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씨는 힘이 세다 (시인 김황흠의 농사일기 | 김황흠 산문집)

풀씨는 힘이 세다 (시인 김황흠의 농사일기 | 김황흠 산문집)

$15.00
Description
걷고, 짓고, 쓰는 사람−
시인 김황흠이 들려주는 푸르디푸른 풀씨론

농사에 담긴 생의 희로애락
뜨거운 생명력 가진 풀씨에게 바치는 연서
걷는사람 에세이 24번째 작품으로 김황흠 시인의 『풀씨는 힘이 세다』가 출간되었다. 김황흠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2008년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풀씨는 힘이 세다』는 김황흠 시인이 드들강을 배경 삼아 쓴 두 번째 책으로, 농사를 지으며 얻은 성찰과 지구 공동체에 대한 살뜰한 마음이 문장마다 새겨져 있다.
『풀씨는 힘이 세다』에는 사람과 동물과 자연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가득하다. 시인은 미물이라도 생명을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 그가 어렵고 가난한 시절을 견디며 건너온 힘은 풀씨 같은 사랑이었다. 사랑은 봄까치꽃에 말을 건네며, 드들강의 쇠백로와 왜가리에, 까망이(고양이)의 죽음에, 새들 밥으로 남겨 놓은 홍시에, 안개와 억새 자락에 묻어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드들강 어귀에 깃든 풍경이며 사물이 튀어나올 듯 생생하게 노닌다.
김황흠은 사랑의 시인이다. 시인이 깃든 드들강의 풍경이 시심을 키우고 사랑을 키웠다. 자신이 자리한 삶의 터전을 깊이 사랑하고 흠뻑 동화되었기에 그는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으며 농사지었고, 남보다 느린 걸음으로나마 글을 써 나갔다. ‘농부에게는 귀찮은 존재지만 다른 동물에게는 생명을 유지하게’ 한다는 풀씨에 대한 시인의 인식에서 드러나듯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조차 그는 공생 관계로 받아들인다.
여리고 상처 많은 시인 자신이 마치 풀씨 같다. 책장을 넘기는 우리는 시인이자 농자인 그의 일심한 마음을 되새겨 보게 된다. 마을 주민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고초라든지 사회에서 받은 오해와 편견에 상처받고 병들어 한때 단절하고 지내기도 했지만, 30여 년 한결같이 욕심부리지 않고 시인은 자연에서 구하는 대로 받들며 살았다. 도시에서 살던 그가 그렇게 적응하기까지는 큰 용기도 필요했을 것이다. 그 용기는 가족의 응원과 지지로 인해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또한 『풀씨는 힘이 세다』가 의미 있는 건 이 책이 “아무리 뽑아내도 어디선가 날아와 싹을 틔우는 풀씨들” 같은 존재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시인의 세대와 시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수몰되고 허물어진 공동체의 기억이고 복원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한 개인의 서사는 동시대의 보편적인 타자의 역사이기도 한데, 김황흠의 산문은 지금의 농촌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써 우리가 미처 발굴하지 못한 지혜와 감수성을 찾아 담고 있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동물과 풀의 관계는 공생 관계다.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풀어 가는 자연의 섭리를 보면 배울 게 많다. 농부에겐 귀찮고 성가신 풀이지만 나름 동물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고마운 풀이다. 그 고마운 풀이 종족 보존을 위해 달라붙어 따라다닌다고 해서 성가실 일이 아니다.
─「풀씨의 집착」 중에서

내가 사는 곳에선 흔히 ‘돈 벌다’를 ‘돈 사 온다’고 표현한다. 돈을 산다는 표현은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돈을 번다’는 건 사람보다 ‘돈’이 우선인 느낌이라면 ‘돈 산다’는 사람을 우위로 한 정감 어린 말이라서 그 말을 들으면 은근히 기분이 좋다.
─「남평장에서 돈 사기」 중에서

그는 아직도 삶에 서툴고 농사에 서툴고 시에 서툴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겸양의 마음이 ‘가짜 농부’라고 자처한 수식어에 담겨 있는데, ‘진짜’와 ‘원조’가 판치는 세상 속에 살포시 내려앉은 풀빛의 글귀들이 이 겨울 우리를 너르게 품어 준다.
저자

김황흠

전남장흥에서태어나2008년《작가》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숫눈』『건너가는시간』『책장사이에귀뚜라미가산다』,시화집『드들강편지』를냈다

목차

작가의말

1부고생대를지나온비문
동행
하우스안에서봄소식을듣는다
고생대를지나온비문
군무
소금쟁이
즐거움을경작하는삶
두더지게임
미안하다,꽃아!
고추건조기와백전노장
밥은먹고자야제
풀씨의집착
능소화
저러다가떨어지면어쩔라고?

2부도장골연대기
폭염아래서
서라,벌!
제가키운다니까요
새벽길
밤길
손맛
도장골연대기
도장골산책
폭설
눈이풍성하면대풍이여
대지의말
새벽창가
까망이

3부빗방울은잔소리를좋아해
속이차야수육싸먹지
반려와같이살기
봄풍경
텃새는위대하다
정자교를바라보며
감나무와수리부엉이
억세게재수좋은날
빈집감나무의항변
빗방울은잔소리를좋아해
막걸리따르는밤
미루나무의추억
흐르는것이어디물뿐이랴
숫눈길

4부강변에서그리움을짓다
마음을헤아려보는눈
줄을풀며
우러나는향이오래남는다
인연은강물같이
홈페이지홈지기되기
바람에고개를숙이는까닭
남평장에서돈사기
가짜농부
드들강과의조우
남평평산리팽나무
강변에서그리움을짓다
만보걷기