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건진 스물네 개의 문장들)

글쓰기 싫을 때 읽는 책 (마감과 고갈 사이에서 건진 스물네 개의 문장들)

$17.50
Description
먹고사는 건 고되고 읽고 쓰는 것도 버겁다...
지치고 힘들어서 기대고 싶을 때,
금정연이 걸터앉는 24개의 인생(?) 문장
사는 건 무섭다.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할 일을 해치웠나 싶으면 또 다른 돌부리가 튀어나와 발을 건다. 무엇 하나 집중하기 어렵고, 안간힘을 쥐어짠들 잘 될지도 모르겠다. 심지어는 “내가 하는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책은 그런 당신을 위한 책이다. 그러니까 사는 게 곤란한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다. 곤경에서 벗어날 비법 같은 걸 알려 주느냐고? 그럴 리가…. 다만 마감에 쫓기고 아이디어의 고갈에 시달리며, 어쩌다 찾아낸 문장들에 걸터앉는 편법을 선보일 따름이다.
이 중에는 당신에게 곁을 내어 줄 문장도 있겠지만, 아마 당신이 “기대한 방식대로”는 아닐 것이다. 저자 금정연의 눈길을 사로잡는 문장은 심오한 격언도 아니고,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문장도 아니다. 웹소설에서부터 자기계발서까지, 카프카의 편지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까지, 온갖 글줄 사이를 가로지르며 당장 마음에 걸리는 문장을 낚아 올릴 따름이다.
중요한 건 문장의 표면적인 의미가 아니라 당신이 그 문장과 맺는 관계다. 금정연이 보여 주는 건 그러니까 관계 맺기의 기술이다. 오랜 세월 응원해 온 야구팀, 챗GPT, 동경하는 작가, 친구와 아이들…
한마디로 우리는, 글을 통해 자신의 인생과 연결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 보면, 어쩌면, 사는 게 조금 덜 두려워질지도 모른다. “무서움 뒤에는 다른 많은 것도 있다. 어쩌면 인생에 대해 알아야 할 건 그게 전부인지도 모른다.”
저자

금정연

읽고쓰는사람.『서서비행』,『난폭한독서』,『실패를모르는멋진문장들』,『아무튼,택시』,『담배와영화』,『그래서...이런말이생겼습니다』,『매일쓸것,뭐라도쓸것』,『한밤의읽기』,『모두일요일이야』를쓰고『문학의기쁨』,『우리는가끔아름다움의섬광을보았다』등을함께썼다.『수동타자기를위한레퀴엠』,『동물농장』등을옮겼다.

목차

들어가며:너무하고싶지만하기싫을때

1부.사는건어렵다
야구의무서움/레너드코페트,『야구란무엇인가』
어떤호구가될것인가?/강보원,『에세이의준비』
돈걱정은하는게아니다/마르그리트뒤라스,『이게다예요』
그냥벌어지는일/브라이언클라스,『어떤일은그냥벌어진다』
문제는숫자다/귀한자식,〈크툴루게임속천재마법사가되었다〉708화
아이만의이야기/강민선,『당신을기억할무언가』
빈토마토와잘구운토스트/린다시거,『시나리오거듭나기』
내엉덩이를움직이게하는책/매튜맥커너히,『그린라이트』

막간:귀찮은일이줄어들지않아…

2부.쓰는것도어렵다
나는글쓰기를원하는가?/프란츠카프카,『행복한불행한이에게』
작가가친한친구라면?/J.D.샐린저,『호밀밭의파수꾼』
롤랑바르트의소설생각/롤랑바르트,『롤랑바르트,마지막강의』
웹소설의바다에서허우적대다/고스름도치,「대영제국에서작가로살아남기」314화
번역서를읽는묘미와일의의미/버지니아울프,『AWriter’sDiary』
자기계발서의보편적가르침/아트마크먼,『원하는것을얻는습관바꾸기기술』
후회를관리하는방법/R.A.디키·웨인코피,『어디서공을던지더라도』
나와글쓰기의관계를둘러싼고찰/조지손더스,『작가는어떻게읽는가』

막간:그래서정말도대체어떡해야하지?

