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살좀비몰이꾼이기의눈앞에나타난금단의아이
이기는섬의독재자‘테’의눈을피해아이를구해줄수있을까?
모든것을뒤흔드는진실의실마리가풀린다
『좀비몰이꾼이기』는우리가익숙하게떠올리는좀비물의공식을전복한다.공포,생존,절망으로점철된통속적인좀비서사를벗어나,‘좀비와의공존’을가능성으로그리는이소설은지금껏본적없는세계를독자앞에펼쳐보인다.
열다섯살여자아이‘이기’가사는섬에서는좀비가더이상두려움의대상이아니다.오히려그들은일정한영역안에서관리되며살아가는또하나의존재들이다.이들을통제하고질서를유지하는‘좀비몰이꾼’은이세계의필수노동자다.이기는그중에서도능숙하고책임감있는몰이꾼이다.‘도나’라는동갑내기신입과짝을이뤄좀비들을몰고,그들로부터마을을보호한다.하지만이평화롭고묘하게안정된일상은한아이의등장으로송두리째흔들린다.
그는바이러스에감염되지않은채살아남은유일한‘진멸인’,‘눈’이다.진작좀비에게다잡아먹혔다고여겨졌던인간이살아서돌아왔다는것자체가‘적맥인’세계의규칙을뒤흔드는사건이다.더구나그아이는좀비들을일시에각성시켜버리는미지의힘을지녔다.
이기와도나는직감한다.이아이를가만두지않을자가있다는것을.바로섬을지배하는독재자‘테’.눈은단순한생존자가아니라,섬의균형을무너뜨릴존재이며,동시에그균형너머의세계로향하는열쇠다.테는이아이를손에넣어자신의권력을더공고히하려들것이다.이기와도나는아이를지키고더큰세계로나아가는모험을선택한다.
『좀비몰이꾼이기』는공존이라는말이얼마나다층적인의미를가질수있는지를보여주는작품이다.인간과좀비,억압과자유,규율과유대사이에서이기와동료들이만들어가는새로운세계의단서는지금막열리고있다.
마음이흔들리는순간,세상이바뀌었다
누군가를지킨다는것의진정한의미를찾아서
『좀비몰이꾼이기』의진짜중심에는‘좀비’도,‘섬’도아닌한소녀의성장이있다.열다섯살,능숙한몰이꾼이기는좀비를다루는일에는도가텄지만,마음을여는일에는서툴기만하다.누구에게도기대지않고,혼자서도충분하다고믿던아이는‘눈’이라는존재를만나며처음으로흔들린다.
눈은단순한구조의대상이아니다.이기는그를단순히보호해야할존재로대하지않는다.눈은이기의세계를깨뜨린존재이고,이기가처음으로지켜야겠다고느낀존재다.그리고그감정은,도나를포함한일행에게도전이된다.
작가는이기의내면변화를매우섬세하게그려낸다.단숨에영웅이되거나갑작스러운계시를받는대신,이기는갈등하고망설이며스스로의한계를자각해간다.책임을짊어지는일이얼마나두렵고복잡한것인지,그리고누군가를진심으로지킨다는것이얼마나깊은결심을요구하는지를.
처음에는반쯤은부담스러운동료였던도나는점차이기에게친구가되어간다.감정표현이서툰이기와달리,도나는솔직하고따뜻하며자기감정에충실하다.이상반된성격의두인물은서로를통해성장하고,결국함께‘지킨다는것’의의미에도달한다.
결국테의섬으로부터의탈출은이기에게물리적인경계를넘어선감정의경계까지함께넘는과정이다.이기와도나는눈과함께섬을벗어나며더큰세상과마주할준비를마친다.그곳에서는더많은적,더무거운진실,더깊은관계가기다리고있다.
하지만중요한것은그시작이단지‘모험’때문만은아니었다는점이다.이기에게이여정은‘누군가를지킨다는것’에대한응답이자,자신을바꾸는여정이다.『좀비몰이꾼이기』는청소년독자에게진지한메시지를전한다.우정은비슷한이들사이에만피어나는것이아니라,서로다른존재가서로를온전히받아들일때비로소시작된다는것.그리고누군가를지키는일은결국,그사람을있는그대로바라보는일이라는것.
1권이남긴여운은2권으로이어질준비를마쳤다.눈의비밀은아직끝나지않았고,이기의여정도이제막시작되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