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마음은아직더자랄수있어”
아티스트이모르의성공아닌성장의나날
현대인의삶은참고단하다.아무일없는듯행복하고평온한표정으로자신을꾸미고일상을유지해나간다.일터에서도,집에서도,마치가면을쓴것처럼실제자신의모습이아니라남들에게보이는모습을끊임없이신경쓰면서좋아보이려,멋져보이려,있어보이려 애를쓴다.내것이아닌듯한행복과명랑을연기하면서이것이자신을지키는방편이라믿는다.그래서어른의삶은대체로불행하다.너무연기에익숙해지다보니자신이실제로느끼는감정조차제대로인식하지못하고의심할때가있다.실제감정과겉으로보이는모습의괴리에서오는피로와스트레스는점점우리내면에축적되고깨닫지못하는사이마음은병들어간다.그래서우리의감정은쉴필요가있다.자신의내면을깊이들여다보고솔직하게드러난있는그대로의자신을받아들여야한다.그러한과정을통해뒤틀렸던감정의실타래가풀리고,상처받은마음은비로소평안한상태에이를수있을것이다.
이모르는어둡고파격적인회화작업을주로하지만종종대여섯살어린아이의그림체로드로잉을한다.연필로쓱쓱,단순하고담백한필치로가감없이그려낸일상의풍경과꾸밈없는감상을보고있자면,매일매일신나고날마다설렘과기대로가득찼던어린시절의순박함이떠오른다.마치동심으로돌아간듯현재의자신과자신의감정상태를솔직하게대면하는일,어른스럽게굴기위해애써외면해왔던감정들에더욱진솔하게다가서는작업을거치며혼란한감정은점차회복되고,상처받은우리의영혼은치유될것이다.
연필한자루로헤쳐나가는매일의모험,
그끝에서발견한자신을위한주문
“잘될일만남았어”
저자이모르는《잘될일만남았어》에수록된하루하루의기록을통해불행으로가득한줄알았던자신의삶에서행복하고기뻤던장면을길어올리고,슬프고아팠던기억이떠오르면그기억을끄집어내정성껏위로해준다.어지러운마음속구석구석의기억들을조심스럽게꺼내잘정리해있어야할곳에둔다.갈피를잡을수없던마음의조각들이제자리를찾고,비로소감정의상태가평온에이른다.
글마다곁들인그림일기는보는이의마음을무장해제한다.보기만해도기분좋아지는귀엽고사랑스러운그림이지만그속에담긴내용은결코가볍지않다.자학하는듯하면서도위트가있고,엉뚱한발상이지만고개를끄덕이게하는이상한설득력을지녔다.어둡고고통스럽지만한편으론가볍고허점투성이인,아이러니의정서로가득담긴‘어른이의그림일기’는바로그허술함을빌려묘하지만매력적인위로를선사한다.그래서이책을읽다보면“모순적이면어때,모순이있어서사람은숨쉴수있는걸!”하고외치는친구와만나지질한신세한탄으로수다를시작했다가‘웃픈’농담을잔뜩쏟아내고한껏가벼워진발걸음으로귀가하는기분이든다.
《잘될일만남았어》는그렇게삐뚤빼뚤하더라도나만의방식으로감정을치유해가는매일의모험과성장을담았다.기울어진마음을바로세우고나면오늘하루를잘버틴스스로의어깨를다독이고“잘될일만남았다”고응원을불어넣을용기를얻게된다.상처받은어른의지친마음이잠시쉬어갈수있는여유와편안함으로가득한이모르의그림일기가독자들의마음에도따스하게스며들것이다.
“부족한나를안아주고응원해줄수있는사람,
그게바로어른인거야!”
나는남들보다부족하고,여전히너무어리고,아직도서툴고,남들에비하면한참멀었고,내가부끄럽고도무지자신이없고,그러한생각은사실어린이들은잘하지않는다.성인이되어자기몫을잘꾸려가고있는사람들이더그런비관적인생각이나부정적인감정에노출되어살아간다.몸은어른이지만자신을충분히사랑하고아껴줄만큼정신적으로성숙하지못했기때문이다.그래서우리는더자라야한다.몸이아니라마음이자라야한다.감정적으로성숙해지면자신의존재를충분히긍정할수있는여유로운마음이자리잡는다.이모르는있는그대로의자신을긍정하고사랑하기란생각보다어렵고,그러기위해선연습이필요하다고말한다.학교폭력의피해자였고,우울증과경계선인격장애라는정신과적질병을오래앓았던,누구보다고통과가까웠던인생의이력을지녔음에도저자는그림을통해,또곁에있는좋은사람들을통해자신을구원할힘을꾸준히길러왔다.천재지변처럼닥쳐온감정의파도에휩쓸려삶의밑바닥에닿아보았고,그밑바닥을치고다시올라와이제는스스로헤엄쳐나갈근력을키운저자이기에더더욱그의경험과통찰을담은글과그림이전달하는메시지가지금어두운시간을통과하고있는독자들에게진솔하게다가설수있으리라.
우울한사람이우울한사람에게
건네는아름다운인사
SNS에서공유되는인간관계를주제로한콘텐츠에서는‘기피해야할인간유형’1순위로우울하고부정적인사람을설정하곤한다.그러나이모르는“사람들은우울한사람이한없이,끝없이우울할것이라고지나치게속단하는경향이있다”고말하면서인간의자아는결코단일하지않고계절이변화하듯감정도변하고나아질수있음을강조한다.나자신의취약함을받아들이고자하는노력이개인의성장으로이어진다면,타자의취약함을포용하려는태도는공동체의성숙으로이어진다.어른도타자의공감과돌봄이필요하고,따라서우리는서로의아픔에마음을열고상대의상처와소통할수있어야한다.그렇지않다면나역시도혼자만의힘으로감당할수없는고통이찾아왔을때의지할곳없이외로운싸움을감내해야할것이다.
서로의단점이나무른부분에너무날을세우지말자고,내가상대의짐을조금나눠들게되더라도그의아픔을보듬고격려하자고말하는이책의메시지는그래서너그럽고이타적이며아름답다.지금주변에부정적인상태에놓인사람이있다면그역시언제든좋은방향으로나아갈수있다는가능성을열어두자.서로가서로를조금만견디고기다려주자.“모두가완벽할수없기에,완벽하지못한서로가어울리며,도움을주고받으며,위로를나누는것”이야말로우리가냉정한어른의세계를버티는힘이되어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