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18.06
Description
무너진 세상을 상상으로 구할 수 있을까
세상의 끝과 시작, 격변과 전복에 관한
불온하고 낯선 질문들
“이러다 다 죽어!”
극단적 혐오, 감시와 통제, 기후 재앙, 팬데믹…
멸망 직전의 세계로 SF가 걸어 들어왔다

인류는 유례없는 격변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분야의 혁신과 함께 기술이 세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이번 세기의 첫 25년을 지나면서 미래에 대한 낙관보다 비관이 짙어졌다. 극심한 불평등, 성별·종교·인종·민족·취향을 둘러싼 갈등의 격화, 파괴적 재앙으로 실체를 드러내는 기후 위기, 소셜미디어가 부추기는 극단주의까지. 무너지는 세계 속에서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야 할까?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은 이 같은 질문에 SF의 상상력을 빌려 답하려는 시도다. 오랜 SF 독자이자 과학 전문 기자인 강양구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문 분야인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프랑켄슈타인』, 『멋진 신세계』, 『1984』를 잇는 SF 열여덟 편을 발굴해서 보여 준다.

각각의 작품은 AI 시대의 노동, 디지털 시대의 초연결, 인공 자궁, 외계 지적 생명체 등 기술 문명이 던지는 첨예한 쟁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보는 렌즈가 되기도 하고, 서양 중심의 지배 담론, 인종주의, 노인 문제, 감시 사회, 불평등, 전쟁 등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무의식과 관성을 선명히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SF를 상상력의 도구 상자 삼아 인류 문명을 성찰하는 이 책은 과학기술과 사회, 나아가 인간성의 미래를 사유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강양구

저자:강양구
과학전문기자이자지식큐레이터.연세대학교생물학과를졸업했다.SF를읽고과학자를꿈꾸며10대를보냈지만,과학기술이사회에미치는영향을깊이탐구하며저널리스트의길을걷게되었다.22년넘게기자로활동하면서과학기술·보건의료·환경분야를취재했고황우석사태,대한적십자사혈액비리등을파헤치며특종기사를여럿썼다.생명과학,감염병팬데믹,기후위기,에너지,인공지능등의주제에초점을맞추고현대과학기술이초래하는문제를끊임없이환기하며대안을모색하는노력을이어가는중이다.

『망가진세계에서우리는』은아홉번째단독저서다.우리삶의위기를예민하게포착해상상력으로재현한SF를거울삼아정치·사회·경제·문화를가로지르는다양한문제의핵심을들여다보았다.그과정에서불편한질문을던지고통념을깨는일도주저하지않았다.

『수상한질문,위험한생각들』,『과학의품격』,『강양구의강한과학』,『세바퀴로가는과학자전거』,『아톰의시대에서코난의시대로』,『우리는바이러스와살아간다』(공저)등의책을펴냈다.지식큐레이터로서책을매개로한느슨한독서공동체를지향하는팟캐스트〈YG와JYP의책걸상〉을2017년부터9년째진행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망가진세계에서상상한다는것

1부리셋:우리사회무의식을뒤집다

01서양의지배는역사의필연일까_킴스탠리로빈슨『쌀과소금의시대』
02노인은쓸모없는존재인가_존스칼지『노인의전쟁』
03세상이몰락했는데소설따위가뭐라고_에밀리세인트존맨델『스테이션일레븐』
04인종은과학적인개념인가_옥타비아버틀러『킨』
05영원히살면행복할까_야마다무네키『백년법』
06다름을배척하고순수에집착하면_다카노가즈아키『제노사이드』

2부폭로:현실을드러내다

07휴대전화비밀번호를꼭지켜야하는이유_코리닥터로우『리틀브라더』
08기록되지않은진실은어떻게역사가되는가_켄리우『역사에종지부를찍은사람들』
09도시를잡아먹는도시_필립리브『모털엔진』
10영원한전쟁을끝내려면_조홀드먼『영원한전쟁』
11대정전을두려워하라!_마크엘스베르크『블랙아웃』
12수돗물이끊기면생기는일_닐셔스터먼·재러드셔스터먼『드라이』

