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시골집,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13.80
Description
“낮은 낮답게, 밤은 밤답게, 부족하지만 모자람 없이”
불편함을 견디며 비로소 알게 된 일상의 형태
시골의 계절과 사람, 삶의 결이 어우러진 어느 집과 사람 이야기
『시골집,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던 저자가 도시를 떠나 낡은 시골집을 고치며 살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생활 에세이다. 구픽의 콤팩트 에세이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이자 『뚝배기,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에 이은 서주희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로, 덕질과 실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마흔이 넘어 처음으로 ‘정말 갖고 싶은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안정된 경력이 아니라, 오래된 집과 텃밭이 있는 삶이었다. 반년 만에 구한 시골집은 천장이 휘고 벽이 갈라진 50년 된 구옥. 직접 수리하며 흘린 땀과 눈물은 ‘불편함’의 다른 이름이 ‘자립’임을 깨닫게 한다. 콘크리트를 붓고, 잡초를 뽑고, 전기선을 교체하는 매일의 노동 속에서 저자는 “시골집은 완성되는 집이 아니라 계속 돌봐야 하는 존재”임을 배운다. 이 책은 단순한 귀촌 수기나 전원생활 예찬이 아니다. 저자는 “도피여도 좋고, 도태라 해도 상관없다. 가슴이 뛰는 삶은 거기에 있었다.”라며 솔직하게 말한다. 일터를 떠난 남편과의 관계, 시부모와 함께한 시간, 아이의 학교생활 등 일상의 풍경을 담담히 그리되, 그 안에는 ‘소속’과 ‘자유’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인간의 진심이 묻어난다.
시골의 불편함은 저자에게 또 다른 풍요가 된다. 새벽 배송도, 편의점도 없지만, 이웃이 내민 한 줌의 마늘쫑과 저녁의 화롯불이 마음을 채운다. 도시에서 잊고 살았던 관계와 계절의 감각이 되살아나며, “부족하지만 모자람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전반부는 집을 고르고 고치는 단계별 체크리스트가 중심이다. 지역·예산 설정부터 임장과 배제 조건(축사나 산기슭, 수변), 미등기 점검에서 학령기 동반 이주의 현실 변수(통학, 학생 수, 버스 노선) 같은 항목은 귀촌 준비자의 실수를 줄인다. 중반부는 관계의 재편을 다룬다.“대문은 옵션”이라는 장처럼 시골의 친밀함을 낯설어하던 저자가 이웃과 음식을 주고받으며 경계 대신 일상 규칙을 세우는 과정, 아이가 방과후와 체험학습으로 채우는 배움의 장면들이 이어진다. 후반부는 속도 조절에 관한 보고서다. 시간이 돈을 대체할 수 있는 지점, 감산된 소비 구조, 계절 리듬에 맞춘 노동량, 읽다 보면 ‘왜’가 아니라 ‘어떻게’가 선명해진다.
『시골집,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는 시골살이를 동경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시의 삶 속에서 지친 사람들에게도 현실적인 위로를 건넨다. ‘좋은 집’이란 결국 넓은 것, 새것이 아니라, 하루의 시작과 끝을 편히 맞이할 수 있는 곳임을 일깨운다.
저자

서주희

저자:서주희
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출판사에들어가책만드는일을했다.마흔에도시를떠나오래된시골집을직접고쳐가며사는중이다.식구로는동갑내기남편과초등학생딸,나이든개섭이,언제부터인가마당에눌러살기시작한고양이초코가있다.『첫차를타는당신에게』,『뚝배기,이좋은걸이제알았다니』,동화『꼴찌가족』을썼다.
*인스타그램@jjui062

목차


프롤로그:도피혹은도태일지라도

Part1.어쩌자고시골집을사서는
내가바라는집
우리,시골에서살자
발품은필수,타협은선택
끝나지않는것들
남편회사는어쩌고요?
아이교육은어쩌고요?

