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인류와 미생물의 미래 - 묻고 답하다 6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인류와 미생물의 미래 - 묻고 답하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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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의 이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존재가 바꾼 것들,
그리고 바꿀 것들에 관한 이야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던 2023년, 우크라이나 전선에 유행성출혈열이 유행한다는 보도가 우리나라 신문을 채웠다. 한타바이러스에 의한 이 유행성출혈열은 ‘한국형출혈열’이라고 불릴 만큼 한국전쟁 당시 크게 유행한 데다, 감염원을 우리나라의 이호왕 박사가 규명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 만했는데, 저자가 주목한 부분은 따로 있었다. 같은 감염성 바이러스인데, 페스트균과 한타바이러스는 무엇이 다르기에 한쪽은 한때 ‘팬데믹’이라 할 만큼 대규모로 전파되고 한쪽은 국지적 유행에서 끝났을까? 원래 페스트균이 한타바이러스보다 강력하고 치명적이기 때문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미생물학교실) 교수인 저자 고관수는 평소 과학과 역사ㆍ인문ㆍ문학의 교차점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해 왔다. 그러면서 ‘기회주의적’인 병원체, 즉 평소 중립적인 미생물이 특정 상황이나 역사적 맥락과 만났을 때 그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장면을 수없이 목격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와 메르스 때와는 달리 21세기 첫 팬데믹으로 역사에 남았듯이, 때와 조건에 따라 반짝했다 사라지기도 하고 파괴적으로 세상을 뒤흔들기도 하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통해, 인류와 미생물의 공진화와 그 미래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 싶었던 이유다.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요법, 장내 미생물 이식……
포스트 팬데믹 시대, 미생물의 역사를 통해 보는 인간의 미래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면서 미생물과의 관계 정립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반감이 아닌 공감의 시각으로 미생물을 바라보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_김응빈 ㆍ 연세대학교 시스템물리학과 교수, 《생물학의 쓸모》 저자, 유튜브 〈응생물학〉 운영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는 인류와 미생물이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흐름을 보여주는 연대순으로 구성되었다. 시작은 호모사피엔스의 진화에 이바지한 ‘효모’ 이야기다. 이후 ‘콜럼버스의 교환’ ‘산업혁명’ ‘세계대전’ 등 역사의 결정적 순간에 미생물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암약했는지 이면을 파고든다. 후반부에는 인류를 오래 괴롭혀 온 세균을 역설적으로 이용해서 지금껏 해결하지 못한 질병을 치료하려는 여러 노력 등 미생물 연구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숙한 사건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는 신선함을 맛볼 수 있을 테고, 과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미생물의 구조나 생활사, 나아가 진화와 면역과 의료 등 생명 현상에 관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고관수

저자:고관수
서울대학교미생물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에서미생물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아시아태평양감염연구재단(APFID)의연구실장을거쳐2007년부터성균관대학교의과대학미생물학교실에서항생제내성세균을연구하며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
철학,문학,예술과함께과학이현대인의필수교양이자소양이라고생각한다.과학자와교양인이서로멀지않은거리에있어야하고,또그럴수있다고믿는다.그래서과학자의길위에서열심히연구하면서도과학교양을비롯해소설,인문,역사등다양한분야의책을읽으며생각의기록을남기고있다.그리고얼마전부터는책을쓰고있다.
지은책으로는《세균에서생명을보다》,《세상을바꾼항생제를만든사람들》,《세균과사람》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포스트팬데미시대,미생물을통해보는인간의미래

1.인류의진화에는미생물이있었다?:술과효모
‘술취한원숭이가설’,인간의탐닉을추적하다
2022올해의미생물로효모가선정된이유는?
효모의변이를보면인류의맛계통도가보인다

2.최초의민주주의를세균이무너뜨렸다고?:아테네역병과살모넬라
2,400년만에드러난고대그리스몰락의복병
고유전체학,아케네소녀미르티스의사인을밝히다
살모넬라엔테리카가가져온민주주의의잠복기

3.‘콜럼버스의교환’은왜‘면역전쟁’이라불릴까?:천연두바이러스와매독균
인류가처음으로지구상에서질병을내쫓은기술
유럽에선익숙한미생물이왜아메리카에선파괴적무기가되었나?
우리가박멸한바이러스가생물무기로되살아난다면?

