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신형철해제본) (양장본 Hardcover)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신형철해제본) (양장본 Hardcover)

$17.00
Description
“성경에 비견되는 완벽에 가까운 도덕적 우화”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불멸의 고전
소설과 희곡 부문 양쪽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유일한 작가, 손턴 와일더의 첫 번째 퓰리처상 수상작 장편소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어느 날 찾아온 예상치 못한 비극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특히, 설명할 수 없는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었을 때, 우리는 이렇게 묻는다. “왜 하필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이 모든 것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손턴 와일더의 소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18세기 초,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인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가 갑작스럽게 무너지고, 그 다리를 건너던 다섯 명의 여행자가 목숨을 잃는다. 이 비극적인 사고를 목격한 프란치스코회 주니퍼 수사는 희생자들의 삶을 조사하며, 이들의 죽음이 신의 계획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우연이었는지를 밝히려 한다. 소설은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삶의 의미와 사랑, 예술, 그리고 운명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1927년에 출간한 이 작품은, 출간 직후 ‘문장가들의 교과서’라는 찬사를 받으며 192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출간 첫해에만 30만 부가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미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만 주어지던 퓰리처상의 수상 기준을 바꿔 놓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가치, 혁신적인 플롯, 그리고 철학적 성찰을 담아내며,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저자

손턴와일더

저자:손턴와일더(ThorntonWilder)
1897년미국위스콘신주매디슨에서태어났다.소설과희곡부문에서퓰리처상을모두수상한유일한작가이자,퓰리처상을세차례나수상한20세기미국문학을대표하는작가다.간결한문체로평범한일상속인간존재와운명,사랑을깊이있게탐구해큰감동을전하는것이손턴와일더문학의특징이다.1927년출간된그의소설『산루이스레이의다리』는출간첫해에만30만부를판매하며당시로서는이례적으로큰상업적성공을거두었다.1928년에는“독창적인구성과문학적품격을갖춘뛰어난소설”이란평가와함께심사위원단의만장일치로퓰리처상을수상했다.이후희곡『우리읍내』(1938)와『위기일발』(1942)로두차례더퓰리처상을수상하며희곡작가로서도대중과평단의사랑을동시에받았다.그밖의작품으로전미도서상을받은『제8요일』(1967)을비롯한여섯편의소설과뮤지컬<헬로,돌리!>의원작인『결혼중매인』(1954)을비롯한아홉편의희곡이있다.1975년12월세상을떠나기전까지마지막작품인장편소설『테오필러스노스』(1973)를발표하는등꾸준한집필활동을이어갔다.그의작품들은‘문장가들의교과서’라고불릴정도로수많은현대작가에게영향을미쳤고,시대를초월한보편적인가치,혁신적인플롯,철학적인성찰을담아내며100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전세계의많은독자에게깊은울림을주고있다.

역자:정해영
성균관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이화여자대학교통번역대학원을졸업하고,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역서로는『하버드문학강의』,『이폐허를응시하라』,『회계는어떻게역사를지배해왔는가』,『번역의일』,『페미니스트99』등의인문교양서,『리버보이』,『더미러』,『빌리엘리어트』,『이름없는여자의여덟가지인생』,『우주를듣는소년』등의소설이있다.그밖에도고전소설『필경사바틀비』,『이상한나라의앨리스』,앤솔로지『데카메론』,『곰과함께』,에세이『길위에서하버드까지』,『떠나는것은어려운일이아니다』등을번역했다.

해제:신형철
문학평론가.2005년계간<문학동네>에글을발표하면서비평활동을시작했다.『몰락의에티카』,『느낌의공동체』,『슬픔을공부하는슬픔』,『인생의역사』를출간했다.2014년봄부터2022년여름까지조선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재직했고,2022년가을부터서울대학교영어영문학과(비교문학협동과정)에재직중이다.관심사는예술의윤리적역량,윤리의비평적역량,비평의예술적역량이다.

목차

어쩌면우연
몬테마요르후작부인
에스테반
피오아저씨
어쩌면신의의도

해제:샘속에숨겨진샘_신형철
옮긴이의말_정해영

출판사 서평

시대를초월한삶과죽음,운명과예술
그리고사랑에관한짧지만강렬한이야기

1927년,지금으로부터약백여년전손턴와일더의장편소설『산루이스레이의다리』가세상에나왔다.모더니즘문학이전성기를누리던시기,그는오히려고전주의문학의소박하고정제된아름다움에기대어이작품을완성했다.소설은출간1년만에30만부이상판매되며,당시로서는이례적인성공을거두었다.저자손턴와일더,그의나이고작서른이었을때의이야기다.더욱이이작품은상업적인성과를넘어,‘위대한문학적산물’,‘문장가들의교과서’,‘현시대최고의작품’이라는찬사를받으며,1928년퓰리처상소설부문을수상하는데까지이른다.당시퓰리처상은미국적인삶과배경을잘담아낸작품에수여되었지만,페루를배경으로한이소설이퓰리처상을받으면서그수상의기준을바꾸는계기가되었다.과연문학사에한획을그었다고말해도과언이아닌역작이탄생한순간이었다.

