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렇게까지하는거야?”
엘라의비밀이하나씩밝혀질수록수면위로떠오르는잔혹한진실
그리고10년후에마주한절절한사랑의증거
스무살의아라타는우바라의바다를바라보고있었고,서른살의아라타는메구로강의벚꽃을바라보고있다.스무살의아라타는백혈병의재발을걱정하며무기력한하루하루를보냈다면서른살의아라타는의사가되어소아외과에서일하고있다.스무살의아라타곁에는기적을일으키는‘천사’엘라가있었으나서른살의아라타곁에이제엘라는없다.죽음과가장멀리있어야할아이들을하나둘떠나보내면서아라타는의사로서자신의무력함을뼈저리게느낀다.그리고습관처럼엘라를떠올린다.엘라라면이아이들을낫게해줄수있을텐데.기적을일으킬수있을텐데.
책은아라타가스무살이된봄,우바라에서엘라와함께보낸30일의시간과10년뒤서른살이된봄,도쿄메구로에서의사로살아가는현재를교차해보여준다.
엘라를만나고처음에아라타는그저이상하다고만생각했다.엘라가사진을찍자뜨거운기름에덴할머니의팔이아무일도없었던듯깨끗해졌을때.그다음엔의문을가졌다.해변에서넘어진꼬마의무릎상처가사라졌을때.그리고확신했다.아라타의조부모님이운영하는민박집에손님으로온부부를근처신사에서만났을때.엘라가두사람의사진을찍는순간남편의다리에있던멍이없어졌다.아마같이사진을찍은부인도얼마전발견했다던자궁암이깨끗이나았겠지.그제야엘라는자신이가진비밀을하나털어놓았다.자신은‘천사’라고.엄마의유품인이카메라로아픈사람을찍으면낫게할수있다고.
하지만다음날민박집을떠나는부부는엘라를기억하지못했다.어제신사에는아라타혼자있지않았냐고되물었다.부부가떠난뒤아라타가추궁하자엘라는두번째비밀을알려줬다.자신이사진을찍고낫게해준사람은엘라를잊게된다고.그건엘라에게너무잔인한일이아닐까?그래서아라타는다짐했다.한없이외롭고연약한엘라의곁을반드시지켜주겠다고.자신만은절대로엘라를잊지않겠다고.하지만이런아라타의다짐은왜물거품이되어버렸을까?
《기적을담는카메라》는판타지와현실의경계를오가며보통사람들이바라마지않는기적의순간을생생하게펼쳐놓는다.아픈상처가,병이한순간낫는다면얼마나좋을까?하지만기적에는대가가따르고아이러니하게도그대가가잔혹하면잔혹할수록마지막에등장하는반전의슬픔이더욱강하게가슴을울린다.
천사로서의능력을사용하면서그대가를오롯이짊어졌던엘라.다시태어난다고해도또똑같은선택을할거라고말하던엘라.소중한사람을만나고그사람의행복을위해살았다면그것이야말로나의행복이라고말했던엘라.어쩌면이책은천사가보여준치유능력이아니라누군가와누군가가만나마음을나누는사랑그자체가기적이라고말하고있는지모른다.
따스한마음이또다른따스함을낳고,하나의도움이또다른도움으로이어지듯사랑과희망을이야기하는이찬란한소설을이봄에읽어보면어떨까.“이책을만난것이야말로내겐기적같은일”이라는일본독자의리뷰처럼또다른기적을만나게될지도모르니까.
“이세상은내상상을뛰어넘는‘기적’이넘쳐나는곳이니까.”(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