4.사람마다시대마다,결핵은왜잠복기가다를까?:산업혁명과결핵균
결핵은어떻게‘자본의필수조건’이되었나?
서서히죽어가는,낭만적질병에서불쾌한질병으로
잠복기의균형을깨뜨리고인간이불러낸질병

5.최초의역학조사는도시를어떻게바꿔놓았나?:수도펌프손잡이와콜레라
‘치료받지않을권리’를선동한무시무시한미생물
콜레라가‘최고의위생개혁가’라고?
분자역학,반복유행하는콜레라의전파경로를뒤쫓다

6.전쟁보다사람을많이죽인바이러스는?:제1차세계대전과인플루엔자
전쟁막바지를습격한팬데믹의물결
스페인독감은왜젊은사람에게유독치명적일까?
항원변이,RNA를유전물질로이용하는것의위험성

7.포스트항생제시대,미생물과어떻게살아가야할까?:페니실린과푸른곰팡이
한나라대통령과평범한병사들의생과사를가른발견
곰팡이속미생물이치료제가되기까지의여정
세균에게공격받고,세균으로치료하다

8.세계사망원인1위모기를세균으로퇴치한다고?:말라리아와황열병,그리고볼바키아
인간과모기와미생물이맞물린열대열원충의출현
세균보다작은황열바이러스가바꾼역사적순간들
볼바키아,곤충의성생활까지조종하다

9.미생물생태계를보면인간특성이보인다?:아이스맨에서마이크로바이옴까지
유전체학이외치에관해밝힌새로운사실들
마이크로바이옴에서건강의답을찾다
건강,성격,행동까지……인류는미생물에종속된존재일까?

10.미생물은의료의모습을어떻게바꿀까?:면역항암요법과세균매개암치료법
세균으로종양을치료하는면역항암요법의원조
리스테리아균의독소로췌장암을치료하는역설
분변미생물이식술,씨디피실감염의치료가능성을열다

나가는글결국인간의몫이다
감사의글
참고자료
인용출처/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역사가묻고미생물이답하다』는인류와미생물이‘공생하고공격하며공진화해온’흐름을보여주는연대순으로구성되었다.시작은호모사피엔스의진화에이바지한‘효모’이야기다.이후‘산업혁명’,‘콜럼버스의교환’,‘세계대전’등결정적순간에미생물이보이지않는곳에서어떻게활약했는지역사의이면을파고든다.후반부에는인류를오래괴롭혀온세균을역설적으로인간을치료하는데이용하거나미생물을이식해서지금껏해결못해온질병을치료하려는여러노력을살펴본다.역사를좋아하는독자라면익숙한사건을새로운관점으로해석하는신선함을맛볼수있을테고,과학을좋아하는독자라면미생물의구조나생활사,나아가진화와면역과의료등생명현상에관한최신정보를얻을수있을것이다.

현대과학의발전에따라미생물은인간에관해더많은사실을알려주고있다.역사속미생물의활약을넘어고유전체학과마이크로바이옴등과학기술이미생물에관해새로이밝혀낸사실,나아가포스트항생제시대에고민해봐야할문제를비롯해앞으로나아가야할방향등,포스트팬데믹시대를지나는지금우리에게꼭필요한질문들을짚어주는책이다.

책속에서

결국사람에게달렸다.세균과바이러스,곰팡이와같은미생물은저들의할일을했을뿐이다.지금도그렇다.그것들을불러내어수많은사람이죽은것도,그것을이용해서우리에게유용한것을만들어낸것도우리가한일이다.사람의일,결국역사다.
---「들어가는글」중에서

자연상태에서효모는당분이풍부한과일의표면에산다.포도의표면을하얗게덮고살아갈정도로포도껍질을좋아한다.포도껍질에는에너지원으로사용할수있는포도당이넘쳐나기에여기에사는효모는대사과정이복잡하고많은효소가필요한호흡대신빨리에너지를얻을수있는발효를선택한다.굳이에너지효율을고민할필요가없는것이다.효모는살아가는데가장적절한방식을택했고,인간은(또는그맛을아는다른생물은)효보가전혀의도치않게내놓는부산물을즐기는셈이다.
---「인류의진화에는미생물이있었다?」중에서

장내에침입한살모넬라균은장내의황화합물을산화시켜테트라티오네이트(tetrathionate)라는호흡전자수용체(electronacceptor)를합성한다.이방법으로산소가부족한상태에서도발효가아니라효율이좋은세포호흡으로생장한다.그런데살모넬라가이용하는황화합물인테트라티오네이트는외부에서침입한병원체를물리치기위한인체면역반응의부산물이다.그러니까살모넬라균은우리면역체계를교묘하게이용해서다른미생물과의경쟁에서우위를점하고장내에서폭발적으로숫자를늘려간다.
---「최초의민주주의를세균이무너뜨렸다고?」중에서

아메리카대륙의선주민들이전혀면역되어있지않은바이러스에노출되면서거의몰살에가까운피해를입었다고했는데,이러한역사는현재천연두바이러스가생물무기로서인류에게재앙에가까운피해를입힐가능성을제기한다.(…)더욱큰문제는모든염기서열이알려진천연두바이러스의유전체를인위적으로합성할수있다는점이다.말하자면천연두바이러스를부활시킬수도있다는얘기다수천년동안인류를괴롭혀온질병을박멸로이끈바로그지식과기술로말이다.
---「‘콜럼버스의교환’은왜‘면역전쟁’이라불릴까?」중에서