『산루이스레이의다리』는한국에서도1958년출판사신양사에서『운명의다리』로처음소개되었으나이후절판과재출간을거듭한끝에2025년클레이하우스에서네번째로새롭게번역출간된다.유달리반복되는재난과참사속에서한국사회는지난상처를극복하기도전에다시상처를새기는일을거듭하고있다.피흘리는채로도앞으로나아가야만하는것이삶이라는굴레의본질이기에우리는백년에가까운시간을거슬러다시한번이책을읽어보려한다.새롭게소개되는이번『산루이스레이의다리』는『이폐허를응시하라』,『리버보이』등을옮겼던정해영번역가의정확하고섬세한번역과,자신의인생책이라고밝혔던신형철문학평론가의해제를붙여우리가여전히이책을다시읽어야할명료한이유를더했다.

우리는우연히살고우연히죽는것일까,
아니면계획에의해살고계획에의해죽는것일까.

살아가면서예상치못한크고작은비극을마주할때가있다.그리고그순간,우리는삶이얼마나쉽게무너질수있는지,우리가얼마나죽음가까이에서있는지를깨닫는다.특히,사고나자연재해,질병등으로사랑하는이를잃었을때,우리는스스로에게묻는다.“왜하필이런일이일어난걸까?이모든것에과연어떤의미가있을까?”손턴와일더의『산루이스레이의다리』는바로이러한질문에서출발한다.
1714년7월20일정오,페루에서가장멋진다리가갑작스럽게붕괴되며다섯명의여행자가목숨을잃는다.이비극적인순간을우연히목격한주니퍼수사는이들의죽음이단순한우연인지,아니면신의계획인지에대해의문을품는다.그는이사고를‘신의의도’를과학적으로증명할완벽한기회라고믿으며,장장6년에걸쳐희생자들의삶을조사하고십여권의방대한기록을남긴다.기록물에는다섯명의희생자가생을마감하기전까지어떤삶을살았는지상세히적혀있었는데,수천건의사소한사실과일화,그리고관련된증언들이담겨있었다.

딸에게사랑을갈구하던외로운노파몬테마요르후작부인,충직한하녀였던소녀페피타,쌍둥이형제를잃고슬픔에잠긴청년에스테반,유명한여배우의후원자이자멘토였던피오아저씨,그리고병약한어린소년돈하이메.그들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이들이특별히선하지도악하지도않았고,결국우리와다르지않은평범한사람들이었음을알게된다.각자의방식으로사랑을표현하고,상실을겪으며,때로는늦게나마달라지기를꿈꾸던그들의삶을통해우리는자연스레우리자신의모습을비춰보게된다.

감당할수없는상실앞에서
과연우리가기댈수있는것은무엇인가

안톤체호프는이렇게말한다.“문학의임무는질문에답하는것이아니라,질문을제대로하는것”이라고.작가인손턴와일더역시우리가경험하는비극의이유에대해명확한답을내리지않는다,대신그는‘왜그런일이일어났는가’라는질문을‘우리는왜그렇게밖에살아갈수밖에없었는가’라는질문으로바꿔묻는다.그리고와일더는마지막장에서수녀원장의입을빌려우리가감당할수없는상실앞에서의지할수있는것이무엇인지작은힌트를남겨둔다.마지막장에등장하는이구절은영국전총리토니블레어가9·11테러희생자를추모하는자리에서낭독하기도했다.“산자들의땅과죽은자들의땅이있고,그둘을잇는다리가바로사랑이다.오직사랑만이남는다.오직사랑만이의미를지닌다.”

우리는불확실하고예측할수없는인생을살아간다.그러나우리는타인과맺는관계속에서살고있고,서로에게남긴사랑의흔적은결코사라지지않는다.결국우리를연결하는것도,우리에게남는것도오직사랑뿐이다.책을덮고나면,가슴벅찬여운이먹먹하게퍼진다.그리고우리자신과우리주변을다시한번돌아보게된다.매일스쳐지나가는사람들,어쩌면내일갑자기만나지못할수도있는사람들.우리는과연그들에게어떤존재로남을것인가?어쩌면우리는모두삶과죽음의경계에자리한‘다리’를건너고있는지도모른다.지척에있는죽음앞에서,가치있고의미있는인생을위해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산루이스레이의다리』가던지는이러한질문들은,책이출간된지약백여년이되어가는지금도,그리고머나먼미래에도유효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