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사람따라
섬에서만나는지리,역사,문화이야기
‘섬’하면우리가흔히떠올리는것은고립혹은비일상의이미지다.깊고푸른바다위에외따로떠있는작은땅,왕래가적고낙후된변방,그저독특한자연경관을즐기러가는여행지.모두일상이나삶과는다소거리가있는모습들이다.우리나라의총인구5,181만명중섬에거주하는인구는81만여명으로약1.6퍼센트에불과하니,육지중심의이러한편견이통용되는것도무리는아니다.하지만우리나라의강과바다에수놓인3,390개섬에는그보다훨씬깊고도다채로운이야기들이살아숨쉰다.
이책은지리교사이자유튜버인저자강이석이여의도,남이섬,제주도부터독도,백령도,마라도에이르는국내방방곡곡섬들을직접누비며기록한인문지리탐방기다.지질학적형성과정과영해의개념에서시작해역사적사건,개발과보존의딜레마,거주민들의일상과정서등섬의면면을입체적으로들여다본다.청소년과성인독자를위한교양서로서국내섬이라는소재를이처럼종합적이고생동감있게다룬책은드물다.이색적인풍경에가려져있었던역사와문화,그곳에서살아가는이들의목소리를따라가다보면섬이라는공간에얼마나많은이야기와의미가담겨있는지를자연스레깨닫게된다.
제주도,독도부터영종도,남이섬,백령도까지
가도가도끝없는국내섬답사기
이책은총6부15장으로구성된다.1부‘섬으로들어가는길’은섬의정의에서시작해형성방식에따른분류,영해와기선의개념등지리적기초를탄탄히다진다.지도상의작은섬하나하나가바다의경계를결정하고국가의권리와자주성에까지영향을미친다는점을차근차근짚으며섬을단순한땅덩어리로바라보는시선을단번에바꿔놓는다.2부‘다르고고유한섬’에서는제주도와울릉도의사례를통해육지와대비되는섬만의고유한자연환경과문화를깊이있게살핀다.화산지형이빚어낸독보적인경관부터기후와산업,육지와다른가족문화까지섬의개성이어디서비롯되는지를인문지리의관점에서풀어낸다.
3부‘육지안에자리한섬’은강위의섬인하중도를다룬다.여의도·노들섬·밤섬등대도시의한복판에위치한한강의섬들을통해섬이우리의일상가까이에위치해있음을보여주고,중도·남이섬·자라섬등북한강섬들의상반된모습을통해개발과보존의사이의선택지들을비교한다.4부‘기억이새겨진섬’에서는강화도와진도를무대로역사적사건들을섬이라는공간의특성과함께되짚고,5부‘멀고먼섬’은백령도,가파도·마라도,독도등국토의끝자락에자리한섬들을통해긴장과일상이공존하는경계의풍경을그린다.6부‘변화하는섬’에서는고군산군도,영종도,거제도,신안군등개발과현대화의물결을정면으로겪어온섬들을다루며,인간의욕망과자연의한계사이에서만들어진풍경들을담담하게들여다본다.
각부말미에는‘세계의섬’코너를통해우리나라의섬과닮은해외의섬들을소개한다.시칠리아와오키나와,맨해튼과스톡홀름,대만과키프로스,스프래틀리군도와포클랜드제도등세계각지섬들의이야기를곁들여섬의공간성을보다선명하게그려낸다.그에더해‘섬에서만난사람들’코너에는저자가섬주민들과직접진행한인터뷰가담겨있다.각각제주도와신안군출신의교사,울릉도의각계주민들,백령도에서근무한전공무원,조선업근로자등실제섬에서살아가는이들의목소리를통해서글자만으로는닿기어려운,섬살이의기쁨과슬픔을전한다.
섬을모르면우리나라를알수없지!
아름다운풍경너머에서우리를기다리는3,390가지세계
섬은단순히바다에둘러싸인땅덩어리가아니다.영해의기준이되고,역사의격전지가되는가하면,개발의논리에따라휘청이거나사라지기도하고,때로는문화와상상력으로완전히새롭게태어나기도한다.그모든모습을하나씩들여다보면서,이책은섬이라는공간을통해한국의지리,역사,문화를가로지른다.중도·남이섬·자라섬의엇갈린운명에서개발과보존의딜레마를,거제도의쇠락한밤거리에서거대한기반산업의효용과위험을,새만금방조제위붉은노을에서인간욕망의대가를읽어내는저자의시선은풍경에머물지않고사회와그안의사람들로깊숙이파고든다.
전작『하마터면지리도모르고세계여행할뻔했다』에서는전세계도시들의매력과장소성을생생히전했듯,저자강이석은국내섬의인문지리에자신만의여행기와감상을버무려낸다.섬을찾아가는과정부터현지의주민들과어울려나눈이야기,여정을마무리하며떠올린감상까지,마치앞서간여행자의자세한후기처럼흥미진진하고생동감넘치는그의‘섬토리텔링’에는지금껏멀고낯설게만느껴졌던섬을다시보게하는힘이있다.섬은바다로둘러싸여있지만,세상과단절된공간이아니라사람과문화와사건이끊임없이드나드는통로이자삶의무대이다.이책을통해독자는지도위의작은점하나에도지리가있고역사가있으며사람의삶이있다는것을,그리고그이야기들이육지의우리삶과도깊이연결되어있다는것을체감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