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으로 만나 친구가 되었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교환일기)

가족으로 만나 친구가 되었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교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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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교환일기를 쓰기로 했어요!
30대 며느리와 60대 시어머니의
직진하는 대화, 우회하는 마음, 공감하는 시간을 만나다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친해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즉각적인 반박은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꼭 친해져야 할까?”일 것이다. 서로의 삶에 참견하지 않고 각자의 인생을 존중하는 쿨한(?)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야말로 요즘 세대가 지향하는 추구미(!)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여기, 누구보다 따뜻한 공감와 다정한 마음을 나누며 교환일기를 주고받았다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있다.

출판사를 운영하며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30대 며느리 여준은 어느 날 다짜고짜 시어머니 현미에게 “교환일기를 쓰자”고 청한다. “가까워질수록 괴로움의 구렁텅이에 빠져버린다는 그 악명 높은 고부 관계로” 만났지만, 그는 시어머니를 보자마자 호감을 느껴버렸다고, 그래서인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불문율을 깨고” 점점 더 가까워졌다고 털어놓는다. 아픈 날에도, 불안이 가득 차는 날에도, 여준은 친정엄마가 아닌 시어머니 현미를 찾았고 두 사람은 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곤 했다. 그러다가 여준은 내친김에 함께 교환일기를 쓰자고 제안해 버린 것이다.

“사실 저는 내향적인 편이지만, 어릴 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유형의 사람에겐 굉장히 적극적으로 다가가곤 했어요.” 여준의 고백은 이 특별한 교환일기의 출발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는 시어머니가 진심으로 좋았다. 그리고 뜻하지 않게 좋은 어른을 만난 것이 특히 좋았다. 그러니 사회적 관계에서 기대되는 역할이나 거리두기를 과감히 버리고 이토록 ‘우연한 필연적 관계’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만들어가기로 했다. 그렇게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관계에 ‘현미 씨’와 ‘여준이’를 더해 나갔다.
저자

권현미,윤여준

64년생.38년차며느리이자5년차시어머니.
인생분기끝자락을지나고있다고생각한다.딸과아들을모두키워놓고오롯이나의여유로움을즐기며산다.메일보다손편지가더익숙하다.하지만이번엔며느리와메일로교환일기를주고받았다.

목차

프롤로그
우연히시작된필연적가족

1부
●괜히전화를걸고싶었던것같아요
○나의시간을되돌아보는듯한즐거움도따라올것같아
●신부쪽어머니만두분있는줄알았대요
○마음만은느린걸음으로숨고르며살아보고싶었지
●어른스럽다는것이최고의칭찬인줄알았어요
○나도한번쯤카페에서멋을부려보고싶었거든
●로또가되지않는건어머님의며느리가되는데운을다써버렸기때문이에요
○요즘내주변친구들도시어머니가되어가고있거든
●엄마같은시어머니는없다?
○젊음에는그런통통거림이있어야지
●앞으로갔다가,뒤로가기도하고,때로는거꾸로가면서
○땅을밟고있던육신이하늘과가까워져서일까
○그방한칸이이제는나의안식처라는데
●우린,뜻하지않은팀플을하게된거니까요

2부
○삶은거짓말처럼시작되고거짓말처럼끝나는것같아
●지금을즐기며살아가고있음은정말로기적이에요
○다정한마음의원천이노력이기보단끌림이기를
●시누이와올케의관계는좋지않다는이야기
○몽글몽글한생명체가우리모두를무장해제시킬거야
●이게정말어른이되어가는신호일까요?
○저리게아파오는진동이가라앉을때까지빌고또빌었네
●천천히할머님과인사를하고있다는걸느꼈어요
○인간개조의노력에대해깊은사과를보낼게
●죽어서도시댁과함께해야하는며느리?
○그사람이기억할때까지만존재하는거라고
●남은사람은흔적을찾아가고기억하며
○불안을다른불안으로대체하는게인생이라그러잖아
●저도어머님의잉그리드가될게요
○모성은마르지않아야할우물같은것이더라
●나의시어머니,나의친구,나의교환일기파트너에게
뻔한일상을소중한의미로붙들수있게해줘서정말고마워

에필로그
●하고싶은것이많아진요즘,다시하고싶은것이없어진다면
○나의모든시간에새로이의미를더해준고마운친구

후기
교환일기,그이후의이야기

출판사 서평

다정한이별을상상할수있다면…
죽음이라는주제앞에서,우리는더가까워졌다

여준과현미가나눈대화는특별하지않으면서동시에대단히특별하다.서로를이해하고공감하고자하는자세를가진사람이라면누구나나눌수있는대화라서특별하지않고,시어머니와며느리가나누는대화의주제라고는상상하기힘든삶과죽음에대한성찰,과거와미래,무언가를애호하는마음,진한우정에대한생각등그무한한소통의범위에서오고가는통찰이대단히특별하다.

