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함께나고자란모바일네이티브라도
화면의뒤편에서벌어지는일들을모두알수는없는법!
‘모바일네이티브’인오늘날의청소년세대는식당의무인단말기앞에서멈칫하는윗세대와다르게어떤전자기기든능숙하게사용할뿐아니라,아침에눈을떠서부터늦은밤잠드는순간까지스마트폰과한몸처럼생활하며세세한기능을자유자재로활용하고다양한온라인콘텐츠를끊임없이흡수한다.
하지만그러한청소년들이라고해도온라인세계의면면을모두파악하고있는것은아니다.우리가얼굴의근육을의식하지않고도표정을짓듯이오히려제몸처럼익숙하기에더더욱그구성과작동원리에대해모르기쉽다.실제로온라인도박을일종의게임으로인식한청소년이중독상태에이르는사례가매년급증하는것으로보고되고있고,중학생중40퍼센트가그럴싸한사진이첨부된가짜뉴스를그대로믿었다는연구결과도있다.
영상추천알고리즘부터리타게팅광고까지
유용한듯선넘는듯,내삶에스며들고있는것들
이전까지상상도못했던편리함과즐거움을선사하는인터넷은이용자를노리는갖가지술수의온상이기도하다.콘텐츠추천알고리즘과광고는점점더빠르고정확하게날아와피드에꽂히고,실제사진과구분이불가능한수준의AI생성이미지가유포되기시작한다.하루가다르게교묘해져가는피싱수법에물질적·정신적피해를입었다는사람들의소식도끊임없이들려온다.
크고작은악의에서비롯된이러한위험은연령대를가리지않는다.하지만집중적인관심과돌봄의대상이되는아동이나노년층과달리어느정도독립적인생활을영위하면서도정서적으로가장섬세한청소년층은그러한위험에대처하기가특히어렵다.청소년을대상으로한인터넷상사기와폭력,성범죄가증가하고있는오늘날,프라이버시와자아를스스로지켜낼최소한의방어술,『디지털호신술』이필수인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저자한세희는《전자신문》,《동아사이언스》,《지디넷코리아》에서일해온과학전문기자이자중고등학생자녀의미래를걱정하는부모로서,어려서부터인터넷과스마트폰을당연하게접해경계심도비판적관점도갖기어려운청소년에게꼭들려주고싶은이야기들을모아이책을썼다.
오늘날의청소년이자라온과정을업계에서,그리고가정에서지켜봤기에그들이경험하는것,당연하게여기고때로는무신경하게지나치는것,중요하게생각하고몰입하고열광하는것들을누구보다정확히포착해낼수있었다.이러한이해를바탕으로유효한설명과조언을일목요연하게제시하면서도어른들과다른청소년만의세계,그들의주체성과잠재력을존중하고조심성을잃지않는다.
나를들여다보고움직이고지배하려드는것들에맞서
‘나’자신으로살아가기위하여
1부「나는파놉티콘안에있어」에서는마치교도소처럼휴대폰,소셜미디어,검색포털,그리고각종블랙박스의감시로촘촘하게뒤덮인오늘의세상을둘러보며각종최신기술,갖가지경로와방식을통하여개개인의공적인활동부터사적인취향까지다양한정보가수집되고있음을짚고,2부「나보다나를더잘아는너」에서기업과국가등주체가그렇게수집한정보를자신의이익에맞게활용하는사례들을보여준다.
3부「디지털세상속흔들리는내마음지키기」에서는소셜미디어의화려한이미지들사이에서우울해지고,필터카메라속모습과다른나자신을미워하게되고,쏟아지는콘텐츠에파묻혀서잠도못자는등,극도로정교하게설계된자극들에청소년을비롯한현대인이일상의주도권을완전히빼앗긴채휘둘리고있음을경고한다.나아가4부「악인은어디에나있어」에서는보다노골적인의도로악행을서슴지않는사이버범죄자들과그에맞선최소한의대비책을설명한다.화면너머의악인들은사기메시지,게임상의거짓유혹등으로아동과청소년을속이고경제적·성적·정서적착취를자행하며,가짜뉴스로여론을뒤흔들고사회를어지럽히기도한다.