3부실험:새로운세계를상상하다

13AI시대에우리는행복해질까_장강명「저희도운전잘합니다」
14타인의생각을읽을수있게된다면_코니윌리스『크로스토크』
15외계인이있을까요네,바닷속에있습니다!_존윈덤『초키』
16인류가지구를떠나야한다면_닐스티븐슨『세븐이브스』
17과거로돌아가역사를바꿀수있다면_스티븐킹『11/22/63』
18누구를위한인공자궁인가_무라타사야카『소멸세계』

함께읽기
나가며이세계가망가지기전에무엇이라도
감사의말망가진세계에서함께하는벗들에게

출판사 서평

“SF는처음부터STSSF였다”
과학-기술-사회를가로지르는SF읽기
왜SF인가?저자가주목한것은SF가과학기술에기반한상상력을바탕으로한다는점이다.오늘날과학기술은“변수가아니라상수”이며“삶을구석구석좌지우지하는실체”이다.이처럼과학기술이일상을관통하는구조적힘으로작용하는시대에,그위에구축된상상력또한지금여기의삶과겹칠수밖에없다.

물론SF가단지과학기술의원리나이론을재현하는데머물렀다면,과학내부의고립된서술에그쳤을것이다.그러나SF는언제나그기술이인간에게어떤변화를가져오는가,인간은그변화속에서어떻게살아가고어떻게달라지는가를묻는다.『노인의전쟁』에서노화한몸을신체개조로되살리는기술은노인의존재의미에대한물음으로이어지고,『소멸세계』의인공자궁은모성과가족,재생산의윤리를전면에서뒤흔든다.「저희도운전잘합니다」에서는자율주행시대의교통시스템보다도누가자동화기술의방향을정하고그변화의비용은누구에게전가되는가하는질문이핵심에놓여있다.이야기의중심에있는것은언제나‘기술’이아니라‘인간’이다.

오랫동안과학기술과사회의관계를성찰해온강양구는과학의목소리를그대로옮겨오지도,과학의무게에짓눌리지도않고서과학기술의이면에필연적으로드리워질그늘을살펴보는한편,세계관의벽을하나씩넘으며우리사회의복잡한문제와철학적질문들을탐색한다.『세바퀴로가는과학자전거』,『과학의품격』등으로과학기술의사회적영향과의미를따져묻고,과학기술에대한‘민주적통제’라는문제의식을적극적으로제기했던저자의관점이이번책에도이어진다.“SF는처음부터STSSF였”다고이야기하는그는과학기술에기반한상상력을출발점으로삼아역사·정치·경제·문화를가로지르며거침없이현실을읽어낸다.

리셋-폭로-실험하라!
망가진세계의허구를들추어내는SF의사고실험

이책에서SF는사유도구이자정교한사고실험의장이된다.저자는‘리셋’,‘폭로’,‘실험’이라는세개의키워드아래총열여덟편의SF작품을선별해서우리가무심코받아들였던세계의작동방식을되묻고,새로운감각으로현실을읽어내는시도를펼친다.이에더해각작가의작품세계를이해하는데도움이되는정보와,작품속주제와맞닿아있는책들을함께소개하며독서의지평을넓혀준다.

1부‘리셋’은우리가익숙하게받아들여온사회규범과가치를과감히초기화한작품을다룬다.역사의주도권이서양에있는게당연할까?노인은더이상사회에쓸모없는존재일까?삶은생존만으로충분할까?인종이라는개념은과학적으로타당할까?영원히늙지않고산다면행복할까?다름은위험하므로배척의대상일까?『쌀과소금의시대』,『노인의전쟁』,『스테이션일레븐』,『킨』,『백년법』,『제노사이드』등여섯편의SF는이같은질문에서출발해‘서구중심주의’,‘노년’,‘생존과예술’,‘인종주의’,‘수명’,‘집단학살’을둘러싼주제를날카롭게조명한다.이들작품이던지는질문은사회의기본값에대한비판적탐색이며그자체로리셋이라는사고실험장치가된다.

