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평전 :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함세웅 평전 :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25.00
Description
한평생 걸어온 민주주의의 한 길.
민중과 함께하는 영원한 현역, 함세웅.
누가 정의로 가는 길을 묻거든, 눈 들어 그의 삶을 보게 하라!
역사는 기록으로 남지만 이름으로도 남는다. 윤동주라는 이름에는 젊은 시인이 살았던 일제강점기의 쓰라린 역사가 담겨 있고, 전태일이라는 이름에는 청년 노동자가 스스로를 불살랐던 1970년대의 혹독한 노동현실이 응축되어 있다. 개인적 삶의 서사를 뛰어넘어 한 시대의 상징으로 남은 이름들! 치열했던 1970~80년대 또한 후인들에게는 누군가의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정의구현사제단의 함세웅 신부다.
이 책은 사제이자 사회운동가로 평생을 살아온 함세웅 신부의 삶의 기록이다. 삼엄한 독재의 70년대, 찬란한 항쟁의 80년대, 좌절과 반성의 90년대 그리고 새로운 모색의 2000년대까지, 그의 이름에 응축되어 있는 이 땅의 현대사가 수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다. 굴곡진 시대였던 만큼 사연 또한 많았을 터, 그것을 담아낸 책의 밀도 역시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글쓴이는 김구, 홍범도, 안중근, 김대중, 김근태 등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많은 인물들의 삶을 책으로 엮어낸 바 있다. 하지만 동시대 인물의 평전을 쓰는 것은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부담을 무릅쓰고 굳이 ‘지금’ 이 책을 펴낸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것은 바야흐로 ‘공정과 상식’이라는 관제 구호가 나부끼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또다시 정의의 탈을 쓴 불의가 횡행하는 지금, 함세웅 신부의 강고한 삶의 궤적을 살펴봄으로써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세인들을 미혹하는 ‘관제 정의’가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 경계하고자 한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저자

김삼웅

저자:김삼웅

독립운동사및친일반민족사연구가.《대한매일신보》(현서울신문)주필을거쳐성균관대학교에서정치문화론을가르쳤으며‘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위원,‘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위원등을역임했다.‘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위원,‘친일파재산환수위원회’자문위원,‘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건립위원회’위원등으로활동하며바른역사찾기에힘써왔고,독립기념관장(2004~2008)을거쳐현재‘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공동회장을맡고있다.

민주화운동과통일운동에큰관심을두고많은책을썼으며,특히독립운동과민주화운동에헌신한인물들의평전을다수집필했다.주요저서로《백범김구평전》《을사늑약1905,그끝나지않은백년》《단재신채호평전》《만해한용운평전》《안중근평전》《안창호평전》《홍범도평전》《김근태평전》《몽양여운형평전》《조소앙평전》《나는박열이다》《신영복평전》《3·1혁명과임시정부》《장일순평전》《의열단,항일의불꽃》《꺼지지않는오월의불꽃:5·18광주혈사》《이승만평전》《박정희평전》《김영삼평전》《김대중평전》《김재규장군평전》《다산정약용평전》《겨레의노래아리랑》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정의를향한겸손한구도자

제1장|사제가된소년(1942~1974)

01.일제강점기말,서울에서태어나다
02.천주교와의운명적만남
03.졸병시절에목격한군사문화의실체
04.로마유학과신부서품
05.사제로서쓴첫번째글
06.응암동성당,그리고김대중과의인연
07.불의의시대에정의를찾아

제2장|예수의길,정의의길(1974~1978)

01.민주주의의의병,정의구현사제단출범
02.첫번째연행
03.재야의대변인이되어진실을알리다
04.일인다역의젊은대변인
05.‘화살기도’로버텨낸시간들
06.독재자의심장을겨누는불화살
07.김상진군의의혈에붙여
08.인혁당사건이가져다준변화
09.반유신의횃불,3.1민주구국선언
10.첫번째구속:감옥에서의소중한깨달음
11.일제강점기보다가혹했던유신독재의법정
12.상고이유서에담긴민주주의의신념
13.감옥에서새롭게만난예수
14.감옥은정의를침묵시키지못한다
15.짧았던평온,그리고재투옥
16.감방에서전해들은독재자의최후
17.신군부에게유린당한‘서울의봄’
18.김재규구명운동에앞장서다

제3장|찬란한항쟁의시대(1980~1988)

