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신곡 (인간의 손으로 만든 동물의 지옥)

동물신곡 (인간의 손으로 만든 동물의 지옥)

$18.50
Description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지옥
인간이 고심하고 골라 만든 ‘공든 탑’
모든 동물이 짓밟혔지만 인간만이 영광스러운 그곳, 동물 지옥
★ 불멸의 고전, 단테의 『신곡』을 오마주 한 현대판 지옥
★ 전 구조 담당자가 전하는 동물 픽션
★ 동물의, 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이야기

지옥은 분명히 있다. 신이 있든 없든 말이다. 지옥은 무엇인가.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고,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는 곳(기독교 신약성서 마가복음 9장 47~48절)인가. 인간 지옥이 세상 너머에 저렇게 존재한다면 동물 지옥은 이 세상에 있다. 사실, 동물들의 지옥 역시 유구했다. 인류가 태어난 이래 동물이 인간 손에 죽지 않았던 적이 없었으니까. 물론 동물도 인간을 해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지옥은 인간의 손에 의해 공고해졌고 오늘에 이르렀다.
동물 지옥은 계속 이어지는 걸까. 말없고 힘없는 동물들을 위해 한 인간이 용기를 냈다. 동물 보호 단체에서 활동하며 학대받는 동물들의 삶의 현장을 목격하고, 한국에서 사는 동물들의 현실을 연재했던 전 동물 구조 담당자가 픽션으로 독자들을 ‘현대판 동물 지옥’으로 안내한다. 고전 중의 고전 단테의 『신곡』을 오마주hommage, 동물들의 지옥으로 재구성해 이 지옥은 신도 동물도 아닌 인간이 만든 지옥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6옥으로 구성된 지옥, 32개로 세분화된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각 동물이 겪었던 지옥을 주인공 ‘나’와 함께 건너가 보자. 동물의 지옥은 동물만의 것이 아니다. 동물의 삶이 지옥이라면 생태계, 더 나아가 지구에게도 악영향이 갈 터. 이 지옥은 앞으로 인간에게 닥칠 ‘예견된 지옥’을 예습하는 과정일지 모른다. 인간 앞에 쌓여있는 숙제는 기후위기, 전쟁, 생명 경시 등 한두 개가 아니니까.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동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모두가 각자의 천국(그에 준하는 어딘가)으로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저자

채희경

저자:채희경

동국대학교에서사회학을전공했다.

동물보호단체에서학대대응및동물구조담당자로활동했으며,

동그람이에서동물학대를주제로한〈채희경의애니멀어벤저스〉를연재한바있다.

고양이이온,반니,삐삐와살고있으며막내버트는무지개다리를건너갔다.

목차

동물신곡세계관상상도
들어가는문-지옥의문앞에서

1옥
입구01무지개다리를건너다
입구02고양이행성의한때
입구03우연히알게된세계
-
세상에서가장운이좋은개
돼지삼형제의복수
닭의바벨탑
탈출한광어와껍데기없는킹크랩
두꺼비와맹꽁이의바둑게임
석상이된돌고래의변신

