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의 시간

시계의 시간

$22.00
Description
시계제작자가 들려주는
인간과 시간의 정교하고 찬란한 역사
인간의 손으로 만든 기계식 시계는 독자적인 개성과 인격을 가진 장인의 손에서 어찌 보면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몇 년의 세월도 감수하며 탄생한다. 세상 유일의 이 한 작품은 주인의 손목 위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며 그 한 사람을 위해 시간을 알린다. 이 작은 세계에는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싶었던 인류의 오랜 욕망과 부·신분·지위를 돋보이고 싶었던 본능이 담겨 있다. 또 그것을 가능케 하는 당대 최고의 기술자가 되고자 했던 시계제작자들의 꿈과 열정이 함께 녹아 있다. 영국의 한 여성 시계제작자 레베카 스트러더스가 유려한 문장으로 쓴 책《시계의 시간》은 이러한 기계식 시계의 세계와 역사를 손끝에 만져질 듯 그려낸다. 저자 레베카 스트러더스는 영국 역사상 최초로 시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딴 시계제작자이다. 그가 들려주는 시계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공학과 예술이 만나 시계가 되었고, 시계는 인간이 시간과 관계 맺는 형태를 반영하며 발전했다. 시계는 우아한 똑딱임 속에 인류가 거쳐온 사건들을 품고 있다. 시계제작자가 들려주는 시계의 역사를 살피며, 우리는 인류의 영광과 슬픔을 맛보게 된다. 책을 덮으며 독자는 우리가 시간을, 세상을 경험하는 태도를 되새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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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레베카스트러더스

저자:레베카스트러더스(RebeccaStruthers)
영국버밍엄출신의시계제작자이자역사학자.2012년버밍엄주얼리쿼터에남편크레이그와함께‘스트러더스워치메이커스’를설립했다.스트러더스공방은부품제작부터모든공정을수작업으로진행하는영국에몇남지않은시계제작공방이다.2017년영국역사상최초로시계학으로박사학위를딴시계제작자가되었으며,2021년찰스3세로부터HCA(HeritageCraftsAssociation)의장상을수상했다.과거의시계들을보호하고,그들의역사를흡수하며,그들의새로운인연을준비하는관리인으로살고있다.

역자:김희정
가족과함께영국에살면서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랩걸》《장하준의경제학강의》《배움의발견》《어떻게죽을것인가》《잠깐애덤스미스씨,저녁은누가차려줬어요?》《살아있는모든것에안부를묻다》《시크THICK》《장하준의경제학레시피》《기꺼이나의죽음에동의합니다》《완경선언》(공역)《우리가사랑에빠질수밖에없는이유》(공역)《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공역)등이있다.

목차

뒤를향한머리말

1태양을마주하기
2기발한장치들
3시간은흐르는물과같다
4황금기
5시간을위조하다
6혁명의시간
7시간에맞춰일하기
8행동파를위한시계
9점점빨라지는시간
10인간과기계
11마지막순간

시계고치는법짧은(그리고개인적인)가이드

용어정리
감사의말
추가정보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시간이지나도변하지않는가치와
손으로만들고마음을담은물건의의미
시계라는세계,그내면의우아한역사

“나는눈을가리고도기계가만든시계와손으로만든시계를구분할수있다.진정한지각을지닌인공지능이나오기전까지는수제시계에서느껴지는차이를흉내낼수없을것이다.”(336쪽)

CNN은2025년4월29일“자신만의무언가를만들고싶어”하는Z세대로부터새로이각광받는전통직업을소개했다.이직업의종사자들은긴기간교육받은후에야극소수의작품을만든다.제작자한사람한사람의개성,그가품은고민과결심,이후작품을얻은소유자가삶속에마주한모험,그후손들이가진삶의태도,거슬러올라인류전체의역사를담는이물건은바로시계이다.인간의손으로만든기계식시계는인공지능과정확히반대지점에존재한다.전세계인이공유하는무작위데이터더미가아니라,독자적인개성과인격을가진장인의손에서어찌보면‘비효율적’이라할수있는방식으로몇년의세월도감수하며탄생한다.세상유일의이한작품은주인의손목위에물리적으로존재하며그한사람을위해시간을알린다.아무리커도인간의손목반경을벗어나지않는이작은세계에는우주의원리를이해하고싶었던인류의오랜욕망과부·신분·지위를돋보이고싶었던본능이담겨있다.또그것을가능케하는당대최고의기술자가되고자했던시계제작자들의꿈과열정이함께녹아있다.영국의한여성시계제작자레베카스트러더스가유려한문장으로쓴책《시계의시간》은이러한기계식시계의세계와역사를손끝에만져질듯그려낸다.

