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어둠 (황시운 장편소설)

환한 어둠 (황시운 장편소설)

$17.50
Description
“제 안에 빛이 없다고 믿는 이들은 이 작품을 꼭 읽어야 한다.”하루하루 살을 베어내는 고통 속에서 15년 동안 치열하게 길어 올린
끝내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그 슬프고도 강인한 서사

제4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황시운 작가가 무려 15년 만에 새로운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수상 직후 추락 사고로 인해 척수가 완전히 끊어지는 아픔을 겪은 그녀는 지금까지 불편한 몸으로 하루하루 통증과 싸우며 살아가면서도 끝내 글쓰기를 놓지 않았다. 그 결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남다른 깊이의 내공으로 “더 치열하게 상처와 갈등을 직시하는 소설(장강명 소설가)”로 돌아왔다.
『환한 어둠』은 깊은 수렁에 빠진 한 가족이 해체되었다가 다시 모이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견고해 보였던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예기치 못한 불행 앞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져내릴 수 있는지, 또 그 울타리를 다시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중학생이던 정희는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갔다가 계곡 바위에서 물속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그 결과 전신이 마비되었을 뿐만 아니라 왜곡된 신경 교란으로 극심한 통증에 끝없이 시달려야 하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된다. 장난삼아 정희를 절벽에서 민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동생 제희였다. 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가족들은 끝없이 불화하다가 해체되고, 각자의 통증을 얻게 된다.
소설은 그로부터 오륙 년이 지난 뒤, 가족들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그는 깊은 절망에 빠져 죽기만을 기다리다가 결국 자신이 머물 곳은 가족의 품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가 돌아간 곳에는 무기력한 눈동자와 원망만 있을 뿐 더 이상 예전의 가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앞에서 그는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시간은 무엇을 해결해 주고, 또 무엇은 해결해 주지 못하는가. 이 소설은 불행을 통해 인간 존재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끝내 우리에게 아픈 질문을 던진다. 깊고 깊은 수렁 속, 사방이 어두운 그곳에서도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을 용기가 우리에게 있느냐고. 죽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소설 속 정희의 서글픈 고백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읽고 나면 내 주변의 모두에게 생의 축복을 전하고 싶어질 것이다. 이들과 함께 환한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갈 우리 모두에게.
저자

황시운

비장애인으로산35년간은세상이마냥만만했는데,15년째장애인으로살아오면서는세상이내내무서웠다.통증에잠식당한불편한몸으로,불친절한세상속에서어떻게든살아남기위해고군분투하는사람들의이야기를건져올리려안간힘을쓰고있다.그동안장편소설『컴백홈』,소설집『홈』,『그래도,아직은봄밤』,산문집『당신이모르는이야기』등을건져올렸다.
20세기말,마녀들에게홀려소설을쓰기시작해서2007년서울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다.2011년추락사고직전에‘제4회창비장편소설상’을수상했는데,어머니성여사는당시받은상패를소중히간직하고있다.

목차

쉰셋우원석…7
열아홉우제희…67
마흔여덟양혜선…102
스물셋우정희…158
열여섯이은주…192
밥한끼…222

작가의말…272

출판사 서평

“괜찮아요,엄마.
우린모두그럴수밖에없는존재들이었던거예요.
그러니울지말아요,엄마.”

출구가없는,환한어둠속에서살아가는
어느가족의이야기

비극이온가족을덮쳤다.예기치못한사고를당한큰아들은전신마비가되어매일매일칼로찌르는듯한극심한통증을겪는다.그리고사고를유발한작은아들은죄책감에방황하다가가출청소년이되어거리를떠돈다.아버지는절망에취해한탕을노리다끝내신용불량자가되어집을나갔고,엄마는오로지큰아들만을위해희생하는삶을선택하지만짊어진비극의무게를견디지못해휘청인다.그렇게이가족은끝내해체되고만다.
오륙년이지난뒤이야기는다시,시작된다.아버지우원석은집을나온뒤오토바이로야식집배달일을하며생계를이어나간다.큰돈을모아가족에게로돌아가겠다다짐하지만,단하루도술을마시지않는날이없고복권에중독돼푼돈조차모으지못한다.사실원석은어느날부턴가아들정희가겪는것과비슷한통증을느끼고있었고결국이통증으로인해오토바이사고가나게되고마는데….가족으로부터도망쳤다는사실에괴로워몸부림치면서도끝내죽을수도없었던그는어떻게삶을이어나가야하는걸까?
이소설은아버지,작은아들,엄마,큰아들그리고새식구가된은주의시선으로시점을바꾸며그동안이들이어떻게긴어둠의시간을견뎌왔는지보여준다.사실이가족에게는남모를비밀이있다.바로언젠가부터같은통증을감각하게되었다는것.몸이곳저곳을“녹슨칼로쑤석대는”통증을매일매일느끼며신음하는큰아들의아픔에비할바는아니지만,다른가족들도간헐적으로비슷한통증을감각한다.그리고아이러니하게도이통증은가족을다시연결해주는고리가된다.통증으로멀어진가족이다시통증으로연결되는굴레속에서,서로를외면한채각자의고통속을헤매던가족은그제야조금씩서로에게관심을가지기시작한다.