3부.어쩌긴뭘어째,계속…
나만의시간에만난지금해리포터/J.K.롤링,『해리포터와불의잔』
비워내며얻은것들/G.K.체스터턴,「욥기서론:죽어야사는사람」
연필로밑줄긋기의감각/금정연,『서서비행:생계독서가금정연매문기』
숭덩!단호하게재단할용기/V.F.퍼킨스,『영화로서의영화』
우리2000년에만나자/펄프,〈Disco2000〉
그렇게가는삶/커트보니것,『챔피언들의아침식사』
LG트윈스같은세상/마크오코널,『종말을준비하는사람들』
일단‘쓰는’문장들/로베르트발저,『연필로쓴작은글씨』

감사의말
후주:글쓰기싫을때마다들춰본책들

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나그럴싸한계획이있다.
삶에두들겨맞기전까지는…

누구에게나삶을견디는자기나름의방식이있다.그런데어떤노하우도통하지않을때가있다.아랫집에선물이샌다고전화가오고,응원하는야구팀은터무니없는실책으로승리를내주고,작업을하려고컴퓨터를켰더니윈도업데이트가느긋하게약올리고,그러다보면막상하려던일은시작도못한채해가떠오르고….
이건16년차전업작가금정연의하루다.인터넷서점엠디에서‘서평을쓰지않는서평가’로전직하고,이제는“서평,에세이,일기,강연록,소설,인터뷰”까지가리지않고일을받는“곤경에처한중년프리랜서”.새로운작품을시작할때마다“잠깐만,연기를어떻게하는거였지?”하고막막해진다는TV속이병헌에게손을흔들어보이는,“다만오래쓴사람”의일상.
그리고이건우리모두의하루이기도하다.그럴때우리는어디론가도망치고싶어진다.문제는,달아날장소가아무래도마땅치않다는것.그러는동안에도초침은멈추지않는다는것.그러면우리는초조해지고,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는애매함의늪에빠져허우적댄다.
이책은그런‘허우적’타이밍에읽는책이다.금정연은말한다.“이제나는진짜로도망친다.(…)그리고돌아온다.”그런데어디로?“도망치고싶었지만달리갈곳이없었다.그러니책속으로라도도망치는수밖에.”


“문제는글쓰기가아니라당신자신일지도모른다.”(피터엘보)
“막막makmak을거꾸로하면캄캄kamkam이다.”(금정연)

구글에‘힘들때읽는글’이라는키워드로검색을해보자.그러면다음과같은글귀들이화면위에떠오른다.

‘이또한지나가리라’-그러니까아직지나가지않아서문제라니까.
‘자신을믿어라’-자신만만한사람이이런글귀를찾아읽을리없잖아?
‘괜찮아,지금도충분히잘하고있어’-마감은코앞이고시작도안했는데괜찮긴뭐가괜찮아….

쉽게나타나는문장은너무대책없이다정하거나,너무진부하게비장하다.우리일상은그렇게엄숙하지도따뜻하지도않은데.
우리에겐이미알고있는큰길이아니라현지인만알고있는샛길을알려줄가이드가필요하고,금정연보다그일을잘해낼사람은없다.왜냐하면,“금정연이계속글의목적지를바꾸기때문이다.짐작과는다른곳에도착해서야애당초이사람이서평이나가이드같은걸쓰려고했던게아니라는걸알게된다.길찾기에실패한후에도착한곳이훨씬마음에들때가많은데,금정연의글이대부분그렇다.”(김중혁소설가)
그러니까이건글쓰기에관한책이아니다.도망치고싶은데마땅한곳이없는,그래서샛길이필요한우리자신에관한책이다.


