.
자신의박사과정학생에게“너가보내준연구계획서에노벨상을받을만큼뛰어난아이디어가담겨있다는것을잘알고있다.하지만안타깝게도그것을찾을수가없었다”고말하기도했다는저자의독설과위트도책곳곳에서만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