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그나마나는사춘기관찰일기를통해제법괜찮아질정도로나를이해하게되었다.사춘기아이가아니면전혀느끼지못했을감정,생각들은애쓰며살아가는나를무장해제시켰고,어떻게해도안되는게있다는가르침은위대한삶의지침이되어주었다.아마나처럼,아니면나보다더걱정과짜증,힘듦의연속가운데살아가는부모들이있으리라생각한다./12
나는그대가아무것도모르는상태에서무방비로사춘기를맞이하지않았으면좋겠다.내가아닌자녀의모습을통해두려움과걱정이앞서는분들에게도심심한위로가되기를바란다.자녀교육은부모의평생숙제인지모른다.너무잘하려고,너무반듯하려하지말고그냥나도잘하지못할수도있다는어설픔의자유가이글을읽는모든사람에게생긴다면그걸로행복할듯하다./13
오늘은아이가방을엉망으로하고나갔다.평상시라면다치워주는데오늘은이것을교육적가르침의시간으로삼으려고그대로두었다.마음에안들어아침부터부글거렸다.‘오기만해봐라!’그냥내버려두면된다고하는데,잘안된다.더러운것을못넘기겠다.아이를한사람의인격으로대한다는것은그사람의자유를,그사람의소유를함부로침범하지않는것이다./23-24
‘미안하다,괜찮다’를반복하는게지겨우리만큼지금의너와나는어렵다.생각같아서는말도하기싫은데부모라서또건넨다.아이에게말했다.처음에장난감을사면그장난감에스크래치가하나도없지만조심스럽게다루지않고함부로만지면스크래치가생기고나중에는버리고싶은정도가돼버린다고./38
말로는아이를인정한다고하면서도머리로는이아이를한사람의인간으로,나와동등한수준의인격체로대하지못하는점이많다./74
아이는이어서말했다.“엄마,나도계획이있어요.내가버리려고했는데엄마가늘먼저말한다고요.”깜짝놀랐다.계획이라는말에.‘아,이녀석도계획이있었구나.’처음알았다.계획?무언가를할때그다음에는무엇을하고또있다가는무엇을할것인지에대한일련의순서같은것.아차싶었다.‘계획이있었구나.’그럴수도있겠다.너와나의타이밍이다를수있겠다.내가너보다좀더빨라서답답해보일수도./76-77
낮에아들이말했다.“엄마,엄마는밖에나갈때없어?”뜬금없는아들의말에놀랐다.“왜…?”내가물었다.“응,나좀쉬고싶어서.”아들은내가없어야쉰다고생각했다.충격이다./80
콩나물이잘자라려면검은색봉지를씌워주어야한다.아들이방문을닫은것은검은색봉지를자기에게입힌것과같다./119
그래서생각했다.사랑은서로를불쌍히여기는마음,우리에게지금있는이마음.그것이사랑의가장상위단계가아닐까./124
“엄마는지금힘으로때리는거아니야.부모니깐네가알아차리라고때리는거야.때리는걸좋아해서하는것도아니야.엄마도힘들어.엄마니깐,엄마라서하는거야.”내눈에눈물이반은가득찼던것같다.아이는알수도있고모를수도있다./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