Part2.사람,그리고사람
부족하지만모자람없이
대문은옵션
지금이좋다
알고보면좋은사람
객식구와개식구
우리가돈이없지낭만이없냐
막내의기분

Part3.푸르고말랑한생활
예상치못한기쁨
시골집짝꿍
꽃을나누는마음
작고네모난우주
콩을심는방법
잡초와의전쟁
소꿉농사

부록.집수리의7대지옥
-선택지옥
-철거지옥
-설비지옥
-조적과미장지옥
-전기지옥
-목공지옥(feat.설치지옥)
-칠지옥
-또다른지옥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한가지분명한사실은시골집과마당,텃밭이나를한없이설레게했다는것이다.도피여도괜찮고,도태라해도상관없었다.내가슴이뛰는삶은아무래도거기에있었다.그마음을믿고시골에왔다._본문중에서

누구든다른가족구성원에게희생을강요하거나반대로희생의대가를요구하는것이싫었다.저마다내가아닌너를위해산다고하는데실은아무도행복하지않은,그런결말은최악이었다._본문중에서

조금불편해도괜찮다.그저불행하다고느끼지않을정도로일하고,벌고,쓰고싶다.지금처럼어쩌다한번외식을하고,1년에하루정도는좋은공연이나전시를관람하고,아주가끔은짧은여행을갈수있다면좋겠다.
결국중요한것은‘돈이얼마나있어야하는가’보다‘나에게얼마나필요한가’이다.나는여전히내가어떤사람인지,나다운삶이란무엇이며그렇게살려면어떻게해야하는지고민하고있다.시골에서의삶이그답을찾는데도움이되기를바란다._본문중에서

시골은주어진대로받아들이는법을가르쳐준다.이곳에서나는있으면있고없으면없는대로지내는법을배운다.낮은낮답게밤은밤답게,여름은여름답게겨울은겨울답게보낸다.부족하지만모자람없이,앞으로도이렇게살았으면좋겠다._본문중에서

제주에서의휴식이가능한공간과시간이었다.쨍쨍이없는쨍쨍의집에서보름을보냈다.오래된주택이지만,뒤뜰에작은숲길이있는아름다운집이었다.한달만에구했다는말이믿기지않을정도였다.시골집은몇년을돌아다녀도마음에드는걸찾기어려운데어떻게금방구할수있었냐고물었을때,그녀의대답은간단했다.
“그건욕심이너무많아서그런거다.”
순간,부엌에창문이없는게살짝아쉽다고생각했던내마음을들킨기분이었다.나라면분명그집을놓치고말았을거다.집을구하는팁이꼭인생의힌트처럼들렸다.바라는것을줄이면무엇이든한결쉬워질거라는,어쩌면단순한진리였다._본문중에서

적게일하고많이벌려는욕심은없다.적게벌어적게쓰면된다.그래도이왕이면내가좋아하는일로벌었으면좋겠다.이러다갑자기농사를짓겠다거나독서교실을열겠다고,원테이블밥집을해보겠다고수선을피울지도모르겠다.시골에오는것도,이렇게사는것도과거에는예상하지못했다.미래또한어떻게흘러갈는지알수가없다._본문중에서

돈을지불하지않아도자연은이토록많은것을누리게해준다.바람으로꽃씨를나르고햇살로양분을주면서수많은들꽃을키운다.사람은무엇이든줄을세우기좋아해서꽃조차가치를따지고등급을매기지만,야생화라고해서아름다움이덜한것은아니다._본문중에서

“이거비효율적인것같아.이시간에다른일로돈을벌고그돈으로전문가한테맡기는게나을텐데.”
“우린지금돈이없고시간은많잖아.”
효율운운하던남편은곧바로내말에수긍했다.돈없고시간많은우리는스크래퍼를쥐고어깨가부서지도록벽을문질렀다.육두문자가절로나왔다.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