전장의참호에서손목시계를만든군인들,
라듐으로숫자를그리다죽어간여성들…
서로맞물려아로새겨진인류와시계의시간

시계는우아한똑딱임속에인류가거쳐온사건과이야기들을품고있다.현재최초의시간측정장치로추정되는가장유력한물건은남아공레봄보산맥의‘국경동굴’에서발견된비비의종아리뼈이다.4만4,000년된이뼈에는29개의홈과30개의칸이있다.저자는이뼈다귀에서“할머니의할머니를거슬러올라간할머니가아기를낳을때까지날짜를세어나가는모습”을그려본다.이외에도고대이집트유적인‘왕가의계곡’에서발견된해시계,기원전427년플라톤이발명한물시계,9세기영국웨식스왕국알프레드대왕의양초시계등원시적인시계들은점차발전해왕족과귀족의욕구를만족시키는“기발한장치”가되어간다.세계최초의이스케이프먼트를장착한중국천문학자소송(蘇頌)의혼천의와천문시계,이슬람문명의우수함을자랑한알자자리(al-Jazari)의‘코끼리시계’등을살펴본후에는,마침내중세유럽을지나시계제작의황금기에도달한다.‘왕비의시계’를만들고도프랑스혁명에서살아남은시계제작자아브라함-루이브레게(Abraham-LouisBreguet),현대시계의표준이라할수있는‘레버이스케이프먼트’를개발한토마스머지(ThomasMudge)등의전설은지금까지도거의모든기계식시계속에서숨쉬고있다.
오늘날시계는패션의일부이기도하다.시계의역사가근대를맞이하며이흐름을만든제작자들이본격적으로등장한다.책에서소개하는대표적인인물은한스빌스도르프(HansWilsdorf),바로롤렉스의창시자이다.그가처음으로‘브랜드마케팅’을내세우며“시간측정기구는어떤것이어야한다는수세기에걸친고정관념을”부수는동안,시계와인간의역사는더욱깊이맞물린다.제1차,2차세계대전의참호속에서젊은군인들은연인이준시계를손목에감싸최초로‘손목시계’형태를만들었고,‘야광시계’를만들기위해라듐으로문자판에숫자를그려넣던여성들또한라듐중독으로목숨을잃었다.시계제작자가들려주는시계의역사를살피며,우리는인류의영광과슬픔을맛보게된다.특별한유물들을실은8쪽의삽지와세계의박물관목록,시계용어해설등은독자의이해를돕고,크레이그스트러더스가직접그린일러스트들은등장하는대목마다보는재미를더한다.

역사상최초의역사학자이자시계제작자,
여성시계제작자가쓴시계의역사

“내키보다몇배나큰문을여는것은묘하게도힘이나는일이었다.”(150쪽)

저자레베카스트러더스는영국역사상최초로시계학으로박사학위를딴시계제작자이다.2012년남편크레이그스트러더스와함께설립한‘스트러더스워치메이커스’공방은부품제작부터시작한모든공정을수작업으로진행할수있는몇남지않은공방이며,2021년에는영국전통공예에기여한공로를인정받아당시왕세자였던찰스3세로부터HCA(HeritageCraftsAssociation)의장상을수상했다.화려한수식어와달리그는아주오랜시간스스로를“외부인”이라여겼다.전통적으로시계제작은남성의일이었고여성시계제작자는희귀한존재였기에,“여성을시계제작자로훈련하는건소용이없다”“결국아기를낳고나면직업을포기할게뻔하다”는등의말과시선이저자를고립시켰다.그러나예술학교에서시계제작자의재능을처음알아봐주고이후든든한의지가되어준남편크레이그와여러멘토의지원은저자를버티게했다.

“그러나여기내가있다.사회적으로미숙하고,문신이있고,노동계급출신의,‘특별한’구석은한군데도없지만시계제작자인나말이다.나같은사람이시계제작장인이될수있다면누구라도그렇게될수있다.”(160쪽)

어쩌면그는시계제작업계의외톨이였기에시계문자판뒤로보이는인간을좇았을지도모른다.저자는“정신적고향”이라여기는대영박물관의시계학연구실에틀어박혀시계의기계적구조,장식,결함등이품고있는선조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인다.그런그가들려주는시계의역사는결국인간의역사이기도하다.인간은아주오래전우주의리듬을붙잡으려애썼고,우주의원리를손닿는곳에구현하려했다.당대최고의공학과예술이만나시계가되었고,시계는인간이시간과관계맺는형태를반영하며발전했다.먼하늘별들의노래를들으려외로이,묵묵히연구를이어간시계제작자들의숨결이오늘날공식처럼사용되는톱니바퀴하나하나에까지새겨진것이다.

작은기계속에담긴
인간의꿈과사랑,사랑과상실

“스콧대장의시계를손에쥐었을때나는고개가절로숙여졌다.그의전생애,희망,야망,두려움,심지어그가두고떠난사랑하는이들까지그평범한물건안에담겨있다는느낌이들었다.이작은기계는그와함께미지의세계로나아갔고,끝까지그의옆을지켰다.(…)박물관측은이시계가다시작동하도록수선하지않겠다고결정했다.나도그것이옳은결정이라생각한다.스콧대장의충실한동반자를남극의잠에서깨어나게하는일은어쩐지그주인에게무례를범하는느낌이든다.”(244~245쪽)

저자는영국노팅엄셔의한조용한마을에잠들어있는“인류탐험의역사에서가장중요한시계”를소개한다.바로로버트팰컨스콧(RobertFalconScott)의회중시계이다.이시계는스콧의남극탐험을함께했고,그의시신과함께발견되었다.저자는이시계에스콧의전생애가담겨있다고깨닫는다.
책은‘제프’라는시계제작자의흔적에서시작한다.그는1971년빈티지오메가씨마스터를수리하며‘제프,71.3.10’이라고문자판뒤에작은흔적을남겼다.아마이후에이시계를다시수리할순간을위해서였을것이다.그흔적은50여년의시간을건너저자레베카스트러더스의작업대에서발견된다.제프의흔적이시간의흔적이된것이다.저자는짐작한다.2023년,이시계를건네받으며자신또한이시계의시간이되었음을.책을덮으며우리의삶은손에서손으로이어지는,시간에새겨진흔적이된다.멈춰버린시계속에서도인간을보고그의시간을존중하는저자의세심하고아름다운목소리를통해독자는결국우리가시간을,세상을경험하는태도를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