마지막5부「온라인세계의주인공이되기위해」에서는새로운세계를살아갈청소년에게조언과격려를전한다.기하급수적인기술발전속도를제도와문화가따라가기는역부족이다.하지만변화와혼란의틈에서기회를포착해내고,기술에휘둘리는게아니라기술을내편으로만들며,무게중심을잡고중요한질문을던지는주인공이되어야함을강조한다.
책속에서
우리는일기를쓴다고인식하지않은채,수많은조각일기를매일인터넷에올리고있습니다.페이스북과인스타그램,트위터,카카오톡,유튜브모두일기장입니다.심지어이들대부분은세상모두가볼수있는공개일기장이죠.사람들은일기장은자물쇠를채워책상서랍깊은곳에꼭꼭숨겨두지만,정작세상누구나볼수있는인터넷공간에는스스로를거리낌없이노출하고있습니다.
본문31~32쪽(2장.소셜미디어는나의공개일기장)
국제인권단체등의조사에따르면,2017년이후100만명이상의위구르인과이슬람교도들이감옥,수용소등에갇힌것으로알려졌습니다.인구밀도를낮추고종교와문화전통을없애기위한작업도진행했다고합니다.
이런활동에AI기반감시기술들이쓰인다는의혹이거셉니다.중국의대형IT기업화웨이가민족이나나이등을식별할수있는얼굴인식AI를개발했다는주장도나왔고,중국기업들이사람들의감정상태를파악할수있는AI를개발했으며이를경찰서에설치해위구르인들을대상으로실험했다는증언이나오기도했습니다.
또위구르인들은스마트폰연락처목록과문자메시지등데이터를수집하는정부앱을휴대폰에깔아야하며,지역관청에DNA샘플을제공해야합니다.이러한각종추적수단을통해사람들이현관이아니라뒷문으로집을나섰는지,다른사람의차에기름을넣었는지와같은세세한행동데이터까지수집이가능하다고합니다.지극히일상적인행동까지감시를받고,범죄의증거로간주될수도있다는이야기입니다.
본문55쪽(4장.CCTV는나를주시하는눈)
학교모임이나수련회행사등에서친구들과‘10문10답’같은놀이를해본친구들도많이있을것이라생각합니다.페이스북과인스타그램의소셜그래프는각사용자에대해‘10문10답’을아주많은문항으로,아주자세히한것이라할수있습니다.우리가페이스북이나인스타그램을열심히할수록,더많은사진과게시물에‘좋아요’를누르고재미있는영상을더많이공유할수록내가답한‘질문’의수는기하급수적으로늘어나는것이죠.심지어내가대답한적없다고생각하는것들까지파악해서나의프로필을더충실하게만들수있습니다.그리고그러한프로필의수,즉페이스북사용자수는무려30억에가깝습니다.
메타의인공지능알고리즘은이렇게만든각사용자의소셜그래프를바탕으로각자의입맛에맞을법한콘텐츠를찾아서보여줍니다.우리가페이스북이나인스타그램앱을한번열면좀처럼빠져나오지못하는것도어찌보면당연하다하겠습니다.
본문83쪽(6장.내입맛에딱맞게추천!)
재미있고좋은영상들이많이올라와사람들이유튜브를많이본다면유튜브와사용자,그리고영상을만들어올리는크리에이터모두만족할것입니다.하지만이런균형상태는오래가기어렵습니다.유튜브를운영할때회사의이익과사용자의이익이충돌하는경우가생기면,회사는사용자가아니라자신에게이익이되는방향으로결정을할가능성이크죠.