2옥
입구
-
개를뜯어먹는괴물
세상에서가장빠른말
어느저수지의붕어이야기
고래법정에서생긴일
엄마곰은날씬해아빠곰도날씬해
고슴도치가된상어

3옥
입구
-
두발로걷는개
싸우기싫은싸움소
코가없는코끼리
못생긴호랑이의슬픔
가재선생과낙지명인
병아리롤러코스터

4옥
입구
-
목이긴개이야기
부들부들발바닥의망치
도마뱀악어와머리둘달린거북이
멧돼지기차를타고
반딧불이원정대

5옥
입구
-
투명라쿤과대머리앵무새
산천어가초대받은마을
의자가등에붙어버린거북이
어느북극곰의북극여행

6옥
입구
-
비둘기집사와수상한박사
어둑서니여우의탐색
아무리해도얻을수없는것들
수렁에빠진까치,집짓는우산날개
변신고양이와아주오래된이야기

나가는문-새로운세계에관한기록

출판사 서평

세상에서가장오래된지옥
인간이고심하고골라만든‘공든탑’
모든동물이짓밟혔지만인간만이영광스러운그곳,동물지옥

★불멸의고전,단테의『신곡』을오마주한현대판지옥
★전구조담당자가전하는동물픽션
★동물의,동물에의한,동물을위한이야기

지옥은분명히있다.신이있든없든말이다.지옥은무엇인가.구더기도죽지않고불도꺼지지않고,사람마다불로써소금치듯함을받는곳(기독교신약성서마가복음9장47~48절)인가.인간지옥이세상너머에저렇게존재한다면동물지옥은이세상에있다.사실,동물들의지옥역시유구했다.인류가태어난이래동물이인간손에죽지않았던적이없었으니까.물론동물도인간을해쳤다.하지만,시간이지날수록이지옥은인간의손에의해공고해졌고오늘에이르렀다.
동물지옥은계속이어지는걸까.말없고힘없는동물들을위해한인간이용기를냈다.동물보호단체에서활동하며학대받는동물들의삶의현장을목격하고,한국에서사는동물들의현실을연재했던전동물구조담당자가픽션으로독자들을‘현대판동물지옥’으로안내한다.고전중의고전단테의『신곡』을오마주hommage,동물들의지옥으로재구성해이지옥은신도동물도아닌인간이만든지옥이라는사실을증명한다.6옥으로구성된지옥,32개로세분화된각각의에피소드를통해각동물이겪었던지옥을주인공‘나’와함께건너가보자.동물의지옥은동물만의것이아니다.동물의삶이지옥이라면생태계,더나아가지구에게도악영향이갈터.이지옥은앞으로인간에게닥칠‘예견된지옥’을예습하는과정일지모른다.인간앞에쌓여있는숙제는기후위기,전쟁,생명경시등한두개가아니니까.많이늦었지만,이제라도동물의목소리를듣는것이모두가각자의천국(그에준하는어딘가)으로향하는첫걸음이될것이다.

들어가는문1.한인간이동물들의지옥에들어섰다
6개의고통으로분류되고32개로세분화된지옥
이이야기는죽지않은자가죽은자의공간에발을들이면서벌어진일을기록한것이다.
평범한인간으로고양이를키웠던주인공‘나’는반려고양이‘반도’를잃게된다.반도와함께한시간은너무짧았고,이별하는시간은너무길뿐이었다.동물장례식장에서나는우연찮게무지개다리를건너고양이행성에서반도를만나게된다.감격적인순간은잠시,집으로돌아가기위해서는단하나의길을걸어야했는데그것은모든생물의영혼이머무는동굴로가는것(고양이는고양이영혼이가는길로지구로갈수있다고한다).그동굴은수많은동물들이지구에서겪었던고통을잊기위해오랜시간을견디는곳이며그끝이지구와닿아있다고했다.그렇게나는반도와함께긴여정을결정했고동굴입구로들어섰다.순간,동굴안쪽에서는기기괴괴한소리가들려왔고동물들의잔상이안개처럼채우고있었다.그렇게나는동물지옥으로,한발자국내디뎠다.6개의고통으로분류되고(신체의자유를박탈받은이들의지옥,신체의고통을받은이들의지옥,인간의유희를목적으로왜곡된삶을살은이들의지옥,인간에게버려진채죽은이들의지옥,서식지에서쫓겨나놀잇감으로전락한이들의지옥,학대로끔찍한고통과죽음을맞은이들의지옥)32개로세분화된지옥에서나는각각의크고작은다양한종의동물들에게서저마다의사연을듣게된다.나는이지옥을무사히지나갈수있을까?어쩌면,듣고싶지않았던동물들의이야기를듣고온전히그들을존중하고이해할수있을까?동물을위해인간이무엇을할수있을까?

지옥문2.인간천국,동물지옥
동물지옥이생긴이유는단하나,‘나약한인간’을위해서

“지옥에들어선순간부터모든순간이흉흉할거야.
자극적이고끔찍할거야.막을수도없앨수도없을거야.
이곳은아주오래된지옥이거든.”(드라마대사패러디)
-〈더글로리〉,에피소드3,연출안길호,극본김은숙,2022년12월방영,넷플릭스