끝이보이지않는절망속에서도
서로의손을놓지않을용기를위하여

작은아들정희는형의인생을말아먹었다는죄책감과가족의비난을견디지못하고중학생이되던해부터가출을일삼는다.장난삼아형을절벽에서민사람은당시초등학생이던동생정희였다.남자들이멋지게다이빙을하는높은계곡위의절벽이그렇게위험한곳인지어린정희는알지못했다.무지는돌이킬수없는사고로이어졌다.아버지의비난과폭행을묵묵히감당하던정희는결국거리의청소년이되어가출팸의리더가되고,조건만남사기극을벌이며잔혹한짓도서슴지않는범죄자의길을걷게된다.그러던어느날,뜻밖의사건을마주하고집으로돌아오게되는데….그리고여기,미치지않기위해이를악무는엄마가있다.자신의살을잘게다져두아이에게먹여서라도애들을살리고싶은엄마는비루한안정이나마이어나가기위해현재를버틴다.
이가족이불행을대하는방식은두종류로나눌수있다.고통을견디지못하고집밖으로튕겨나가거나오히려집안으로무겁게가라앉는것.옳고그름도없고,잘하고잘못하는것도없다.불행이자의가아닌것처럼,견디거나방황하는것도그저그럴수밖에없을뿐이다.그런상황에서오히려가족을하나로이어주는건어느날부턴가모두에게찾아온'통증'이다.
가늘지만선명한그통증의선을타고마침내가족들은한자리에앉아밥을먹는다.한때는늘같이했던그한끼.대수롭지않게여겼던그한끼.불행과고통을온몸으로맞이한정희는이'한번'이'처음'으로이어지길간절히바라지만,그역시알고있다.희망과불행은자기꼬리를잡아먹는도마뱀과같아서그끝에어쩌면더큰비극이이어질수도있다는걸.
소설은말미에묻는다.끝이보이지않는절망속에서도옆에있는사람의손을놓지않을수있겠느냐고.그럴용기가당신에게,그리고우리에게있느냐고.이들은다시가족이될수있을까?환한어둠속을헤매면서도이들이끝까지지키려했던것은무엇이었을까?


하루하루고통에잠식당하면서도
쓰기를포기할수없었던이유,『환한어둠』

황시운작가는2007년에서울신문신춘문예로데뷔했다.그리고2011년제4회창비장편소설상을받으며화려하게비상했다.그리고몇달뒤,작가는추락사고를당해척수가끊어지고하반신이마비되는비극을겪는다.장애보다도그녀를더괴롭게한것은나날이겪어야하는신경병증적통증이었다.그럼에도그녀는15년을마약성진통제와패치로버티면서끝내글쓰기를포기하지않았다.죽기전에는이고통이끝나지않을것이라는깊은절망속에서도“무언가를읽거나쓰는마음은더할나위없이충만”했기때문이다.그마음이바로이소설『환한어둠』에담겨있다.
이작품은결단코아무나흉내낼수없다는점에서더욱값지다.그녀는자신의고통을더정면으로직시하고자했다.추천사의말처럼이소설은“더치열하게상처와갈등을직시하는소설”(장강명소설가)이며“통증을정면으로건”네는(임솔아소설가)소설이다.그녀는어둠에잠식당한삶을너무도생생하게그리고현실적으로그려낸다.이렇게통증을통해인간존재의심연을깊이들여다보는그녀의작품은우리문단에서매우독보적이며귀하다.장편소설『환한어둠』을통해자신의작품세계를다시한번세상에펼쳐보이는황시운작가의목소리에지금부터귀를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