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윤회양분세계

확장윤회양분세계

$17.00
Description
“시뮬레이션이라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 거야?
한 사람의 인생? 도시 계획? 우주 탐사?”

“크게는 지구 멸망 시나리오, 작게는 인간의 구원 가능성 탐구.”
★ “이 소설에는 빛을, 의미를, 다음을 기약하는 마음이 있다.”
SF 평론가 심완선 추천!

우리 곁에 돌연 도착한 젊은 SF 소설가 조현아의 첫 연작소설 《확장윤회양분세계》가 읻다에서 출간되었다. 원인 모를 어둠에 휩싸인 전 세계, 낮과 밤의 경계가 사라지고 삶과 죽음의 경계가 지워져 세상은 더 이상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지 않고 그 누구도 죽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에 찾아온 이 갑작스러운 고통의 이유는 무엇일까. 여섯 단편의 주인공들은 돌연한 질문에 삶으로 그 대답을 대신한다.
저자

조현아

저자:조현아
2019년브릿G작가프로젝트에단편소설〈무한마계지하던전〉이선정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밥줄광대놀음》이있다.

목차

세계의에필로그7
취미비전공자41
시장판단독콘서트75
사이버인권교육101
확장윤회양분세계125
컬러풀루덴스155
reboot―f191

작가의말217

출판사 서평

고통에응답하는방식으로서의모자이크화(?)

《확장윤회양분세계》는앞에서언급한이질적인세계관의화학적결합이라는특이점을제외하고도,형식과내용이주제를향해합일되어있다는점에서특별한성취를거둔다.하나의단편에서등장하는인물이다른단편에서도교차하여등장한다는점,사건의층위를다각도로조명하는이소설은마치다양한색면이모여서하나의문양을이루는예술인모자이크화를상기시킨다.낱낱의조각보다전체가조망될때미적쾌를주는모자이크화처럼,〈컬러풀루덴스〉〈확장윤회양분세계〉〈시장판단독콘서트〉〈reboot?f〉의인물들은절망의수렁에갇힌인물을바깥으로끄집어내면서,혹은타인의고통을외면하지않고손을마주잡으면서복잡한우주속상호연결된관계의넉넉함을확인한다.

끝으로,이소설에서가장빛나는장면하나를소개하며마무리하겠다.〈컬러풀루덴스〉의주인공‘박주형’은물감을구해달라는부탁을받고청소년수련관으로향한다.어둠을헤치고도착한곳에서그는뜻밖의장면을목격한다.3층교실에서누가불을지핀흔적을발견한것이다.옥상을목전에두고누가,왜,굳이실내에불을피운것일까?인물들은다음과같이추측한다.

“아마어린아이를둔가족이아이에게색을보여주고싶어불을피운게아닐까요?”

세계는어둡기만한것이아니라고알려주고싶었던부모가피워낸색의세계를상상하면,우리의마음속한편이뭉근한색으로은은히퍼지는것을느낄수있다.그러니《확장윤회양분세계》속에서‘색’은단순히물감의안료나조형적요소가아니라항구적인고통속에서도서로를염려하는마음을시각화하는수단이자,무엇보다불교적세계관에서공(空)의지위에있던색(色)을위상을재조정하며새로운존재론을설파한다.

책속에서

무기력해지는로그들을많이읽었습니다만자신만의빛을찾은몇몇인물도있었습니다.놓았던붓을다시쥐고,아무대가없이타인을돕고,누군가에게힘이되고싶어노래하다가과거의자신을용서하고…….절망밖에남지않은세계에서도기어이좌절을떨치고일어나한걸음내딛는사람을보았습니다
---p.38

sam4에구현된세계는PYAYAN이라고칭합니다.PYAYAN세계는이승과저승간개체의무한한순환을골자로합니다.여러분은한개체를해탈시키기위해시뮬레이션을할수도있고,이승영역과저승영역의효율적경영에집중할수도있으며,고립된환경에서사고실험을할수도있습니다.sam4는하나의세계에서로다른레이어를여러개추가해원래세계에영향을주지않고다양한사고실험을시도할수있도록디자인되었습니다.
---p.110

“네가이상황을해결해버리면,그래서너도나도이세계에서흔적도없이지워져버리면그게무슨의미야?”
“이세계가데이터에불과할지라도,우리는어떻게살아갈지선택할수있어.”
---p.152

“어차피세상은사라지고우리는모두죽을텐데,무슨의미가있냐고.”
“우리는다시만나게될거야.다른이름으로,다른모습으로라도,이삶을새시대의우리가기억하지못할지라도.수많은세계에서우리는수없이마주칠거야.우리가그러길바라니까.”
---p.153

“별빛마당은파스텔톤으로알록달록해요.아마어린아이를둔가족이아이에게색을보여주고싶어불을피운게아닐까요?너무로맨틱한해석인가.”
새로태어나는아이는없어도태어난아이는있다.태어난지얼마되지않아암전된세계를맞이한아이는정말로색을알지못할지도모른다.그런아이에게세계는전구의빛과어둠으로만나뉜게아니라고알려주고싶었던부모가피워낸불꽃일수도있다니.
---p.178

그것은죽음이아니라삭제였으며인간은그렇게죽어서는안된다고,인간이아니어도모든살아있는것들은그렇게죽어서는안된다고했다.죽음이란삶의종착지이므로그에걸맞은예우를받아야한다고.그말을끝으로아버지는떠났다.나는아버지가어디선가살아있으리라믿는다.죽음이그토록가치있는순간임을깨달은사람이삶을함부로대할리없으니까.
---p.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