결핵균은현생인류의출현과함께했으며,함께이동해왔다.물론오랫동안인류를괴롭혀왔다.하지만산업화이전에는어느지역에서도대규모로발생했다는증거가없다.결핵균은산업혁명의세균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급격한도시로의인구집중,열악한노동환경,빈약한위생시설로말미암아인간스스로불러온파괴적인병원균이다.결핵균이인간의역사를바꾸었다기보다는인간이역사에서가장급격하고도본질적인변화의시기결핵균을불러냈다.
---「사람마다시대마다,결핵은왜잠복기가다를까?」중에서

극도로더운날씨가지속되고폭우가내리면콜레라균의생장에유리한환경이조성된다.특정지역에일조시간이늘어나면지표수의온도가높아져서식물성플랑크톤이폭발적으로증가한다.식물성플랑크톤을먹고사는동물성플랑크톤역시증가하는데,특히갑각류에속하는요각류(Copepod)가증가한다.콜레라균은바로이요각류와공생관계에있다.따뜻해진바닷물이플랑크톤의생장에영향을미치고,결국은콜레라균을증가시키는것이다.이는지구온난화와같은기후교란이콜레라의전파에영향을줄수있다는예측을가능케한다.
---「최초의역학조사는도시를어떻게바꾸었나?」중에서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앞서얘기했듯분절유전체로,바이러스끼리서로분리된유전체를교환할수있다.이를항원대변이(antigenicshift)라고하는데,항원대변이는서로다른종류의바이러스에함께감염되어있는중간매개숙주에서일어난다.항원대변이현상이벌어지면완전히새로운바이러스가만들어질수있다.그렇게되면새로운바이러스조합에준비되어있지않은인체의면역체계는전혀대응하지못한다.어쩌면1918년의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이렇게만들어졌을수도있다.
---「전쟁보다사람을많이죽인바이러스는」중에서

이제다시미래가바뀔지도모른다는공포가다가오고있다.항생제내성으로기존의항생제가쓸모없어지는(이미쓸모없어진경우도없지않다)상황이도래하고있는것이다.그럼에도새로운메커니즘을갖는항생제개발의어려움,비용과수익성의문제,임상시험의복잡성,내성문제등으로많은제약회사가항생제개발에서발을빼는실정이다.어쩌면우리는흔한세균감염에목숨이위태로워지는‘포스트항생제시대(Post-antibioticera)’를맞이할지도모른다.
---「포스트항생제시대,미생물과어떻게살아가야할까?」중에서

볼바키아는모기의면역계를증강시키고,바이러스가증식하는데필요한지방산이나글리세롤등을차지하기위해다른바이러스와경쟁한다.그래서볼바키아에감염된초파리와모기는바이러스에내성이강한경우가많고,숙주의철분대사를매개하거나비타민B를합성하는등볼바키아가대사활동을돕는다는연구결과도있다.곤충숙주입장에서도암컷이이세균을지니는것이유리하도록조종하는셈이다.이런전략으로볼바키아는숙주집단전체에아주빠른속도로퍼지고,거의100퍼센트감염시킨다.
---「세계사망원인1위모기를세균으로퇴치한다고?」중에서

미생물은지구에최초로나타난생명체이면서,외치가그랬듯인류가존재하는순간부터함께해왔다.마이크로바이옴에관한지식이쌓여가면서단순히함께해온정도가아니라,인간의건강은물론정신세계에까지몸속미생물의영향이뻗어있다는사실이밝혀졌다.미생물은부단히인간을바꿔왔다.어쩌면인간은미생물에종속된존재가아닐까?
---「미생물생태계를보면인간특성이보인다?」중에서

과거우리는세균을비롯한미생물을질병을일으키는못된녀석으로만여겼다.그러나이제는해로운세균뿐만아니라우리에게유익한미생물도있다는것을안다.그뿐만아니라,해롭다거나이롭다는식으로이분법적으로미생물을나눌수없으며,대신미생물군집의균형이중요하다는사실도깨달았다.미국뉴욕대학의마틴블레이저(MartinBlaser)가인간진화의운명이우리의마이크로바이옴과긴밀하게연관되어있다고말했듯이,미생물은과거뿐아니라곧현재가될미래에도우리와함께할것이다.
---「미생물은의료의모습을어떻게바꿀까?」중에서

대부분의병원체가기회주의적이라는말은많은미생물이인체내에서대체로중립적이라는뜻이다.인간면역력은완전하지않기에감염되는사람이생길뿐이다.또한도움이되는미생물도적지않다.물론중립적인미생물의다양한특성을인간이이용하는것이긴하지만말이다.다시한번깨닫는것이지만,결국은사람의손에달렸다.
---「나가는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