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그늘에서,지나간시절의너에게.'
서울국제도서전2023“한국에서가장좋은책”으로선정되며대중성과작품성을인정받은『봄그늘』이종이책으로출간된다.탄탄한팬덤을구축한김차차작가의감성로맨스소설.하얀꽃만발한사과밭이펼쳐진가상의시골소도시청라를배경으로,한때헤어져야만했지만결국에는다시만나게되는첫사랑과의재회를담았다.
책속에서
눈물은허영이다.사랑한다는말은허물이다.
그래서너는내게언제나봄날의서리같은사람이었다.멋대로내머리위로내려서,내삶과감정을갉아먹다어느날바람이불면날아가버려가질수도없는것이었다.
---「1권p.47」중에서
이미내뱉은말과남에게낸상처는바닥에쏟아버린물과같아서,
무슨짓을해도도로담을수없었다.
그래서나는네가내어준마음에물을많이도쏟았다.
실수로.고의로.필요로.부정으로.
---「3권p.125」중에서
남의마음에쏟은물을내마음으로도로담을수있다면얼마나좋을까.
네상처가전부내것이라면,얼마나좋을까.
---「3권p.144」중에서
나는여전히훔친물건을보듯박우경을흘끗봤다.훔친것.들키기싫은것.
내것이아님을알아도도무지돌려주기싫은것.
---「1권p.355」중에서
내머릿속에도언제나그애의방이있다.그애는모르는.네먼지에불과할지라도,다시는잊어버릴수없는것처럼도무지내기억에서사라지지않는어떤것들이있는방.잡다한물건을사기만하고버릴줄은모르는사람처럼,네방은아무런계획도정리도없이언제나가득차있었다.결국엔그방에서아무것도내다버릴수가없어서차라리문을잠가두었다.
---「1권p.392」중에서
사랑은낭비였다.그럼에도그렇게그저반짝거리기만하는사치품같은것이갖고싶을때가있었다.내게는그런게사랑이었다.다망해가는부모에게차마사달라고말할수가없었던,아주비싼물건이었다.아무리부정해도결국은철없이그런사랑을갖고싶었던것이다.
---「4권p.322~323」중에서
언젠가네부모와상관없이살라던저수지의목소리가떠올랐다.
‘너무내생각만하는건데,그건.’
‘나는원래니생각만한다.몰랐나.’
‘…….’
‘느그집생각은좆도안하고.’
너는너대로살라고.
---「2권p.282」중에서
‘조금만슬퍼하고,더슬퍼하지마라.희야.’
지금은하나도슬프지않아요.그냥나중에도우리가이러고있을게슬픈거예요.시간이아무리흘러도아무것도나아진게없을까봐무서운거예요.제자리가무서워요.결국은서로떨어지는게더낫다고생각하게될까봐.‘우리’가어디에도남지않게될까봐.더는예전처럼…….
---「2권p.211」중에서
나는네첫번째실패였고머잖아두번째실패가될예정이었다.그렇다고해도명확한이름을갖고싶었다.나중에네가날욕할이름이있었으면했다.아무것도모른채로.내가네게무엇을숨겼는지도모른채로.내가널좋아해서무슨짓까지할수있었는지,너는영영알지못하는채로.그리고나도언젠가되새길단어가있기를바랐다.내가네이상한두번째여자친구였다고.
---「2권p.247」중에서
‘볼것도없었다이가.바다도야경도,비때문에보이는게하나도없어서.’
‘난차희니보고있었는데.계속.’
‘…….’
‘그래서좋았다.’
---「3권p.148」중에서
아무렇게나내뱉는말이날내내안고,달래고,빌고,널너무좋아한다고속삭이던그밤의남자애를부러짓이겼다.부드러운입술을맞대고앳된숨을섞으며,어설프게관계의끝까지다다라웃음을터트렸던그날의우리를.태어나가장불완전하고충만했던밤을.
---「1권p.113~114」중에서
나는박우경네가정말로무서웠다.내가널놓아야만하는당연한일보다,네가날놓아버리는게훨씬더겁이났다.그렇게다시끝나는게.우리의두번째끝이,첫번째끝보다더완전해지는게
---「3권p.120」중에서
“집에엄마가있어도,아빠가있어도세상에혼자있는것같았는데…….여기로,이길위로박우경이자전거타고오는것만봐도,걔가내앞에서기도전에,전부괜찮아졌거든.걔가내옆에있을때만,사는게좋았거든.”
---「4권p.259」중에서
네가이유였으면서네가위로인나를,나는언제나이해할수없었다.너를좋아하는것만큼당연한것이없다가도,너를좋아하는일만큼불가해한일이없었다.
---「1권p.320」중에서
“……공주니가멋있는거다하면나는뭐하는데.”
“옆에있으면되잖아.”
“씨발존나왕자된기분이야.”
---「4권p.267」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