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 내 멋대로 읽고 십대 9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 - 내 멋대로 읽고 십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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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SF는 더 이상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소설’로 사유하고 ‘과학’으로 분별하며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SF 속 금기의 질문들
“어느 날 지구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이자 가장 SF다운 SF를 쓰는 작가로 평가받는 김보영, 과학 커뮤니케이터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이자 사회활동가인 이서영이 한자리에 모였다. 작중 각각 ‘신작가’, ‘노학자’, ‘한단결’로 캐릭터화된 이들에게 은밀히 주어진 임무는 인간에게 실망해 홀연 무리를 이끌고 지구를 떠나겠다 선언한 대장 고양이의 마음을 돌리는 일. 이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세 작가가 SF를 둘러싼 독자들의 기상천외하고도 위험한 질문을 모아 논제를 함께 정하고, 매주 텔레그램에 모여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김보영이 재구성해 소설처럼 엮었다. 2019년 출간되어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는 등 적잖은 반향을 일으킨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지상의책)의 후속편 기획으로, 전편에서 ‘인류를 구할 답’을 찾고자 했다면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에서는 인간을 넘어 ‘비인간’이라 칭해지는 다양한 존재와 공존하는 삶을 모색한다.

전편인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에서 SF 속 ‘엉뚱한 질문’에 착안해, 허무맹랑해 보이는 상상이 과학기술을 통해 실현되어온 맥락을 짚어보았다면, 《SF는 고양이 종말에 반대합니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SF 속 ‘위험한 질문’에 주목해, 그 도발적인 문제 제기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얼마나 바꾸어놓았는지 들여다본다. 이제껏 금기시된 문제를 길어 올리고,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이분법과 정상성의 사고방식을 거부하며, 세상이 지우고자 한 존재들을 수면 밖으로 드러낸 SF 작품을 다수 다뤘다. 여기에 주장과 사실 사이 간극을 좁혀온 과학적 시선을 보탰다.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보영의 문학적 상상력, 작가이자 사회활동가 이서영의 비판적 통찰, 생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은희의 과학적 논증이 한데 모인 시너지효과는 예사롭지 않았다. 김보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전뿐만 아니라 한국의 숨은 걸작까지 찾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고, 이서영이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은희가 과학적인 사실을 확인해주는 과정에서, 토론이 점점 깊어지면서 세계관의 지평이 확장되는 것을 독자는 시시각각 경험할 수 있다. 시시껄렁한 유머부터 통렬한 비판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방대한 대화를 정리하는 작업은 분명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렇기에 이토록 진솔하고 생동감 넘치는 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세 작가의 불꽃 튀는 토론에 전율을 느끼곤 했던 편집자로서, 공존의 미래를 모색하는 보람 있는 작업이었다고 자부한다.

책에는 〈블러드차일드〉(옥타비아 버틀러)가 제기하는 성별이분법의 허상, 《어둠의 속도》(엘리자베스 문)에서 되묻는 장애와 정상성의 경계, 《레디 플레이어 원》(어니스트 클라인)이 상상한 가상현실 속 위계성의 문제 등 제법 묵직한 이야기들이 수많은 SF 작품과 대화 속에서 펼쳐진다. 청소년뿐 아니라 미래에 관한 호기심 가득한 독자라면 누구든, 상상의 세계에서 과학적 깊이를 파고들며 사회적 이슈를 통찰하는 이 흥미진진한 모험에 만족할 것이라 확신한다.
저자

김보영,이은희,이서영

저자:김보영

한국을대표하는SF작가중한사람으로“가장SF다운SF를쓰는작가”로평가받는다.2004년〈촉각의경험〉으로제1회과학기술창작문예중편부문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한국SF작가로는처음으로미국의SF웹진〈클락스월드(Clarkesworld)〉에단편소설〈진화신화〉를발표했고,영미하퍼콜린스에서선집《I’mWaitingforYouandOtherStories》가출간되었다.저서로는《얼마나닮았는가》,《다섯번째감각》,《종의기원담》등이있다.



저자:이은희

‘하리하라’라는필명으로과학을쓰고알리는칼럼니스트이자과학커뮤니케이터.연세대학교에서생물학을,동대학원에서신경생물학을공부한뒤고려대학교에서과학언론학박사과정을수료했다.저서로는《하리하라의생물학카페》,《하리하라의몸이야기》,《하리하라의과학24시》등이있다.



