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매니저

천사와 매니저

$13.00
Description
광화문 한복판, 불안과 고독 속에 살아가는 한 치과의사.

그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여인, 그녀는 자신을 “매니저”라 부른다.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죄책감이 교차하며, 주인공은 잊고 싶었던 기억과 마주한다. 그 순간마다 오래된 상처는 다시 피어나고, 지연된 사과는 가슴을 저민다. 삶은 끊임없이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용서할 수 있는가, 그리고 어디까지 기억해야 하는가.

『천사와 매니저』는 인간 내면의 그림자와 구원을 탐색하는 김소래 작가의 장편소설로 날개 꺾인 앵무새처럼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은 도시의 고독과 차가운 풍경에 머무르지 않는다. 속죄와 회복을 잇는 언어의 다리를 놓으며, 독자에게 서로를 바라보고 마침내 따뜻한 포옹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준다.
저자

김소래

치의학박사

2016년단편‘영혼의맨살’『문학나무』등단
2017년단편‘여자가그를느낄때’『한국예총예술세계』신인상
2018년한국소설가협회신예작가로선정

작품
소설집『유희』
앤솔러지소설집『Feat.죽음』
한국소설등문예지작품발표및활동

목차

작가의말12p

화살을맞아버린1월15p

초록여자를만난2월33p

야구모자를쓴천사의3월53p

덫에걸린5월71p

초록여자를따라간6월87p

천사가정말있다던8월109p

유령을만나러간9월127p

노랑여자와초록여자가대결한10월143p

광장에서초록여자를본11월155p

천사를만나러간12월163p

출판사 서평

광화문한복판,퇴근길버스에서시작된기묘한인연.
공황과불안,그리고우연이교차한순간,주인공은‘백발노인’과‘초록여자’라는두인물을마주한다.그들은느닷없이화자의삶에침입해귓속에목소리를심고,보이지않는화살을가슴에쏘아올린다.화살에는‘manager’라는단어가새겨져있다.은빛실과로즈마리향이스쳐간그체험은과연현실일까,아니면무너져가는정신이빚어낸환상일까.

『천사와매니저』는현실과환상을교묘히넘나들며인간내면의고립과구원,욕망의어두운심연을탐구한다.광화문시위의지겨운소음,낡은버스의눅눅한공기,취객의숨결까지살아있는감각묘사는독자를이야기의중심으로강하게끌어들이고그혼잡한풍경속에서작가는“날개가잘린앵무새”라는은유를펼쳐보인다.자유를잃은채타인의말만되풀이하는존재-그것은한마리새가아니라,오늘을버텨내는우리모두의초상일지모른다.
치과의사현우는그러한대중과자신을분리해정서적결핍은있을지모르나스스로를합리주이자라자처한다.그러나초록머리여인은설희를만난뒤,견고하다고믿어온현실과사고가서서히균열되기시작한다.열역학법칙과화학의언어를중얼거리던그녀의입에서‘천사’와‘관리인’이라는낯선말이흘러나올때,이야기는은밀한중심부로빨려들어간다.그여정속에서작가는인간관계의상처와상실,그리고스스로를지키려는가장된냉소와회피를집요하게추적한다.

천사는존재할까.아니,우리에게그런천사가필요할까?

이소설은단순한초자연적판타지가아니다.오히려판타지라는외피를빌려,우리가짊어진고립의무게와‘구원받고싶은마음’을날카롭고도서정적으로포착한다.페이지를넘길수록독자는주인공현우의불안과혼란,그리고그미묘한끌림에함께흔들리게된다.
결국『천사와매니저』는“누군들외롭지않은가”라는질문을넘어,그외로움이란“우리가누군가의용서에빚지고있다는사실을망각한채살아가는데서비롯되는것”임을조용히일깨운다.앵무새같은삶에지쳐,다갚지못한빚을안고살아가는독자들이라면-광화문버스에오른현우와함께스스로꽁꽁숨겨두었던질문을마주하게될것이다.그리고마지막장을덮는순간,우리모두는저마다의‘관리인’을떠올리며이렇게고백하게될지모른다.
“모두,누군가의용서에빚진사람들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