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문 너머에 (양장본 Hardcover)

어쩌면 문 너머에 (양장본 Hardcover)

$28.86
Description
열리고 닫히는 문을 통해 마음의 열고 닫음을 내밀하게 바라보며 건네는 위로
한 남자가 문을 꼭 닫고 집 안에 있습니다. 그는 실내에 있으면서도 털실 옷과 긴 머플러로 온몸을 감싼 채 문 밖에서 난폭한 존재들이 자신을 훔쳐볼까 두려워합니다.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단절시킨 상황에서 주인공은 화분에 물을 주고 어항 속 물고기를 돌보며, 지난 날이 담긴 액자로 벽을 꾸밉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부터 ‘똑 똑 똑’ 소리가 들립니다. 문틈을 타고 들어오는 소리는 그를 두려움으로 덮어 더 구석으로 몰기도 하지만, 설렘으로 다가와 문 밖을 기대하게도 합니다. 주인공이 가진 마음의 벽을 ‘문’이라는 대상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책 속에서 보여주는 다채로운 문의 이미지는 주인공이 겪고 있는 감정의 또 다른 형상으로 보입니다.
그가 조심스럽게 문 너머의 소리에 마음을 열기 시작하자, 그 소리는 향기로운 꽃잎이 되어 흩날립니다. 노란 꽃잎이 건네는 추억의 힘으로 마침내 그는 문을 열고, 그 너머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그녀를 만납니다. 그리고 둘은 함께 문밖으로 나와 나란히 세상을 향합니다.
문은 열렸지만, 바람 소리는 여전합니다. 똑 똑 똑 소리와 함께요.
저자

송기두

고요한시골에서나고자랐습니다.고요한곳이었기에마음을들여다보는일에익숙해졌습니다.건축을배웠고한동안가구를만들었습니다.마음에닿는공간에마음에닿는가구를놓으면서틈틈이그림을그리기도했습니다.그림이이야기를만나퍼지는감정의공명을좋아합니다.그래서그림책을만듭니다.내마음과세계의어긋남에상처입고작아지던시절의나를떠올리며이책을쓰고그렸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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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다채로운문의형상과움직임에투영된심상의대화
문은건축의공간에서외부와내부를연결하는가변적통로이자,외부로부터내부를보호하는움직이는장벽입니다.내밀한자신의공간으로들어갈때도우리는대문,방문등,문과문을거듭닫으며안으로향하지요.물론밖으로나올때도이와다르지않아,문을열고또문을열어세상을향해나옵니다.이처럼문은3차원적인공간을구분하는구조물이기도하지만,마음의벽을일컫는심리적구조물이기도합니다.건축을전공한작가가물리적인공간에서열고닫히며공간의쓰임과느낌을구분하는문의기능성에마음의여닫음을접목시켰다면,다양한문의형상과자태에는주인공이느끼는현재의감정과상태를세밀하게담아차원을넘나들며마음을담아냅니다.
그림으로이어가는상징의서사로그림책읽기의묘미를
장면마다보여지는각각의그림요소들은이야기가확장되는데저마다의역할을가지고있습니다.그중하나인머플러로주인공의마음상태를따라가볼까요?실내에있으면서도끝이어디인지알수없을정도로긴머플러로목을감고있던그는“각별히조심한덕분에여기는괜찮습니다.”라고말하며,거울밖그의모습과는달리머플러를푼자신을거울속에서봅니다.비록그모습이자신의바람일지라도문을비집고들어온거대한물길을우산하나로막아내며,스스로의가능성을경험했기에거울속에서나마목도리를벗을수있었던것은아닐까요?단절된세계에서외부로부터자신을보호하기위한심리적인장치였던머플러가주인공이문밖으로나갈땐옷걸이에걸려있어,자신을옭아매던두려움으로부터벗어났음을넌지시보여줍니다.작고메마른나무가심겨진화분,어항속을맴도는물고기한마리,부서진우산,선인장가시로둘러싸인문,180여개의액자가걸린벽등,이야기를건네는수많은이미지들에귀기울이시면이야기를보다더다채롭게즐기실수있답니다.
잔잔히피워낸연필의향연에서강렬하게마주하는색의세상,노출양장제본으로더몰입되게
연필로세밀하게그려낸원화의선을살리기위해판형이커졌습니다.원화의크기보다책이작아지면가는연필선은자칫뭉개져보이기쉽거든요.작가는2년동안혼신의힘을쏟아선하나하나를겹겹이채워각양각색의문을,또각양각색의마음을책에담았습니다.액자를벽에가득채운장면은2개월을꼬박그려서완성했다고해요.은은하고단정하게강약을조절하며명암으로채워가던흑백의연필화들사이에서섬뜩하게드러나는붉은눈의늑대와보랏빛의날카로운손톱등색연필로그린장면은주인공의심리,그반경의너비를알려주면서도그림책감상의긴장감을놓치지않게합니다.작가가긴시간몰입하여완성한그림을온전하게감상하실수있도록노출양장제본형태의책으로묶었습니다.편히,그리고온전히이책을누리시며,그순간이위로로닿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