저자:이서영

주로노동문제와연관된SF와판타지를쓴다.2010년환상문학웹진거울에단편〈종의기원〉과〈성문너머코끼리〉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기술이어떤인간을배제하고또어떤인간을위해일하는지,혹은기술을통해배제된바로그인간이기술을거꾸로쥐고싸울수있을지에관심이많다.저서로는《악어의맛》,《유미의연인》,《낮은곳으로임하소서》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세상끝의SF이야기

1부명징한이분법을좋아하는너에게다양성공존을묻는위험한질문

1장세상이이렇게넓은데,생물의성별은두개뿐?
-옥타비아버틀러의〈블러드차일드〉와성별법의허상

2장출산강요와불임강요의환장콜라보
-마거릿애트우드의《시녀이야기》와페미니즘

2부정체성에답이란없다‘나’의경계를넓히는짜릿한질문

3장세상에간단한문제는없다
-폴앤더슨의〈조라고불러다오〉,그리고신체와정신의관계

4장이토록자연스러운장애
-엘리자베스문의《어둠의속도》,그리고장애와정상성

3부영화같은세계에서살게된다면?본적없는세계를상상하는유쾌한질문

5장로봇과인간이친구가될수있을까?
-아이작아시모프의《강철도시》와반려로봇

6장가상세계가우리를자유롭게할까?
-어니스트클라인의《레디플레이어원》과가상현실속우리의삶

4부그럼에도계속살아갑니다역경을헤쳐나갈가능성을모색하는반전의질문

7장바이러스재난에서살아남는법
-스티븐킹의《스탠드》,그리고역병과바이러스

8장다함께,지치지않고환경을회복하기
-미야자키하야오의《바람계곡의나우시카》,그리고지구와인간

에필로그SF는끝나지않아!

작가의말
도움주신분들
미주

출판사 서평

추천사

우리는지구멸망이후를살고있다.다만‘노아의방주’에누가먼저탈것인가를두고계급과젠더,인종등의위계에따른고통의시차가있을뿐이다.동시에이러한상황을인식하지못하는무지의폭력은또다른투쟁의대상이되었다.이디스토피아시대에,SF와현실의경계는없다.여기,고전과당대걸작을망라한빛과소금과같은책이나왔다.일단,너무재미있고유익하다.전세대를아울러모두에게희망,앎,읽기의즐거움을선사하는가성비최고의책임을단언한다.
정희진〈정희진의공부〉편집장,문학박사

이책은말하자면ScienceFiction이ScienceFact가되어가는세상에서꼭다루어야할쟁점을하나하나찾아서간결하면서도명확하게서술하는현재진행형가이드북이다.이책과함께SF의세계를여행하다보면당신은어느덧ScienceFuture의문앞에서있는자신을발견할것이다.현대인이인간답게살아가려면마땅히갖춰야할핵심교양의내용을담고있다.그런데재미있고유익하기까지하다.등대같은책이고북극성같은책이다.
이명현천문학자,과학책방‘갈다’대표

책속에서

“그러면앞으로인간은어떻게되나요?”
검은고양이가걱정스레물었다.
“다시는볼수없게되겠지.오늘밤이후로는.”
하얀고양이가모래바람이몰아치는창밖을바라보며사뭇비장하게말했다._프롤로그,7쪽

Q2.만약간성이존재한다면,주변에서보기힘든이유는무엇인가요?
학자:음,그건말이지.첫째,본인이간성인지모를수있어.예를들어안드로겐무감응증후군은염색체는XT지만겉모습은완벽한여성이거든.이런사람들은염색체검사를받기전에는본인이간성인지모르고,남들도알방법이없어._1장,41쪽

단결:네,집안에서는오히려낙태를강요하지요.한국은정상가족을결벽적으로원하기때문에,여자가어리거나,결혼하지않았거나,경제적으로불안하거나,남자가마음에안들거나,모든상황에서아기를낳는것을허락하지않아요.
반면에사회에서는낙태를비난하죠.2000년대에도낙태금지광고를흔히볼수있었어요.합헌이된뒤로는적어도범죄자소리는안나오게되었는데,예전에는내가낙태죄반대시위하고있으면가톨릭쪽에서온사람들이‘살인자’라는팻말을들이댔다니까요.
직원:단결씨가말한고통관음같아요.여자에게고통을주는의미밖에없네요.
작가:정말모르겠다니까.인간은발정기도없이섹스하는생물이고완전피임도어려워서임신은일어날수밖에없는데,굳이죄를만들어서……._2장,78~79쪽