정교한알고리즘과방대한사용자데이터를가진유튜브같은플랫폼이운영방식을조금만바꿔도사용자는알지못하는사이에큰영향을받을수있습니다.밤새유튜브를보게되는식으로요.사람들은그러한자극적콘텐츠에끌리는경향이있고알고리즘은자주보는종류의영상을더많이추천하도록짜여있으니,사용자는자연스럽게더자극적인영상을더많이접하게되는것입니다.사실유튜브스스로도자극적이고품질낮은영상들이넘쳐나는것을원하지는않을것입니다.이렇게되면장기적으로는결국사용자가떨어져나가게됩니다.하지만회사로서는당장의성장이나수익을생각하지않을수없습니다.
본문128~129쪽(9장.유튜브보다보니어느새새벽)
애초에악인과접촉할기회자체를만들지않는것이가장좋은방법입니다.하지만세상을살다보면좋지않은의도를가진사람을만나는일을완전히피할수는없습니다.경찰통계에따르면,디지털성범죄의피해자는대부분인터넷을통해가해자와알게됩니다.디지털기술을이용해음란물을주고받거나성착취물을만드는범죄의피해자10명중8~9명은인터넷채팅에서만난사람에게그런일을당했습니다.이는대부분주변의아는사람에의해자행되는오프라인성범죄와다른점입니다.여성가족부의발표에따르면2021년아동·청소년대상성범죄의총피해자수는전년에비해3.1퍼센트증가했는데,그중특히디지털성범죄피해자수는무려101.2퍼센트늘어서두배이상이되었습니다.채팅앱과소셜미디어가범죄의주요경로가된거죠.
본문166~167쪽(11장.DM의치명적유혹)
캐나다위니펙대학과미국스탠퍼드대학등연구진이지난2009~2019년미국상하원의원들의트윗130만개를인공지능으로분석한결과,무례한내용의트윗이이기간중23퍼센트증가한것으로드러났습니다.무례한트윗이‘좋아요’와‘리트윗’을더많이받기때문입니다.공격적성향을보이면지지자들에게좋은피드백을받기때문에정치인들의언사가더거칠어졌다는것입니다.
미국예일대학심리학과연구진역시그와유사하게,‘도덕적분노’를드러내는트윗이더많은반응을끌어내고,이런보상을맛본사용자는자극적발언을더많이하게된다는사실을밝혔습니다.특히소셜미디어에서주로정치적중도파와친구관계를맺고있는사람들이‘좋아요’같은피드백에가장민감하게반응해발언강도를높여나간것으로나타났습니다.소셜미디어가보상을통해중도적그룹을극단적성향으로바꾼다는것이죠.영국케임브리지대학연구진도상대편정파에대한반감을드러냄으로써자신의정체성을확인하는게시물이가장큰반응을끌어낸다는사실을밝혔습니다.아마모두들인터넷에올라오는글과사람들의반응을보며이미체감하고있었던내용일것입니다.
본문202~203쪽(14장.세상을어지럽히는가짜뉴스)
챗GPT와같은생성형AI가등장하며이는더더욱중요한이야기가되었습니다.AI가이제는아예일상의언어로질문과대답을주고받는방식으로작동하기때문입니다.이같은생성형AI를잘활용하려면무엇보다도구체적이고적절한질문을제시할수있어야합니다.
어떤명령을어떻게내리는지에따라결과물은크게달라집니다.원하는결과를바로얻지못하더라도,표현을조금씩바꿔가며계속질문하면훨씬유용한답을제시하는경우가많습니다.예를들어,“페이스북을잘쓰는방법은무엇이있을까?”라는질문보다는“네가고향에서멀리떨어진곳으로이사갔다고생각하고,예전친구들과계속관계를이어가기위해페이스북을활용하는방법에대해알려줘.”라는질문이보다적절한답을끌어낼것입니다.
본문257~258쪽(18장.AI를마주하는우리의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