여준과현미는처음부터서로를보는순간서로가너무좋았다고이야기했지만,교환일기라는형식의글을통해생각을주고받으면서이관계는호감을넘어깊은이해로발전한다.현미는“남배려하다지레죽는성격까지어찌그리닮았는지”신통하면서도자신과너무닮은여준이스스로를갉아내는삶을살까봐걱정한다.여준은자신처럼공감능력이뛰어난‘공감요정’현미가지나치게많은것들을포용하다가어느순간지쳐버릴까봐자신을지키면서살자고제안한다.

아직오지않은미래를상상하고기대하는30대여준과새로운것을펼쳐나가기보다는완성을향해나아가며지난시절들을돌아보고반추하는60대현미.언뜻생각하면이런두사람사이에공통된대화의주제가만들어질수있을까싶겠지만,뜻밖에도두사람이가장깊이있고진지하게이야기를나눈주제는바로‘죽음’이었다.

여준과현미는영화〈룸넥스트도어〉에서의죽음과우정을이야기하며,각자가겪어온죽음을통해고민하게된삶과죽음의경계를이야기한다.두사람이경험한죽음의얼굴들은각각달랐지만,“죽음이다가오고있음을강하게직감할수록더부정하고싶은마음에죽음을전제로하는이야기를나누는걸죄악시”하는경향을거스르며더솔직하게지나간죽음들과언젠가자신에게닥칠죽음의모습에대해이야기한다.

그리고현미는〈룸넥스트도어〉에서투병하던마사r마지막을지킨잉그리드에게전하듯이,“일생을남배려하고걱정하던내모습다잊어버리고하고싶은말,생각다뱉어내고편안히마무리할수있게도와줘야해,알았지?”라고여준에게당부한다.그런현미에게여준은‘어머니,그런말씀마세요!’라는말대신,“제가어머님의잉그리드가될게요.지나온삶을이야기하는추억여행의친구도되고,죽음이라는두려움앞에서솔직해질수있는대화상대도되고,어머님의존엄을위해무엇이든기꺼운마음으로함께할수있는사람이될게요.”라고화답한다.언젠가맞이할죽음의순간에,혹은죽음을앞둔시간에,서로의존엄을위해무엇이든기꺼운마음으로함께할수있는관계라면,이관계야말로‘찐친’이라불릴만하지않은가.

새로운존재가나의세계에등장했다
시어머니에게손잡고대화하고싶다고달려드는그런며느리가

여준은시어머니현미와교환일기를쓰고있다는사실을처음엔주변에알리지않았다고고백한다.이일기가그저시어머니와며느리의사담으로남을수도있어서,관계가틀어져이일기가멈출수도있어서조용히일기를주고받았다는것이다.후자의경우다행히일기를세상에내놓을수있을만큼여전히좋은관계를유지하고있어걱정을덜었다.그리고당사자로서는의미있는대화였지만혹여독자들에게사담으로읽히지않을까하는우려가있었음에도,그는이일기를세상에내놓기로했다.

“세상이불편한관계라고말하는,괜히가까이지내지말라고다그치는,말이안통할거라고고개를내젓는편견을부수고싶은이들에게힘이되”기를,“긁어부스럼을미리두려워하고싶지않은이들에게도소박한응원이되”기를바랐기때문이다.또한“60년대생과90년대생여성이주고받는삶과죽음,과거와미래,영화와문학,그리고가족에대한이야기”에세대와사회적관계를넘어서는힘이있다고믿기때문이다.

시어머니현미는이런며느리의존재가그저고맙고기쁘다.“한해,한해묶은나이의매듭이길어져어느새아래쪽으로더길게향하”고매듭은계속굵어지기만해서“점점더자기중심적인판단기준이강해지”고그안에갇히고있었는데,며느리덕에‘그렇고그런일상’에새로운모험이더해진것이다.젊은사람이나이든사람에대해관심을갖고궁금해하는게쉬운일이아닌데,결혼한지얼마안된어린며느리가시어머니에게손을내밀었다는사실이“존경스러울정도”였다고고백하는시어머니현미씨.그는사느라바빠챙겨본적없었던여리고순수했던과거를떠올리고,마음한구석에방치되어있던진짜마음도다시들여다보면서교환일기가남긴의미를되새겼다.

이책은가족이라는이름으로만났지만결국전혀다른삶을살아온두사람이만나서로에게진심으로다가가는용기에서시작된이야기다.모든시어머니와며느리가이렇게될수있다고말하는것도아니고,자신들이특별히훌륭해서가능했다고과시하는것도아니다.다만용기를내어먼저손을내밀고상대방을있는그대로받아들이려노력할때어떤일이일어날수있는지를보여줄뿐이다.
“부디이일기가마지막이아니길바라며”라고쓴여준의마지막문장처럼,두사람의대화는계속될것이다.그리고이책을읽은누군가도용기를내어가까운사람에게먼저손을내밀게될지도모른다.관계에대한편견을버리고진심으로다가가는것,그것이바로이교환일기가세상에전하고싶은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