웹소설부터버지니아울프의일기까지,
삶과글을넘나드는웃픈(?)일상편력기

금정연은“책을읽으면인생이바뀐다느니글쓰기가우리를절망에서구원한다느니하는”얘기들에쉽게감동받지않는다.그런‘얼핏듣기엔그럴듯한’말대신,조금삐딱하거나어이없고우스운말을꺼낸다.이를테면이런식으로.
“돈걱정을해서는안돼요.”라는뒤라스를따라하면서일론머스크의재산규모를AI에게물어본다거나,“시도하기위해희망할필요도없고,지속하기위해성공할필요도없다….”는롤랑바르트의다짐을되새기면서“실패가두려워좀처럼시작하지못하던(…)나는아직도그런사람”이라고털어놓는다거나….
그러다가“예전이라면하지않았을‘좋은말’을슬쩍끼워넣”기도하고.
“그래,내용이꼭이어질필요는없고,때로는전혀이어질듯하지않던것들이스스로이어지기도한다.그러니일단은써야한다,무엇이되건어디로이어지건.”


그래서도대체어떡해야하지?
“중요한점은어떤것을사랑하는일이고배움은그다음이다.”

이책은뭔가를하고싶은데하기싫을때읽는책이다.‘하고싶은일’이싫어졌다는건,‘해야하는일’이되었다는얘기다.그래도어쨌거나하는수밖에.버지니아울프의말처럼,“사람은일을해야”하니까.그리고슬프게도마감시간이다가오고있으니까.혹은이미지나버렸거나.
이책을읽는다한들지친일상이드라마틱하게바뀌진않을것이다.책을읽는동안에도시간은야속하게흐르고,귀찮은일은결코줄어드는법이없다.
별반도움이되지않을수도있다.실용적인팁이라면딱하나,‘포모도로기법(이탈리아어로’토마토‘를뜻하는단어에서따왔다.)’이라는시간관리방법론이소개된다는정도.물론그런‘방법론’은잠깐반짝하고약발이떨어질뿐이지만.
하지만,그럼에도어떤문장은우리안에남는다.오래도록새겨지든,그날그날지워지든.중요한건,어떤문장이우리의마음속에펀치를날리는순간이있고,그런문장은우리의삶을비추어준다는것이다.
금정연의말대로,우리각자는“끝까지붙잡을만한무언가-정확히말하면,끝까지놓을수없는무언가가있느냐없느냐”를스스로물어보아야한다.
그건야구팀이될수도,다른무언가가될수도있다.어쩌면하나의문장이될수도.


16년차전업작가금정연의본격‘딴짓’권장에세이
“일단은도망쳐도된다.단,너무멀리가지말것.”

할일을미뤄두고서책을읽는건회피다.하지만책은가장그럴싸한회피다.억지로기를쓴다고일이풀리는것도아니잖아?게다가책을읽으면최단기간에가장멀리까지다녀올수도있고,누가뭐라고하면자료조사중이라고둘러대기도쉬우니까.그러니“일단은도망쳐도된다.단,너무멀리가지말것.”
그런데대체어디까지도망쳐도될지모르겠다고?
그때이책을펼쳐라.여기실린스물네개의글들,그리고그보다훨씬더많은인용구와금정연의말들이실마리가되어줄것이다.딴길로샜다가돌아올때는,금정연이풀어놓은실타래를천천히따라오면된다.
이짧은여정에서,당신또한“비어있는지도몰랐던”마음속공간에딱들어맞는문장을찾을수있을것이다.다만그것이우리가“기대한방식대로의미있는게아닐”지도모르지만.
그런다음허리를꼿꼿이세우고,할일을다시시작해보자.그리고이렇게,할리우드스타를따라하는금정연을따라터프하게한번읊어보는것이다.
“감동은이제그만.엉덩이를움직여.”(매튜맥커너히,『그린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