학자:의사들의논리는이래.그시술은원래난임치료를위한것이라는거야.그런데난임은부부에게만해당하는질환이기때문에미혼여성은그치료대상에포함되지않는다는거야.치료대상에포함되지않는사람들은치료할수없다는거지._2장,89쪽

단결:트랜스젠더혐오자들은성별을바꾸었다가되돌아오는사람이있다는예시를들면서트랜스젠더가없다는증거로쓰는데,언니말들으니그런사람도당연히있겠네!
학자:그럼,정말오래바라던물건벼르고별러서샀다가무르는경우가얼마나많은데.
단결:학자선생님은다리를기계로바꾸고싶다고했지만,그기계가마음에안들어서더좋은기계로바꿀수도있지않겠어요?바꿨다가도마음에들지않아서원래몸으로돌아가고싶어질수도있고요._3장,131쪽

학자:작가씨말이맞아.아직모르는부분이많으니무엇이맞다틀리다를논할때는아니겠지.나는그래도보통사회에서생각하는이상으로정신은신체에이어져있다고생각해.많이들둘을이원화해서생각하니까.
작가:저는생물학이정신을만든다는말에도맹점이있는것같아요.흔히생물학적이라고하면신체만생각하지만,환경도신체와마찬가지로물리적인세계잖아요._3장,147쪽

직원:하지만세상에는장애인이나소수자이야기를하면,“내가내이득을생각해야지다른사람을생각할여유가어디있느냐”며발끈하는사람도많지요?
작가:사실나는그런말을들을때마다신기해요.내가소수자를생각하는건궁극적으로는내이득도생각하는것이거든요.나는하나의단일체가아니라고요.
단결:응?그건또무슨소리야?
작가:사람은다면적인존재란말이야.세계제일의천재재벌국가대표같은것이아닌이상,대개사람은모든면이평균이상을수없고,많은부분이소수자에속한다고._4장,175~176쪽

작가:그러고보면,사실가족은완벽할수없는데다들인간가족은완벽하리라기대하네요.이문제는레즈비언자녀나게이자녀의문제에서도똑같이제기되잖아요.한쪽성이없는데잘자랄수있는가?같은질문을하잖아요.내생각에는양쪽성이다있어도잘못자라는경우가태반인데요._5장,234쪽

작가:네,이건게임제작자나메타버스개발자들이세심하게배려하면만들수있는시스템이지요.오히려이런장치는현실보다훨씬쉽게만들수있잖아요.그사람들이좀더이런문제를진지하게고민하면좋을텐데.
직원:가상현실은만드는사람에따라디스토피아도,유토피아도될수있다는걸까요……._6장,274쪽

작가:그러네요.좀비는의인화된바이러스같기도하네요.바이러스가눈에보이지않아서그렇지실제로는좀비에게뜯기는것과비슷할지도요.
학자:세포를뚫고들어가서내부에서싹거둬먹고,더먹을게없으면세포를폭파하고나와서다른숙주를찾는거구나.
단결:사실좀비는흔히계급의은유로많이해석돼요.가진자들이보기에,‘멍청한’노동계급이‘떼로’몰려들어서나라의기간(基幹)산업을파괴하고자본을잠식하는._7장,308쪽

학자:동의해.오염이나파괴도사실은인간의관점일수있지.자연이어떤의지를가지고움직이는것도아니고,마땅히그래야하는방향이있는것도아니니까.어쩌다보니자연속에서우리인간같은생명체도생겨나고진화해온거지.물론그러다우리가종말을맞이할수도있겠지만,그또한마찬가지로생명의역사에서계속있었던일이야.
작가:네,저는인간이크게뭘바꾸지않고,변화하지않고이대로계속살다보면결국개체수가크게줄거나,그러다멸종할수도있을것같아요.그러면어차피지구는회복되겠지요.그게우리가없는세계라해도._8장,3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