지옥에떨어진기분을아는가.지옥은다양한표정으로때와장소와순서를가리지않고우리를찾아온다.자유는커녕기본적인욕구하나도채우지못한다.순간순간보이지않는공포감속에서먹고,자고,쉬고,배설하는행위를한다.그행위가온전할리없다.일상속에서과거의트라우마가머릿속에서반복재생되고몸이절로반응한다.살아도마음대로살지못하는삶.오늘을살지못하는삶.육신이잘리거나찢겨져방치된삶.이유도모른채죽었거나죽음에근접한삶을사는삶.빨리죽길원하는그런삶.많은동물은오늘도,지금이순간에도숨쉬듯지옥을겪고있다.
폐업한강아지공장에남겨진개들의삶은어떨까?탈출을위해발톱이빠져라문을긁고또긁고,죽은개의살점을뜯어먹고죽어가는삶은괜찮다고말할수있을까?반대로인간에게보호받는삶은나을까?인간의욕심을위해실행하는동물근친교배,감옥같은철창안에서본능도의지도잃어버린동물이더이상그동물이아니게된쇼윈도같은삶을사는것이나을까?그렇다면야생에서사는삶이답일까?야생동물도예외는없다.인간과재산에해가된다는추측아래빠르게이어지는마취,총살을피할방법은많지않다.야생의삶이더잔인하다.인간의몸에좋다고소문난식재료로,인간의부를상징하는옷으로,오직인간의재미(라고말하고,사실상폭력인)대상이되어야만하니까.동물지옥은인간의역사와함께했고지금도그렇고앞으로도이어질가능성이크다.
오늘날이런일은예전보다덜하다말하고싶을수있겠다(지옥을만드는데일조했다고인정하는건꽤나힘든일이니까).대답은,글쎄올시다.앞서말했듯지옥은시간과장소를가리지않는다.각종동물의내장과고기음식을파는식당은기본,동물원과박물관,체험형카페는지구어디서나쉽게발견된다.더외면하고싶은사실은사람들의시선이닿지않는장소에도지옥이존재한다는점이다.동물이산채로실험을당하고이유없이총에맞고큰돈을위해가죽이벗겨지고온몸이찢겨지는일은비일비재하다.왜동물지옥이생겼냐고묻는다면,단하나의위대한목적을위해서다.인간을위해서.오직인간의즐거움과편안함,건강을위해서.인간의돈벌이와탐욕을위해서.인간의천국을위해서동물지옥은탄생하고야만것이다.

나가는문3.지옥또한가슴으로느끼는것
고양이메테의이야기,그리고세계관을담은일러스트작품
지옥의존재보다더잔인한일이있다면,지옥의모습을정확하게알게되는일일테다.동물들이겪은지옥이어떠했고그고통은얼마나컸는지,지독할정도로개별적이고고루고루다양한지옥이있다는사실을되새김질하는일자체만으로도지옥을경험한셈이되니까.몇번이고생생한지옥을본작가는말한다.

눈을감고타인의죽음을보려고하지않는다면,
부러진내손톱이내심장을찔러나역시똑같이되리라는것을._p9‘지옥의문앞에서’중에서

이렇게생각할수있겠다.“동물이어떻게고통을받고어떻게죽든나와무슨상관인가.”
지구에서살아가는모든생명체는주고받는관계에서벗어날수없다.지금우리옆에자리한반려동물은인간의보호속에서자란다.반려동물은인간에게행복을주고생명존중에대해알려준다.야생의세계에서는서로를쫓고피하고,잡아먹고잡아먹히며먹이사슬관계가이어진다.인간을포함한생태계는서로가서로에게직간접적으로영향을주는거대한‘지구세계관’속에서살고있다.그러므로인간은더더욱이지옥을알아야한다.지구에동물지옥이있음을알고,인정하고,무엇이모두에게좋은일(적어도‘덜지옥’)일지생각하고무거운마음이되는것.거기서부터지옥의악순환은끊어진다.
동물들의이야기가끝날때마다등장하는‘메테의이야기’는각동물의처지와한국에살고있는동물들이겪는현실을짚어준다.또한동물들을위해우리가마땅히생각해야할부분도일러준다.지옥을인간과함께건너가는동행자의심정으로,동물의입장을대변하는마음으로,인간에게사랑받은만큼인간에게마음을쓰는고양이특유의다정함으로인간이반드시해결해야할문제를친절히알려준다.그리고백문이불여일견,동물지옥의압도적인무게감을그려낸일러스트가함께한다.동물지옥의세계관과각옥을비유적으로드러내는일러스트는지옥을이해하는데도움을더해준다.프랑스작가귀스타브도레GustaveDore(1832~1883년)의신곡작품을착안,동물지옥을생생히구현했다.일러스트에서느껴지는판타지와은유성을통해동물지옥이현실적으로그리고입체적으로다가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