2부‘폭로’에서는우리가믿어온사회시스템의균열을집요하게파고든작품이등장한다.『리틀브라더』는디지털감시가일상이된사회를,「역사에종지부를찍은사람들」은집단적망각속에서왜곡된역사의진실을,『모털엔진』은문명의탐욕과그파괴적결과인불평등의구조를들춰낸다.『영원한전쟁』은베트남전쟁의참상을외계생명체와의끝없는우주전쟁으로치환해끝없이반복되는전쟁의본질을비판하고,『블랙아웃』과『드라이』는각각대정전과물부족사태를경유해인류문명이얼마나허약한기반위에있는지낱낱이보여준다.이들여섯작품은현실의균열을포착하는한편,익숙한시스템과감각을뒤흔들어우리가미처보지못한진실을드러내는강력한폭로장치가된다.

3부‘실험’에서는현재의과학기술과사회적조건을극한으로밀어붙여상상해보는SF여섯편을살펴본다.「저희도운전잘합니다」,『크로스토크』,『초키』,『세븐이브스』,『11/22/63』,『소멸세계』등여섯작품은AI,뇌과학,우주생물학,우주과학,시간여행,생명공학을토대로다양한질문을던진다.AI가일상화된사회가온다면?타인의감정을실시간공유하는기술이현실화된다면?외계의지적생명체와조우하게된다면?멸종위기에놓인인류가우주로탈출한다면?과거로돌아가역사적불행을막아낼수있다면?출산을인공자궁이대신한다면?이들작품은근미래부터지구종말이후의미래,이미지나온과거의역사적현장을넘나들며다양한시나리오를펼쳐보인다.저자는다른가능성에대한상상이미래를어떻게재구성할수있는지를면밀히살펴보며,사고실험의묘미를느낄수있도록입체적읽기를선보인다.

무엇이라도상상할것
진실을외면하지말것
끝까지질문을놓지말것!

재난이일상처럼반복되는시대다.전쟁과테러는물론이고각종자연재해부터팬데믹까지,국경을넘어만연한폭력과죽음의참상이미디어를통해24시간중계된다.화면속고통스러운현실은SF가그린디스토피아보다더잿빛이지만,이제는그조차도익숙해져아무런반향을일으키지못한다.이렇게재난에무감각해진현실너머에는비판적사고를발휘하지못하도록막는집단적무의식의무한반복이숨어있다.저자는고통과고통이각축전을벌이며오락거리로전락한음울한풍경에서미디어비평가닐포스트먼의통찰을떠올린다.

“『1984』에서는사람들에게고통을가해서통제한다.하지만『멋진신세계』에서는즐길거리를쏟아부어사람들을통제한다.요약하면,오웰은우리가증오하는것이우리를파멸시킬것이라고두려워했다.헉슬리는우리가좋아서집착하는것이우리를파멸시킬것이라고두려워했다.
오웰이아니라헉슬리가옳았다.”
―닐포스트먼,『AmusingOurselvestoDeath』

닐포스트먼의예언은현실이되고있다.정보와오락의홍수와그로인한감각의마비는오늘날민주주의를뿌리째위협하고있다.이미망가져버린듯한시대에‘망가진세계’의모습을새삼그려보는일이무슨의미가있을까?저자는말한다.SF작가들이파국을상상하는것은“그런세계를미리막아보려는안간힘”이라고.정말그들이희망하는것처럼상상으로무너진세상을구할수있을까?이책은그렇다고답한다.오늘이비록세상의마지막이라하더라도‘그다음’을상상하기를멈추지않는것,그리고그상상이사회적상상으로이어지도록하는것.그것이바로SF가지닌강력한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