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와연극에바치는
애정가득한찬사
어느대학의극단단원들에게몸집도작고용모도수수한소녀가입단의사를밝힌다.적당히거절할생각으로입단테스트과제를준단원들.하지만소녀는소름이끼칠정도로연기같지않은연기를해보인다.수수께끼같은첫번째주인공의이름은사사키아스카.그녀는극단에성공적으로입단하고,오디션을볼기회또한얻는다.
또한사람의주인공아즈마교코는젊은나이에실력과명성을겸비한배우집안출신의인재이지만,자신의연기에대한망설임을갖고있다.교코는국립극장개관기념공연의주연여배우선발오디션참가제안을받지못했다는사실에크게절망한다.
오디션은비밀리에시작되고,예순에가까운베테랑여배우이와쓰키도쿠코,교코의친척이자역시배우집안출신인하즈미,교코와같은연극에서활약중인아이돌출신의아오이,그리고사사키아스카.이렇게네명이2차오디션을받는다.그리고아무도모르게오디션장을찾은교코는경합을벌이게된오디션의상대역을맡아달라는제의를받는데….
『초콜릿코스모스』는여성배우들의이야기를담은일본작가미우치스즈에의전설적인작품『유리가면』의오마주로,전혀다른성질의재능과실력이무대위에서충돌하고화합하는극적인순간을소설이라는장르로구현하는데성공했다.드라마〈슬기로운의사생활〉〈무빙〉등에출연하여큰사랑을받고있는배우곽선영은“연기를사랑하는사람이라면,혹은무대라는세계를동경해본적이있다면,이작품은깊은공감과동시에묵직한질문을남길것”이라는말과함께,뮤지컬과연극무대로잔뼈가굵은베테랑배우의면모를드러냈다.한편『성소년』『환상통ㄴ』등으로한국문학의지평을넓히고있는소설가이희주는재치있는문구로온다리쿠와그의작품에대한애정을드러냈다.“아,맞다.이사람온다리쿠였지.”
무대라는세계,세계라는무대위에서
두소녀,격렬하게맞부딪치다
이야기의주인공은사사키아스카와아즈마교코로,소설의중반을훌쩍지나처음조우하기전까지두사람의이야기는각자의궤도를달린다.한쪽에는아즈마교코가있다.대대로연기를해온뿌리깊은배우집안출신으로,나이는스무살이될까말까하지만10년이넘는경력이있다.진로걱정으로진땀빼는또래의세계에서한발짝떨어져,자신이걷는탄탄대로가정말맞는길인지고민한다.남들은배부른소리라고욕할지모른다.누군가에게는평생을달려들어도오를수없는산이다.그러나교코는우물쭈물한다.“이곳은정말내가있을곳인가.”(본문46쪽)
다른한쪽에는사사키아스카가있다.연기경험도없는주제에완벽하게타인이되어버리는천재.배역을맡기면자각도없이연출까지해내버리는괴물.아스카는같은연극계에불쑥던져진수수께끼이자,미친재능을지닌연기기계다.무대저안쪽을보고싶다는열망만으로나아가지만,자기(自己)가없다는치명적인결함을안고있다.“그것이그녀에게고통을주고벽이되어앞을가로막는다.”(본문252쪽)
이작품은배우라는직업과연극이라는세계,그리고천재성을탐구하는소설이기도하지만,연기자의길에올라선두주인공소녀가각자변곡점에다다르고벽에부딪히는이야기이기도하다.각자의고민이다른만큼타개책역시상이하다.교코는자신이쌓아온경험에대한믿음으로진로에대한확신을얻고,아스카는새로운세계에대한강한이끌림으로중심을잡고앞으로나아간다.바로무대위에서서로가서로에게보여준새로운경치덕분이다.그리고이것은독자에게도적용된다.마치“세상은무대이고모든남녀는한낱배우일뿐”이라는셰익스피어의희곡《당신뜻대로》의한대사처럼,모든이는인생을살아가며벽에부딪히기마련이고,배우로서두주인공이찾은해결책은단순히배우로서의커리어뿐아니라개인의인생에도적용될만한메시지이기때문이다.
18년만에한국독자를다시찾아온
전무후무한연작의시작점
30년이넘는세월동안60여편이넘는단행본을출간하며꾸준히세계를확장해온베테랑소설가,온다리쿠.잔인한살인극이면서도애틋한심상을불러일으키는스릴러,마치기억속에서불러온듯한밝고아련한학원물임에도어딘가음울한분위기를풍기는청춘물,그리고무대위예술가들의아름다움뿐만아니라복잡한내면세계까지치밀하게그려낸‘예술가3부작’까지,한장르에갇히기를거부하고SF와스릴러,판타지와미스터리를횡단하는능숙한이야기꾼이다.그중에서도『초콜릿코스모스』『꿀벌과천둥』『스프링』으로이어지는‘예술가소설’은작가가가장애정을쏟고심혈을기울여집필한연작이다.그독보적인연작의시작점에있는것이바로『초콜릿코스모스』로,일본현지에서첫출간된지20년이되는2026년에한국독자를새로이만나게되었다.
공연장의불이꺼지고극이시작되기전의짧은순간.현실과유리된공간에앉아앞으로시작될이야기에대한기대로마음이부푼다.공연자와관객모두허구의세계에기꺼이발을들여놓는것이다.무대예술의세계와그세계를만들어가는사람들의이야기를그려낸이소설역시강한흡입력을갖고있어,5백페이지가넘어가는작품임에도단숨에끝까지읽게된다.마치눈앞에서펼쳐지는쟁쟁한오디션을보는듯한현장감에,온몸에전율이흐르고소름이돋을정도다.나아가,성인기에막들어서며자신만의길을개척해가는두주인공을통해인생이라는무대에선독자한명한명이공명할수있는메시지가담긴이야기이기도하다.쉼없이치열하게이어지는숨가쁜인생에서잠시빠져나와,소설만이다다를수있는,현실을초월하는황홀한경치에몸과마음을맡겨보자.
추천사
곽선영(배우,〈무빙〉출연)
이작품은단순한소설이아니라연기의본질을되묻게만드는하나의기록이다.다읽고나서는진짜재능이란무엇일까생각하게되고,아름다운무대를지켜본듯한깊은여운이몸에서떠나지않는다.연기를사랑하는사람이라면,혹은무대라는세계를동경해본적이있다면,이작품은깊은공감과동시에묵직한질문을남길것이다.
이희주(소설가,『성소년』저자)
연기자집안의노력형천재소녀와주체할수없는재능의아마추어소녀가등장하는극이라니.다아는얘기라고시큰둥하게읽다가자세를고쳐앉았다.예상을교묘히비껴가며힘있게나아가는페이지.매력적인등장인물.무대에대한열정과예술에대한철학과창작의자세까지생생한이야기에흠뻑빠져읽다가책장을덮고깨달았다.아,맞다.이사람온다리쿠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