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면 : 느리게 사는 행복을 예찬하는 이효원 산촌 수필

느리게 살면 : 느리게 사는 행복을 예찬하는 이효원 산촌 수필

$15.00
Description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열정이 식는 것을 경계하며
성난 코뿔소처럼 돌진하지 말고 느긋한 속도로 삶을 살아가라!

신속한 세상에서 느리게 사는 행복을 전하는 이효원 수필선
지난 몇 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외출이 줄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재택근무의 실현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굳이 도시에 머물지 않더라도 이젠 경제적인 활동이 가능한 시대가 됐다. 귀농이 아닌 귀촌, 새로운 형태의 자연 속 생활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 10명 중 약 4명이 귀농 · 귀촌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한 세상에서 느리게 살기란 쉽지 않은 명제임이 틀림없다. 자연과 함께 느리게 사는 풍경과 그 아름다움을 갈망하면서도 느림의 삶으로 다가갈 수 없는 것이 현대인들의 불행한 일상이다. 성난 코뿔소 무리처럼 모두가 쉭쉭거리며 달려가고 있어, 혼자서는 도무지 속도를 늦출 수가 없는, 그러다가는 곧바로 뒤에서 달려오는 무리의 발굽에 짓밟히고 말 것 같은 떠밀림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느리게 살면〉 中)

이 책은 번잡한 도시를 떠나 충북 제천 산촌에서 느리게 또는 여유롭게 생활하며 사계절 자연과 대화하고 얻는 서정을 수필과 시로 풀어낸 맑은 샘물 같은 글을 담고 있다. 특히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거나 서술하는데서 나아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인생인지 넌지시 알려준다. 버거웠던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르고 멋진 삶인지, 이런 인생살이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도시의 변화는 늘 내가 변하는 속도보다 빠르다. 때로는 버겁고 감당하기 어려우며, 그래서 나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에 농촌이나 산촌은 한적하고 이따금 불편하다. 하지만 평온하고 따뜻하며 주
변과 비교해 나만 초라하게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나는 나무를 키워보면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내 조급증의 실체를 늘 한탄하게 되고는 했다. 나무를 심고 나서 빨리 크지 않아 늘 조바심을 쳤다. 그러나 한 4년만 지나면 나무의 수세에 압도되고 만다. (중략) 넓은 면적에 작은 묘목을 심을 때, 간격을 넓힌다고 나름대로 유념하면서 심었어도 4~5년 지나면 가지를 쳐내면서 후회를 했다. 그것은 오롯이 당장 눈앞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좀 더 핵심을 파악하고 좀 더 멀리 내다보는 느림과 여유를 결여한 탓이 아니고 무엇이랴.(〈느리게 살면〉 中)

이 책은 비록 수필과 시라는 형식으로 저자의 서정을 풀어내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산촌, 귀촌에 대한 ‘작은 소망’을 품게 하는 책이다. 귀촌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품고 있거나 마음은 있어도 두려워하는 이들, 경
제적 활로가 보이지 않아 시도해 볼 마음조차 먹지 않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젠 뭘 할 시간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천만의 말씀이다. 나이가 한계일 수는 없다. ‘이 나이에’ 하고 자신의 한계를 정하는 순간, 우리의 나머지 인생은 단지 죽음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되고 만다. 나이 드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삶의 열정이 식는 것을 진정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자기 앞에 놓인 인생의 남은 시간을 의미있게 잘 보내고 싶다면, 막연한 바람이나 환상과 지식·미모·힘·돈에 대한 미련은 떨쳐버리고,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겠다는 생각 대신, 시간을 마음껏 쓰겠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용도폐기 시대를 건너는 법〉 中)

그러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맹목적인 질주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이 달려온 뒤를 살피고 영혼을 되살려내는 마음,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

이효원

1949년경주삽실마을에서태어나,1967년포항동지고등학교를졸업하고은행에서12년간근무하였다.
1984년월간문학신인작품상(단편소설)수상으로문학에처음접근했으며,이후자영업과중소기업에종사하다가,
2017년충북제천산촌에들어와자연과함께살고있다.

목차


1부일상관찰

정든감기
어디서어떻게멈출것인가
가난의추억-집
개망초를위한변명
이름이뭐길래
으악새우는풍경
행복방정식,어떻게풀것인가

[단편시]
홍매화
고구마는꽃이없다
단풍들지못한갈잎
기다림
산촌김씨

2부산촌만필


땔감,그리고눈세상
봄은어떻게오나
노동의즐거움
산촌의달그림자
느리게살면
철쭉꽃필무렵
고무신예찬
구름
두더지
나를농락한딱새
인생대차대조표
손수건의추억
앵두나무와살구나무
우리집장닭
뒷간을위한명상
모과
결백보다더힘든것
산촌의겨울
나는재미없는촌사람

[단편시]
멸치의푸른향수
그대떠난뒤
구름
자벌레의세상
어스름의시간

3부이달의생각

새날새아침에는익숙함의굴레를벗자
우리인생의바닥짐
진정한나그네는길에서뛰지않는다
쉼표가있는인생
평범한삶의소중함
귀는왜다물수없나
가을엔얼마간아날로그적이어도좋다
용도폐기시대를건너는법
청보리밭의추억
삶의무게
[단편시]
억새
외로움
단풍
나의느티나무에게

4부찰칵생각

우리는어떤모습으로남을까?
청매
누가내이름을더럽혔나
문턱이다닳았다
살아있는순간
한세상
언약
일탈에의유혹
조화
진실만으로남은계절
修心橋
설레는가슴
동행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하여,의식주를해결하지못하는하층민이우여곡절끝에겨우기본적의식주해결에성공하여간절히원하던노동에서의해방을맞는경우와베블런이까발린그계층을구분하여한번생각해보면어떨까.전자를‘순박한유한계급’,그리고후자를‘속물적유한계급’이라고일단구분해보자.
---p.22

겨울초입에연탄100~200장을광에들여놓고김장을하고나면,서울살이의가장으로서부자가된듯든든하던시절이있었다.거기다쌀가마니까지마루나방윗목에라도들여놓으면어떤이가오더라도꿀릴것없는그런뱃심이생기는것이었다.상경촌놈청년기의이소박했던만족감은농촌에서도시로나간어린시절연탄한두장씩세끼에꿰어사들고와야만했던,풀죽었던모습의빈한한추억위에서생겨난것이었다.
---p.97

새로운한해의새날새아침에는찬새벽별을바라보는마음으로익숙함의굴레를벗어던지자.첫사랑의,첫출근의,결혼첫날의,첫출산의,첫사업의그설렘과환희가무심결에권태로운생의나락으로추락하지않도록익숙함의굴레를벗고새눈,새마음으로세상을보고이웃을보자.그초심을상기하자.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