01.마귀쫓아냈더니악마가
02.남산지하실에서보낸두달
03.교회는소금인가방부제인가
04.독재의전매용어가되어버린‘정의’
05.‘부미방’사건으로다시시국현장에
06.미국은우리에게무엇이었는가
07.정의구현사제단10주년,두권의책을펴내다
08.해방신학에대하여
09.대안언론으로탈바꿈한서울교구의주보
10.박종철고문치사의진실을폭로하다
11.6월항쟁의불씨가된명동성당시위
12.야당의패배와군사정권의연장

제4장|민족사적반성과남북통일의꿈(1988~2000)

01.《평화신문》과《평화방송》을설립하다
02.무기수신영복의옥중편지
03.“멍에는부수고십자가는짊어져야”
04.교회의민족사적반성과신학적성찰
05.정의구현사제단창립20주년
06.평양으로가는먼길:‘밀입북’에서‘공식방북’까지
07.겨레의하나됨을위한기도
08.상대가누구이건할말을한다
09.여성신학탐구:남성중심교회에서평등의교회로
10.도마안중근의이름으로남북을잇다

제5장|세개의십자가(2000년대이후)

01.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이되다
02.기구한운명의여인,어머니의소천
03.심장에남는사람들
04.퇴임은은퇴가아니다: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으로
05.김재규재평가와명예회복운동
06.남은이들의치유,그리고37년만의무죄판결
07.지칠줄모르는영원한현역
08.붓글씨공부중에전율을느꼈던이유
09.역사의세줄기,그리고세개의십자가

맺음말:마침표없는쉼표

부록:함세웅신부연보/주석

출판사 서평

1.역사가된이름

역사는기록으로남지만이름으로도남는다.윤동주라는이름에는젊은시인이살았던일제강점기의쓰라린역사가담겨있고,전태일이라는이름에는청년노동자가스스로를불살랐던1970년대의혹독한노동현실이응축되어있다.개인적삶의서사를뛰어넘어한시대의상징으로남은이름들!치열했던1970~80년대또한후인들에게는누군가의이름으로기억된다.그중하나가바로정의구현사제단의함세웅신부다.
이책은사제이자사회운동가로평생을살아온함세웅신부의삶의기록이다.삼엄한독재의70년대,찬란한항쟁의80년대,좌절과반성의90년대그리고새로운모색의2000년대까지,그의이름에응축되어있는이땅의현대사가수많은자료와인터뷰를통해생생하게재현된다.굴곡진시대였던만큼사연또한많았을터,그것을담아낸책의밀도역시그만큼높을수밖에없다.
글쓴이김삼웅은김구,홍범도,안중근,김대중,김근태등독립운동과민주화운동에헌신한여러인물들의삶을책으로엮어낸바있다.하지만동시대인물의평전을쓰는것은아무리베테랑이라도쉽지않은일이다.많은부담을무릅쓰고굳이‘지금’이책을펴낸이유를그는이렇게설명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용기를낸것은바야흐로‘공정과상식’이라는관제구호가나부끼는시대가되었기때문이다.(중략)또다시정의의탈을쓴불의가횡행하는지금,함세웅신부의강고한삶의궤적을살펴봄으로써진정한정의가무엇인지를확인하고,세인들을미혹하는‘관제정의’가뿌리내리지못하도록경계하고자한다.”(‘들어가는글’중에서)

2.예수의길,정의의길

이책은5개의챕터로구성되어있다.신학교근처에서뛰어놀던소년이사제가되기까지의과정(1장‘사제가된소년’)이잔잔한성장드라마라면,재야의젊은대변인으로서유신독재에맞서던시절(2장‘예수의길,정의의길’)과6월항쟁의마중물역할을했던시절(3장‘찬란한항쟁의시대’)는독자들에게긴장감넘치는시대극으로읽힌다.
정의구현사제단결성에얽힌뒷얘기들도흥미롭지만특히눈길을끄는건치열한투쟁의과정에서순간순간엄습하던두려움에관한고백이다.세간에알려진‘열혈사제’의이미지와는사뭇다른인간적면모라고나할까.

“저희도긴장하고두렵고떨린채나섰다가시민들의박수소리를들으니까힘이생기는거예요.‘이게민중의소리구나’‘하느님이돕고계시는구나’하는느낌이진하게왔어요.”(‘첫번째연행’중에서)

“무서웠죠.무서운데저희는어려서부터무서울때화살기도를바치라고배웠거든요.화살기도가뭐냐면,“하느님,도와주십시오”라고짧고빠르게(손으로아래에서위로화살표를그리며)화살기도를바치면‘슈욱~’하고그기도가하느님한테올라간다는거예요.옛날엔화살이제일빠른무기였거든요.”(‘화살기도로버텨낸시간들’중에서)

가장극적인장면은박종철고문치사사건의내막을폭로하던순간일것이다.은폐되고조작된사건의내막은복잡한경로를거쳐함세웅에게전해졌고,다시숱한우여곡절을거쳐세상에공개되었다.1987년5월18일명동성당에서정의구현사제단이발표한성명서는한국사회를발칵뒤집어놓았고,이는그해6월의들불같은시민항쟁으로이어지게된다.역사의물줄기를바꾸었던그드라마틱한과정도결국은오묘한신의섭리였을까.함세웅은이렇게말한다.

“저희들이일을할때인간적으로두렵기도하여피하고싶지만‘꼭해야한다’는것을성서적틀안에서해석하니까섭리라는말이나올법도하지요.요나예언자가늘저희들에게묵상의귀감이되는거죠.”(‘박종철고문치사의진실을폭로하다’중에서)

그는자신의직분이사제임을한순간도잊지않았으며,자신이걷는길이성서의가르침에따른것임을추호도의심하지않았다.두려움이닥칠때마다기도와묵상으로마음을다스렸고,한번길을나서면결코물러설줄몰랐다.갈림길이나올때마다그를인도했던이정표에는하나의단어가선명하게새겨져있다.글쓴이가“함세웅의주조음(主調音)”이라고표현한그단어는다름아닌‘정의’다.

“정의는말그대로바르다는거예요.바르다는것은종합적관점에서하느님과올바른관계설정,인간과올바른관계설정,자연과올바른관계설정을말해요.(중략)정의가실현되면모든것이이뤄지기때문이죠.사랑,평화,정의등하느님은여러가지로표현될수있지만그중하느님의대표적속성은정의예요.정의가있기에심판도가능한것이죠.민주화나인권도정의라는개념에내포되는거예요.”(‘불의의시대에정의를찾아’중에서)

3.이름에깃든숙명

질풍같은항쟁의시대가끝나고왕년의투사들이하나둘변신(이라쓰고변절이라읽는다)하던시기에도함세웅의삶은달라지지않았다.민족통일과여성신학에관심을쏟고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를설립했던90년대(4장‘민족사적반성과남북통일의꿈’)를거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민족문제연구소,인권의학연구소,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등을이끈2000년대(5장‘세개의십자가’)에이르기까지,그는여전히자신의길위에서자신이해야할일을해오고있다.불의한권력에맞서는투사로,목숨걸고싸우는이들의든든한버팀목으로,그리고고통받는이들을품어주는따뜻한사제로.
2012년,칠십줄이되어뒤늦게시작한붓글씨공부도중에그는아주특별한‘영적전율’을경험한다.붓글씨스승인이동천박사가들려준한마디!이책의제목이되기도한그이야기는이런것이었다.

“제가처음쓴글자는제이름가운데글자인‘세(世)’자입니다.그런데이동천박사가묘한얘기를했습니다.‘세’자를예서로쓰면땅위에세워진세개의십자가형태라는겁니다.참으로신기하다는생각과함께내적감흥,영적전율이일었습니다.섭리,운명이란단어가머리를스치고지나갔습니다.그순간‘목숨걸고’온힘을다해썼습니다.”(‘붓글씨공부중에전율을느꼈던이유’중에서)

사제의이름에십자가가포함되어있다는단순한이유때문만은아니다.그는오랫동안항일독립운동,민주화운동,통일운동을하나로연결하는조직과연대를추구해왔다.장엄하게흘러온역사의세줄기를하나로잇는것!바로그게함세웅이평생을두고추구해온소명이었던것이다.이대목에서독자들은그가느꼈던전율을똑같이느끼게된다.글쓴이는이렇게말한다.

“그의이름에들어있는세개의십자가는어쩌면그세개의역사적물줄기를상징하는것인지도모르겠다.그가그글자를쓰면서느꼈던영적전율은어쩌면자신의숙명적삶에대한뒤늦은자각이아니었을까.”(‘역사의세줄기,그리고세개의십자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